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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45화 거짓과거짓 (45/318)



〈 45화 〉45화 거짓과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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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든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

“드디어."

마지막까지 잘 왔다. 이제 매듭만 잘 지으면 된다.

"용케도 너의 뜻대로 됐구나."
"그럼요. 누구의 계획인데."


깃발 쟁탈전을 마치고 돌아온 이랑과 잠시 마주했다. 일전에도 느꼈지만 이랑은 강하다.

기원전 내에서라면 본신의 리비엔과도 비등한 싸움이 될지도...

"그게 그 악마를 집어넣은 목걸이야?"
"네."


펜던트 안에 자고 있던 리비엔이 흠칫했다. 이랑에게 있어서 리비엔은 자식을 죽인 원수나 다름 없으니깐. 펜던트가 살짝 덜덜 떨리고 있었다.


"흥. 잘못한 건 아나보지?"
"그럴지도 모르죠."


악마들은 자신의 악행(惡行)을 잘못이라 여기지 않는다. 그것이 악마들의 사고방식이니깐. 이렇게 갇힌 형국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이랑은 아무 말 없이 펜던트를 바라보았다.

"...알면 열심히 속죄해라."
"......"


이랑은 고개를 획 돌려 참가자 대기실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의 말이 들려왔다.

"자! 410번째 의식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선수들은 모두 단상으로 올라와 주세요."

참가자 대기실에서 3마리의 영물이 나왔다. 이랑과 리라, 그리고 토끼 영물. 4마리가 아닌 3마리가 올라오자 신들과 영물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왜 3마리야?"
"한 마리는 어디 갔지?"
"안 온 건가?"

관객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의식장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있던 비호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다들 조용하라!"

의식장이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비호는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세 번째 의식은 '자격의 시험'이다. 단상 앞에 보이는 창조신의 성배에 손을 대어, 그 색이 변하는자가 의식을 받게될 것이다.."

새하얀 단상 위, 황금빛의 성배안에는 새하얀 물이 있다.


재물의 영혼을 갈아 넣어 만든 새하얀 성수.

성수에 자신의 마력을 흘러 넣어 색이 변하면, 그 성수를 마시는 것으로 의식을 마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번째로 시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일 누군가 먼저 변하기라도 한다면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 앞선 시험을 가장 먼저 통과한 자부터 진행하도록 하겠다."


첫번째로 통과한건 당연히 이랑.

이랑은 천천히 성배로 다가갔다. 이랑에게 쏟아지는 시선들.

“...”
“...”


순서를 기다리던  영물도 침을 꼴깍 삼키며 지켜봤다. 이랑이 보여준 능력이라면 너무나도 쉽게 의식을 받을 수도 있기에.

“그럼~”


이랑은 성배의 가볍게 손을 대었다. 다른 영물들과 신들이 숨죽이며 지켜보았지만, 성배는 아무런 반응도 없이 묵묵부답 이었다.

"아~ 이게 안되네?"


이랑은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 뒤 도전한 리라는 성배에   다 붙여가며 마력을 열심히 흘러 넣었지만, 성배의 색은 여전히 하얀 빛을 유지했다.

"하아.. 하아....  안 변해!"
"다음."
"제 차례군요."

토끼 영물은 마지막으로 단상 위로 올라가기전 한쪽 구석에서 지쳐있는 리라에게 다가갔다.
리라는 토끼 영물을 올려다봤다.


"무슨 일... 아. 그러고 보니 혼자 남으셨네요."


리라는 그녀를 보았다.
자신과 비슷한 토끼 영물. 기억 속의 그녀는 리라를 가뒀다. 무슨 이유인지는 알 수 없다.


세 번째 시험에 들어서기  그녀에게 본인에 대해 물었지만, 그녀는 자신에 대해 아는  없는  아무것도 대답해 주지 않았으니깐.

아마도 이번도 마찬가지겠지.

이유라면…


“의식을 받기 위해 여기까지 힘들게 왔을 거니깐.”
“...”
“저를 가둔 건 아마도 당신이 의식을 받기 위해서겠죠. 한 종족 당  명이니 제가 도망치거나 참여하면 곤란...”
"틀려."


코앞까지 다가간 토끼 영물은 리라의 입술에 키스 했다. 얽혀 섞여지는 두사람.

“ㅇ,읍!”

용사 관람석에서 보고 있던 베린과 다윤은 기겁하며 방방 뛰었다.

"어어어어어?!!"
"갑자기?!"


다른 신과 영물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하라는 의식은 안 하고 갑자기 옆에 영물에게 키스를 하니깐.
심지어 둘은 같은 여자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지만.

"아아아아...."
"미안해... 이 방법뿐이었어."
"아..."
“이해...해줄거지? 아니, 이제 이해가 될거야.”


그녀의 눈은 사랑스러운 무언가를 보듯 둥글게 휘었다.


“우린 하나니깐.”

쿠당탕!


리라는 그대로 영혼이 빨려나가듯 쓰러졌고, 토끼 영물의 영혼이 더욱더 완전해졌다.


불안정했던 외형은 완전한 모습을 되찾았다. 얼굴은 이전보다 더욱 생기를 되찾았고, 그녀의 능력 또한 심각할 정도로 상승했다.


"하아.... 아...하하하."


토끼 아니, 리라는 그대로 단상을 올라가 성배에 손을 뻗었다.


움찔!


성배는 부르르 떨더니 그새 푸른빛의 물로 변했다. 수많은 영혼을 갈아 넣었지만 성수는 그에 대비되듯 청아한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리라는 거리낌 없이 꿀꺽꿀꺽 마셨다. 신들과 영물은 하나같이 패닉 상태였다. 옆에 보고 있던 베린과 다윤도 마찬가지.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았던 건 나와 이랑 그리고 비호 뿐이었다. 비호는 살벌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처음부터 하나였나."
"하핫...하하핫!... 네! 그렇습니다! 당신들의 악랄한 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을 둘로 나누었지요. 이, 이순간... 이 순간을 위해서 말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수 없는 공간에 갇힌 리라. 200년 만에 갑작스럽게 시합에 참가한 토끼 영물.

내가 확신한 것은 늑대신 리르가 나누어준 명단에서 알 수 있었다. 외모와 나이, 모든 걸 바꾸어 속여왔지만, 그 본질까지는 바꿀 수 없었기에 진실을 알 수 있었다.

리라와 토끼 영물은 애초에 하나였던 것을.


그녀는 애초부터 도시를 떠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자신의 영혼의 절반을 나누어 도망치지 못하는 곳에 가두어 재물로 만들고,  절반은 자신이 되어 시험에 참여해 의식을 받는다.

정말 악마나 할법할 생각이었다.

"꺄하하하하!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리라는 미친사람처럼 날뛰었으나 비호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마치 어린아이의 미숙한 행동을 보는 듯이.


"토끼여."
"리라입니다. 비호님."
"그래. 토끼 영물 리라여. 그 성배를 마신다 한들, 신이 될 수 없다."
"네..?"


리라의 눈이 찢어질 듯이 커졌다. 뒤이어 들려온 말은 리라의 머리를 어지럽혔다.


"그건 가짜니깐."

통수의 통수인가? 오래전 가끔 봤던 아침 드라마를 보는것 같다.

내가 할말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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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요...?"

가짜?
언제부터?
왜?


리라는 비호를 노려보았지만 비호는 묵묵부답이었다. 한참이 지나도 답이 없자, 결국 그녀가 입을 열었다.

"설마... 처음부터..."
"그래. 의식은 처음부터 의미 없었다. 정확히 10번째 의식만 말이야."

10번째 의식.

재물로 바쳐진 토끼와 거북이 종족을 위한 의식으로, 최종적으로 의식만 받는다면 누구든 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큰 모순이 있다.

신은 고귀한 존재.


여러 세계관이나 다른 신화속에서 나오는 전지전능한 신들보다는 위세가 많이 낮지만. 그들은 월드 어드벤처 내에서 강자의 역할을 지닌다.

손을 뻗으면 산이 무너지고, 발을 한번 구르면 대지가 뒤집힌다.


물론 최상위 신들에게만 통용되는 능력이겠지만, 신은 드래곤보다도 우수한 육체와 고결한 정신을 가진 존재란 소리다.

신의 존재가 이러한데 아무리 재물을 갈아 넣는다 한들, 어찌 신을 자판기 뽑듯 계속 양산할 수 있단 말인가.


진실을 따로 있었다.


"토끼와 거북이 종족을 위한 10번째 의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라졌다.  이상 그들을 위한 혜택은 사라졌다는 말이지."
"..... 말도  돼. 그럴 리가 없어."
"사실이다."
"거짓말 하지마! 아무리 신이 함부로 나올 수 없다 하더라도! 그것에 제한이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한둘쯤은 신이 될 수 있어야..."
"......"
"설마..?"


비호는 천천히 일어나, 덜덜 떨고 있는 리라의 손에서 성배를 가로챘다.

"이 의식은 신을 만드는 의식이 아니다. 신을 만든 대가를 치르는 의식이지."
"....."
"신이 된 너희와 거북이 종족의 신을 말이다."

처음부터 이상했다.

신이란 오랜 세월 자연의 힘을 온몸에 받으며, 인고의 시간을 지내야만이 간신히 도달할 수 있는 경지.


그런 경지를 고작 재물을 10번 바쳤다고 도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됐다.

"이 의식은 고위신이 된 너희  종족의 신을 만든 대가를 치르는 의식이다."
"그럴 리가..."
"그리고 우리는 대가를 치르고 남은 영혼의 부산물을 받아 신에 가까워지는 것이지."
"아니야..."
"너희가 제물이 돼야 했던 건, 과분한 힘에 대한 대가다."
"아니야....!"
"진실을 알았으니 이번만큼은 재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해주지. 어차피 10번째 의식은 재물이 반드시 필요 없었으니까. 그 대신 다음 재물은 확실...."
"아니라고!!!"

콰아아아앙-!!


리라의 몸을 중심으로 검은색의 에테르가 쏟구쳤다.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무언가는 그대로 퍼져, 의식장의 하늘의 대부분을 뒤덮었다.

의식장의 영물과 신은 혼란하기 그지 없었다.


갑작스런 영물들의 합체.


10번째 의식의 진실.


뜬금없이 등장한 악마의 기운.


‘대환장 파티가 따로 없군.’


상황을 모르는 입장이었다면 이게 뭔 난리인지 감도 안 잡힐 것이다.


"뭐, 뭐야!"
"어떻게  겁니까?!! 이건 악마의 힘이..."
"비호님! 어째서 악마가 로루닌 안으로..!"


푸슈슉!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리라 주변에 있던 신들의 본신이 찢겨 나갔다. 단  번의 공격으로 근처에 있던 신의 절반이 죽은 것이다.

“리라. 결국 저질러 버렸군요.”


리라에게 빙의한 악마는 짙은 어둠을 내뿜으며, 손에 흩뿌려진 신의 피를 혀로 핥았다.

"하아.... 역시 신들의 영혼은 달콤하군요."

영혼의 악마 드레투라 LV.250
HP : ???
설명 - 현재 대상을 파악하기에는 관찰 레벨이 너무 낮습니다!
너무나도 강한 존재입니다! 싸움을 피할 것을 권장합니다.
*현재 빙의체와 동조율을 극도히 올린 상태입니다. ]


아까 했던 설명에 크나큰 오점이 있다.

신은 고결하고 강하다. 단, 악마는 그런 신들에게 있어서 매우 치명적이다. 하물며 본신과 거의 동일한 빙의율을 유지중인 ‘최상위’ 악마라면, 더더욱.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라면 본신이 아닌 빙의체라는거?



영혼의 악마 드레투라.


최상위 악마인 제라드와 맞먹는 전투력을 가진 존재로. 상대의 영혼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

‘어떻게 영혼을 둘로 정확히 나눴나 했더니만 저 녀석의 능력이었군.’
"하아... 아직 먹을게 더 남아있군요. 리라. 당신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드린다고 약속드리지요. 그때까지 편히 쉬기를..."

드레투라는 우아하게 허리를 접으며 인사했다. 이윽고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비호에게 순식간에 이동해, 검은색 에테르를 한 손에 담아 공격했다.

비호는 한 손으로 노란빛의 기운을 둘러 피해를 흡수했다. 검은색과 노란색의 기운이 서로를 둘러싼다. 그 둘을 중심으로 엄청난 에너지가 쏟구치며, 주변의 모든 건축물이 파괴되어 사방팔방으로 날라갔다.

콰가가가가가-!!!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하는군."
"당신이 그자군요. 로루닌의 삼주신 비호."
"악마 따위가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거지?"
"하아.... 당신이 알 일은 아닙니다만... 당신을 먹으면 어떤 기분이 들지 기대되는군요."
".... 과욕이 많은 녀석이군."

츠츠츠츳-!


비호의 몸집이 순식간에 거대해진다. 5M..10M..20M... 태산과 맞먹을 정도의 거대한 호랑이로 변했다. 웬만한 고룡(古龍)에 못지않은 크기.


개미처럼 작아보이는 드레투라를 향해 거대한 앞발톱을 날렸다.


후욱... 쾅!!!


"크읏?!"
"먹을  있다면 먹어봐라. 먹다가 탈이 날지도 모르겠지만."


노란빛의 강기가 의식장을 뒤덮고, 리라의 육신을 갈갈이 분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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