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7화 〉97화 측정불가 (97/318)



〈 97화 〉97화 측정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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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등급입니다."
"네?"


고작?
이랑이 SS인데. 나는 F-? 심지어 그냥 F도 아니고 F-다.

직원은 살짝 당황한  보였지만 이내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F-등급은 7년 전 이후로 최초십니다."
"...에?"
"10일 전에는 SS등급이 나오더니… 신기할 따름이네요. 아, 혹시나 헌터 지원금이 필요하시다면 헌터 행정센터로 가시면 됩니다."

그러니깐… 지금 나보고 헌터 최약체라...
이소린가?

'평소 같으면 환각이니 무시하고 가겠는데...'


왠지 무시당하는 것 같다.
살짝 비웃는 소리가 직원들 중에 들렸던  같기도 하고...

나는 다시 하얀색 구슬 앞으로 다가갔다.


"저 혹시 다시 측정해봐도 됩니까?"
"음... 원래 규정상 안되지만 어차피 측정이 빨리 끝났으니. 네, 가능합니다."


사족은  붙여도 될 거 같은데.


나는 손을 대기전 아주 조금 충전된 특이점을 끌어왔다. 원래는 페널티가 한계에 다다른 거 같아서  쓰려 했다만...


[ WA-7 코드를 실행합니다. ]


우우웅-!
이전과 달리 보랏빛 구슬에 진동이 느껴졌다.

마치 감당하기 힘든 힘을 받아들이듯이.


"이, 이건...!"
"에러가 떴습니다. 혹시 버그..?"
"아니야, 분명 SS등급까지는 정확히 측정될 텐데..."


나의 측정을 관찰하던 여러 직원들이 더욱더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랑 때보다 더더욱.


당연한 결과겠지만.
나는 그들을 향해 씩 웃어주었다.


"무슨 등급입니까?"
"자, 잠시만요!! 다시 한번 측정을...!"

F-등급이 나올 때랑은 확연히 다른 태도.
항상 헌터 소설을   나오는 반응이라 익숙한 느낌이다. 소설속 주인공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나는 장난스럽게 구슬을 툭툭 치며 말했다.

"그러죠."


어차피 시간은 남으니까.




-



그 뒤로도 무려 3번이나 더 측정했지만 모두 다 측정이 실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SS급 마석은 SS등급밖에 측정을 못하니깐.


집으로 돌아와 애들한테 얘기를 하자 다윤은 놀란 반응이었고, 베린은 그럴  알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랑은...


"....."

명상이라도 하는 듯 눈을 감고 있다.
관심없는 태도.
이런 데에서 강해봤자  의미 없는  이랑이 가장 잘 알테니깐.


"그래서 너가 SSS등급이라는 소리야?"
"아니."
"잉? 측정 오류 뜬거면 SSS급이라는 거 아니야?"
"그건 속임수니깐."


베린의 말대로 측정이 불가하면 SSS등급인게 보통적인 사례다.
그 보통적인 사례를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기에 모든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해당 코드의 사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됩니다. ]


특이점을 이용해 마석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측정 불가' 상태로 만든 것.
실제로 SSS급 능력을 가진건 아니다.

그 정도 능력을 얻으려면 내가 일전에 망령 지대의 대륙을 전부 과거로 되돌린 수준만큼의 사용량이 남아있어야 한다.


'이렇게 쪼달릴줄 알았다면 그렇게  쓰지 않았겠지만.'

특이점의 사용량의 제한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냥 기기를 측정불가로 만든 것뿐이야. 실제로 여기서의 내 능력은 너보다 약할걸."
"그래?"


베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마도 자기가 제일 약하다고 생각했을 테니깐.
옆에서 가만히 듣고있던 다윤이 말했다.


"그럼 측정도  끝났는데 이제 뭐 하죠?"
"길드를 만들어야지."
"네?"
"너도 봤으면 알겠지만 이런 헌터 소설은 길드가 없으면 상급 게이트 출입이 불가능해. 우리는 길드를 만든 뒤 여러 게이트들을 클리어할 거야."

SSS급 헌터 콜트는 함부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면 같은 동업자로 최대한 접점을 만드는 수밖에.
다윤은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이다 살짝 의문이 든 듯 나에게 물었다.

"아? 근데 윤 씨가 사람들이 SSS급이라고 오해하고 있다면 왜 지금 막 몰려들지 않죠?"
"확실하지 않으니깐."

F-, 그리고 측정불가.
 등급의 갭 차이가 심각하게 나기에 현재 관리국은 기기 조사에 들어가고 있다.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발표했다간, 가뜩이나 이랑 때문에 혼란한 상황에 불을 지피는 꼴이  수도 있다.


SS등급인 이랑 신경 쓰기도 바쁠 테고.

"그리고..."
"응?"
"솔직히  재미있을 거 같아서."


내가 아는 그 소설이 맞다면 그사람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지만.


'아마 없겠지.'

그 사람을 대신해 콜트가 있는 거니까. 나의 반응에 다윤이 의외라는 듯 나를 쳐다봤다.

"항상 실리만 찾는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나도 재밌으려고 게임하는 거야."

그 게임이 현실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정말  게임이 재미없다면 이렇게 열심히 퀘스트를 깨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적당히 로그아웃하면서 무명이 전부 깨길 기다리고 있었겠지.


다윤은 나의 반응에 ‘다행이네요…’라고 중얼거리며 옅게 미소 지었다.

“흠흠.”
"냥!"


어느새 나타난 레빗이 내 머리 위에 올라왔다.
...내가 특이점으로 소환한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어떻게 들어왔지?

"레빗도 왔네요?"
"냐아..."

다윤은 내 머리 위에서 노는 레빗을 끌어안아 무릎 위에 올렸다.
레빗은 그르릉 거리며 편안히 다윤의 무릎 위에 누웠다.

"아무튼 내가 SSS가 아니더라도 이랑이 SS기 때문에 길드 건설은 문제없어."

길드 건설을 위해서 잡다한 지식과 자격증. 그외에도 다량의 레이드 클리어 기록들이 있어야 하지만, S급이상은 그럴 필요가 없다.

높은 등급이 수많은 자격요건을 대신해 주니깐.

"아무튼 만들러 가보자고."

길드 이름은 뭐로 지어야 하나.
또 다윤 길드로 할까?


-


SSS급 헌터.
기존에는 S급밖에 측정이 안되어 수많은 S급 헌터들이 있었다.


"솟아나라."

어느 순간 혜성처럼 등장한 한 헌터.
수많은 소환수를 부리는 헌터로 인해 전황은 한순간에 뒤집혔다.


그의 마력은 어떠한 마법사보다 거대했으며,
그의 방어력은 웬만한 전사보다 단단했고,
그의 공격력과 속도는 모든 공격형 헌터보다도 더 강력했다.

"이번에도 시시하군."

그는 급격히 늘어난 수많은 S급 게이트 들을 클리어하며 한순간에 영웅이 됐다.
또한 수많은 헌터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SS급 게이트를 단숨에 클리어했다.

그로 인해 SS급 마석을 이용한 최신형 측정기가 탄생했다.
그것으로 S급 이상의 측정이 가능해졌지만 그를 제외하고 SSS급 헌터는 단  번도 나오지 않았다.

"나왔다고...?"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이곳.
탁 트인 유리창을 바라보고 있는 콜트는 비서의 보고를 받고 의문이 표했다.


"네. 새로 등장한 SSS급 헌터는 김윤이라는 헌터입니다. 레이드 기록은 없고 이번에 새롭게 각성한 헌터로 보입니다."
"......흐음."

콜트는 사무실의 푹신한 의자에 앉은 체 보고서의 내용을 살펴봤다.
분명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왜 이리 기분 나쁘게 생겼지?"
"네?"
"아냐, 아냐. 계속 얘기해."


얼굴을 보기만 하면 화가 나는데 정상 인걸까?
콜트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네. 그는 곧바로 길드를 만들 생각입니다. 길드원은 총 5명. 길드 부길마는 이번에 SS급을 받은 이랑이라는 헌터입니다."

"부길마가 SS?!"
"네."

콜트는 말도  되는 수치에 기함을 내질렀다. 보통 S급 이상이면 자신이 길드 마스터가 되지 남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S급 이상의 등급이 나오고 그런 사례들이 많이 사라지긴 했다만, SS급이 누군가에 밑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확실한 내용인가?"
"네. 같이 측정을 한 걸로 보아 처음부터 친분이 있었던 사이 같습니다."
"그런..."

다수의 소환수를 부리는 콜트에게는 많은 길드원이 필요로 하지는 않다.
하지만 같은 나라 출신의 SS급 헌터인 점을 감안해 영입할 생각이 있었다.

모든 길드의 가입을 거절하고 집에만 틀어박혀있길래 포기했었는데...

‘처음부터 다른 생각이 있었나.’

콜트는 보고서를 만지작거리다 이내 종이를 와득 꾸겨 쓰레기통에 넣었다.

-

"몬스터가 익숙하네요."


스각-!


녹색의 돼지를 닮은 괴물들이 몰려온다. 오크. 흔한 판타지 속 괴물들  하나다.
월드 어드벤처에서 지겹게 봐왔던 몬스터 중 하나.


"오크가 나오는 건 흔하잖아?"


촤아아악!

하얀 빛의 검격이 오크 무리를 쓸고 이내 게이트 내부를 갈라냈다. 검격에 닿자마자 그대로 분쇄되듯 갈라지는 오크 무리들.
아무리 고작 B급 게이트라도 2명이서 5분 만에 모두 클리어할 줄은 몰랐는데.

참고로 나는 헌터의 능력은 찌끄레기에 불과하지만 특이점을 이용해 어느정도 강함을 끌어왔다.
지금의 나는 B급 헌터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B급 게이트를 단번에 클리어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검이 B급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큭...하찮은 인간 놈들이 감히 오크의 성역. 그레놀라에 오다니! 죽음으-"

댕강~
오크 보스가 대사를 치던 도중 그대로 목이 잘려나갔다.

"....대사는  치게 해주지."
"진입 허가받은 게이트가 많잖아요? 빠르게 빠르게 가는 게 좋죠."

다윤은 신난  마정석을 수거했다. 헌터물에 필수적으로 나오는 마정석.
괴물을 잡으면 마정석이 반드시 나오는데 그것으로 무기나 각종 보호구, 또는 특수한 방어 건물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보스를 잡으면 2시간 이내에 게이트가 닫힌다. 만약 모든 마정석을 수거할 생각이라면 보스를 죽이지 않고 수거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하지만 우리 목적은 돈이 아니니까.’

어처피 돈은 넘쳐난다.

[ 돈 : 87,039,061,070 G ]


왜 이게 여기서도 통하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특성 덕분에 길드 건물도 좋은 걸로 구매하고 게이트 진입권도 잔뜩 살수 있었다.

"됐다. 이제 나가죠."
"그래."


보스가 죽은 뒤 생겨난 게이트에 발을 딛자, 다시 원래의 도시로 돌아왔다.
학교 운동장에 생겨난 게이트라 많은 학생과 기자들이 우리의 시야에 들어섰다.

"김윤 헌터님! 첫 레이드에 대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언제 능력을 깨달으신 겁니까?"
"한마디만 부탁드립니다!"

헌터 관리국의 판별 결과 나는 SSS급이라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그 때문인지 이랑 때보다도 더더욱 난리가 났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논하지 않고 세계가 아주 들썩였다.


한국을 넘어 다른 국가에서도 이미 수백, 수천개의 러브콜이 날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그 SS급인 이랑과 같이 길드를 만들었으니…


엄청난 관심이 몰리는 건 예정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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