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9화 〉59화 끌림 (59/318)



〈 59화 〉59화 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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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군주 청린(靑鱗)

푸른빛의 용과 인간의 자식인 반인반용으로 용의 혼혈이라고 볼  있다.


용족은 오래 살아도 영물이라고 부르지 않는데. 그 이유는 다른 기타 종족들과 달리, 용족은 태어날 때부터 영물의 격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용족이 신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훨씬 오랜 세월을 견뎌야 한다.

그들은 반 불사에 가깝기에,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면 수명에 제약을 아득히 뛰어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토끼는 최소 이천년만 살아도 조건만 갖춰진다면 신이   있지만, 용은 적어도 1만년에서 3만  가까이는 살아야 한다.


애초부터 평균값이 다르기 때문에. 이 세계의 용신(龍神)은 손에 꼽을 정도로 몇 없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시간을 견디기 힘들었던 청린은 인간들 틈에 섞여 특수한 장비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기계. 오래전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용사가 전해준 지식을 바탕으로 마력을 이용한 기계를 만들어내니.

그것이 최초의 마도 공학이었다.


"아이고 사장님. 입맛은 맞으세요?"
"적절히 달달하네. 맛있어."
"다행이네요!"


청린은 싱글벙글하며 가게에 굴러다니는 물건을 정리했다.확실히 인간들 틈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내가 10억을 준다니 오랫동안 가꾼 가게를 냉큼 팔아버렸다.


지금 시점에 10억은 나라를 세울만한 돈이니깐.
안 파는 게 이상할 정도다.


"말도  돼..."

콜트는 반쯤 정신이 나간  중얼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히든 직업은 청린이 가게의 주인 일 때만 발동하는 루트니깐. 망했다고 생각했겠지.


하물며 우리와 싸웠던 상황. 더더욱 자기를 도와줄 거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거기. 콜트.."
"... 왜."
"말이 짧네. 지금 내가 누구로 보여?"
"뭘 보이냐 인마. 그냥  많은 미친-."
"그래?  눈에는 '기계군주' 청린의 사장님으로 보이는데?"

콜트의 눈이 이채가 들었다. 가게의 주인만 바뀐 거지 청린이 이곳에서 나간  아니다. 내가 잘 조정만 해준다면 원하는 히든 루트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르고 콜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 뭘 하면..."
"하면?"
"뭘 하면 될까요...? 존함이라도 알려주시면.."


태도가 공손해졌군. 당연하겠지만.

"김윤이고. 별거 없어. 간단한  하나만 쓰자."

내가 종이 한 장을 꺼내자 베린이 흠칫했다.
자, 네가 세 번째 노예... 아니 동료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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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계약은 이걸로 완료."


나는 콜트와의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계약 조건은 히든 직업인 '기계 군주'의 진행권. 그리고 내가 얻을 건...


"스토리 퀘스트... 요?"
"응, 다음은 스토리 퀘스트는 망령 지대거든."


내가 가로질러온 미르틱 뒤쪽 산맥을 넘어가면, 수백, 수천의 공동묘지가 있는 망령 지대가 나온다.

180레벨 때의 스토리 퀘스트로, 망령이나 귀신의 부탁을 도와주는 걸로 퀘스트가 진행된다.


원래는 이랑의 여우불을 이용해, 중간중간에 나오는 악령들을 빠르게 치우면서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랑이 잠든 상황. 지금은 녀석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거  해야 하는 겁니까?"
"어."


망령 지대의 스토리 퀘스트는 중요하다. 로루닌과 비슷한 선택 퀘스트니깐. 이번에도 잘하면 레빗보다 더 귀한 걸 얻을  있겠지.

한 가지 문제점이라면 이전 시즌에 아무도 히든 루트를 못 찾았다는 게 문제인데...

"귀신은 싫은데...."
"싫으면 그만두던가."

나는 계약서를 한 손으로 장난스럽게 흔들었다.

"참고로 이거 이미 쓴 거 알지? 계약 내용을  지키면 곧바로..."
"아! 갑니다! 간다고요!"
"그래. 앞으로 잘하고."
"....."

이렇게 무려 특성과 직업이 모두 레전드리 4성급인 노예... 아니 동료를 영입했다!


현타가  듯 한쪽 구석에 앉아있는 콜트를 본 베린이 안쓰럽게 그를 바라봤다.
왜 그러는지 나는 전-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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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영입만 하고 바로 망령 지대로 갈 생각이었지만, 기왕 온 김에 미르틱을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어차피 콜트의 전직에도 시간이 좀 필요하니깐.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디론가 올라갔다. 창문 너머로 한눈에 들어오는 도시.

마치 2050년쯤의 미래를 연상케 하는 도시다.

"엘린시아에서도 많이 봤는데 여긴 좀  발전된 도시 같아요."
"아무래도 발전을 시킨사람이 다르니깐."


이피아는 고향의 기술력을 토대로 엘프 도시를 현대 도시처럼 꾸몄지만, 로루닌의 주인은 그 보다 훨씬 오래전에 그 기술력을 받았다.


게다가 이곳에 마법사들 또한 그 기술에 협력을 했으니 기술이 더욱 발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잉-


물론 모든 기계가 전기가 아닌 마력으로 움직인다. 마력이 전기보다 훨씬 가성비도 좋고, 효율도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거야?"

베린은 언제 샀는지 모를 광선검 여러 개를 허리에 장착한  말했다.
...저거 돈은 주고는 산 거겠지?

"미르틱에는 이름난 두 명의 공학자가 있어. 하나는 마도 공학을 이용한 엄청난 양의 기계를 다루는 기계 군주 '청린(靑鱗)'
다른 하나는  도시의 주인이자 마도 공학의 최초의 창시자 중 하나인 염화 군주 '홍린(紅鱗)'"

"이름이 비슷하네? 둘이 뭔 사이야?"
"어. 둘은 남매거든."

청린,홍린은 이복남매다. 아버지인 용과 서로 다른 인간 어머니의 자식들.

미르틱 중앙에 큰 원반 형태의 위치한 이곳은은 도시의 주인인 홍린이 거주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내 얘기를 듣던 다윤이 말했다.

"근데 윤 씨는 아는  많으시네요. 거의 웬만한 스토리는 다 아시는 것 같아요."
"아, 워낙 많이 찾아봤거든."

월드 어드벤처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그에 따른 설정이 가득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는 그것을 찾아보지 않는다.  자체가 너무 거대하고 많으며, 그것을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진행에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건 그냥 뒷이야기 정도니깐. 하물며 메인 퀘스트도 아닌 이야기를 더더욱 찾아볼 이유도 없고.


"여기는 메인 퀘스트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서브 퀘스트도 괜찮게 있어. 아까 봤던 청린도 그중 하나지."


우리는 원반 형태의 건축물로 올라가 데스크처럼 생긴 곳으로 다가갔다. 그곳에 대기 중이던 로봇은 우리의 정보와 신원을 확인한 뒤 들여보내 주었다.

[ 삐릭- ]

[ 용사 3분 입장합니다. ]


푸쉬시이이~


꼭 공상영화에 나오는듯한 효과음과 연기가 나오더니 문이 철거덕- 소리를 내며 열렸다.
이걸 두 눈으로 다시 보다니 감격의 눈물이-


"요란하네."

베린이 나의 감상에 초를 쳤다.

".... 이런  멋있는 거야. 이런데  쓰면 어디다 써."
"쓸데 많을 거 같은데..."


나는 괜히 민망한 마음을 감춘 체 홍린이 사는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호텔 복도를 연상케 하는 복도 끝에 새련된 문이 열렸다.

가장 먼저 새하얀 빛과 함께 아름다운 가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가운데에는 붉은 색깔의 고급 소파와 여러 가구들. 천창에 걸린 샹들리에는 그곳의 품격과 위상을 더해주었다.

마치 현실의 어마어마한 부자의 집에 들어온 느낌이다.


"그런데 같은 남매인데,  청린은 구석 가게에서 살아?"
"그건...."
"오라버니는 괴짜시거든요."


거실에서 집을 구경하던 우리를 향해 붉은 색깔의 생머리를 가진 여자가 걸어왔다.

붉은 눈썹에 붉은 눈. 그리고 붉은 드레스까지, 확실히 나는 홍린이요. 하고 말하는 거 같았다.

"오... 라버니?"
"네. 아까 용사님들이 만나신 청린은 저의 오라버니 입니다. 용이신 저의 아버지와 같은 핏줄이죠."
"어어?"


베린이 저런 반응인 것도 당연하다. 청린은 소년의 모습이었지만, 홍린은 20대 중후반쯤에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깐.


영물이나 용들은 자신의 신체 나이를 멋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외견을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

이랑이 12살의 모습을 항상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세계를 구할 용사님들.... 그런데 조금 일찍 오신 거 같은데요?"

홍린은 눈웃음을 싱긋 지었다. ...확실히 월드 어드벤처 공식 커뮤니티 외모 순위 탑 5안에 들만한 미…


아니, 이걸 말하러  게 아니고.


아무튼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일찍 오긴 했다. 원래는 한창 망령 지대에서 레벨을 올리고 있어야 하니깐.

....그러고 보니 무명은 아직 안 지나간 건가? 한 3달째 소식이 없던데.


"청린씨가 괴짜라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다윤이 궁금한  물었다. 그러자 홍린은 소파에 풀석 앉아 손을 까닥했다. 우리들도 앉으라는 소리.

우리는 ㄴ자로 되어 있는 소파에 앉아 홍린을 바라보았다.

"청린 오라버니는 오래전 저와 이곳을 만들었죠. 아주 오래전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용사의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 냈어요."
"기계...."
"맞아요, 기계. 최초의 마도 공학이죠."

홍린은 붉은 위스키 같은 걸 담은 얼음 잔을 마셨다. 그녀의 작은 입술이 얼음 잔을.... 아니 이게 아니지.


나의 정신에 혼란이 오는 사이 홍린은 계속 말했다.

"마도 공학은 빠르게 발전했어요. 오래전 용사가 제시해 준 기계의 형태는 특수한 자원이 들어가 한계점이 있었지만, 이쪽 세상에는 대체품이 있었거든요.


하자가 많은 전기를 대체할 대체품. 그것이 바로 마력이었다. 판타지 세계에 넘쳐나는 자원. 더군다나 무공해다.

"마력으로 그 특수한 자원을 모두 메꾸었어요. 게다가 마력을 이용하니 기계의 내구성이 올라갔고요. 내구성이 올라가니 버틸  있는 양이 많아졌고, 효율 또한 올라갔습니다."

대충 마력을 통해서 짱짱히 발전했다는 얘기였다.

"오랜 세월 마도 공학은 발전해서 도시를 세웠어요. 그리고 수많은 공학자들을 양성해 도시를 키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변질되기 시작했어요."
"변질?"
"오직 마력만으로 이용하니 자칫 기계의 이점들이 옅어졌습니다. 대부분의 공학자들은 기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든요."

그들은 마력을 이용하니 그것이 단순한 마법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을 평범한 마법도구처럼 만들었다.  이상 기계의 특성은 보이지 않는.


"용사가 전해준 기계 설계도들은 모두 구현해냈어요. 하지만 그 이상의 것을 구현할 수는 없었죠. 대부분은 본래 것의 복사본이거나, 살짝 변형된 수준일 뿐. 그 외에는 전부 그냥 마법 도구에 불과했어요."
"그래서 청린이 스스로 홀로 개발에 들어간 건가?"
"네. 오라버니는 기계에 대한 열망이 있었거든요. 용사가 전해준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을 만들기 위해서."

홍린은 얼음 잔을 탁자 위에 놓았다. 그러고는 매혹적인 눈으로 우리를 바라…


아, 요즘 따라  그러지? 하페루아를 만난 이후 가끔씩 이런다.
매혹의 부작용인가..?

그렇다고 하기에는 꽤나 미인이었던 엘린시아를 보고 별다른 이상은 없었는데…


다윤은 진지한 눈으로 듣고 있었고, 베린은 이게 뭔 개소리지 하고 뇌를 빼고 듣고 있는듯했다.

"전 솔직히 오라버니를 이해하지 못해요. 이곳은 용사의 세계와 다른데 굳이 완벽한 기계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흐음...."
"물론 완전히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기계의 영역에서 할  있는  전부 했다고 보거든요. 게다가 저의 지원도 안 받고 만드는 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간섭받기 싫어도 말이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무턱대고 도시의 주인인 자신을 찾아온 3명의 용사를 자기 집에 들여와, 사연을 줄줄이 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홍린은 나를 슬쩍 바라봤다.

쿵.


"카메라로 봤어요. 당신이 오라버니의 가게를 사셨죠?"


쿵.


"다시 저한테 파세요."
"어?"

쿵…

홍린은 우리와 반대편에 앉아있던 자신의 몸을 끌고 와,  옆까지 다가왔다. 그녀의 향수 냄새가 여기까지 오는듯했다.

내 몸이 그녀를 향해 서서히 기울여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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