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0화 〉60화 마법과 기계 (60/318)



〈 60화 〉60화 마법과 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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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저한테 파세요."
"어?"


홍린은 우리와 반대편에 앉아있던 자신의 몸을 끌고 와  옆까지 다가왔다. 그녀의 향수 냄새가 여기까지 오는듯했다.


"세계를 구할 용사님이... 무슨 생각으로 오라버니의 가게를 인수한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좋은 일이죠. 오라버니를 다시 부를  있으니깐. 수석 공학자였던 오라버니가 온다면, 다시 마도 공학이 활성화되니 도시도 더욱 발전할 것이고요."
".... 아까는 연구하는  별로라 하지 않았어?"
"아, 물론 기계 쪽으로 말고요."

그녀의 향수 냄새가 더더욱 가까워지자 정신이 살짝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감각... 어디서 느껴본 거 같은데… 어디였더라...

"발전 가능성이 없는 기계 쪽의 발전을 붙잡고 있는 것보단, 마법 쪽으로 발전하는 게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니깐요. 일만  성사되면 용사님에게 좋은-"
"윤~씨!!!"
"...어, 어어!"

다윤의 소리침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잠깐 향기에 취해 홍린 쪽으로 몸이 기울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갑자기 소리를 질렀지?


다윤은 거실 안에 로봇을 포함한 모든 인물이 자신을 쳐다보자, 살짝 부끄러운 듯 횡설수설했다.


"아, 아하하! 우리 그.. 새로운! 새로운 동료분의 연락이 와서! 알려드리려고! 하하..."
"아. 그래?"

콜트의 전직이 성공적으로 된 모양이다. 기계 군주는 이전 전직만 기계 쪽이라면 손쉽게  수 있으니깐.

홍란은 작은 소리로 치.. 거리며 내게서 몸을 때, 살짝 뒤로 물러났다. 아까와 달리 그녀의 향기가 그다지 달콤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당장 대답은 안 들을게요. 용사님한테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으니."
"그래. 생각해 보고 연락 줄게."
"... 그럼 안녕히. 로봇이 나가는 길을 안내해 줄 겁니다."

홍린이 손가락을 살짝 튕기자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로봇이 다가왔다.

[ 저를 따라오십시오. ]

로봇이 삐리릭- 거리면서 앞장섰고, 우리는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왠지 신들이랑 싸울  보다 더 피곤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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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링의 거처에서 나온 우리는 청린의 가게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한창 교육을 받고 있는 콜트와 기계들을 꺼내며 설명하는 청린이 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인사한 뒤 홍린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말했다. 내 이야기를 다 들은 청린은 기가 막힌다는 듯 말했다.

"걔가 그렇게 말합니까?"
"어, 네가 고집만 부리고 도시 발전도 안 시킨다고 하던데?"
"말도 안 되는 소리! 그거 완전 제가 할 소립니다! 그냥 쉬운 것만 개발하고 싶어서 완전히 포기한 주제에. 하! 참!"


청린은 분한 듯 씩씩거렸다. 그렇게 말하는 청린 뒤에는 각종 기계들이 가득했다. 엄청난 양의 정교한 기계들.
이 기계들은 훗날 무려 마왕에게 타격을 줄 정도로 위대한 무기들이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저 기계를 배우는 신입이 빠르게 성장해야겠지만.


"... 뭐가 이리 어려워?"

콜트는 수많은 설계도의 산 앞에서 끙끙대고 있었다. 기계 군주는 강력한 대신, 공학 지식이 있어야 하니깐.


하지만 우리에겐 능력치가 있으니 적당히 특수 스텟인 ‘지능’을 찍으면 어느 정도 커버가  것이다.

"일단 말은  해둔 상태야. 얼마나 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도시의 주인인 홍린이라도 무려 10억 골드나 준비  수는 없다. 당장의 그만큼의 골드가 있을 리도 없고, 주려면 나라를 그냥 줘야 수지 타산이 맞는다.


"... 근데 이거 홍린 걔가  듣고 있는  아닙니까? 아까 들어보니 다 듣고 있었다면서요?"
"걱정 마. 차단했으니깐."

몰랐을 때는 그냥 유출했지만, 지금은 소리 차단 스킬을 통해 막고 있다.  가게에서 퍼지는 얘기는 절대 들을  없을 것이다.


그보다 궁금한 게 있다. 내가 겪었던 이상 현상들. 분명 악마는 아니었다. 나나 리비엔이 낌새조차 못느꼈으니깐.


"홍린. 걔 정체가 도대체 뭐야?"
"홍...린이요?"
"어."


나는 수없이 많은 악마들과 마주했었다. 하급 악마부터, 이름난 악마 간부들까지.

아쉽게도 마왕은 직접 마주하지는 못했지만. 홍린은 내가 지금껏 보았던 악마나 다른 악의 무리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악마라면 전문가가 둘이나 있으니깐. 청린은 고개를 까닥하더니 별거 없다는 투로 말했다.

"그냥 홍린은 홍린이죠. 싹수가  없는 거?"
".... 그런 거 말고 출생이라던가. 그런 특이한 거 없냐?"
"출생?"


둘은 어머니가 다른 이복 남매다. 청린은 내가 알기로는 평범한 인간이고, 홍린에 대한 얘기는 따로 없지만 청린의 어머니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숨겨진 부분이 있겠지.


"으.... 음..."
"....."
"으으으.... 음"
"... 저기 답답한데 빨리 좀 말해줄래?"
"그...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뭐?"
"그게..."

청린에 말에 따르면 이러했다. 오래전 아버지의 소개로 700년 전 처음 마주했고, 그때 서로의 어머니를 본 뒤로는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때 당시에도 딱히 특별한 점은  보였다고...

"따로 궁금하지도 않았고요. 듣기로는 마법사였다고 들은 거 같기도 합니다."
"흐음...."


마법사라... 그런 거 가지고 그게 되려나? 레빗을 턱받침으로 쓰듯 탁자에 몸을 붙이고 있던 다윤이 말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물어본다고 알려줄까?"
"안 알려줄 이유가 있을까요? 음흉한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음흉한 목적이라....
순간 아까의 향기가 생각나 몸이 확 달아올랐다.
....역시 그건가?


"그런데  홍린 씨를 만난 거예요? 윤 씨는 지금껏 아무 계획 없이 다니진 않으시던데."
"여기서 해야  일은 없어."
"네..?"
"진짜로."


나는 이랑의 역할을 대채할 수단으로 기계 군주의 영입을 위해서 온 거지. 이곳의 문제나 다른 퀘스트를 하기 위함으로 온 것이 아니다.

"이미 콜트를 영입한 순간부터 끝난 거지. 더 할 일은 없어. 게다가 전 메인 퀘스트를 깨지 않으면 서브 퀘 또한 얻을 수 없으니깐."


월드 어드벤처 특성상 200레벨 서브 퀘스트를 클리어하려면, 반드시 이전 메인 퀘스트인 180레벨의 ‘망령 지대’를 클리어해야 한다.


지금의 우리는 편법으로 이곳에 온 거니깐.

"그럼 그냥 만나고 싶어서 만난 거네요?"
"..... 어?"
"그런  아니에요?"

홍린은 따로 그냥 궁금증도 있고, 얻을 것도 있어서 그래서 만난 거긴 한데…


뭐지,  상황은?
다윤이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쳐다봤고. 베린은 또 시작이네.... 하며 광선검을 만지작 거렸다.

"아니, 뭐 200레벨  지역이니깐 좋은 것도 얻고 구경도  겸 해서..."

아니, 내가 왜 변명하는 것처럼 말하는 거지? 다윤은 지긋이 나를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알았어요. 그냥 궁금해서 그랬어요."
"진짜야."
"매번 새롭고 누구도 하지 못할 일들을 서슴없이 하시니깐, 이번에는 어떤 일을 벌이실까
궁금했거든요."
"진짜라니깐."
"네에~"
"....."

나는 의자에서 일어난  청린 뒤편에 있는 기계들을 살펴봤다. 그냥 기계들을 쌓아 놓은 것 같지만 사실 하나의 융합체라고 봐야 한다.

굳이 말하자면 변신로봇 같은 거겠지. 나는 기계를 살펴보다 설계도의 산에 갇혀있는 콜트를 바라봤다.


"준비는 다 됐냐?"
"아, 예? 네, 뭐.... 다 되긴 했는데… 아직 해야  것도 있고..."

받아먹어야 할 것도 있겠지.

내가 청린의 사장님인 걸 이용한다면, 원래는 얻지 못할 청린의 비밀병기 같은 것도 얻을 수 있을 테니깐.

청린이 나를 부른 것은 그때였다.

"사장님."
"어?"
"홍린을 만나서 좋은 걸 얻을 생각이시라면 저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시겠습니까?"
"부탁?"

청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다.


일반 퀘스트(?) / 청린의 부탁

오래전 청린과 홍린은 아버지의 여의주를 얻었습니다. 여의주는 용의 일부로, 그 용의 격과 힘을 담은 강도 높은 마력석입니다.
당신은 청린의 사장님으로서 청린의 부탁을 받았습니다. 오래전 홍린에게 빼앗긴 여의주를 되찾아와야 합니다.


미르틱 중앙 내부에 있는 여의주 획득 (0/1)

'오호.... 변수가 또..?'


원래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퀘스트. 보상도 일반 퀘스트 수준도 아니다.

[ 보상 - 메카갑주( 직업 -기계 군주만 사용 가능 ), 청린의 여의주, 소량의 경험치와 골드.]


 정도면 거의 히든 퀘스트라고 봐도 무방하겠는데?

"오래전 저의 아버지였던 ‘청룡’은 속세로 모습을 감추기 전, 저희 둘에게 자신의 여의주를 맡겼습니다. 우리는 그것으로 짙은 마력 농도를 이용해 마도 공학을 발전시켰죠."

이거, 이제 보니 디틴베리랑 스토리가 비슷하네. 보석에 이어서 여의주라...


"하지만 오히려 여의주로 인해 마력의 농도가 너무 강해져서, 기계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어요. 수많은 공학자가 실패를 겪은 건, 단순히 그들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네. 마력의 농도가 짙어질수록 기계의 효율은 떨어지니깐요."
"홍린은 반대라고 하던데?"
"그건 '마법'으로서의 효율입니다. 기계 자체의 효율은  떨어집니다. 효율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마법이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에요."
"저기 청린씨? 근데 마법과 기계의 차이점이 뭔가요? 마법으로 기계의 부족한 점을 메꾸면 좋은 거 아닌가요?"

다윤이 이해하지 못한  손을 들고 물었다.. 그러자 청린은 가게 벽면에 붙어있는 두 개의 광선검  가져다 탁자에 놓았다.

"자, 여기 마법의 효율을 높인 광선검과, 기계의 효율을 높인 광선검이 있습니다."


분홍빛 에너지를 내뿜는 광선검과 초록빛 에너지를 내뿜는 광선검이 탁자 위에 놓였다. 눈으로 볼 때는  개의 차이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 두 개를 키고..."


지잉- 지잉-!

분홍 광선검은 화려하게 빛을 내뿜는 반면에, 초록 광선검은 평범하게 빛이 나왔다.
성능이나 효율 면을 따지면 당연히 분홍색을 선택할만하다.

청린은 두 개의 광선검으로 사과를 하나씩 배어 내기 시작했다. 서로 돌아가면서 의미 없이 사과를 차례차례 배어, 20개를 넘어갈 때쯤. 이 실험의 의미를 눈치챘다.

"바뀌었네."
"눈치채셨군요.
"??"
"뭐가요?"


실험을 보고 있던 베린과 다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여러 시각 강화와 리진을 통해, 마법에 대한 이해도를 어느정도 올린 나는 알수있었다.


기계를 중점으로 제작한 초록 광선검은 여전히 같은 빛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분홍 광선검은 마력의 흐름이 바뀌었다.


계속된 사용으로 광선검 안에 박혀있던 마력석이 기계의 형질 자체를 변질시킨 것이다.

"이 광선검은 더 이상의 기계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마석 자체가 이것을 기계가 아닌, 마법 도구라고 인식하였기 때문이죠.  증거로..."

청린이 다른 기계에 광선검을 장착 시키자 묵묵부답이었다. 이해하지 못한듯한 모습.

이번에는 초록 광선검을 장착하자, 원래부터 그 자리였다는 듯 잘 작동했다.


"이게 마법을 주로 쓰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물론 편의 시설 같은 건 이런 형식이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들은 이런 형질의 마력 운용이 뭐가 됐든 상관 없으니깐요. 하지만 우리는 단순히 생활을 위해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네 목적이 뭔데?"
"저의 목적은 기존의 마법과 무기를 기계로 대체 하는 겁니다. 기계와 마력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는 것.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의 ‘악’(惡)을 물리치는 겁니다."
".... 마왕?"
"네."


청린의 눈에는 확고한 신념이 눈에 비쳤다.

실제로 청린은 극 후반에 동료로 영입된 사례가 있다. 청린은  당시에 길드 연합을 마왕의 3페이즈까지 올린 장본인 중 하나였으니깐.


물론 제자가 생기면 싸움에 관여하지 않는다.

"마법도구는 악마에게 취약합니다. 그들은 마법에 대해 매우 뛰어난 지식과 그를 대비할 능력까지 모두 갖춘 상태입니다."
"그렇지."
"하지만 기계는 아닙니다. 아직 그들은 기계에 대한 대비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이니, 이를  이용한다면..."
"글쎄...."
"?"
"아냐, 아냐."


솔직히 이런 기계로 본신의 하페루아를 잡을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녀는 이런 잡기(雜技)가 통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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