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76화 동행 (76/318)



〈 76화 〉76화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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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날아가고 있는가.


"으음...."


모르겠다.
지난 6년간 봐온 최강자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저 검술 강기를 조금 익힌 정도. 수준만 놓고 본다면 늑대 보스 앞에서 만났던 유저들 수준일 것이다.

그런데 왜...

콰아아아앙!!!


"꺄악!"
"뭐야? 폭발이..!"
"여기 사람이 깔렸어요!"

나는 그대로 튕겨져 나가 여관을 뚫고 옆  건물에 처박혔다.


큰 상처는 나지 않았지만 굉장히 당황스럽다.
아무리 최강자 라지만 이 정도라고....?

자박-

"당신은 누구죠? 변신을 할 수 있는 사람 정도라면, 제법 수준이 높은 마법사로 알고 있는데."


최강자는 어느새 내 앞까지 다가왔다. 한 손에는 연푸른 강기를 두른 검이 매섭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말했잖습니까. 저는 에르민-"
"에르민 기사님은 상처 하나에도 벌벌 떠시죠. 그런데 당신은 타박상을 제법 입었는데도, 고통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같습니다만."

그야 내 몸은 영혼체라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애초에 게임 속 보정으로 통증의 수치가 낮아진 것도 있고.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누구죠."
"....."

최강자의 칼이 분노를 내뿜듯 기가 거세진다. ...저거 진짜 초보 맞아?
대충 얼버무리면 날 그 즉시 배어버리려 하겠지.

"크흠... 뭐, 안 밝히려 했는데 어쩔 수 없군."
"?"
"저는 당신을 돕기 위해 다른 세계에서 건너온 또 다른 용사입니다."

-




"허억!"

다윤은 화려한 천장에서 깨어났다.
그러니깐 여긴...


"어머, 다윤 용사님 괜찮으세요?"
"...?! 홍린씨..?"

홍린.
도시 미르틱의 수장.

그런데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지?
땀을 뻘뻘 흘린 다윤은 방을 나가 주변을 둘러봤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아름다운 가구들. 그리고 바닥에 쭉 갈려있는 레드 카펫.

분명 우리는 망령 지대에 있었는데.....

"오라버니의 기계를 얻은 용사님이 긴급 탈출기를 사용하셨어요."
"아..."

방안  침대에는 콜트와 베린도 있었다. 잠들어 있는 모습.
콜트의 옆에는  부서져 가는 메카 갑주가 보였다.

"왜, 여기에 리스폰(ResSpawn) 장소로 설정한지는 모르겠지만요."


홍린은 한숨을 내쉬며 불결한 무언가를 보듯, 잠든 콜트를 내려다봤다.
정작 그 대상은 침까지 흘려가면서 잠을 자고 있었지만.

다윤은 일그러진 옷차림을 정리한뒤 고개를 숙였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김윤 용사님에게 진 빚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죠."

홍린은 싱긋 웃으며 차를 내왔다. 차를 먹으니 다윤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다.
차를 먹다 문득, 가장 중요한 걸 잊은 듯 벌떡 일어났다.


"김윤! 윤 씨는 어디 갔죠?"
"김윤 용사님은 이곳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네? 그, 그럴 리가요. 아무리 콜트 씨가 윤 씨를 별로  좋아해도 혼자 남겨두고 올 리가..."
"저도 그가 혼자 남겨두고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계약도 되어 있을 테니. 아마도 특정한 상황 때문에 리스폰의 영향을 안 받은 게 아닐까..."
"......."


다윤의 눈에는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차마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휘두르던 그의 모습. 모든  한순간에 무너지는 위력.

지금껏 김윤이 감당 못할 힘을 여러  써서 쓰러지는  자주 목격한 다윤이지만. 이번만큼은 진짜 감당은커녕, 조금도 제어하지 못할 것 같은 힘이었다.

....정말 괜찮은 걸까?
다윤은 파티 시스템을 봤다.


[ 김윤 ON, 베린 ON, 콜트 ON ]


셋 다 온라인.
즉,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얘기다.

윤 씨는 어떻게 된 거지? 설마 잘못된 건 아니겠지?
다시 못 보기라도 한다면...

"그리고 망령 지대는 한동안 출입 금지 지역이 되었습니다."
"네?"
"갑작스러운 대폭발로 인해 안개와 도시의 경계가 허물어 졌거든요. 사실 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그 지역 전체가 폭삭 무너진 거라 보면 됩니다."
"....."
"그만한 폭발을 직접 목격한 저로써도 이해가 안 될 정도의 폭발입니다. 그 정도면 거의 최고위 신이 대륙 전체를 뒤집을 정도로 힘을 써야 나오는 위력인데. 그날 뭔 일이 있었던 건지..."
"...윤 씨."

다윤은 불길한 상상을 걷어내듯 자신의 검을 꽉 쥐었다.



-



여기는 영상 속이다.
그리고 내 영혼체가 이곳으로 들어온 상태. 즉, 이곳이 과거 같은 개념은 아니다.

내가 여기서  짓을 해도 미래가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저 '만약 지구의 또 다른 김윤이 여기로 넘어왔다면?' 이라는 전개로 새로운 영상이 재생될 뿐.

"새로운 용사?"
"그렇습니다. 혼자가 된 당신을 위해 도움을 주러 여기로 왔습니다."


최강자가 나를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아마도 여신에게 그런 말을 못 들었으니깐.

[ 여신이 당신의 존재를 보고 갸웃합니다. ]

"...?"

시스템이 있잖아?
메시지 정도만 입력되는 초기 시스템인가. 최강자는 곰곰이 생각하다 어느 정도 납득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지만..."
"당신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사과드리죠."


나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이렇게 해야 자연스럽게 최강자 파티에 녹아들  있겠지. 그런데 최강자의 다음 말이 이상했다.

"2시간  새로운 용사들이 이곳으로 소환된다는 여신님의 뜻이 방금 전달됬습니다."

응?

"아마도 당신은 먼저  용사겠죠?"

앙?


"그, 그렇습니다."

엥?


"그렇군요. 그러면 신전으로 같이 가시죠."

"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의문을 해결하기도 전에 반쯤 끌려가듯 신전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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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에 도착하자마자 여신이 우리를 반겼다. 나의 존재를 보고 의문을 가졌던 것치고는 그다지 경계하지는 않는 눈빛이었다.

설명충 리비엔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

시스템이 없어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여신 앞이라 못 나오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소환이 된 다른 용사들을 보던 최강자는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다른 용사들과 달리 어느 정도 강함을 가진 용사라니... 확실히 믿음직하군요."
"이 정도야 뭐, 김윤 용사님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때 제대로 승부를 내지 않았으니깐요."
"......"

제대로 승부 냈으면 그냥 졌을걸? 지금은 스킬이고, 아이템이고 아무것도 없으니깐.

그나저나 내가 알던 최강자는 가족이 그리운 고등학생이었는데, 6년 동안 참 많이 변했다.


말투도, 행동도.

지난 6년간 1분 1초도 빠짐없이 본건 아니다. 영상처럼 필요한 부분만 딱딱 보여준다. 바뀐 이유는 뻔하겠지.
최강자의 허리에는 두자루의 검이 있었다. 푸른빛의 검과 화려한 성검. 박진수가 가지고 있던 검이다.


"....."


최강자는 검을 내려다보며 만지작거렸다.
과거를 회상하는 건가?


"그러고 보니 이름을  물었군요."
"아....ㄱ"

그래도  이름을 밝히긴  그런데. 게다가 이름이 같아서 괜히 호칭에 혼란이 올 수도 있으니깐...


"제 이름은 베린입니다."
"아 베린 용사님.  부탁드립니다."
"네. 저도요 김윤 용사님."

미안하다! 베린아.  이름 좀 잠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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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헉... 죽을 거 같아."
"살려줘야...."

소환된 용사들은 최강자의 지도 아래 훈련을 받고 있다. 체력과 육체 능력을 늘리는 훈련.

시스템의 레벨업이 없는 시점에서 이런 훈련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당연히 반발하는 용사도 있었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도 못해낸다면 훗날 개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그가 봐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물론 이렇게 말해도 탈주한 인원은 당연히 있었다.

"난 싫어. 주인공은 이런 훈련 안 받고도 성장하거든."
"내가 왜? 이런 훈련 따위  받아도 마법으로 승부 보면 되거든?"
"전 운동 안 좋아해요."

훈련을 거부한 체 신전에 지원을 받아 밖으로 나간 세 사람을 제외하고. 남은 5명은 최강자의 훈련을 받았다.

물론 나는 안 받았다.
훈련을 받을 수준은 아니니깐.


"정말 필요 없습니까?"
"김윤 용사님. 저는 이미 고향별에서 수많은 괴물들을 배어가면서 수련을 거쳤습니다. 훈련은 안 받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러시다면..."

물론 지구에는 괴물 같은 건 없지만 수많은 괴물을 배어 온건 사실이니깐.
신전과 왕국에 지도 아래 지식과 마법을 배우는 시간 10일, 그리고 최강자의 지도 30일. 총 40일이 지난 후에야 모험을 떠날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최강자의 방으로 들어가 책을 볼 수 있었다. 어째서 절대 은신을 뚫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강자가 훈련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책을 살펴볼  있었다.

"검술 강기.... 검에 기력을 넣어 사용하는 무공.."

기대하고 봤지만 그다지 쓸모 있는 내용은 없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
특별하거나 따로 심화된 것은 없다.

"사실상 이걸 토대로 만들었다고 봐야겠네."

내가 아는 최강자의 기술들을 개량의 개량을 거듭해 만든 기술일 것이다.
지금 당장은 쓸만한 걸 얻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괜찮은  하나."

스킬 / 검술 강기 - 진 (劍術剛氣 - 辰). LV.1
설명 -
최고의 강자이자 무인인, 최강자는 고민했다.
너무 강해진 자신의 힘이 자칫 잘못하면 힘 조절을 하지 못해 큰 피해가 일어난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결국 자신의 힘을 자체적으로 차단해 아무런 능력도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성공했고,
훗날 이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 사이 섞여  수 있었다.
이것이 파멸을 불러올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만...

그것이 곧 최강자를 하나의 차원을 넘어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존재가 되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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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 -
패시브 On / Off (쿨타임 미적용)
모든 공격에 '강함' 스텟 효과를 적용하거나 미적용 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미적용 상태 일시, 자체적으로 강함 스텟이 1 상승합니다. (쿨타임 2일)
*강함 스텟이 300%로 적용됩니다. ]

검술 강기의 레벨이 초기화되고 새로운 기술로 바뀌었다.


검술 강기 - 진


보통 게임에서 스킬 다음에 진(眞)이 붙으면 스킬이 더욱 강해진다.
...근데 왜 이건 진(眞)이 아니다 진(辰) 이지?

"흠.... 별이라.. 최강의 별 같은 의미인가?"

한자를  몰라서 모르겠다. 나는 책을 원래 위치에 놓았다.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정도면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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