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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7화 〉77화 마왕 (77/318)



〈 77화 〉77화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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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그래도 스킬이 강화가 되었으니깐.


하지만 의문이 든다.
날 이곳으로 보낸 미르틱 로니움.


녀석은 분명 최강자의 힘과 진실을 깨달으라는 목적으로 나를 이곳에 보냈다.
하지만 이제야 고작 스킬 하나 정도만 얻었을 뿐.

별다른 건 찾아볼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곳에서 진실을 알기위해 상당히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


“....일단 나가서 생각을-”

쿠구구구구구!!


순간 신전이 폭삭 내려앉더니, 압도적인 기력이 도시 전체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기의 흐름만 놓고 본다면 거의 최상위 악마와 필적할...

"뭐, 뭐야?!"


나는 급하게 바깥으로 뛰쳐 나갔다.
내 시야에 들어선 것은 수많은 악마들이 인간을 학살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꺄악!"
"사람살려! 악마들이..."


보라색 몸체에 붉은 눈을 가진 악마들은 자신의 몸색과 비슷한 창으로 인간들을 찔렀다.

사람들은 저항 한번 해보지도 못한 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도시를 짓누르는 거대한 압력 때문에.

"...원래 악마가 쳐들어오는 상황이 있었나?"

천사들의 도시 오르바틴을 한번 쳐들어간 사례는 있었다만, 악마가 직접 인간의 도시를 쳐들어온 일은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 최강자나 다른 용사들이 성장하지 않은 상태.
왜 하필 이때...?

"...나 때문인가."


여기에 유일한 변수는 나다. 그러면 이런 기이한 현상은 당연히 나로부터…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원래의 나라면 모를까, 지금의 나는 시스템은커녕 아이템이나 능력 면에서 굉장히 약화된 상태다.
원래의 능력에 5%가량도 못 쓰고 있는 상황인데...


"하압!"

콰아아아앙!


도시의 중앙쪽에서 거대한 폭팔음이 들렸다. 소리의 주인은 최강자, 김윤.
그는 악마에게 쉴새없이 검격을 날렸다.

‘일격…’

역시 오리지널이라 그런가 일격을 쿨타임도 없이 시전해 악마들을 도륙해 냈다.


"훨씬 위력이 약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 정도 위력을 계속 사용할 정도면 타락한 정령 정도는 잡을 정도의 능력이다.
인간을 학살하던 악마들이 갑작스러운 강자의 등장에 주춤 거리기 시작했다.


"키이이이..."
"강한 인간!"
"좀만 기다려라! 위대한 분이 오신다. 킥킥!"
"덤벼라 악마들아!"

슬금슬금 피하는 악마들을 향해 최강자가 몸을 던졌다. 그의 검이 한번 휘둘러질 때마다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적들을 일도 양단했다.


나는 그것을 눈에 고스란히 담았다. 단순히 위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교.
검과 몸이 마치 하나처럼 움직이는 움직임.


지금도  정도인데 초월자가  최강자는 얼마나 강한 거지?

"하아...하아..."

최강자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수백, 수천의 악마들이 죽어있었다. 그 외 각지에서도 기사의 도움을 받는 용사와 여러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악마들을 몰아내고 있었다.


승리가 보인다.

"이 정도라면 굳이 내 변수가 아니었나? 충분히 막을 정ㄷ-"

끼기기기기-기긱-!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기이하고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모든 악을 한곳에 욱여넣은듯한 무언가.


하늘에 악(惡)이 깃드는 듯 했다.
....설마?

쩌억-!

깜깜한 밤하늘에 거대한 보랏빛의 문이 열린다. 그 문틈사이로 누군가가 보인다.
무언가가 내려옴과 동시에 그 주변이 전부 가라앉았다.


건물도, 인간도, 악마도.  무엇도.


저걸 무어라 형용할 수 있을까.
그저 '기'같다. 강한 기력으로 이루어진 무언가.

-하찮은 인간들아. 종말의 때가 왔다.

세계를 주시하는 붉은 눈.
강력하고도 거대한 몸체.
모든  파멸시킬 것 같은 보랏빛 대검.

"마왕...."

미친, 마왕이 직접 오다니.
아니, 마왕성을 나오는 마왕이 어딨어!

그런데 나는 그걸 보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옆으로 다가온 여자를 주시했어야 했다.

....머리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라? 너가 여기 왜 있어?"
"... 하.. 페루아?"


머리가 뒤집어질  같다. 도대체 어떻... 게.....
하페루아는 나와 최강자를 번갈아 보더니 매혹적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흐응.... 역시 같은 이름이라 그런가? 이런 식으로 만나다니."
"...! 나를 알...아봐...?"
"당연하지.]

말이 두 가지의 형태로 들렸다.
그것은 악마의 말 같기도 했고, 운영자의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페루아는 내 어깨를 잡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나는 '하나'거든.]
".... 하나?"
[응. 나는, 아니. 악마를 비롯한 이곳의 모든 생명체는 수많은 개체로 나누어져 있지만.]

하페루아의 손길 하나하나가 온몸이 달아오를  같다.
영혼체가 그대로 바스러질 것 같은...

[난 하나야. 난 특별한 존재거든.]
"..뭔 소린지... 모르겠지만. 어째서, 마왕이..이곳에..."
[그야…]

하페루아는 나에게 시선을 돌려 최강자를 바라본다. 그 시선은 마왕에게 향했고, 또다시 옮겨진 시선은 나에게 향했다.


[어째서인지 ‘모든’ 특이점이 한곳에 다 있거든. 그러니 안 올 이유가 있-]


웃으며 내 귀에 속삭이던 하페루아가 무언가를 보고 급히 뒤로 물러났다.
그 자리에는 휘리릭! 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날라왔다.

"냥!"
[어머. 귀여운 고양이잖아?]
"...레빗?"

어째서 이곳에...?
분명 이곳엔 나 혼자 들어왔었다. 레빗의 능력은 사용할 수 있었다만 레빗을 소환 할 수는 없었다.

[아하…? 그래서 구나… 어쩐지.]


하페루아는 눈은 둥글게 휘었다.
레빗은 고양이의 귀와 꼬리를  여자 형상으로 변신한 체 하페루아를 노려봤다.

"주인님을 괴롭히지 마라냥!"

철썩!


"끄악!"

레빗이 갑자기 나를 후려쳤다. 이게 말로만 듣던 냥냥 펀치인가?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그대로 건물 4개를 관통하며 날아갔다.

쾅! 쾅! 쾅! 쾅!

"커어.... 후우...."

정신 차리라고 때린 것치곤 너무 세게 때렸는데.
 덕에 매혹이 풀리긴 했지만.

"후.... 생각해 보자."

나는 반쯤 너덜너덜해진 몸을 정비한 체 최대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이럴 때 지능 활성화가 있으면 좋으련만 지금은 그런 게 없으니깐.

"하페루아... 마왕... 특이점..."

분명 하페루아는 모든 특이점이 이곳에 있다고 했다. 마왕과 함께. 마왕이 마왕성을 두고 나온다는 게 가능이나 한 걸까?


특이점.


나도 시즌이 종료될 즘에 한번 봤었다.
나의 특성이 변하면서 생겼던 것. 그때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은 알 수 있었다.

왜 지금까지 기억이 안 났는지.
어떻게 이레귤러 들을 만남으로서 알아차리게 되었는지.

"특이점이라.... 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는 거겠지?"

나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허공에 뻗었다.
그리고 끌어왔다.

특이점. 게임 차원을 구성하는 요소들.


나도 아직 정확한 것은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유추할  있다. 그렇게 중요한 요소들이라면,
적어도 원래 것을 불러오는 정도는 가능하겠지.

[ 코드 WA-1을 실행합니다. ]


[ 기존의 데이터를 가상의 영상에 불러옵니다. ]


츠츠츳-!


"이런 식이었구나."

어느샌가 내 손엔 그라티아 장검이 들려있었다. 무명이 게임의 룰을 무시한 체 이동한 것과 비슷한 방식.

 육체도 바뀌었다.

기존의 모습으로 자동적으로 바뀐 것은 물론이고 원래의 힘의 대부분을 불러온  같다. 나는 검을 빙그르르 돌려 한 손으로 잡았다.


"원래 이렇게 검이 가벼웠나."


마치 펜이라도 잡는 것 같다.


[ 마왕이 당신의 존재를 파악했습니다! ]


'...!'

츄아아앙-!

보랏빛의 거대한 검격이 내 몸체를 강타했다.
정확히는 강타할뻔했다.

"와우."

간신히 이동 스킬로 피한 자리에는 검격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듯, 파여진 땅 사이로 불길한 보랏빛 기체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세계를 주시하던 눈은 이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조금전 까지만 해도 눈조차 들지 못할정도의 위압감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별다른 압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 마왕하고 한번 싸우고 싶었지."

이렇게 빨리 싸울 줄은 몰랐지만.

나와 마왕 사이에 정적의 기류가 흘렀다. 주변의 살아남은 악마들과 기사들도 순간 싸움을 멈추고 우리 둘을 바라봤다.
그러고 보니 레빗은 괜찮으려-

-느리군.


쩌엉-!


"큭!"


한순간에 내 앞까지 다가온 마왕이 보랏빛 기운을 담은 주먹을 내게 내질렀다.
반사적으로 두 팔로 막아내자, 충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뒤쪽으로 튕겨져 나갔다.


콰앙!

"미친!"


내가 욕설을 내뱉기도 전에 곧바로 세갈래의 보랏빛 검격이 내게 날라왔다.
원래 만화 같은 거 보면 한번 공격을 받으면 주인공이 반응하기 전까지 기다려주던데, 여긴 그런것도 없나보다.


[ 스킬 - 검술 강기-진 (劍術剛氣-辰) LV.1을 사용합니다. ]

[ 강함 스텟이 300%로 적용됩니다. ]


[ 강함 스텟 - 1571 ]

나는 그리티아 장검을 손에 쥐어 그대로 내질렀다. 최강자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은 그냥 휘두름.

공격할 생각이라기보단 검격을 상쇄할 생각으로 내지른 것이었다.
그런데 연푸른 강기가 거세게 치고 나가더니 보랏빛 검격을 뚫고 그대로 마왕을 갈랐다.


푸와아아악!!

"어, 어라?"
-크아아악!!!
"아니, 벌써 쓰러지면 어떡..."


마왕의 거대한 몸체가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지상으로 곤두박질 쳤다.


...? 뭐야 이건.

"?"
-크윽... 제법 강하구나.... 과연 여신의 선택을 받은 용사..."

아니, 검 한  휘둘렀는데요.
분명 본래의 힘을 끌어오기 전까지 감히 넘볼 수도 없는 악마였다.


마왕은 본래 게임보다는 훨씬 약하긴 하지만, 적어도 최상급 악마와도 비견될 수준이었는데....

-훌륭한 싸움이었다.

마왕의 몸이 보랏빛 재로 서서히 변하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나는 마왕이 사라진 자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시스템으로 정보나 대미지라도 보면 좋을  같은데..."


아쉽게도 그 정도까지는  끌어오겠다.
애초에 어떻게 끌어오는지도 모르겠고.

"주인님!"
"악!"


쿠당탕!"
레빗이 내 몸에 들러붙어 내 몸을 핥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그루밍인가?
내 몸이 침범벅이 되어갈 때쯤에 하페루아가 다가왔다.

"대단하네. 역시 최강자야."
"최강자는 내가 아니라 쟤인데?"

내 시선은 악마들을 도륙하는 또다른 김윤에게 닿았다. 마왕이 사라지자 압력또한 사라져, 많은 사람들이 악마에게 대항하기 시작했다.

도시에 있던 악마들은 대부분 정리된 거 같다.


그러나 악마들이 전부 죽어가고, 심지어 자기 아빠인 마왕이 죽었음에도 하페루아의 표정은 담담했다.
아니, 웃고 있었다.

"뭐야, 무섭게."
"아냐, 아냐. 재밌어서."
"그보다 진실을 말하지그래. "
“뭐가?”

하페루아는 나를 보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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