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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5화 〉105화 수련 (105/318)



〈 105화 〉105화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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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다시.]

콰득.

[다시.]

쿠당탕!!

[...다시.]
‘죽겠네 진짜.’

수련에 들어간지 3개월째.
아직도 쿠베라의 본신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방법을 동원해봤다. 버프기나 이격을 최대한으로 사용해봤고, 레빗과 합동 공격까지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이게 가능한가 의문이 들 정도다.


[너는 재능이 있는  같으면서도 없군.]
[......]
[전처럼 그걸 켜라. 그러면 조금  접근할지도 모르지.]
[됐습니다.]

지능 활성화를 킬 거면 진작에 끝냈지.
빠르게 능력을 개화하기 위해 어쩔  없이 사용했다지만   다시 하기는  그랬다.
그리고 애초에 그런 식으로  거였으면 진작에 특이점이나 삼격을 사용했을 것이다.

이미 방법은 있다.
하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이건 단순한 자존심이 아니다.
내 스스로 알아내야만 내가 모르는, 내가 도달하지 못하는 초월자의 영역에 조금 더 가까워 질 수 있다.


‘하페루아와의 기억도 알아낼  있겠지.’

쿠베라는 늘 똑같은 무표정으로 나를 상대했다.

[이번이 정확히 2167번째 도전이다.]
[별로 안 했네요.]
[이미 너희는 12년째 도전하고 있다.]
[......]

쿠베라의 신계는 현실보다 시간이 훨씬 느리게 흐른다.
내가 3개월 정도라고 느낀 건 내가 ‘깨어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쿠베라에게 도전이 실패하면 항상 기절해 있었으니까.

“음냐… 배고프다냥…”


저 잠꼬대 하는 레빗을 보면 말이다.

[현실은 얼마나 지났죠. 3달보다는 적을 거 같은데.]
[정확히 67일 지났다. 이 수련도 70일에 맞춰 시간을 조절할 셈이다.]

그 말은 다윤이랑 애들이 67일이나 지구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네.
...이번엔 무슨말을 들으려나.

말은 하고 나왔지만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 생각 못 했다.

[걱정 마라. 시간은 맞춰줄 테니. 내가 손을 본 이상 이곳에서 100년이 지나도 71일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아뇨.]

나는 자리에 일어나  개의 검을 소환했다. 백색의 두검이 나의 성흔과 동조하기 시작했다.


[67일에 돌아갈 겁니다.]
[...할  있다면.]

쿠베라가 건네준 창도 꽤나 쓸만하지만 어느 정도 사용해보니 알 거 같다.
그건 성흔이 들어있어 공격에 유용하지만 변칙적인 부분을 내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동안의 전투의 기억을 떠올렸다
계획은 완벽하다.

[ 무기 - 스킬, 창대하여라를 발동합니다. ]


[또 이건가?]


쩌엉!!!


창백한 빛기둥이 쿠베라의 육체를 강타했다. 그러나 피해는 없다. 자연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신은 그저 껍데기일 뿐이니깐.


시야는 돌렸다.


그사이 나는 쿠베라 뒤로 이동해 이격을 시전했다. 순도 높은 두 갈래의 검강.
다른 버프, 기교 없이 오로지 절단(絶斷)을 위한 베기.

스각-


쿠베라의 왼팔과 오른 다리가 잘려나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생겼다.


[...본신을 공격하라 했을 텐데. 이곳에서 100년을 보내고 싶은 건가.]
[설마.]

나는 위에 솟아나는 대지 석판을 갈라냈다.
오랜만에 쿠베라의 무표정이 깨졌다.

‘거의 500번만 인거 같은데.’


갈라진 석판을 그대로 칼로 쳐내 쿠베라에게 던져냈다. 파각- 역시 자신의 능력답게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

‘헬 파이어 이그리트.’

쿠궁!

쿠베라의 신계에 거대한 불의 마법진이 생성된다. 하늘을 가득 매울 정도의 크기.
 정도면 거의 마성(魔星)이 시전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의 수준이다.


뛰어난 전사이자 마법사인, 불의 거인 이베르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

쿠베라의 대지가 불에 타오른다. 헬파이어 이그리트는 한번 시전 되면, 시전자의 마력이 전부 떨어질 때까지 그 일대를 계속 태우는 마법이다.


그 크기와 위력이 강해질수록 소모되는 마력도 늘어나지만, 많은 마력 회복 장비와 포션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문제 될게 없었다.

[잡기에 의존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

투둑.


불의 파도를 뚫고 하늘에 떠있는 나를 향해 쿠베라가 돌격한다. 아니, 이미 코앞까지 왔다.
나는 그대로 찬란한 빛을 버리고 그라티아 장검을  손으로 쥐었다.

[ 무기 - 스킬, 천벌을 사용합니다. ]


주위에 깔린 아그니의 불, 로카 팔라의 성흔, 그라티아의 번개.
3개의 힘이 하나의 기술에 융합되기 시작한다.
푸른 낙뢰의 홍염에 휘감긴다. 한계의 한계까지 응축한 공격. 그리고 이곳에서의 번개는 꽤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번개의 신인 인드라가 있는 세계.
그의 영향 아래에 있는 번개는 다른 속성보다 매우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내가 그동안 번개를 한 번도 안 쓴 이유는 이 순간을 위해서다.


파득-!
콰가가가가가강!!!


[...!]


나는 아슬아슬하게 쿠베라의 공격을 피한 체 낙뢰의 폭풍 속에 있는 쿠베라를 확인했다.
이미 육신은 갈갈이 찢겨 나가지만, 아직까지도 저 ‘너머’에 있는 영혼은 공격당하지 않았다.

분명 영혼은 쿠베라의 신계에 있다. 그리고 이곳은 쿠베라의 신계다.
그렇다는 소리는 분명 이곳에 쿠베라의 영혼이 있다는 소리.


어디 있을까.

나는 이미 그 해답을 알고있다.


[레빗.]
[냐!]


어느새 정신을 차린 레빗은 대지를 박차고 올라갔다.
레빗의 주위로는 별이 가득한 우주가 보인다. 그녀는 신기한 듯 우주를 잠깐 둘러보다 그대로 창을 쥐어들어 고속으로 강하하듯 대지를 내리찍었다.


아니, 찍어들려 했다.


[그만.]

대지에서 올라온 거대한 손이 창을 낚아채 그대로 이랑을 붙잡았다.
쿠베라의 대지는 마치 의지라도 지닌  마냥 움직였다.

대지는 말했다.

[수련은 여기까지다.]


-



사실 처음부터 영혼을 공격하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로카팔라의 신들은 자신의 거처에 영혼을 둔다. 그리고 그것은 월드 어드벤처의 자연신과 동일하다.


그 말은 자연이 파괴되면 힘을 잃는 신들처럼.
이들 역시 거처가 파괴되면 영혼에 손상을 입는다.

그렇기에 거처를 파괴하면 그만인 싸움이었지만 그걸 가만히 두고볼 쿠베라가 아니었다.
결국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쿠베라의 ‘육체’를 전투불능의 상태로 만들어야 했다.


육체를 사용할 수 없다면 본래의 영혼이 깃든 거처를 움직일 수밖에 없으니까.
거처를 움직인다는  결국 본신인 ‘영혼’을 건드렸다는 소리다.

[느리긴 해도  정도면 합격이다.]

저건 개소리다. 원작의 주인공도 익히는 데 30년은 걸렸는데.
나와 레빗이 둘이 동시에 하긴 했지만 12년이면 18년이나 감축한 셈이다.


[주인님! 우리가 해냈다냐!]
[그래, 우리가 해냈지.]

나는 깡총깡총 뛰며 나에게 앵기는 레빗을 뒤로하고 쿠베라에게 다가섰다.


[회의는 끝이 났습니까?]
[...그건 어떻게 알았지.]
[다 아는 방법이 있어서. 70일에 맞춘 것도 결론이 났기 때문인 거 같은데.]

원작에서도 주인공의 수련이 끝나는 다음날, 대재앙이 시작된다.
내가 3일 일찍 끝냈기에 4일 남았겠지.


[그래. 이제 4일 남았다.]
[더 하실 말씀은 없습니까.]
[...]


쿠베라는 대재앙이 시작하면 다수의 신들을 묶기위해 바빠진다.
그리고 죽겠지.


그는 대재앙의 중반부까지 여럿의 신들을 막다 인드라에게 거처를 파괴당해 영혼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간다.
훗날 그 사실을 들은 주인공의 각성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12년간에 전투를 기억한다면 굳이 거처를 파괴하지 않고도 그들의 본신을 공격할  있을 것이다.]
[......그렇군요.]
[이만 가라.]


쿠베라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
그가 없으면 지구는 대재앙이 시작된  곧바로 멸망을 당한다.
그가 있었기에 주인공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그들의 왕과 대적할 상황을 만들어 낼  있는 것이다.

쿠베라는 이곳에서 신들을 막아야 한다.
 길이 죽음임에도.

‘...슬슬 끝낼 때가  건가.’


엔딩을 보고 싶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엔딩이 나올까?


-


“어서  쿠베라~ 이게 얼마 만이야?”
“한 100년 만인가? 반갑네.”


로카팔라의 마지막 회의.
김윤과 레빗을 지구로 돌려보낸 쿠베라는 마지막 회의에 참석했다.
그를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물의 신 바루나와 죽음의 신 야마였다.


“소마는?”
“그 아이는 항상 중립이니까요. 당신만큼이나 참여를 안 한답니다.”

빛의신 수르야는 쿠베라의 물음에 답했다.
쿠베라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의 자리의 착석했다. 역시 인드라는 보이지 않는다.

“결론이 난 건가.”
“그래. 쿠베라. 지구의 생명체를 싹  날리는 것으로 결정이 났어.”
“......”
“혹시 본인 없었다고 결정에 반발하는 건 아니지?”
“아니다.”
“그럼 됐어!”

바루나는 몸을 빙글 돌려 바람이 부는곳을 바라봤다. 새햐얀 백색의 머리카락이 고고히 지구를 관조하고 있었다.

“바유. 일은 언제 시작할거야?”
“4일뒤, 그때 시작한다. 나는 나서지 않을 테니 나설 자들은 알아서 개입해라.”
“엥? 너는 왜? 너도 찬성했잖아.”
“할 일이 있다.”

이 회의의 주체, 바람의 신 바유는 그리 대답했다.
그의 차가운 눈빛에 그녀는 표정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돌렸다.

“그래~ 뭐 다들 지 맘대로겠지.”
“아그니는 어디 있나.”
“걔는 지 하수인이랑 게이트 잃었다고 지구 앞에서 대기 타고 있어. 아마 일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나설걸?”
“......”
“내가 혹시 몰라서 조사해봤는데 인간들한테 당했더라고. 참, 하수인이 되놓고 고작 인간한테 지다니. 웃기네.”

바루나는 킬킬 웃으며 물방울을 만지작거렸다.
바유는 또다시 탁자에 몸을 기댄 바루나를 노려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쿠베라를 바라봤다.

“쿠베라.”
“무슨 일이지.”
“최근에 하수인을 신계에 들였다고 들었다.”
“진짜?”
“오호…”
“혹시 최후의 사도로 임명하실 건가요?”

바유의 말에 여러 명의 신들이 반응을 보였다.
딱히 적의는 없는 태도.
아직까지 그들이 자신의 저지 계획을 모르고 있는듯하다.


쿠베라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물음에 대답했다.


“그래. 꽤나 마음에 드는 인간을 만나서 말이지. 그 아이는 내가 따로  셈이다.”
“그런데 왜 다시 지구로 보냈지?”
“...마지막으로 고향에 다녀온다 했다.”
“으흠… 그래. 알았다.”

바유의 말과 표정.
쿠베라는 알수 있었다.


적어도 그는 자신의 계획을 눈치채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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