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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화 〉58화 변화 (58/318)



〈 58화 〉58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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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를 짓누르는 기운. 그 안에 있는 모든  제어할  있을  같은 공간과 그에 걸맞은 힘.

이것이 여우신 이린의 능력인 기원진(氣院振)이다.

"끄으윽..!"

남자는 엄청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몸을 짓눌렸다. 그는 계속해서 자주포를 어떻게든 쏴보려고 팔을 들었지만 들기는커녕, 일어나지도 못하는 지경이었다.


'역시 이랑이네.'

설정에 따르면 이린의 기원진은 거의 대륙 하나를 모두 영역 안에 둘 정도로 거대하다. 또한 그 안에 있는 생명체들은 자신의 육체 능력을 제외한, 그 어떠한 능력도 쓸 수 없다고 전해진다.


그에 비해 이랑의 기원진은 영역도 작고 능력도 쓸 수 있지만, 확실히 위협적이다.


일단 압력에서 벗어나야 능력을 쓰든지 말든지 하지.

참고로 이랑의 기원진에서도 이동 스킬은 쓸  없다. 만약 쓸 수 있었다면 벌써 공간 마법을 통해 빠져나갔을 것이다. 다윤은 놀란 표정으로 이랑을 바라봤다.


"그동안 많이 보긴 했는데... 엄청 강하네요. 이전에 신들과 싸울 때 보다 더 강한  같아요."
"그야 당연하지. 거기는 주인이 있었으니깐."


로루닌은 비호의 자연이기 때문에 함부로 기원진을 설치할 수 없다. 설치한다고 해도 비호보다 격과 힘이 낮기에 그대로 사라지겠지.
정령신 히아트가 있었던 엘린시아도 마찬가지.

하지만 이곳은 자연의 주인이 따로 없으니깐 맘 편히 기원진을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와 주변 사람들은 이랑의 압력에서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압력을 받고 있는 건 단 한 사람뿐.

"어때 정신이 번쩍 드냐?"
"고, 고작 NPC 따위가..!"
"흐음..."

이랑은 팔짱을  채 고민하고 있다. 죽일지 살릴지 고민하는 거겠지.

NPC들은 유저가 아무리’ NPC 따위가!’ 같은 말을 해도 별로 반응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여기가 그냥 본인의 세상이니깐. 아무리 이곳이 게임 세상이라고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하지만 가끔, 아주 희귀하게, 이랑 정도의 수준의 자신의 존재를 초월한 일부 NPC들은 생각이 좀 달리 가진다.


이곳이 단순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용사... 항상 궁금했어. 용사는 불멸의 존재인데 죽으면 어디로 가는 거지? 그리고 어떻게 돌아오는 거야?"
"크... 그딴 걸 알아서 뭐 하게? 그냥 프로그래밍된-"


콰직!

압력을 버티던 남자는 그대로 찌부됐다. 이랑은 사라지기 전 남자의 옷에 여우 문양을 그려 넣었다. 이윽고 남자의 시체는 사라졌다.


츠츠츠츳-

얼마 지나지 않아 기원진이 해제되자 나는 이랑에게 다가갔다.

"뭘 한 거야?"
".....이게 뭐지?"
"뭐가? 그보다 기원진을 보다니 대단… 야!"


이랑의 왼쪽 눈이 분홍빛으로 물들더니 각막에 엄청난 양의 푸른빛의 알갱이들이 쏟아졌다. 옆에 있던 내가 봐도 심각할 정도의 수준.


이랑이 균형을 잃듯 쓰러지자, 나는 녀석을 붙잡았다.

"야! 정신 차려!"
"이곳과... 용사의 세계의 연결점.... 다른 세계.."
"이랑!"

오류라도  건가? 푸른빛에 알갱이들은 불안정하게 존재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지고 있었다.

마치 데이터 조각처럼.

나는 급하게 비싼 약들을 먹였다. 2000만 원짜리 리니의 회복약을 포함해서. 그러나 녀석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물리적 상처는 아닌 건가?’


이랑은 존재 자체가 불안정한 듯 치직- 거리기 시작했다. 불안정해진 육체는 금세 사라질 것처럼 깜빡거렸다.


이대로 이랑을 잃는다고?


"용사는... 다른 세계의 ■■이..."
"뭐?"


방금 뭐라고...?
그 순간 이랑의 몸에 수많은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다.

[해당 객체의 특이점을 발견했습니다!]

[객체의 정보를 조정합니다.]

[시스템의 법칙에 의거하여 해당 객체의 분류지를 변경합니다.]

[조정 완료까지 52일 12시간 25분 9초.....]
.
.
.
.


"이랑?"
"......"

이랑의 몸이 서서히 안정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마치 잠이라도 자는 듯한 숨소리.


내가 깨워보려고 심하게 흔들자, 뜨면 안 되는 메시지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 해당 유저는 시스템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

"어..?"

이게 왜 이랑한테서...
이곳은 월드 어드벤처 안이다. 지구에서만 뜨던 현상이 여기서 뜨고있는 것이다.


게다가 '유저'라니.

내가 모르는 뭔가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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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이 잠든  5시간 후, 우리는 비행정에 탔다. 다행히 남자가  에너지포가 우리의 비행정을 가격하지는 않아서 빠른 시간 안에 탈 수 있었다.

배 안에는 나와 다윤과 베린 그리고 누워있는 이랑이 있다.

"냥!"
"그래, 너도."

레빗은 여전히 다윤의 무릎 위에 있었다.


"이랑은 괜찮은 건가요?"
"어."

이랑은 안정된 상태다. 언제 죽을뻔했냐는 듯이 몸 상태는 멀쩡하지만, 하나만은 크게 바뀐 게 있다.


[ 이름 : 이랑 / LV.???
특성 : 정보가 조정 중입니다.
직업 : 정보가 조정 중입니다.
스텟 : 정보가 조정 중입니다.
무기 연마 : 정보가 조정 중입니다. ]

정보가 마치 유저처럼 변한 것.

이런 경우는 처음 들어봤는데... 그 특이점이라는 것에 뭐가 있는 걸까?


'특이점이라....'


분명 어디서 들어본  같은데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다.

"후하... 아까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이랑한테 고마워해라."


베린을 살려주다 저렇게 된 거니깐. 물론 남자를 쓰러트리느라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보면  되는 걸 봐서 그렇겠지.

"끄응.... NPC는 죽어도 부활  하잖아! 이대로 못 깨어나면 어떡해?"
"깨어날 거야."


[ 조정 완료까지 52일 7시간 15분 23초..... ]

조정인지 뭔지가 다 끝나면 깨어나겠지. 문제는 그때까지의 시간이다. 계획해둔 게 있는데 무려 52일이나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이미 엘린시아에 들어가기 위해 3개월이라는 시간을 소모했으니깐. 더 이상 지체하면 무명과의 격차가 너무 벌어지거나, 우리 뒤를 쫓는 사람이 많아질지도 모른다.

아까 그 남자가 그 예시니깐.

"... 역시 그 녀석을 끌어들여야겠네."
"?"
"누구요?"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

어처피 나중에 한번 만나볼 생각이었다.  더 일찍 만나게 됐을 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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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은 콜트.
물론 진짜 이름은 아니고 이명이다. 처음 이곳에 다시 왔을 때는 당황했다.

"월드 어드벤처?!"

이미 오래전에 종료되어 망해버린 게임. 그런데 다시 찾아온 것이다. 새로운 시즌이라는 이름으로.

전체적인 진행 방식은 똑같았다. 마치 복습이라도 하는 듯이. 달라진 점이라곤 특성이랑 몬스터가 어마 무시하게 쌔졌다는 거?

"이거  안 죽어!!!"


문제는 너무 쎄져서 문제지만.

아무튼 알고 있던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물론 4성급 레전드리 특성도 한몫했다.
아니, 그냥 레전드리 특성으로 뚫은 샘이지. 지금껏 이만한 특성을 본  없다.

그러니 다른 놈들 다 제치고 4개월 만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으흐흐흐... 드디어 도착했구나!"

마도 공학의 도시, 미르틱.

기계가 가득한 도시로 판타지의 느낌보다는 미래도시에 가깝다. 물론 마법이 어느 정도 섞여있지만, 각종 기계와 마법으로 이루어진 수많은 건축물과 장비들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이곳에는 레전드리 히든 직업이 숨겨져있다.

무려 4성급 짜리..!


"내가 이걸 놓칠 리가 없지."


처음 특성을 확인하자마자 생각했다.


이 사기적인 직업만 얻는다면 그 무명을 이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도대체 그놈이 무슨 특성이기에 먼저 치고 나가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안될 거다!"


콜트는 이곳에 오자마자 곧바로 그 히든 직업을 가진 전직관 NPC에게 가고 있다.

돈을 좋아하는 녀석이니 지금까지 모은 돈과 보석을 퍼준다면 되겠지.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그놈들은 뭐였지?'

3개월간 트롤과 정령 숲을 지나가면서 많은 이들은 만났지만, 그녀석보다 강한 녀석을 못 봤다.


그 꼬맹이도 제법 강하긴 했지만. 그 이상한 NPC.

무명을 제외하면 가히 최강이라고 볼 수 있는 나를 그대로 찌부시켜 죽여버렸다.


"그만한 NPC를 영입할 수가 있었나? 아니면 그냥 우연인가?"

그놈하고 한편인지 아니면 그냥 비행정을 타러 온 건지는 모르겠다. 콜트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 됐다.  직업만 얻으면 다시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줘야겠군."


빠르게 걷다 보니 어느새 도착했다. 히든 전직을 할 수 있는 기계 상점.  예전하고 똑같군.

콜트는 당당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주인장! 내가 왔-"
"어서와. 가게는 처음이지?"
"너, 너희가 어떻게!!"
"내가 인수했어."

아까 봤던 꼬맹이 옆에 앉아 있던 의문의 남자가 청천 벽력같은 말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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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인수했어."


"뭐?"


표정이 볼만하네. 허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이름이 콜트였던가?


특성이 총이라고 이명을 총 이름으로 지었네. 콜트는 이 사실이 말도 안 된다는 듯 소리쳤다.

"개소리하지 마! 아무리 '기계 군주' NPC가 돈을 좋아해도 자기 가게를 팔아넘기는-"
"아 그거? 한 10억 주니깐 냉큼 넘기던데?"
".... 얼마?"

믿기지 않겠지. 백만 원도 귀한 이 시점에 누가 10억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나는 호화로운 의자 위에서 탁자를 탁탁 치며 말했다.

"10억."
"구라 까지 마. 지금 10억이 어떻게 있어!"

진짠데. 10억이 아니라 한 900억쯤 가지고 있다.

나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광선검 같은  만지작거렸다.

지잉-


마법 에테르를 이용한 광선검. 이 정도면 성능이면 유니크 이상은 기본적으로 올라갈 텐데, 이런 장비들이 바닥에 널려있다. 괜히 히든 직업 중 가히 최강이라 불리는  아니다. 마법의 성지니 뭐니 하는 디틴베리에 비할 정도는 더더욱 아니고.


애초에 비교하는  자체가 실례다.

"뭐,  믿기면 당사자한테 물어보든가."
"...?!"

쿠당당탕!

각종 기계 틈 사이로 소란을 들은 한 소년이 나왔다. 푸른색 머리카락에 갈색의 작업복을 입은 소년. 물론 진짜 소년은 아니다.


이 녀석은 용(龍)의 혼혈이다. 실제 나이는 3000살을 훨씬 넘었다.


"아! 손님이 오셨군요! 잠시만 앉아계시면 기계가 바로 차를 내어줄 겁니다."
"... 정말이야?"
"네?"
"정말 가게를 넘긴 거냐고."
"아~ 네! 저기 사장님이 좋은 가격을 제시해 주셔서! 앞으로 사장님 밑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

그렇게 말하는 용의 표정은 싱글벙글했다. 마치 세상을 다 가진 표정.
콜트의 표정은 썩어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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