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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화 〉47화 편린 (47/318)



〈 47화 〉47화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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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속 두 명의 리라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겼어.”

김윤이 이긴 것이다.
타락한 신들은 힘을 쓰지 못하고, 악마는 지금 힘을 봉인당한 체 죽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윤 오빠가 이겼다고!”
“...”
“어때? 이제 죽을 위기에 처하니깐 말이  나오지?”
“죽을 위기…”

 다른 리라는 옅게 웃으며 기뻐하는 그녀를 바라봤다.

“글쎄. 나만 죽는 건 아닌거 같은데…”
“뭐?”
“악마는 나에게 빙의했어. 그리고 그건 우리의 몸이기도 하지. 악마가 죽으면 너나 나나… 무사할 수 있을까?”
“...그, 그.. 오빠… 아니, 용사! 용사님이 분명 어떻게든 구해주실거야! 특수한 능력을 사용해서!”
“특수한 능력? 그런 걸로 가능할 거라 생각해?”

그녀는 피식 웃었다.

“내가 볼 때는 그냥 우리를 죽여버리는 걸로 이 사태를 마무리할  같은데?”
“그럴 리 없어.”
“그건 보면 알겠지.”


둘은 균열 속의 상황을 뚫어져라 봤다. 김윤이 도착하고 악마를 향해 다가간다.

‘제발…’

"이 몸을 죽이면 리라는 그대로 죽을 겁니다."
"무슨 소리지?"
"말 그대로입니다.  몸은 계약으로 인해. 목숨을 바친지 오래라... 신이 되지 못하면 그대로 죽어 저의 하수인이 되기로 했거든요."
"....."

고민하는 김윤.


리라는 자신을 구해줄 거라 애써 믿어왔다. 그는 용사고 나를 어두운 그곳에서 꺼내주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의식을 통과하게 하게 만들어 주었고, 동료들과 함께 악마를 상대로 싸워왔다.


그러니 당연히…

"그러니 이 몸을 죽인다는 건 리라라는 영물을 영영 죽인다는-"

푸슉-

“어…?”


찔렀다.

리라의 육신을 찌르고 산화시킨 것이다.


쿠웅!!

어두운 공간이 무너지고 세계가 뒤집힌다.
점차 소멸해 가는 것이 뚜렷이 느껴진다.


“어째서…”
“...알량한 믿음의 결과네. 뭐… 당연할 결과이려나..”
“그럴 리가… 왜…?”


두 명의 리라가 사라진다.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듯이.
.
.
.

사라진 공간. 새로운 빛이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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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투라가 사라지자 일행과 싸우고 있던 신들도 모두 사라졌다. 다행히 일행들은 하나도 죽지 않았다.

이랑 쪽이 좀 많이 다친 것 같지만.


"죽을뻔했어! 신이라 그런지 엄청 쌔!"
"괜히 신이겠냐."


베린의 말대로 신들은강력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로루닌의 대부분의 신들은 자연 신보다 굉장히 약하다는 것이다. 만일 자연 신들과 싸웠거나, 죽은 비호가 하수인으로 등장했다면. 싸움은 순식간에 패배했을 것이다.

붕대로 칭칭 감은  앉아있던 이랑을 본 다윤이 말했다.

"근데... 이 꼬마는 누구예요?"
"아. 내가 전해 말했던 합류한다던 그 사람."
"아! 그 N...."


다윤은 말을 이으려다 도중에 멈췄다. 아무래도 바로 눈앞에서 NPC라고 말하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했겠지.

이랑은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반가워. 나는 이랑이야. 여우신의 자식이지."
"아... 난 다윤이야. 김다윤."

베린보다 더 왜소한 체형이라 그런지 반말로 응수했지만, 이랑은 그런  신경 안 쓰는 눈치였다.


"제법이구나. 드레투라를 잡다니."
"운이야. 딱 맞는 스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어."


드레투라가 마력을 사용하는 마법사가 아니었다면, 빙의체가 아니라 본신이었다면, 상대도 안 됐을 것이다.


아무리 빙의율을 한계까지 했다고 하더라도, 육신은 토끼 영물에 불과하니깐.


이랑은  설명에 수긍하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나를 노려봤다.

"...근데 넌 왜 갑자기 반말하냐."
"이제부터 내 파티에 들어 왔으니까 격식을 갖출 필요는 없잖아?"
"언제는 와달라고 사정사정할 때는 언제고."
"원래 잡은 물고기는 신경 안 쓴데."
"으으... 내가 이런 놈하고 여정을 떠나다니..."

이랑이 우리의 대화를 하는 동안 베린은 살짝 경계를 두고 있었다. 같은 나이의 외모 때라 이랑에게 친한 척 할거 같았는데. 의외네.

"그보다 리라 씨는요?"
"맞아! 리라는 어떻게 됐어?"

그 말을 들은 나는 살짝 텀을 두었다.

"리라는 죽었어."
"아..."


나의 단호한 대답에 다윤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렇게 생각했겠지.

베린 역시 멈칫하다, 주머니 속에 넣어둔 보석을 꺼냈다.

"이, 이거! 이거 다 모으면 살릴 수 있다며! 이걸로 살리자!"
"그건..."
"그건 안돼."


대답을 한 것은 이랑이었다.


"리라라는 영물은 단순히 죽은 게 아니야. 악마를 통해 이미 영혼과 수명을 바친 상태라, 부활한다고 해도 곧바로 수명이 다해서 죽겠지."


내가 드레투라를 격퇴시켜, 활동하지 못하는 500년 정도의 시간은 악마의 조종을 받지 않겠지만. 수명은 어쩔 수 없다.


"...그럼 방법은 없는 거야?"
"아니. 있긴 하지. 딱 한 가지."


나는 하얀 보석을 꺼냈다. 그리고 둘에게서 보석을 가져다 한데 모았다.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다윤과 베린.


내가 보석을 모으자 옆에 보고 있던 이랑이 말했다.

"소용없다. 살린다고 해도 얼마 못 살 거야.  찰나의 순간이라도 살리는 것보다 보내주는 게..."
"이랑. 녀석의 수명은 다한 게 아니야."
"뭐?"
"정확히 말하면 '절반'만 말이지."

[ 3가지의 결정을 모두 모았습니다.]


이피엔의 새하얀 결정이 합쳐집니다! ]


[ 부활의 편린이 생성되었습니다. ]

[ 부활의 편린 (레전드리****)
설명 -
고귀한 정령신에게는 뛰어난 세 자매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특수한 능력을 지녀 숲과 세상을 풍요롭게 가꾸었습니다.
 자매는 수백, 수천 년을 가꾸기를 반복하다 이내 지겨워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검붉은 가운을 뒤집어쓴 수상한 남자가 찾아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와 내기를 하나 하지 않을래? 너희가 이긴다면 이 보석을 줄게. 만약 진다면....'
같은 일상을 반복하던 세 자매는 수상한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것이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습니다.
정작 그들은 바뀐 인생을 만족하는 모양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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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요구 레벨 : 300
마법 공격력 :500
체력 : 3000
요구 스텟 : 직업 전용 스텟 300
특수 효과 : 10 단계의 선행 게이지가 적용됩니다.
선행에 따라 게이지가 오르며, 악행을 행할 시 게이지가 감소합니다.
1단계마다 능력치가 40%씩 상승합니다.
5단계에 도달할 시 죽은 생명을 부활시킬  있습니다.
*수명이 다한 생명은 부활시킬  없습니다.
패시브 : 정의로운 마음이 생깁니다.
죽음을 1회 회피합니다. (쿨타임 30일)
*영혼이 파괴되면 회피할 수 없습니다. ]

레전드리 4성급의 수치라...

생각한 것보다 상당히 괜찮은 수준이다. 레벨이 좀 걸리긴 하지만 레벨 감소 주문서를 쓰면-


치지지직-

순간 눈시위가 어두워지더니, 온 세상이 깜깜해졌다.


‘아직 요구 스텟도 충족이 안 됐을 텐데…?

새하얀 보석과 상반되는 어두운 공간이다. 아니, 이걸 어둡다고 표현하는 것보단. 그냥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발을 디딜 땅도, 몸을 끌어내리는 중력도, 온 세상에 퍼져있는 공기도.
이곳에 서있는 게 말이 안 되지만 그냥 존재한다.


마치 모든 법칙을 무시하듯이.


그때 눈앞에 3가지 색의 빛이 원형을 이루며 반짝였다.

"인간?"
"인간이야?"
"인간이 어떻게 여기 온 거야? 혹시 우리를 찾으러 온 거야?"


처음보는 녀석들. 이런건 이전에도 본적이 없다. 아마도... 아이템 설명에 있던 그 '세 자매'이지 않을까?

보석을 얻었다고 이렇게 그 안에 존재와 대화가 가능해지다니. 숨겨진 요소가 많다고 소문난 월드 어드벤처 지만, 아직도 이런 요소가 남아있을  몰랐다.


단순히 시즌이 바뀌면서 추가됐을지도 모르겠지만.

푸른빛을 내뿜는 녀석이 날갯짓을 펄럭이듯 움직였다. 이곳에 무단칩입을 했지만 어쩐지 녀석은 잔뜩 신이 난듯 했다.

"무슨 일이야?"
"그건 내가 묻고 싶은데. 너희는 정령이야?"
"맞아! 우리는 정령이었어."
"이였어...?"

내 말을 들은 주황빛의 정령이 빙글빙글 돌며 말했다.

"우리가 이곳에 갇히면서  이상 정령이 아니게 됐거든. 우리는 보석의 일부일 뿐이야."
"누가 가뒀는데?"
"그건 어떤 남자야. 아주 강력한 인간이야.  사람이 우리를 가뒀어."
"...?"


보석과 디틴과 베리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 정령들은 최소, 이곳에 갇힌 뒤 수백 년이 훨씬 지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딱히 이곳을 싫어하지는 않는 눈치다. 이 아무것도 안 보이는 공간에 계속 있어야 하는데.


‘지겹지도 않나?’
"너희는 여기를 탈출하고 싶지 않아?"
"으음?"
"우웅.... 별로?"
"아니."
"왜?"

고작 이런 공간에 자신들의 힘을 착취당하며 있는 것 일 텐데, 분노하거나 좌절하기는커녕 오히려 즐거워 보인다.


내 의문점을 이해 못한 듯 초록빛의 정령이 내 어깨위에 올라섰다.


"우리는 오랫동안 숲과 자연만 가꿔왔어. 하지만 이곳에 갇힌 뒤로 우리를 소유했던 존재들의 보는 세상을  수 있었지. 칙칙한 초록색이 가득한 자연을 가꾸는 것보단, 여러 세상을 볼 수 있는  더 좋아."

칙칙한 초록색… 녀석의 색이 초록색인걸 감안하면 어지간히 싫어하나보다.


"보석을 소유한 사람들의 시각을 볼  있다고?"
"응."
"우리를 세 개로 다시 쪼갰길래 봉인이 살짝 흔들렸지만, 다시 합쳐져서 괜찮아. 너희의 이야기는 재밌거든."
"우리는 다른 존재들의 이야기 없이는 살 수 없어… 그러니 다시는 쪼개지 말아 줘..."


이 정령들... 상당히 낙천적이네. 정령들을 보석에서 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여기 있다는  좋은데 굳이 빼줄 필요는 없잖아?

"근데 여기서 어떻게 나가?"
"그건 우리도 모르는데."
"맞아. 우리를 수없이 많은 존재들이 소유했었지만. 이곳에 들어온 건 너 하나뿐이야."
"나 하나?"
"응."


내가 뭐 특별한 거라도 있나? 잠시 고민하던  허공에서 내 주위를 돌던 주황빛의 정령이 말했다.

"너한테 그 남자와 비슷한 느낌이나."
"그 남자? 너희를 가둔 사람?"
"응. 처음에는 같은 녀석인  알았는데, 얼굴을 보니 아니었어."
"그 남자가 좀  괜찮게 생겼어."
"맞아!"
"......"

이 정령들이....


말하는 건 마음에  들지만  이용한다면 내 특성이나 최강자에 관련된 비밀을 얻을 수 있을지도.

내가 말을 꺼내려던 찰나, 깜깜했던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어쩡쩡했던 감각들이 돌아오고, 땅을 내딛는 감각이 느껴진다.

마치 꿈에서 현실로 돌아가듯이.

"앗... 가는 거야?"
"잘 가. 그 남자랑 비슷한 인간. 나중에 다시 만나!"


나는 돌아가려는 정신을 붙잡은  급하게 외쳤다.


"아니! 잠깐 그 남자의 생김새라도 알려줘!"
"그 남자는....----"

이야기를 전부 듣기도 전에 내 의식이 심하게 뒤틀리더니 그대로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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