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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7화 〉 3. 마법 대전 (4) (137/318)

〈 137화 〉 3. 마법 대전 (4)

* * *

­

“어떡할까. 이대로 정면승부는 힘들 거 같은데.”

아무리 마법을 사용해도 술래의 생체기 하나 낼 수 없다.

게다가 아까 그 파괴력.

조금이라도 스쳤다간 그대로 리타이어 될 확률이 매우 높았다.

“희망은 있어.”

“어?”

루인은 벽면에 마구잡이로 붙여진 흰색의 퍼즐을 끼워 맞췄다.

그러자 흰색의 2개의 타일은 붉은색의 그림으로 변했다.

이건 또 뭐람.

“그 교수가 두른 건 마나 방어막이었어. 아마도 그게 깨지면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거야.”

“그 방어막은 어떻게 깨게?”

어지간한 마법도 모조리 상쇄시킨 마나 방어막이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깬다는 걸까.

“이 방을 이용해야지.”

벽면에 붙은 퍼즐 조각이 제대로 맞춰진다. 끼릭­ 끼릭­ 소리를 내며 하나, 둘씩 맞춰지다 보니 어느새 완성이 되어 있었다.

세상의 모든 업화(?火)를 두른 듯이 불에 타오르는 남자.

그 주위로는 불이 마치 고개를 숙이듯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퍼즐 되게 잘하네.”

“아, 어. 아빠가 이런 거 많이 시켰거든. 고향의 산물이라나 뭐라나.”

“아하.”

용사의 후예니깐 퍼즐을…

?

근데 시기가 안 맞지 않나?

용사인 우리가 온 지는 아무리 길어도 3년이 안 됐을텐데.

“그럼…”

“우선 이 공간은 마력를 차단하는 방이야. 아마도 우리는 멀쩡하지만 술래는 차단되겠지.”

“이 방으로 유인한다는 건가요?”

“응.”

루인은 미르의 말에 대답하며 옆으로 손을 내밀었다.

비쉘은 기다렸다는 듯이 푸른색의 음료를 대령했다. 총 5개.

달그락.

“뭐야?”

“먹어. 이질적인 상대를 상대할 때 효율적인 포션이니깐.”

호리병 담긴 푸른색의 음료.

마치 지구의 이온음료 같기도 하다.

「▼▼─ 」

그리고 뭔가 느껴진다.

꿀꺽.

조금 망설이자 미르가 먼저 음료를 입에 털어넣었다.

“오. 신기한 느낌이군요.”

「▼▼─ 」

미르의 머리끝단이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미르는 신기한 듯 머릿결을 만지작거리다 창을 휘둘렀다.

후웅─ 창날은 이전보다 훨씬 더 빨리 허공을 갈랐다.

확실히 달라진 느낌.

“대체 무슨 영약입니까?”

“나도 몰라.”

꿀꺽. 루인과 비쉘 역시 음료를 삼키며 말했다.

“아빠가 만든 거거든. 엄마가 말하기로는 아빠 세계의 영약이라는데 뭘 알려주질 않으니.”

루인의 푸른색의 갑주는 이전보다 더 파래졌다. 비쉘은… 똑같네.

“...먹을까?”

“응.”

나와 엘레나 역시 음료를 삼켰다.

뭔가 예상했던 대로 이온음료 맛이 났다.

「▼─ 」

...변화가 있나?

채림을 유심히 지켜보던 루인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엘레나는 미르처럼 머리의 끝부분이 조금 파래지고 자안에 푸른색이 조금 섞였다.

미르는 자신감이 생긴듯 말했다.

“그보다 어떻게 교수를 유인하죠?”

“음… 우선 한 명이 교수한테 시비를 걸어서 불러오는 걸로…”

“...시비 걸자마자 탈락하지 않을까요?”

“제가 분석한 교수의 성격상 순순히 이방에 들어올 확률이 92.7%입니다.”

“역시 비쉘! 그럼 누가 교수를…”

“잠깐.”

나는 이들의 말을 멈췄다.

아까 걸어둔 표식에 감각을 집중하기 위해.

“...만났어.”

“뭘?”

“술래가 지나 선배 쪽을 만났어.”

­

“하여간 꼭 저런 놈들이 있어요.”

“그니깐~ 애초에 경험자 말을 듣는 게 맞지 왜 저렇게 단독 행동해서 인원수를 줄이냐고~”

“에휴.”

이들은 지나와 옆에 2학년 남자의 뒤를 졸졸 따라갔다.

대부분이 1학년, 혹은 경험이 없는 2학년이다.

상대하기는커녕 마법 한번 스치지 못할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라곤, 유경험자의 말을 따르는 것뿐이었다.

“여기야. 여기서 장비들을 다 설치해야 돼.”

“네!”

“알겠습니다!”

뒤 쫓아온 학생들은 지나의 말대로 방의 장비들을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술래잡기의 함정방은 곧바로 작동되지 않고 퍼즐이나 문제 풀이를 해야만이 작동하게 된다.

때문에 술래가 오기 전에 서둘러 문제들을 맞춰야 했다.

‘물론 교수들은 기다려 주지만.’

애초에 교수들이 진지하게 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무기술 교수는 학생들의 문제 풀이나 함정 설치, 마법 시전을 모두 기다려준 뒤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친다.

때문에 A팀은 절망의 술래잡기라고 불리기도 했다.

왜 무기술 교수가 B팀으로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있다.

적어도 새로운 교수는 무기술 교수보다 강하다.

A팀의 교수는 B팀의 교수보다 강한 것. 그것은 불변의 법칙이었다.

갑작스러운 드래곤의 등장으로 본선 진출이 느려져 A팀으로 가게 되었지만 오히려 이건 기회일 수 있다.

“이게 맞나?”

“여기다 마력을 넣는 건가 봐.”

“신기하다.”

B팀에서는 절대 쓰지 못할 전략을 사용할 수 있으니깐.

“어때? 다 됐…”

쿠르르릉!!!

방이 흔들리고 애써 맞춘 장비들이 아래로 떨어진다. 장비를 맞추던 팀원들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려 벽면에 처박혔다.

교수가 왔다.

“미친… 뭘 쓴 거야?”

정보라도 얻을까 해서 허공에 시야 전송 마법진을 걸어놨는데 아주 초토화가 되어있다.

땅이고 벽이고 흩날리듯 터져나간 현장.

마치 대지진이라도 일어난듯하다.

“무슨 일입니까?”

“교수가 온 것 같아. 다들 대비하고 다시 맞춰.”

“아, 네…”

“네.”

벽면에 박힌 학생들은 몸을 추스르며 다시 장비들을 맞췄다.

지나의 시선은 여전히 그곳을 향해 있었다.

‘...적어도 대마법사 이상. 최상위 마법인 어스퀘이크를 쓴 건가?’

그러지 않고서야 저정도의 화력이 나올리가 없다.

“다 됐어요.”

“좋아. 다들 장비 하나씩 붙잡고 있어. 오면 마법 차단을 시키고 역으로 공격할 거니깐.”

지나는 그들에게 명령한 뒤 교수가 오길 기다렸다.

이미 우리 위치는 당연히 알겠지.

쿵!

시야 마법을 못 봤을 리가 없으니깐.

자박.

“...흠. 이방은 마법식이 특이하네. 이건 제어 마법이 아닌데?”

“...”

“공격 마법도 아니고… 소환 마법? 아니 등가 교환에 가깝겠네. 이걸 만든 리엔도 악질인걸.”

꿀꺽.

보안 마법을 걸어둔 문은 아무렇지도 않게 뚫렸고 미리 걸어둔 17중 마법 역시 무효화됐다.

벽면과 바닥 장비에 붙은 학생들은 지나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치?”

“지금.”

지나의 말과 동시에 장비를 쥐어든 학생들이 가운데에 있던 버튼을 꾹 누른다.

즈앙­ 장비들에서 빛이 일어나고 버튼을 만진 육체는 신호가 꺼지듯 곧바로 쓰러졌다.

“호오.”

[A팀의 팀원들이 한계 이상의 대미지를 입었습니다.]

[A팀 8명이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잘가 교수님!”

지나의 지팡이가 붉은빛을 발하자 학생들의 마력을 흡수한 장비들의 힘이 한곳으로 쏠리기 시작한다.

이윽고 빛은 거대한 붉은 광선이 되어 교수를 꿰뚫었다.

쩌─엉!

콰가가가가가!!!

교수는 그대로 열려있던 문으로 튕겨져 나가 그대로 다시 메인 홀로 떨어졌다.

“후…”

“죽었나요?”

“설마. 어느 정도 상해만 입었겠지.”

7개의 함정방 중 하나인 ‘희생의 방.’

마력을 흡수하는 장비들이 가득한 방으로 순서와 결(?)을 모두 맞춘 후, 팀원들을 희생시켜 더욱더 강한 마법을 발동시키는 곳이다.

흡수된 마력은 리엔 교수의 능력으로 인해 궤를 달리하는 마법으로 바뀌게 되는데, 과거에도 이런 식으로 희생해 교수에게 유효한 타격을 입혔던 걸로 기억한다.

‘당연히 나에게 말하고 하진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술래잡기는 좀 더 활약한 팀원이 더 좋은 점수를 받고 희생만 한 팀원은 낮은 점수를 받으니까.

게다가 이 희생이라는 게 아주 기분이 더럽다.

마력을 통째로 흡수 당한다라는 감각은.

“좋은 마법은 아닌데 말이야.”

“...! 어떻게…”

교수는 너무나도 멀쩡히 내 눈앞에 서있었다.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모습.

“...어떻게 멀쩡한 거죠?”

“안 멀쩡한데?”

그렇게 말한 교수는 자신의 왼쪽 손바닥을 보여 주었다. 조금의 상처를 입은 모습.

그러나 저걸 8명이나 희생한 마법의 결과라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놀랐어. 아무리 꽤나 위협적일 수도 있다고 자부했지만 나한테 상처를 입힐 줄이야.”

“...”

“자랑스러워해도 돼. 이래 봬도 한 1년 동안은 상처 하나 입은 적이 없거든.”

진짜다.

김윤은 지난 1년간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다.

단순히 강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돈값, 이름값 하는 장비들로 무장하고 있었고, 항상 신체 강화나 특수한 방어 체계를 갖추고 있었기에.

그간 제라드 이상의 강적을 만나지 못한 탓도 있다.

“...”

“그나저나 이렇게 사람을 갈아 넣어서 마법을 쓸거라곤 생각 못했는데.”

“...갈아 넣진 않았어요.”

“반쯤 갈아넣은거지.”

김윤의 손에 거대한 마법이 깃들었다.

­

[A팀 2명이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이쯤일 텐데~”

나는 채림을 찾아가고 있다.

생각보다 리엔의 마법은 쓸만했다.

아무리 내 육체와 능력을 약화 시켰더라고 해도 나한테 상처를 입히다니.

어쩌면 리엔과 리진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발현’을 알려준 이상 예정된 결과였겠지만.

덜컹.

“안…”

콰아아아아아!!!

마력의 흐름이 꺼짐과 동시에 거대한 브레스가 내 몸을 강타했다.

­

“허허… 아주 스펙타클 하네.”

난 왜 누워있는가.

“잡은 거 같죠?”

“용 쌔네. 왜 진작 안 썻어?”

“후으에에... “

“우선 마무리를…”

나는 쓰러진 몸으로 주변을 살폈다.

나를 둘러싼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학생들.

정신이 나간듯한 채림.

그리고…

“용용이님은 무지 강력한 것입니닷…!”

[...]

님프와 거대한 드래곤.

아니, 초월자.

초월자가 왜 여기 있는 건가. 의문이 들었지만 내가 할 일은 하나다.

티각.

­자, 잠깐!

퍼버벅!!!

[A팀 4명이 대기실로 이동합니다.]

아주 조금의 봉인을 푼 나는 그대로 드래곤의 머리를 찍어눌렀다.

[큭!]

“무, 무슨 짓입니까…! 용용이님을 놔주시는 겁니닷…!”

“어디서 온 초월자냐.”

“놓으시…”

[난 적이 아니다. 술자의 소환수일 뿐이다.]

“구라까지마.”

초월자가 고작 이런 곳에서 소환수 놀이를 할 리가 없다.

그 증거로.

「▲공유 」

“뭘 공유하고 있는 거냐.”

[...]

“저, 저희는 적이 아닌것 입니닷…! 진짜입니닷…!!!”

“구라를…”

퍼억.

"용용이를 괴롭히지마아아!!”

채림의 건틀릿이 김윤을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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