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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9화 〉49화 순환 (49/318)



〈 49화 〉49화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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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수를 신으로 만들겠다고?”


다른 이들이 모두 잠든 밤.

나는 소리 차단 스킬을 걸어 둔  천을 들고 이랑과 대화했다.


“네.”
“...그거 말도 안 된다는 소리인  너도 알지? 아무리 그게 토끼 영물이라고 한들 그런 게 될리가…”
“그 말도 안 되는 건 제가  테니깐 도와만 주십쇼.”

김윤의 당당한 말. 이랑은 어쩐지 그가 못 미더웠으나, 그래도 그를 믿어주기로 했다.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되는데?”
“우선 무슨 수를 쓰든 의식에 참여해 마지막 의식까지 통과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게 끝?”
“아뇨.”

그게 끝이라면 이랑을 부르지도 않았다.


이랑이 없으면 이 계획은 실현이 불가능하니깐.

“이랑님은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릴  말하긴 할 거지만. 소환수를 도와주시면 됩니다.”
“어떻게?”
“그건 그때 가서 말씀드리죠. 저도 뭐가 나올지는 몰라서.”
“...음. 알았어.”
“그리고 최후에 가면 악마와 마주하게 될 건데…”
“자, 자자자잠깐? 뭐? 악마?”


이랑은 기겁했다. 악마라니? 로루닌에 어떻게 악마가 들어온단 말인가.

비호와 수많은 신들의 영역을 생각하던 이랑은 나의 말에 불신했다.

“악마는 영물의 몸을 타고  거에요. 아마도 최상위 악마  하나일겁니다.”
“최상위 악마… 확실해?”
“네. 예상가는 놈이 있는데. 악마는 아마 신들과 먼저 대적할 겁니다. 신과의 싸움이 모두 끝나면 제가 신호를 드릴 테니 그때 개입해 주세요.”
“아, 알았어. 근데 네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신들이 다 죽은 뒤에 진입하라는 거 같은데. 내가 이해한게 맞아?”

이랑의 말투가 살짝 차가워졌다. 뭐, 예상했던 부분이다. 지금의 내가 세운 계획은 로루닌을 뒤집을 정도의 계획이니깐.

지금 내 목적을 듣는다면 결코 이해하려 들지 않겠지.

“악마는 강해요. 만일 우리가 개입하면 손쓸 틈도 없이 죽을겁니다. 우리의 비해 신들은 강하니깐요. 최대한 힘을 빼고 들어가야죠.”
“뭐...그렇다면. 어쩔 수야 없지만.”
“그럼 그날 뵙죠.”
“그래.”


피슉.

분홍빛의 빛을 발하던 천은 이내 빛을 감추었다. 나는 천을 집어놓고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순환이지.”

순환. 그게 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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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은 성공적으로 의식에 침투했고, 난동을 부리며 통과했다.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


“냐!”

나의 소환수는 몰래 의식장으로 침입하며 계획을 시작했다.

[ 신의 의식에 참여했습니다. ]

[ 당신의 영물에게 힌트를 보내세요! ]


“왼쪽으로 8걸음 이동하고, 위쪽으로 3걸음, 그 자리에서 7M 점프  다음에 레버 당기듯이 손을 내려.”
“냥!”

철컹!


[ 당신의 영물이 인내의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


기뻐하는 토끼. 이 시험의 출구는 공중에 있다. 위치는 베린과 다윤에게서 정보를 수집해왔다.


각방마다 다 다르긴 하지만 힌트를 적당히 보면 유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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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깃발 쟁탈전.

나는 이랑에게 깃발을 허리춤에 걸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녀석이 알아서 그것을 가져갈 것이다.


‘냐!’

소환수는 도도도 뛰어가 이랑의 깃발을 물어갔다. 이랑은 그것에 대해 알았지만 나의 부탁을 듣고 마치 그것을 빼앗긴 듯이 행동했다.

“앗! 누가 가져가는 거야!”
‘...’

연기 실력이 상당히 안 좋았으나, 어처피 은신 상태의 소환수가 들킬 일은 없으니깐.

이때부터 나는 이랑이 마치 나의 영물인 것 마냥 행동했다. 그래야 녀석이 공격받지 않을테니깐.

중간에 하페루아가 나오는  생각 못 했지만.

이랑은 4가지의 깃발을 모두 모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그냥 통과하라고 말했다. 순서를 맞춰야 하기에.

소환수는 가장 마지막에 시험을 통과할 것이다. 시험에 통과해 은신 상태로 기회를 엿보다 몰래 성배를 가로챈다.


나는 마지막 시험에 들기  다윤이와 베린에게 말했다.

“우리의 목적은 소환수, 이 토끼를 신으로 만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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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토끼였는데 고양이로 바뀌다니..."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 비호가 의문을 가졌다. 나도 놀랐긴 했다. 아무리 토끼의 소원이 고양이가 되는 것이라고 해도 '종' 자체가 바뀔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 소환수 - 신(神) / 고양이 신 레빗
설명 -
500년을 살아온 토끼는 최강의 용사의 소환수가 되었습니다.
 소환수는 용사와의 수없이 많은 모험 끝에 마침내 자격을 얻어 신에 자리에 오르니,  존재는 본인이 그토록 원하던 고양이의 고위신이 되었습니다.
이제 고양이의 신이 된 레빗은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 용사의 모험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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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
레벨 : 310
특성 : 절대 은신 (레전드리***), 신(神)(?), 아공간(레전드리**), 둔갑술(레전드리*)
스텟 : 은신 400, 둔갑 200 / 근력 1000, 체력 500, 민첩 1000 ]

“정신 나간 스텟이네.”


소환수 에서 벗어나 신이 되면서 설명도 바뀌고, 능력치도 유저의 특성과 스텟처럼 변했다.  정도 수준이면 세기말 마왕 파티에 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의 스텟이다.

설명에  이야기가 들어간 거는 좀 신기하긴 하네.


"그 녀석은 성배에 있던 모든 재물을 흡수했다.  하나도 남김없이."

비호는 빈 성배를 흔들었다.

"게다가... 의식의 안배까지 전부 흡수한 모양이군."
"냥?"


은신 능력 때문에 남들이 볼 때는 평범한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레빗의 능력을 공유하고 있는 나는 안다.


지금의 레빗은 웬만한 고위신과 합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 소환수 - 레빗의 능력을 공유 중입니다. ]


[ 해당 존재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

[ 레빗의 능력 5%를 공유 중입니다. ]

이정도면 웬만한 소환술사도 기함을 내지를 정도의 소환수다. 아니, 아예 불가능한 일이니깐 6성급 레전드리 칭호를 받았겟지.

아직 고작 5% 지만 스텟을 비롯해서 제법 쓸만한 능력도 공유 중이다. 예를 들면 둔갑술 이라던가...

츠츠츠츳-!

"?!"
"마왕으로도 변신이 되네."

보랏빛 기운이 온몸을 휘감은 거대한 몸체.
모든 악한 영혼을 한데 모아 만들어진 보랏빛 대검.
세계를 주시하는 붉은빛의 눈.

가히 마왕이라 칭할만한 모습이다. 아쉽게도 능력까지는 둔갑이 안되는 모양이지만. 이랑과다윤이 놀란 듯 나를 바라보던 중, 뒤쪽에서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마... 마왕!"


저 멀리서 늑대신 리르와 베린을 비롯한 여러 마리의 영물들이 오고있었다. 신들이  죽은 건 아니었나 보네.

"마왕이 어떻게..! 아! 비호님 살아계셨- 피하셔야 합니다!"
"아니, 이건-"
"비호님이 강한 건 알지만 마왕을 상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최대한 시간을 벌고 있는 사이, 얼른 피해야 합니다!"
"......"
".. 어... 음..."


정말 리얼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자신의 상사를 위해 목숨을 바치다니, 충성심이 대단하긴 하네.

비호는 에휴 거리며 자리에 여전히 앉아있었고, 리르는 죽음을 불사하고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둔갑을 풀어야지... 하던 찰나. 레빗이 내 앞에 섰다.

"네가 막을 수 있냐?"
"냥!"
"그래. 한번 막아보렴."


아무리 고위신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제 막 신의 자리에 오른 레빗이 저 녀석을 막을 수 있을까?

"냐아아아!"

하얀 빛이 번쩍이더니 고양이의 몸에서 사람 형태의 형상으로 변했다. 주황빛의 고양이 귀와 꼬리를 가진 고양이 상의 여자.


이윽고 늑대를 한방에 날려  멀리 날려보냈다.


설마 죽지는 않았겠지...?

"해치웠다냐!"
"어.. 그래.."
"칭찬 해줘랴냥!"
"잘했어. 레빗."
"냥! 기쁘다... 냐..."


레빗은 그대로 둔갑이 풀리더니 바닥에 쓰러져 잠에 들었다. 아무래도 이제  힘을 얻자마자 사용했으니 무리가  수밖에.


나는 마왕 형태를 해제한 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내가 레빗을 안아들자 비호가 일어났다.


"이제 어떻게 할 셈이지 용사. 볼일은 다 끝난 거 같은데."
"이제 가야지. 모험의 종착지는 여기가 아니니깐."
"의식을 다 망쳐놓고 말이냐? 너의 그 고양이 때문에 더 이상 의식을 진행할  없다."


레빗이 재물뿐만 아니라, 의식의 존재까지 전부 흡수했다. 신의 의식 스토리는 완전히 붕괴되어 더 이상 진행할  없는 상태.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걱정 마. 의식은 계속 진행할 수 있을 테니깐."
"뭐?"

나는 땅의 흙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흔들어가며 떨어트렸다. 그 흙들은 조화롭게 사르륵 형상을 이루며 떨어졌다.

"재물은 더 이상 쓸 수 없을 테지만, 이곳에 잠든 신들이 많아. 그들은 새로운 의식의 제물이 될 거야."
"죽은 신들을 제물로 삼으라는 말이냐?"
"왜? 그게 잘못된  아니잖아?"

비호는 화가 난 듯 나를 노려보며 기를 올렸다. 한마디라도 더 한다면 나를 격살할듯한 태도. 이랑은 그를 막듯 내 앞에 서며 소리쳤다.

"너 미쳤어?"
"안 미쳤어. 이건 순환이니깐."
"순환?"
"재물의 부산물을 받아 신이 된 존재들. 그리고 그 신들은 다시 제물이 된다."
"....!"
"무언가를 받았으면 갚아야지. 재물을 받은 신들은 다시 그걸 갚게 될거야. 자신의 몸으로."

이곳에서 생겨난 신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의식을 통해 탄생한 신들이다.


재물을 통해 신이 된 이들은 죽어서 다시 제물이 될 것이다.


"살아생전에 제물이 된 게 아니잖아? 신이 돼서 좋은 인생을 보내다가 죽은 뒤, 후손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게 어때서? 산 채로 천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물이 된 종족들도 있는데."
"....."

비호는 입을 땠다 말았다를 반복하다가 이내 기를 누그려 트렸다. 그러고는 등을 돌려 떠나기 직전 말했다.


"너의 기행은 보면 볼수록 대단하군.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다."
"날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서 말이지. 허락은 하지만 사생팬처럼 너무 티만 안 내주면 돼."
"가라.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래. 화난다고 토끼나 거북이 더 괴롭히지는 말고."
".... 그런 일은  이상 없을 거다.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까."
"기대하지."

돌아간 비호는 다시 로루닌을 재건하기 시작하고. 그날 이후로 3개월이 지났다.


로루닌을 떠난다는 말과 달리, 우리는 로루닌에 좀 더 있었다. 혹여나 비호나 살아남은 신, 영물들이  종족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있었지만.


우리가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크게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인식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비호 아저씨는 대의를 중시하지,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리고 그런 걸 좋아하는 신은 아니야."


이랑의 말대로 비호는 더 이상의 두 종족에 대한 차별을 철회했다. 그가 마음이 착해졌거나, 반성했다기보다는 그의 말대로 정말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상 두 종족의 재물을 쓸  없으니깐.

리라와 덴트는 다음 있을 신의 의식을 준비했다. 덴트 역시 무사했는데, 악마의 기습 당시 리르가 대부분의 영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 시켰다고 한다.


아무래도 하위신이라 뒤처리 맡은 모양이지만, 그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리르는 레빗의 공격에 저 멀리 대륙 건너까지 날아갔다가 1달 전에 돌아왔다.

3달 동안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사냥을 하거나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3달째 되는 날.

우리는 로루닌을 떠났다.


"드디어 출발이야?"
"그래."
"기대되네요. 다음엔 또 뭐가 있을지."
"가자!"

우리는 드디어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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