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5화 〉65화 로메니안 (65/318)



〈 65화 〉65화 로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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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상한 점은 2개야."
"뭔데요?"
"첫째 이곳에 들어오면서 어째서 악령이 되었는가."

도시 근처에 악령이 되는 경우는 대게 2가지다.
원한이 많은 채로 죽어서 악령이 되거나, 아니면 강력한 악령에 의해 타락해서 악령이 되거나.


로미의 경우는 줄리와 함께 이곳에 들어오다가 악령이 되었다. 줄리는 악령이 되지 않았으니 원한 때문에 됐다고 보기는 힘들다.

아마도 4방위의 악령에 의해 변했겠지.


"두 번째는 어떻게 군주의 악령이 되었는가."


군주의 악령은 악령의 안갯속 악령들의 신이다.

모든 악령들의 지배자이자. 절대자.

 수준만 놓고 볼 때 로루닌의 하위 신들은 가볍게 상회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고작 평범한 인간 유령이 악령이 되었다고 그 높이까지 올라 간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줄리한테는 안타까운 말이겠지만. 군주의 악령한테 먹혔다는 게 더 신빙성이 있어."
"줄리를 이용해 도시로 진입하려고 한다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지."

악령들은 무슨 수를 써도 도시를 들어올 수 없다. 하지만 진입이 허락된 유령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진입할 수도 있겠지.


실제로 이전에 이곳을 붕괴시켰던 길드장이 썼던 방법도 안개와 도시를 아예 연결해, 이곳을 반쯤 멸망시켰으니깐.

"그러면 어떡하시게요?"
"만나서 몇대 때려주면 알아서 불지 않을까?"
"....네?"

- 스토리 퀘스트 B / 로미와 줄리


줄리의 연인인 로미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악령이 되었습니다. 로메니안을 만나 해당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세요.
진실을 파악하는 것만으로 해당 퀘스트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입니다.


- 군주의 악령 로메니안과의 조우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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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 지대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정해둔 메인 퀘스트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유령들의 고민을 3~4개쯤 들어주다 보면 악령을 토벌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들어오게 되는 것.


그 요청을 토대로 주위의 악령들과  방위의 악령을 모두 잡으면 클리어 되는 방식이다.


때문에 같은 메인 퀘스트라도, 퀘스트의 내용이나 보상은 확연히 달라진다. 부탁을 받은 주민에 따라 난이도가 바뀌기 때문에.

"네놈들은....?"


근데 우리는 그냥 군주의 악령을 잡으러 왔다.
이미 찾았는데 굳이 귀찮게  들어줘.

"안녕. 로메니안. 6년 만이네."

[ 군주의 악령 로메니안 LV.180
HP : 100,000,000
설명 - 망령 지대의 절대자. 군주의 악령 로메니안입니다.
망령 지대 내부에서 그를 상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

원래는 높은 레벨 때의 신이나 악마들의 피가 안 보였는데, 나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피가 1억이네."

...장난하자는 걸까?

 정도면 전 시즌의 최상위 악마, 본신의 체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로메니안이 이 정도면 최상위 악마는 그것보다 몇십 배는 더 늘었겠지.

"너희들은 용사들이군."


우리의 정체를 눈치챈 로메니안은 근처에 잠들어 있던 악령들을 일으켜 세우며, 전투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나는 칼을 꺼내지도 않은 체 앞으로 다가갔다.


"한 가지 묻고 싶은  있는데."
"뭐지?"
"혹시 로미라는 유령을 아나?"
"...?!"
"아니면 줄리라던가...."


로메니안의 표정이 살짝 변화가 돌았다. 아니 저걸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짙은 갈색의 망토를 두른 거대한 몸체와,  얼굴에 다양한 표정이 깃든듯한 모습.


한 가지 확실히 달라진 점이라고 볼만한 건, 그에게서 나오는 기운이 좀 더 거칠어졌다는 점.


"모른다."
"몰라?"
"그렇다. 수많은 인과의 틀에서 벗어난 나에게 이름과 연(緣)은 중요하지 않지."
"말하는 게 무슨 속세에 사는 사람 같네요."
"그러게 악령답지 않네."

옆에서 대기하던 다윤과 베린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확실히 망령 지대를 벌벌 떨게 만든 악령들의 군주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로메니안은 불쾌한  말을 내뱉었다.


"이 몸은 무뢰배가 아니다. 수많은 악령들을 가지고 도시를 공격하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내가 아는 녀석에 말에 따르면 네가 도시로 들어오려고 한다던데?"
"들어가려 한 적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지."
"...?"

로메니안이 다른 악령들과 달리, 굉장히 유(流) 한 성격인 건 알고 있었지만. 원래 이렇게까지 착했었나?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악마와 몬스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내가 6년전 봐왔던 로메니안과도 다른 태도.


"용사들이여. 무엇이 궁금한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알려 한다면 이 몸을 쓰러트려야 할 것이다."

악령의 기가 점점 더 거세게 흐른다. 그것은 북쪽 일대의 대부분이 대부분을 잠식해 숨조차 쉬기 버거운 기운이 흐르기 시작한다.


우리를 향해 몰려오는 수천, 수만의 악령들. 시작인가? 나는 자세를 잡은  뒤쪽으로 살짝 물러났다.


"다들 포메이션 C로 간다."
“또?"
"네."
"?"

나의 말에 베린과 다윤은 고개를 끄덕였고, 콜트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뭔가 자신이 못들은게 있는건가 하는 표정.


사실  얘기 아니다.


콜트는 메가 갑주를 입은 체 하늘로 날아올랐고, 다윤 또한 구름을 타고 검을 꺼냈다. 베린은 그림자로 숨어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용사가 기습을...!"
"일단 한방!"


[ 스킬 - 일격 LV.7을 사용합니다. ]


빠르게 뒤쪽으로 이동한 뒤 그라티아 장검을 반대 손으로 돌려, 시원하게 로메니안의 뒤를 배어냈다.

촤악-!

그러자 놀라운 데미지가 내 눈앞에 보여졌다.


[ - 978,000! ]

"? 잠깐..."

검술 강기도, 수많은 버프기도, 다량의 포션도 없이, 사용한 일격이 100만 대미지 가까이 나왔다.


어째서지? 아무리 탬이 좋다고 한들, 이 정도까지 나올 리가 없는데....


"큭...! 쳐라!"

나의 의문을 기다려 주지 않는듯, 우리의 근처까지 당도한 수많은 악령들이 우리를
향해 달려든다.

"크하하하! 다 죽어라!!"


콰가가가 강!!!


콜트는 하늘 위에서 엄청난 양의 총알을 쏟아부었다. 총알이 전혀 달지 않는 총. 강화된 마력탄이 폭발효과를 일으켰다.


마치 한  한발의 미사일처럼. 수백 마리의 악령들이 흔적도 없이 그대로 소멸해 버렸다.


"크아아아!"
"으아아아아! 젠장! 언제 여기까지...!"

지상만 파악하느라 미처 공중으로 날아온 악령을 견제하지 못하고, 격추당하려던 찰나.


우웅….쿵!!!


노란빛의 섬광이 여러 갈래로 하늘에서 내려꽂였다. 섬광은 화려한 불꽃에 타올랐고 유려한 빛의 갈래는 사방으로 퍼졌다.

나는 로메니안과의 싸움도 잠시 잊은 체 하늘을 올려다봤다.

"월광검(月光劍)..."

지난 3개월간 직업 퀘스트를 모두 완료한 다윤의 궁극기가 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밤에만 사용 가능한 궁극기중 하나인, 월광검(月光劍).

시전 시간이 다소 필요하지만 시전만 한다면, 웬만한 4~5성급의 궁극기도 씹어먹을 정도의 기술이다.


참고로 망령 지대는 365일 24시간 항상 밤이다.


쩌엉! 쩌엉! 쩌엉-!


"끼아아아아...."


마치 하늘에서 검이 내려오듯, 수십 갈래의 거대한 빛이 그대로 대지를 강타했다.

빛과 상성이 있던 악령들은 내려오는 수십 개의 검과 닿기만 해도, 그대로 존재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졌다.


빛의 검이 꽂힌 땅의 하늘은 마치 밤이 아닌 것처럼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수많은 검들의 한가운데 서있는 다윤의 모습은 누구와 싸워도 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내가 저런  키웠다니..."

물론 저런 능력을 얻을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 했지만.

"내 것도 남겨줘야지!! 자기들끼리 다잡냐!"

촤자자자자작!

앞서 다윤과 콜트가 악령의 거의 대부분을 쓸어버려 얼마 남지도 않은 상황. 베린은 다중 그림자를 이용해 빠르게 남은 녀석을 배어냈다.


고작 에픽 직업이지만 저대로 성장만 한다면 제법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것이다.


불과 악령들이 몰려온 지 5분도 안 돼서 일만 마리가 넘는 악령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용사들이 이 정도였나."
"우리가  세긴 해."

이만한 전력을 가진 건 우리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무명은 빼고!
그 녀석은 버그 유저니깐.


...나도 마찬가지인가?

"전에 온 녀석도 제법 강하긴 했다만.... 용사들은 다 이 정도 수준인가?"
"아니."


안타깝지만 무명과 우리를 비롯한  10  명을 빼면, 악령조차 상대하기 버거울 것이다. 물론 내가 파악 못한 고수들이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군. 그대들이 특별한 것인가."
"그런 샘이지."
"악령들이 모두 쓰러졌으니, 나에게 승산은 없군. 원하는 것을 말해라."
"말했잖아. 로미와 줄리의 정보."
"...... 안타깝지만. 그것에 대한 정보는 모른다."

역시. 이건 아니였던가? 지금까지 들어온 고민 퀘스트중에서 가장 히든 퀘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 로메니안의 얼굴표정이 순식간에 여러가지로 뒤바뀌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찾듯이.

웃고, 슬프고, 행복하고, 우울하고…그렇게 얼마나 바뀌었을까.

"뭐하는거야?"
"....."
"어이?"
"..그렇군."


여러가지로 바뀌던 표정은 어느새 평소의 온화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마치 전혀 다른 존재를 보는것처럼.


"로미라는 유령의 대한 정보가 궁금하다고 했나?"
"어.  찾은게 있나봐?"
"나는 찾지 못했다."
"?"
"나의 죽음이전의 생인, 또다른 나에게 정보가 있었군."
"뭐?"

방금 뭐라고....

"보겠나?"

[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 영상이 재생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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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 괜찮아?"


이건 오래전의 기억.

"응."
"크게 다친 거 같은데..."

노란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갈색의 눈을 가진 여자는, 검은머리를 가진 남자의 팔을 붙잡았다.


남자의 이름은 로미. 하나밖에 없는 줄리의 연인이다.

"유령인데 아픈 게 있겠어?"
"그러네.... 그래도 혹시 아픈가 했지. 죽기 전에 크게 다쳤잖아."
"걱정 마. 이제 하나도 안 아프니깐."
"정말...?"
"응."

로미는 줄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로미의 어깨에 줄리의 머리를 기대 옆에 앉았다.

이 둘은 3일 전 죽었다.
둘의 결혼을 원치 않는 가문의 사람들로 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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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령 지대 근처에는 수많은 가문들이 있었다. 그중 사이가 안 좋은 두 가문을 중심으로 항상 싸움이 일어났고, 로미와 줄리는 그  가문의 자제들 이였다.


로미와 줄리는 우연히 만났다. 그것이 정녕 우연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한 건 단 하나,
첫눈에 본 순간 서로에게 반했다는 것.


그것만은 확실했다.


"도망가자."

로미의 말.
갑작스러운 도피 선언에 줄리는 당황했다.


"어째서?"
"이대로 몰래 만나는 것도 한계가 있어. 가문의 하인들이 우리를 계속 감시해. 앞으로 우리가 더 자라면 가문이 일을 시키면서 더욱 만나기 힘들어질 거야. 우리 둘을 정식으로 만나게 하는 것도 당연히 불가능할 거고."
"정식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어?"
"우리 두 가문은 가문의 파벌들의 머리야. 머리 가문들이 서로 결혼을 한다면,  지긋지긋한 냉전 상태를 바꿀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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