소설리스트

〈 28화 〉28화 각성 (28/318)



〈 28화 〉28화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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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아 리엔은 다윤과 대화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일전에 봤던 도도한 모습과는 다른 태도.

'... 사람들이 안 온 이유가 이해가 되네.'

지금 시간 때에는 '파멸 술사'가 존재하지 않으니깐. 나와 다윤이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착각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고수. 즉, 전직관들은 대부분 나이를 제법 먹은 상태다.


물론 단련을 통하거나 다른 특수한 요인으로 외모가 젋게 유지되지만, 대부분이 나이가 200살은 우습게 넘어간다. 따라서 아미아 리엔도 당연히 나이를 제법 먹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생각하며 왔지만..


'파멸 술사에 오른 경지는 고작 27..28?'

고작 20년 만에 대마법사를 뛰어넘은 존재가 된 것이다.

...아니지. 리진이 연구실을 넘겨주는 건 한참 뒤니깐. 못해도 10년 안에 그 정도 경지에 올랐을 것이다.

"대단하네."
"네?"
"아니야."

리엔의 나의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리진이 이전보다 일찍 리엔을 도와주기 시작했으니, 어쩌면 성인이 되기도 전에 그 경지에 오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준비는 다 됬지?"
"후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리진은 커다란 마법서를 나에게 내밀었다. 이미 한차례 성공한 마법. 마법서에 손을 가져다 대자, 메시지가 들려왔다.

[ 완성된 마법식을 습득했습니다. ]


[ 스킬 - 무형 제어를 획득했습니다. ]


[ 스킬 / 무형 제어. LV.1
설명 -
뛰어난 마력을 지닌 타고난 천재, 아미아 리진이 완성한 마법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힘을 제어할 수 있는 마법으로, 그의 앞에서 함부로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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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
(쿨타임 60분)
자신에게 시전 시: 2분간 모든 스킬 및 능력치의 페널티를 무시합니다.
타인에게 시전 시: 20분간 마력을 봉인시킵니다.
직업 '조율자' 일시 쿨타임이 50% 감소하고, 버프 지속시간이 400% 증가합니다. ]


무려 3억에 달하는 창조(創造) 마법서.


단 한 명만이 구매할 수 있는 마법식으로, 완성시킨 마법사에 따라 전혀 다른 형식에 스킬로 나온다. 이전에 파멸술사를 전직한 유저는 그 마법식을 이용해 모든것을 파괴하는 마법식을 만들었다.


당시 파멸 술사를 전직했던 유저를 광역 공격의 일인자로 만들어줬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마법이 나왔다.

'페널티가 사라진다니... 미친!'

이 정도면 2분간  버프 상태로 스킬과 능력을 맘대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2분이 되기 전에 해제한다면, 그 뒤에도 온전한 상태를 유지할  있다.


"우와.. 완전 사기 스킬이잖아?"
"페널티가 전부 사라진다니.. 이거면 쓰러질 일이 없겠네요."

내 스킬을 본 일행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나는 만족스럽게 스킬을 보다가 하나를 발견했다.


조율자? 이런 직업이 있었나?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리진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기운을 파악했다. 아마도 조율자 라는건 리진을 뜻하는 거겠지.  마법을 제작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을 테니깐.


뭐,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그보다 갈 준비해."
"네? 어딜..?"
"뭘 어디야. 트롤들 잡으러 가야지."
"제, 제가요? 전 싸움을 못하는..."
"괜찮아. 넌 싸움 안 해도 되니깐."

리진은 마법을 만들고 직접 성공 시켰기에 리진 역시, 무형 제어를 사용할 수 있다.

역할은 그저 마석만 봉인시켜주면 된다.


"저는요?"


리엔이 보석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여기서 사탕이나 먹고 있어."
"치..."

리엔이 가기에는 디베르 산은 너무 위험하다. 우리가 보호하면 괜찮겠지만 굳이 데려갈 필요는 없으니깐.


"그래 리엔. 연구실에서  보고 있어."
"...알았어. 오빠."


투덜거리는 말투였지만 저렇게 말했으니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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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디베르 산으로 가기 전 성에 들러 각종 장비를 지원받았다. 역시 마법 도시라 그런지 마력 관련 장비가 잔뜩 있었다.


"아싸! 다시 유니크 장비다!"


베린이 신난  단검을 허공에 휘둘렀다. 다윤도 마음에 드는듯 검을 한번 꺼내 보았다.

나는 시각 강화 스킬을 통해  멀리 있는 산 중앙에 있는 마석을 살펴봤다. 검붉은 마석을 주위로 붉은색의 마법진이 걸려있었고, 트롤 마법사들이 여럿,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다윤에게 신호를 주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작할까요?"
"어. 그리고 리진. 저기 봉인 좀 해줘."
"네? 어디요? 안 보이는데... 으아아!"

순식간에 구름이 리진을 낚아채 마석이 보이는곳까지 다가갔다.  멀리서 '전 고소공포증이 있단 말입니다!!' 라는 말이 들리긴 했지만, 애써 무시했다.


아니,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탑에서 어떻게 살지? 살짝 의문이 들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우우웅....

그 순간 디베르  전체에 퍼져있던 마력의 흐름이 더뎌지더니 그대로 멈추었다.


"자, 20분이야. 그전에 다 잡을수 있지?"
"물론이죠."
"그럼!"

우리는 순식간에 산에 올라 트롤들을 다 잡고, 정상에 도달하기까지, 체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


마석으로 인해 강화된 트롤 마법사들은 단순히 마법 능력이나 효율이 증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체 능력치 또한 매우 올라간다.

그런 의미로 디베르 산 중앙에 있던 마석을 봉인하는 건, 상당히 유효한 결과를 낳았다.

[ 어두운 트롤 마법사 LV.98
HP : 178,000
설명 - 검붉은 마석의 마력을 이용해 강력해진 트롤 마법사입니다.
뛰어난 마법 능력과 파괴적인 마법을 구사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

이랬던 트롤 마법사가.


[ 어두운 트롤 마법사 LV.98
HP : 98,000
설명 - 검붉은 마석의 마력을 이용해 강력해진 트롤 마법사입니다.
뛰어난 마법 능력과 파괴적인 마법을 구사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마력의 공급이 차단되어 굉장히 약화되었습니다. ]

이렇게 바뀌었다.

체력은 절반가량 하락했고, 전체적인 마법 효율과 능력치가 대폭 줄었다.


물론 이것도 힘든 유저가 태반이지만.

"도착!"
"휴... 아슬아슬했어요."

우리는 빠르게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정상에 도달했다. 적은 수를 상대할 때는 빠르게 잡아내고, 많은 수를 상대할 때는 제어 마법을 사용해 이격으로 한방에 적을 날렸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18분.


- 모험의 여정 3-5 / 트롤들의 왕 처치

당신은 마석을 봉인하여 빠른 시간 안에 트롤들의 왕에게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트롤들의 왕은 쉽게 넘볼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부디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트롤 마법사 왕 처치 (0/1)

드디어 마지막 퀘스트까지 왔다. 그때 하늘에서 무언가 뽈뽈뽈 내려왔다.


"허, 허억... 죽는 줄 알았습니다."
"멀쩡하네."
"..... 허... 네."

리진이 기진맥진한 듯 구름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 아무래도 아직 마법을 한 번밖에 안 써봤으니 이만한 마석을 봉인하는 것도 애를 먹었겠지.


솔직히 스킬 형태로 마법을 가진 나도, 바위만 한 마석을 봉인할 수 있을지 없을지 감이 안 잡힌다.


"자 그럼 좀 쉬다가 쿨타임 돌면 그때 돌-"
"안녕."

치직-


마석 근처에서 잠시 쉬려던 순간. 붉은기가 도는 안개가 우리를 덮쳤다.

"...!"
"이게 뭔..."


크게 유해한거 같진 않지만 어쩐지 몸이 무거워졌다.


자박-


안개 너머로 우리를 향해 누군가 다가온다. 트롤은 아닌  같은데... 누구지?

"저 사람은..."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모습을 본 다윤이 놀란  다가온 사람을 바라봤다.

"영상에서 봤던 형제잖아, 그 동생이라는 사람."


베린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 분명 영상에서 봤던 동생의 모습 그대로다.


그런데.. 어째서 여기에?

"아, 너희들 예전의 나를 아는구나."
"너는 누구야?"
"나...? 글쎄 누구였더라...? 모르겠어."

어째서 일까, 순간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 봤던 악마 같은 느낌은 아니다. 뭔가 이질적인 느낌. 분명 그때 봤던 동생이 맞는...


"피해!"

순간 거대한 붉은 파동 우릴 덮었다. 한차례 마석 근처에 트롤들이 전부 사라졌다.

귀에서는 계속 삐- 소리가 울리고, 시야가 어두웠다.


"-정신 -차..."
"윤-"

젠장.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나는 급하게 2000만 원짜리 리니의 회복약을 삼켰다. 그리고 주변을 살폈다.

마석 근처에 멀쩡한 것은 마석과 눈앞에 어린아이 뿐이었다.


"죽일 생각으로  건데... 너 '그'의 힘을 계승했구나?"
"뭔 개소리야."
"좋은 뜻이야. 나를 좀 더 재밌게 놀아줄 수 있을 테니깐."


아이의 뒤에 검붉은 날개가 펄럭이더니 광풍이 몰아쳤다. 베린과 다윤은 바람을 견디지 못하듯 튕겨서 사정거리 밖으로 날아갔다.


이윽고 슈우우우- 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잠했던 마석이 불길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봉인이..!"


나는 급하게 리진을 찾았지만 근처에 보이지 않았다. 설마 죽은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할 틈도 없이  무언가가 나를 강타했다.

"나를 앞에 두고  보고 있는 거야?"
"크윽!"

콰앙!!


순간적으로 마법진에서 나온 무형의 팔이 나를 강하게 내려치더니, 그대로 땅에 처박았다.


나는 급하게 검을 꺼내 나를 뭉개고 있던 팔을 잘라냈다.

"커어... 후우..."

그래. 이래야 보스지.

나는 공간 이동 스킬을 통해 빠르게 뒤쪽으로 이동한 후, 스킬을 시전할 준비를 했다.


[ 리비엔 - 스킬, 붉은 나락 LV.2를 시전합니다. ]
스킬 - 일격(一擊) LV.3를 시전합니다. ]

이격은 쿨타임 때문에 쓸 수 없지만 이 정도라면...


스걱- 거리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두 날개가 잘려 나갔다.
확실한 타격. 그런데... 왜.


"몸은 멀쩡한 거지?"
"하하! 대단하잖아! 벌써  정도나 도달하다니. 그 여자의 말이 맞았어!"
"....."

이상하다. 분명 일격은 한바탕 전장을 휩쓰는 스킬이다. 그런데 단순히 배어내는 형식으로 공격이 들어갔다. 스킬의 형식을 바꾸는 기술이라도 있는 건가?

눈앞에 아이는 내 생각을 읽기라도  듯 말했다.


"음... 재미있었으니 힌트를 하나 주자면, 나는 모든 기술과 마법을 바꿀 수 있어. 물론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그보다 훨씬 약하게는 만들 수 있지."
"....."


침착하자.
이대로 녀석의 페이스에 휘말릴 수는 없어. 쿨타임만 돌아오면 이격으로 녀석을 바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돌아오기 전에 싸움이 끝날 거 같았다.


'저 녀석 가짜군.'

그 순간 리비엔의 중얼거림이 들려왔다.


뭐라고? 자세히 말해봐.

'저 녀석의 과거를 통해 만들었다는 소립니다. 본체는 아마 다른 곳에 있겠죠.'


너처럼 말이야?

'네. 하지만 악마와 달리 특수한 존재한테 받은 힘으로 만든 능력이라, 본인의 힘이라기보단 빌린 힘으로 만들어진 허상입니다. 악마와 달리, 실제 본체는 그보다 훨씬 약하겠죠.'

그럼. 본체가 어딨는지 알겠어?


'.... 이전에 저라면 생명체의 생명력을 통해 알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불가능합니다. 이런 모습으로는...'

본체만 찾으면 된다라....


하지만 녀석의 본체가 어딨는지  수는 없다. 항상 제자리에 있는 다른 보스들과 달리, 트롤 마법사의 왕은 마석을 중심으로 랜덤적으로 등장하니깐.

"흐음..? 뭘 생각하는 걸까?"


내가 리비엔과 대화하는 순간에도 여러개의 마법들이 나를 공격하고 있다. 대마법사의 마법이라고 봐도 무방할정도의 마법들.


나는 공격을 하는 대신 여러 이동 스킬과 공간 스킬을 조합해서 피해내고 있었다.

"잘도 도망 다니네. 그의 힘이 도망 다니는데 특화되진 않았을 텐데.."
"....."

쿨타임 전까지 시간을 벌고 있지만 곧 이동 스킬들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슬슬 따라잡힐 것이다.


게다가 마석에 마력이 돌아옴과 동시에, 리젠된 트롤 마법사들을 베린과 다윤이 상대하고 있어 지원을 기대할  없는 상황이다.


"슬슬 술래잡기도 지겨운데, 제대로 해볼까?"
"뭐?"

스르륵...


일순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달이 뜨기 시작했다.

붉게 물든 보름달.


녀석의 기세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마치 신을 목도하듯 주위에 있던 트롤들이 무릎을 꿇었다. 누가 봐도 악당이 각성해 위험한 상황이지만 나는 웃었다.

"넌 실수한 거야."


각성된 건 녀석만이 아니다.

하늘에서 노란빛의 섬광이 내려오더니, 그대로 대지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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