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3화 〉73화 최강의 편린 (73/318)



〈 73화 〉73화 최강의 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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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개월간 나와 무명은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했다.

가장 높은 데미지를 달성한 사람이 가져가는 칭호, 최강의 가호.

로루닌에서 1달이 지날 때쯤, 나는 내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어라?"

[ 누군가 최초로 300만 데미지  달성했습니다! ]

[ 보유 중인 칭호, 최강의 가호가 회수됩니다. ]

무려 300만 데미지.

그 당시 나조차 쉽사리 내지 못했던 데미지를 무명은 달성했다. 그것에 호승심이 생겨 수차례 스킬의 레벨을 올리고 여러 군데에서 장비를 최대한 얻은 뒤, 각종 버프를 활용해 500만 대미지를 달성했다.


[ 최초로 500만 데미지를 달성했습니다! ]


[ 칭호, 최강의 가호를 획득합니다. ]


"하하! 내가 이겼다 무명!"


나는 지쳐 검을 휙 내팽겨친 체 바닥에 쓰러졌다.
이 정도 데미지면 전 시즌의 웬만한 5위권 랭커도 쉽사리 내지 못하는 한방 대미지였다. 물론 나는 검을 두 개 쓰는 꼼수를 부리긴 했으나 이것도 게임이 공인한 능력중 하나니깐.

그러나 불과 20일도 지나지 않아 나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볼 수 있었다.

[ 누군가 최초로 1000만 데미지를 달성했습니다! ]

[ 보유 중인 칭호, 최강의 가호가 회수됩니다. ]

"미친?"


무려 1000만 대미지.


이전 시즌에도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업적.
그런 걸 무명이 해냈다. 전 시즌의 본인조차 달성하지 못한 걸 고작 3개월도 안되서 해낸 것이다.


"3000만은  에반데..."


1, 3, 5, 10 이런 식으로 대미지 폭이 증가한다.
1000만 데미지를 넣었으니 다음은 3000만. 지금의 나는  정도 데미지를 넣을 수도 없을뿐더러, 지금도 이미 6성급 레전드리 칭호일 것이다.

...그 이상의 단계가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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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알 수 있다.

어째서 대미지를 천만이나 낼  있었는지.
무명과의 전투 이후, 아무런 버프 없이 어떻게 백만 데미지를 냈는지.
그리고.


"특이점 이란 게 무엇인지."


나는 그리티아 장검을 들었다.


‘...’


낯설다. 내가 잡은  검이 맞나…?
그동안 내가 썼던 기술들이 기술이 맞을까 의문이 들었다. 의문을 나의 검에 승화시킨다.
강대한 기력이 나에게 깃든다. 알  없는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스며든다.


"무슨 짓을..?!"


거대한 무언가에 기겁한듯 뒷걸음질 치는 로메니안.
나는 내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버프와 스킬을 가동했다.


부르르르...!

"하하...."


분명 무형 제어를 켰음에도 칼날이 떨리고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페널티를 무시하는 무형 제어가 버티지 못하고 점차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이것은 시스템의 영역을 벗어났다는 듯이.

"리비엔, 일어나라."
'....! 주, 주인님?!'

[ 리비엔 - 스킬 붉은 나락 LV.8을 사용합니다. ]


생기의 악마, 리비엔과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


능력의 효율폭이 대폭 상승합니다. ]


리비엔 이 놀란 듯 펜던트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분명 리비엔 은 내가 아는 최강의 악마 간부 중 하나였다.
그 악마는 새롭게 시작되면서 이전보다 10배는 더 강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제 보니...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작다.
너무 작아.

'아쉽지만, 레빗까지는  쓰겠네.'

 이상 힘을 쏟아 넣으면 내지르기도 전에 몸이 터져버릴 것이다. 나는 세 번째 기술을 준비했다.

분명 아직 전직 퀘스트는 완료되지 않았다. 사용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수 있다.


알 수 없는 특이점이 열리지 않은 스킬을 강제로 열어버렸다.

[ 스킬 / 삼격(三擊). LV.1
설명 -
최강자는 세계를 떠돌았습니다. 이격을 만들어 낸 뒤로 그것을 받아낼 만한 고수를 찾기 위해.
하지만 그들은 강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들은 강했습니다. 단지 최강자가 더 높은  이었을 뿐.
어느  최강자는 검의 최강이 사는 세계로 넘어왔습니다. 그곳에는 그곳의 최강이 있었고, 최강자는 그와 맞붙었습니다.
그는 무려 이격을 받아낼 정도의 실력자 였습니다.  모습을 본 최강자는 생각했습니다.


'이제 새로운 기술을 만들 때가 됐군.'

최강자는 이제 세 번째 기술을 받아낼 존재를 찾으러 세계를 주유합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을 받아낼 만한 실력자는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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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
쿨타임 300분
전방으로 대미지 900%의 광역 피해를 3번 입힙니다.
히든 직업 '최강자' 일시 '강함' 스텟마다 대미지가 각각 30%씩 증폭합니다.
*삼검술을 사용 시 최종 대미지가 300% 상승합니다.
*너무 강한 힘을 사용  육체에 반동이 올수 있습니다.]

삼검술을 사용하면 대미지가 더 늘어나지만 아쉽게도 입에 검까지 물고 검을 3개나 쓸 수는 없다.
그런 건 상점에서도  파니깐.


"후우...."

손이 떨린다. 심장이 두근거린다. 아니, 심장이 부서질  같다.
이것은 최강자의 편린일 뿐이다. 최강자가 남기고  작은 조각들. 그럼에도 나는 이것조차도 버티기 힘들었다.


더는 담을  없다.


"간다!"

스킬 - 삼격(三擊) LV.1을 사용합니다! ]


검을 내지른다.


엄청난 기력이 솟구친다. 근처에 모든 생명체들과 자연이 견디지 못하고 산산이 흩뿌려진다.
나도 알고 있다. 아직 이걸 쓰기엔 육체가 너무 약하다. 쓰면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지만 써봐야겠다.

 강대한 힘의 조금이라도 느끼고 싶다.
로메니안은 담담하게 자신에게 오는 거대한 세 갈래의 강기를 바라봤다.


세 갈래의 강기는 세계를 집어삼킬 듯이 치고 나가다, 문뜩 나아가기를 멈췄다.

티긱… 티긱… 티긱...

세상이 세 갈래로 쪼개진다.
공간의 균열이 생기고 비정상적인 굉음이 내 귀를 강타했다. 심상이 느려진다. 세계의 시간이 점차 느려진다. 그리고…

갈라진 공간 너머로 무언가 보인다.


“...저건.”

방안에 앉은 두 명의 아이가 보인다.  명의 아이는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 저것은 뭘까. 저것에 손을 가까이 대는 순간.

【...돌아가.】


티긱.


공간이 닫혔다.

심상과 그에 걸맞은 시간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방금 그건 뭐였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이미 내 몸은 스킬을 매개체가 되고 있었다.


“......방금.”
"그렇군. 그대가 이 세상의..."


콰콰콰콰콰콰-!!!
내가 기술을  건지. 기술이 나를 이용해 사용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내가 알 수 있는 건 내 눈앞에 뜬 수많은 메시지들뿐.


[ 정의의 일격이 발동합니다! ]

[ 청린의 여의주로 인해 타격 확률기가 2번 발동합니다! ]

[ 과도한 능력을 사용해 육체 반동이 심화됩니다. ]

[ 무형 제어가 당신의 데미지를 버티지 못합니다! ]

[ 당신의 강함에 마왕이 눈을 부릅뜹니다! ]


[ 수많은 악마족들이 당신에게 두려움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

[ - 29,780,000! ]
[ - 14,890,000! ]
[ - 14,890,000! ]
- 14,890,000! ]
[ - 14,890,000! ]
[ - 29,780,000! ]
[ - 14,890,000! ]
[ - 14,890,000! ]
- 14,890,000! ]
[....
.
.
.
.


[ 도합 357,360,000의 데미지를 넣었습니다. ]


[ 과도한 데미지에 칭호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

[ 칭호를 긴급 수정 중입니다.]

"허억.... 허..."


눈앞이 흐려진다. 리니의 회복약을 삼켜봤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온몸이 무너질 거 같다.


나는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진 자리에는 모든 게 사라져 아무것도 남아있지않았다.


안개도, 마을도, 그 무엇도.

[ 당신은 죽었습니다. ]

[ 부활까지 4일 23시간 59분 57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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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의 나는 길을 걸었다.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 그 길을 따르는 사람들. 그리고 먼저 희생당한 이들.

나는 길을 걸었다.
그 끝은 고독할지라도 시작은 아니기에. 최강이란 그런 것이었다. 최강은 최후의 악(惡)을 처치했고, 그는 세상 밖으로 나갔다.


그의 삶은 되돌릴 순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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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나.
여긴 또 어디야?

분명 부활의 편린으로 한번 죽음에서 벗어났어야 했는데...


부활의 편린의 스킬 사용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

[ 조정까지 2일 3시간 12분 12초....]

아…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깜깜한 공간.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곳이지만 자연스럽게 서있는 이곳.


"부활의 편린 속이네."


아무래도 부활이 지연되는 모양이다. 성녀나 성직자의 부활은 어느 정도 육체가 남아있어야 부활이 가능하다. 아마도 이것도 비슷한 경우겠지.

나는 몸이 개박살이 나, 한 줌조차 남지 않았을 테니깐.

"육체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어야 부활이 되는 건가?"


다음부터는 너무 다 쏟아붓지는 말아야겠다. 사실 나도 이만큼 능력이 발휘될 줄은 몰랐다.
주변 지형이 다 파괴되고 데미지를 무려 3억이나 넘게 넣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러고 보니 칭호는 어떻게 된 거지?


아니, 그보다 중요한걸 봤던 것 같은데...


"최강자?"
"?"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이걸 뒤쪽에서 들렸다고 할 수 있을까?
균형감각이 없는 이곳에서는 마치 여러 곳에서 들린 것 처럼 느껴졌다.


"아니, 너는... 최강자가 아니군. 최강자의 힘을 계승한 자."
"맞는데. 너는 뭐야?"
"궁금한가?"


무명도 그렇고 다들 지만 물어보고 대답을 안 하네. 나는 녀석의 말을 무시한 체 주변을 둘러봤다.
근데 왜 정령들은  보이지?

"정령들은 이곳과 다른 공간에 있다. 이곳은 그런 차원의 제약을 받지 않으니까."
"뭐?"
"차원을 달리하기에 실제로는 너와도 가까이 있다. 단지 너와 정령이 그걸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 내가 묻는 건 그게 아니라...


"어떻게 생각을 읽을 수 있나 궁금한 거겠지."
"....."
"나는 이 공간의 창시자. 이곳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내면을 파악할  있다."
"거북하네."

내 속을 마음대로 읽는다니.
지금도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읽는다는 소리이다.


"당연하다."


그럼 질문 좀 받아줘.
너는 누구지?

"나는 공간의 창시자이자. 창조세계 루브디엄에서 온 이레귤러다. 미르틱 루니움이지."

미르틱?
설마 네가 청린과 홍린에게 지식을 알려준 용사 중 하나야?


"그래. 그 꼬맹이들한테 나의 세계의 지식을  알려줬지. 그것도 빙산의 일각일 뿐이지만."
"창조세계.... 그게 도대체 뭐지."
"창조세계란  그대로 창조세계다. 세계를 스스로 만들 정도의 초월자가 만들어낸 세계지."

아니 그게 뭐냐고요.
초월자랑 이레귤러랑 같은 건가?

"...아직 너에게 과분한 내용인 것 같군."
"뭐?"
"너는 약하다. 아직 최강자의 발끝은 커녕, 그에게 닿을 수도 없는 위치에 있는 주제에 많은 걸 알려 하지 마라."


아니 이 양반이 진짜!
 쌔졌거든?

"그래봤자 게임 차원 하나에서의 능력일 뿐이다. 고작 '시스템'의 힘을 빌려 그의 능력을 계승한 정도라면, 너의 능력은 한없이 약할 뿐이다."


...거, 댁은 얼마나 강한데?

"말해봤자 네가 알겠느냐? 개미가 인간의 전신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너 또한 알아봤자 나의 전체를 보지 못할 뿐이다."

.....말을 참 재수없게 하는 재주가 있네.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는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어쩐지 비웃는것 같기도 했다.


"그러니 무명에게서도 진짜를 보지 못했겠지."
"뭐? 무명을 알아?"
"알다마다. 그는 굉장히 유명한 이레귤러니깐. 네가 맞붙은 그의 능력은 고작 5%도 발휘가 안된 상태다. 그마저도 대부분 봉인당했지."


....순간 소름이 돋았다.
주변의 지형을  파괴시키고 레빗을 날려버린 게, 그게 고작 5%라고?


"물론 지금의 너는 무명의 일부 봉인을 스스로 해제할 만큼 강해졌긴 했다만...   정도 수준이다."
"그럼 나보고 어떡하라고."

약하니깐 찌그러져있으라고?

".....내 말뜻을 이해 못 했군."
"뭐?"
"너는 최강자의 진짜 힘을 깨우치지 못한 것일 뿐이다. 그는 최강의 이레귤러. 그의 힘은 단순한 능력이 아니다. 이 세상을 뒤집을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지."
"... 그렇게 말해봤자 내가 못-"

[ 영혼체가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

[ 영상이 강제 재생됩니다. ]


"한번 만나고 오는 게 낫겠군. 시간은 충분할 테니..."


야! 함부로 보내는 게 어디...

이윽고 내 의식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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