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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화 〉 5. 각자의 계획 (2) (150/318)

〈 150화 〉 5. 각자의 계획 (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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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채림과 카인의 대전을 보고 있던 나는 카인의 능력에 주목했다.

레전드리 특성, 투기장.

지정한 대상을 원형의 공간 안에 가둬 1대1 대결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지정한 대상은 디버프를.

자신은 버프 효과를 받으며, 한쪽이 이길 때까지 ‘절대’ 투기장은 끝나지 않는다.

3성급 능력은 아니지만 ‘절대’라는 강제성을 띤 만큼 어지간한 차이도 충분히 상회할 정도의 사기 능력이라고 보면 된다.

‘예~전에 한번 붙었던 거 같기도 하고…’

전 시즌에 투기장을 특성을 가진 랭커과 싸운 적이 있긴 한데... 꽤나 강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내가 이겼지만.

역시 날고 기어도 신성 보호는 뚫을 수 없지.

[투기장 효과로 유저, 카인의 모든 능력치가 50% 상승합니다.]

[투기장 효과로 유저, 카인의 검술의 효율이 2배 상승합니다.]

[투기장 효과로 유저, 카인의 마법의 효율이 2배 상승합니다.]

[투기장 효과로...]

카인의 검이 채림의 어깨를 베어냈다.

­

“으읏!”

채림은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몸을 뒤로 뺐다.

‘투기장이라니…’

상대가 용사이자 유저 인걸 듣긴 했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능력이다.

자신에게 걸린 디버프,

그리고 상대에게 걸린 버프까지.

모든 정보를 눈앞에 띄워진 정보창으로 읽어낸 채림은 경약하며 마법을 준비했다.

‘용용이랑 님님이는 못쓰지만…’

[특성 스킬 ­ 멀티캐스팅을...]

[주위의 마력이 짙어집니다. 멀티 캐스팅에 실패했습니다.]

“뭐?”

스킬 실패에 당황할 틈도 없이 카인의 검이 채림의 목을 노리며 쏘아졌다.

위험…!

카카카칵!!

“...무슨?!”

“엄청 비싼 거다!”

빠아아악!!!

엘레나가 혹시나 해서 건네준 지팡이로 공격을 막은 후 그대로 카인의 머리를 후려쳤다.

기왕이면 마법을 쓰고 싶었지만 현재 마법 시전이 어려운 상황이고 절대 절대 그 지팡이로 마법을 쓰지 말라는 엘레나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끄윽…”

그럼에도 지팡이는 둔기로서 훌륭한 무기였다.

“뭐야 이거 엄청 단단하네.”

흰색과 붉은색을 뒤섞어 놓은 것 같은 지팡이는 어지간한 무기보다 더 단단했다.

카인은 몸을 비틀거리며 큭큭 웃더니 갑자기 소리치기 시작했다.

“네놈…!뭘 어쩌라는… 마법을 써야…?”

“?”

“이 자식이…”

혼자 누군가와 대화하듯 중얼거리는 카인.

이때가 기회다 싶어 그나마 영향을 덜 받는 육체 강화 마법을 걸고 비틀거리고 있는 카인을 내려찍었다.

팅~

허무하게 튕겨져 나가는 지팡이.

“어?”

“다도난무(???).”

촤라라라락─

푸가가가가각!!!

“읏!”

검의 궤적이 카인을 통해 발휘되고 이윽고 궤적들은 한대 모여 폭풍처럼 채림을 집어삼키려 들었다.

“이, 인비저블 쉴드!”

우웅!

[고위 마법, 인비저블 쉴드가 파괴되었습니다.]

[파괴율 100%! 마나 페널티가 적용됩니다.]

[마나 27010이 차감됩니다.]

[남은 마나 0]

고위 마법, 인비저블 쉴드.

어지간한 공격은 전부 무로 돌릴 수 있는 보호막이지만 완전히 파괴된다면 현재 있는 마나를 모두 앗아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마법이다.

육체 강화도, 마나도, 그 어떤 것도 불가해진 채림은 폭풍이 닿기 전, 마력 제어기를 비틀었다.

「▼─ 」

콰앙!!!

“...!”

“흐우에에에으… 살아따…”

[투기장 구성에 오류 발생!]

[특성, 투기장이 해제됩니다.]

“뭣?”

카인. 아니, 레진은 당황했다.

분명 잘 몰아넣고 있었다.

용사놈이 마음엔 들지 않아도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해 줄만 했고, 그 결과 상대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그런데 갑자기 상대가 각성을 하고 우리는 힘이 빠진 건가.

“어떻게…”

“?”

‘어떻게 된 거냐! 카인!’

­...오류라.

‘카인!’

그의 이면 속, 카인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기다려 보십쇼. 여신께 하사받은 용사의 능력은 그리 쉽게 망가지지 않습니다.

[특성, 투기장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사용이 불가되었습니다.]

[재조정까지 12분 57초...]

­13분만 뻐기십쇼. 제어권도 넘겨드리겠습니다.

“이런…”

무대 위로 거대한 염화가 퍼져나간다.

­

화륵!

쿠와아아앙!!!

불과 그를 막는 물의 마법이 충돌한다. 사실 물만 있는 건 아니다. 레진의 마법은 불을 상대할만한 수많은 마법은 발휘했지만 여전히 불은 그런 것들을 모조리 무시한 체 무대를 태워나갔다.

“파멸신기이이이이!!!”

티각.

티각.

티각.

세 방향에서 퍼져나간 불의 고리가 무대의 보호막의 창공을 메운다. 고리는 이어지지 않을 듯 각자의 방향으로 나아가다.

“미친…”

어느새 하나의 원을 그렸다.

원은 거대한 마법진이 되어 레진을 폭팔 시켰다.

“저거… 리엔의 마법이네.”

채림의 마나 흡수는 주위에 가장 뛰어나고 높은 마력을 우선적으로 흡수한다.

여기서 뛰어나다는 건 단순히 마성 같은 한계를 초월한 마법사보다는 초월자나 특이점의 힘 같은 능력을 우선시한다.

나야 애초에 ‘흡수’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니 이 경기장에서 가장 강한 능력을 지닌 건 리엔이었다.

“제법이네.”

아무리 정신이 나간 상태라도 저 정도면 꽤나 강한 수준이다.

주위에 적당한 수준이 강자와 그걸 컨트롤할 실력자가 있다면 어지간한 신도 가볍게 이겨낼 수 있을 거다.

‘...지금 상태의 리나랑도 해볼 만하겠는데.’

그만큼 지금의 채림은 강력했다.

“안 주꺼따.”

폭발이 일어난 자리에는 짙은 회색의 고치가 둥둥 떠있었다.

거미 영물이자 괴수인 아라크네 여왕의 3신기중 하나.

허무(?無)의 고치.

280레벨때의 보스인 아라크네를 잡으면 매우 낮은 확률로 나오는 아이템으로, 자신보다 낮은 레벨 때의 모든 공격을 막아낸다.

언뜻 보면 굉장한 사기 템 같지만 3일의 충전시간이 있고 어지간한 마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아이템이다.

물론 사기템인건 맞다.

꽤나 구하기 힘든 물건인데… 어떻게 구했지?

투두둑…

고치가 열리고 이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게 변한 레진이 튀어나왔다.

“후우… 이런 느낌이군.”

레진의 주위로 회색의 마력이 맴돌았다.

허무의 고치의 특수능력 중 하나로 시전 후 잠시 동안 아라크네의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놈의 도움 따위 없이 끝내겠군. 블링크.”

어느새 고개를 갸웃거리는 채림의 뒤로 이동한 레진은 그대로 아라크네의 마력을 담은 마법을 시전했다.

“워터…”

“염폭지화(???花).”

파슥─ 땅에서 피어나듯 꽃처럼 올라온 불꽃은 레진을 태우고 무대를 감싸던 보호막을 아작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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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한채림양.”

“감사하니다아아~”

경기는 채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보호막이 깨지면서 자칫 위험할 뻔했지만 리엔이 곧바로 보호막을 다시 쳤기 때문에 사고로 번지진 않았다.

“1등~!”

채림은 아직도 정신이 나간 채로 보석을 받으며 신나게 빙글빙글 돌았다.

그 모습을 본 관객이자 학생들은 재밌어하면서도 한편으론 두려워하기도 했다.

‘흐음…’

─레진은 본국으로 돌아갔어.

“하페루아.”

레진은 2등 보상을 받고 아델리나로 돌아갔다.

그와 카인에게 있어 1등 보상도 물론 중요했지만 2등 보상인 마석이 깃든 반지도 충분히 쓸만한 장비였다.

─슬슬 데려올 거야?

“그래야지.”

아카데미는 3년의 수료과정이 있지만 사실상 두 번의 시험을 모두 통과한 사람은 졸업의 자격을 얻는다.

애초에 진학한 이들은 대부분 마법에 대해 상위 마법사 정도의 실력과 지식을 가진 자들이고, 그렇지 않은 용사들은 본업이 따로 있으니깐.

“슬슬 모일 때가 됐거든.”

월드 어드벤처 최강의 길드, ‘다윤’길드의 소집일이 다가온다.

­

“채림~”

“엘레나! 이겼어! 이겼어!”

두 여학생은 서로를 끌어안으며 방방 뛰었다.

수많은 참가자 중 당당히 결승에 올라 우승을 쟁취한 것이다.

“엘레나 덕분이야. 고마워.”

“뭘, 지팡이 좀 빌려준 거 가지고.”

“지팡이 엄청 세던데?”

채림은 지팡이를 엘레나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마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둔기로서는 확실한 성능을 보였다.

엘레나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하하… 강하긴 하지…”

“이겼군요. 믿고 있었습니다.”

“미르!”

“오! 이게 그 보상이군요.”

미르는 채림의 손에 들린 보석에 관심을 가졌다.

이게 그 엄청 비싼 거라던데.

“어때? 용족이 보기에는?”

“흠… 하프긴 하지만…”

미르는 자신의 용안(?)을 밝혀가며 보석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녀의 손에 들린 붉은 보석은 거대한 창고를 연상케 하는 마력이 잠들어 있었다.

“확실히 어마어마한 마력이 잠들어 있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이만한 마력을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네요.”

“흐흥~ 좋아 좋아.”

일이 잘 풀렸다.

앞으로 위급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이 보석의 힘을 꺼내서 사용하면 되고 들어갈 길드도 있으니깐!

채림은 덴을 비롯한 친구들과의 하루 정도의 회포를 나눈 뒤 집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마법 교수 집무실]

똑똑.

“계세요?”

“들어와.”

안쪽에서 들리는 반가운 목소리.

채림은 문을 열자 탁자 앞 소파에 앉아있는 김윤이 보였다.

“안녕하세요~”

“그래, 안녕.”

탁.

풀석.

채림 역시 소파에 앉자 김윤의 옆에 서 있는 주황빛 머리카락의 미인이 눈에 띄었다.

정장 차림의 고양이 상을 가진 여자.

머리와 허리 쪽에 귀와 꼬리가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고양이 상이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저…”

“응?”

“길드에 들어가면 뭘 하나요?”

채림은 길드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녀가 과거에 한 거라곤 한 달 정도의 짧은 시간뿐이었고 시즌이 넘어와서는 매번 쫓겨나면서 길드의 일이라는곤 사냥 말고는 해본 적이 없었으니깐.

김윤의 손이 까딱이자 고양이 상의 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가지가 있긴 한데 직접 가보면 알겠지.”

우웅.

여자의 손이 교차되더니 어느새 전혀 새로운 의자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

“따라오라냐.”

“아, 네? 네!”

따라간 곳은 이전까지는 전혀 보지 못한 신세계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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