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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4화 〉1. 정신 나갈 것 같아 (1) (124/318)



〈 124화 〉1. 정신 나갈 것 같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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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어드벤처.

가상 현실이 접목된 mmorpg 게임.
거대한 대륙과 그곳에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신기하고 신비한 기술과 초월적인 악마와 신들, 마지막으로 여신의 선택을 받은 용사들까지.

월드 어드벤처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갓갓갓 게임이었다.
그래, 그랬던 적이 있었지.

“후하… 드디어!”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단순한 가상 현실 게임은 ‘현실’이 되었고 이 세상은 가짜가 아닌 진짜로 변했다.

“남들 다 일찍 왔는데 나만 고생했어…”

내 신세.

[ 이름 : 한채림 / LV.162
특성 : 마나 적응(유니크)
직업 : 멀티 매지션(일반 / 에픽)
스텟 : 다중 70, 마법 100 / 체력 30, 마력 200, 민첩 20
무기 연마 : 열리지 않았습니다. ]

내 이름은 한채림.
통합 서버에 발을 들인 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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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년전.
갑자기 의문의 포탈을 통해 가상현실로 빨려 들어왔다.
5년 전 운영을 종료한 게임, 월드 어드벤처.

그 당시의 나는 고작 15살이었지만 끝무렵에 한 달 정도 한 것 빼고는 들어간 적이 없다.
 별로 하지도 않았던 나를 갑자기 납치한 걸까.

의문을 가졌지만 알 길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 요상한 게임을 계속 플레이 해나가는 것뿐.

그래, 그게 전부였다.

“마나… 헤으응...”

전 시즌에 뛰어난 업적을 이뤄야만 좋은 능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운영자의 말이 있었지만, 나는 어째서인지 유니크 특성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운이 참 좋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뒤에서 씹는건 기본.

“흐에에엥… 나쁜사람들… 내가 얼마나 힘드…”

마나 적응.
내가 가진 특성으로 공기 중의 마나를 빨아들이고 체내에 습득한 마나 적응력을 극도로 상승시켜준다.
유니크 치고는 꽤나 좋은 특성이었지만 한가지 단점이 있다.

“흐에엑…”

바로 마나 과다증.
이 망할 특성은 마나를 끝도 없이 처먹어서 온몸에 계속 축적시킨다.
그렇게 축적시킨 마나는 다행히 몸에 큰 부담을 주진 않지만 크나큰 부작용이 존재한다.

바로 약에 취한 것마냥 정신이 흐물흐물해진다는 것.

 디버프같은 버프로 인해 이곳에서의 2년중 절반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보내왔다.
만일 3개월 전 마나 조율 기기를 얻지 못했다면 통합 서버는커녕, 오크 지역도 못 넘어왔을 거다.

가장 위험했던 건 디틴베리였다.
마나란 마나가 가득했던 그곳은 발을 들이기만 해도 뇌가 이상해져버려 고생을 꽤나 했다.

아마 퀘스트를 주던 사람들이 나를 이해해 주어 성 밖에서 퀘스트를 주지 않았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

아무튼.

조율 기기를 얻고 난 후 열심히 노력했다.
나의 이 비정상적인 능력에 여럿 있던 동료들이 짐만 되는 나를 두고 죄다 떠나가 버렸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18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 누군가 최초로 모든 메인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

세계가 통합됩니다. ]

[ 통합 서버가 열립니다. ]

[ 기존의 세계의 축소가 시작됩니다. ]

“오오!!”
“누가? 벌써???”
“아니 4악마를 전부 뚫어냈다고?”

테라딘의 소도시에서 음식을 먹던 나는 벌떡 일어났다.
뚫어냈다고?

나는 당황했다.
디틴베리를 간신히 넘었지만 난이도가 급상승한 로루닌 숲의 정령들을 뚫어낼 수가 없어 하위 지역에서 레벨업을 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그 이상으로 나아갔다니.

놀랐다.
그리고 가게를 벌컥 나섰다.

분명 로그아웃을 했을때 커뮤니티에서 들은 정보로는 통합 서버가 열리면 기존의 난이도가 낮아진다고 들었다.

그리고 공지로 뜬 ‘세계의 축소’.

분명 난이도 하향을 의미한 것이다.

“매직 볼트!”

1서클 마법 매직 볼트.

허겁지겁 달려온 내가  마법은 로루닌의 정령들에게 눈덩이를 던지는 것보다 아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퍼걱─!

[ 오염된 숲의 정령을 잡았습니다. ]

1동화를 획득했습니다. ]

[ 50경험치를 얻었습니다. ]

[ 세계의 축소가 진행 중입니다. 보상이 하락합니다. ]

[ 대상과의 격차가 심각합니다. 보상이 하락합니다. ]

“오오!!”

그 수십만의 피를 가진 정령이 한방에 죽었다.
그것도 하위 마법인 매직 볼트로!

보상이 굉장히 낮아지긴 했지만 상관은 없다. 어차피 빨리 통합 서버로 나아가려던 참이었으니깐.

게다가 느껴진다.
마나로 가득 찼던 이전과 달리, 공기 중에 마나가 급격히 옅어졌다.
이 정도면 마나를 얻지 못하기에 기존의 능력이 떨어지겠다만, 헤으응 거리면서 정신이 나가는 것보다 100배는 낫다.

“좋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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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이군요…”
“...”
“새로운 세계의 저는 그리 쉽지 않을 것입니다.”

파사삭…

자신의 앞에 서있던 악마의 모습이 흩어진다. 그 주위로 퍼져있던 수많은 영혼들까지도.
마침내 4악마중 최고 난이도인 드레투라를 격파한 것이다.

물론 진짜 강한  제라드지만 다행히 우리서버에는 제라드가 없었다.
천만다행이다.

만일 엄청 세다고 알려진 제라드가 있었다면 무려 5개월이나 늦어진 통합 서버 진출이 배로 늘어났을 것이기에.

“호에에엥…”

나는 과도한 마나의 정신을  차리고 헤롱헤롱 거렸다.
마나는 옅어졌지만 하필 적이 드레투라였다.

영혼을 다스리는 ‘마법사’ 계열의 악마.
그의 강대한 마나에 자칫 위험할 뻔도 했지만 오히려 너무 강대했기에 빨아들일  있는 마나가 많았다.

물론 그만큼  정신이 나갔지만.

“하핳! 우루라랄라! 신난다아!”

악마전에 들어서니 열심히 구한 조율기가 금방 부서졌다.
그래서 신났다.
헤헤. 이겼당.

“날! 통합 서버! 옮겨져!”

[용사님.]
“우으엥? 어! 팡머!”

눈앞에 팡머가 나타나따.
운영자 안녀여여영~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으앙~ 새로새로히~”
[......기분이 많이 좋아 보이시니. 저도 좋군요.]
“새로 시작! 마법 짱짱해!”
[그럼...]

더는 못 들어 주겠다는 듯 광대의 손이 움직이자 한채림의 몸이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다.

에? 어디로 가는거양?

[그럼… 당신의 능력을 잘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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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

“...흠흠.”

익숙한 일이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상 짓은 많이 부려왔으니 괜찮…
다고 생각해도 부끄럽긴 했다. 게임의 주체이자 나를 이곳에 가둔 운영자에게서 물어볼게 많았는데.

‘로그아웃도 안되고 말이야.’

통합 서버가 등장한 후 더 이상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는 방법은 ‘새로운 메인 퀘스트를 모두 완료 해라.’ 라는 공지만 띄울 뿐이었다.

“...아무튼. 왔네.”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나와 마찬가지로 꽤나 많은 유저들이 도시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기가 엔… 도라시랬나?

통합 서버의 시작 도시.

일단 도착하긴 했는데 뭘 해야 할까.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퀘스트가 해답을 내려줬다.

[ 메인 퀘스트 - 새로운 시작(마법).

당신은 용사의 핏줄을 가진 후대 용사입니다.
새롭게 펼쳐진 세상에서 강함을 길러 마왕을 무찔러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특화된 마법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지금 당장 리론 아카데미에 진학해 수업을 모두 수료하세요.

-엔도라시에 위치한 리론 아케데미 졸업(0/1) ]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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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어? 이번에 용사가 온대.”
“용사가 한둘 오냐. 아주 개나 소나 용사지.”
“그렇긴 한데…”
“이번 학기에만 학생의 30%가 용사잖아.”

지팡이와 두루마리를 들고 가던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었다.
마법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반드시 필수적이라고 진학해야 한다고 소문이 난 리론 아카데미.

이곳의 교수는 기본적으로 상급 마법사 이상의 꽤나 높은 수준의 마법지식을 가지고있다.
소문에 의하면 마법의 별이라고도 불리는 마성(魔星)의 위치한 사람이 무려 셋이나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6개월마다 이곳의 진학지원자가 쏟아지지만, 뛰어난 마법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입학할  없다.

 예외가 있는데…

“왜 용사는 프리 패스냐는 거지.”
“...확실히 꼴 받긴 해. 용사가  대수라고.”

용사는 간단한 마법 관련 능력과 지식만 있다면 너무나도 쉽게 진학이 가능하다.

용사.
세계를 악으로 물들이는 마왕을 물리치고 영웅이 될자.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멋있고 경외스러운 이름이지만 그것도 한둘일때의 얘기.

용사의 수가 천 단위, 만 단위를 넘어가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금 통합 서버에 있는 용사는 만명을 넘어갔으니깐.

“...흐흠. 되게 창피하네.”

그리고 나는 여기 서있다.
아카데미의 입학을 위해. 마침 시즌이 딱 맞아서 어렵지 않게 들어올  있었다.

학기마다 진학자는 총 150명.
그중 50명은 용사인데 거의 마지막 날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법적 재능을 인정해 주었는지 나에게 입학 허가를 내렸다.

“A반…”

21살에 다시 학교라니.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물론 실제 나이론 20살이지만 여기서 긴 시간을 보냈으니까.

기다란 복도를 지나갔다. 공기 중에 퍼진 마나와 벽면에 설치된 마석 때문에 정신이 아찔했지만 레벨이 올라가서 그런가 충분히 버틸만했다.

‘너무 과하게만 안 빨아들이면 돼.’

나는 반쯤 고장 난 조율 기기가 만지작 거리며 문을 열었다.

드르륵─

“으읏...”

나를 바라보는 수십 개의 시선들.
내가 좀 늦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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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너 용사네?”
“아, 어 난 용사야.”

30명 남짓  반.
워낙 늦게 온 탓에 빈자리에 앉자마자 옆에 있던 여자아이가 말을 걸었다.
백금 발의 웨이브에 보석 같은 자안(紫眼). 화룡점정으로 아름다운 외모까지.
마치 귀족 가문의 영애를 연상케 하는 외형이었다.

나이는 나보다 4~5살은 어려 보이는데...

‘유저는 아니겠고… 여기 NPC겠지.’

솔직히 NPC나 우리나 똑같은 사람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이젠 나누는 것 자체가 의미 없긴 하다.

“너, 마력 재능이 뛰어나구나?”
“응, 여신님께 마법적 능력을 부여받았거든.”
“그래? 여신의 선택이라… 괜히 A반에 온게 아니네.”
“...?”

A반이면 뭔가 다른가?
왜 다른지 물어보려던 찰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또각.

불을 닮은 붉은 머릿결이 휘날리고 붉은색의 적안이 우리를 바라본다. 여자가 봐도 너무나도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사람.
아마도 선생님이겠지.
그런데 나는 그런걸 신경 쓸게 아니었다.

“호에에에엥…?”

나는 거대한 마나에 첫날부터 정신이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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