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2화 〉 5. 각자의 계획 (4) (152/318)

〈 152화 〉 5. 각자의 계획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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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괜찮은 녀석입니다. 적어도 제 몫은 해낼 거예요.”

엔더는 웃으며 말했다.

“능력이 뭔데요? 혹시 NPC인가요?”

“...”

유저와 NPC.

이곳에 갇히게 된 대부분의 유저들은 아직도 두 가지의 집단을 달리 보고 있다.

비록 무한 부활이라는 특수함이 사라지긴 했으나 여전히 그들이 지급받은 능력과 퀘스트들을 통해 자신들이 특별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반대로 이곳의 사람들은 시스템을 알지도 못하며 한번 죽을 시 다시 살아날 수 없다.

나야 차원 세계와 같은 진실을 알기에 지구와 어드벤처 행성의 사람을 동일시하게 보고 있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NPC로 생각하겠지.’

“...당신은 이곳의 사람들과 저희의 차이점을 뭐라 생각하십니까?”

“? 아.”

로즈는 입을 열려다 말을 아꼈다.

“탁상공론 하려던 건 아니었어요. 사과하죠.”

그녀는 짧은 상체를 숙였다.

아무래도 유저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은 주제니깐.

이곳을 집어삼키러 왔다고 해도 동맹을 맺으려는 이와 굳이 생각을 대립할 이유는 없었다.

“사과는 안 하셔도 됩니다. 동료는 같은 유저니까요.”

나는 짧게나마 새로 올 동료에 대한 얘기를 한 후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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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엔더가 사라진 자리.

로즈는 짧은 체구를 쭉 늘여 의자에 몸을 기댔다.

“차이점이라…”

글쎄.

솔직히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이들과 자신의 차이점을 말해보라고 하면 섣불리 답을 낼 수 없다.

강함과 같은 능력은 용사인 유저 쪽이 우월하지만 그것도 결국 상대적이라 인간을 초월한 고수, 혹은 영물과 같은 신에게 밀린다.

과거에는 부활과 같은 차별화된 이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둘 다 죽으면 어지간해서는 살아날 수 없다.

그렇다면 뭐가 다른가.

“...없네.”

마왕에게 대적할 만한 힘을 받은 것 외에 남은 게 없다.

“아으으으!!! 궁상 멈춰!”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괜히 신경 쓰이게.

이럴시간에 해야할게 산더미다.

“마법사라…”

새로 올 유저는 마법사라고 한다.

유니크 특성의 마법 특성과 직업.

엔더의 말을 들어봤을 땐 그다지 위협적인 요소로 생각은 안해도 될 거 같다.

‘변수까지 이어지진 않겠어.’

로즈는 그 이후로 종이를 몇 번 보다 그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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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에는 이름을 떨치는 4대 길드 외에도 수많은 길드들이 존재한다.

그중에는 유저로만 이루어진 길드도 있지만 반대로 소수의 유저와 어드벤처의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길드도 존재한다.

아니, 사실상 대부분의 길드가 그러한 형태다.

“빨리빨리 옮겨!”

“다들 야근하고 싶나?!”

“이쪽으로 재료가 안 온 거 같은데?”

그중에는 여러 왕국을 비롯한 재료 생산지를 관리하는 마탑 역시 그러했다.

대부분의 상위 길드는 유저, 혹은 강한 능력이나 힘을 지닌 사람들을 길드원으로 인정하고, 그 외의 노동인력은 길드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허나 마탑은 그러지 않았다.

“자꾸 이렇게 빵구나면 길드원 자격이 박탈될 수 있어.”

마탑은 마탑에서 일하는 모든 인력을 길드원으로 임명했다.

마탑의 길드성 ‘상층’에 위치한 정예 마법사부터,

저 아래 생산지에서 일하는 노동자까지.

그 누구도 마탑의 정식으로 소속되지 않은 인원은 없다.

“하~음… 귀찮아. 오늘 당번 이어가지고…”

물론 대우에 대한 차이점은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쓰다 버리거나 필요 이상의 차별을 두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제3왕국 생산지의 관리를 맡은 앨리스 역시 그러했다.

“슬슬 가야하는데…”

아니, 사실 좀 불만이었다.

카린 언니의 ‘성정’은 알지만 우리가 천사도 아니고 굳이 이럴 필요가 있냐는 생각.

그녀는 검은색의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재료들을 마법으로 옮겼다.

보통적인 관리 차원이라면 앨리스를 비롯한 마탑 주요 인력은 관리만 하고 실질적인 노동은 노동자가 해야 했지만.

‘어차피 너희들 관리 가면 할 것도 없잖아. 일도 일찍 끝낼 겸 오래 걸리고 힘든 건 도와줘.’

“...끄응.”

마탑의 길드장 카린의 말 때문에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아~ 슬슬 아델리나로 가야 하는데.”

“앨리스님.”

“응?”

그녀의 수발… 아니, 보조를 돕는 견습 마법사가 다가왔다.

꽤나 앙증맞은 키와 카린을 닮은 머리색은 앨리스의 욕망을 채우기에 충분한 인재였다.

“왜?”

“길드장님 호출입니다.”

“호출?”

앨리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정예’라고 불리는 길드의 중요 인력들은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부르지 않는다.

그들 개개인 하나하나가 웬만한 중소급 길드와 맞먹기에.

‘전에 덴프로트 왕국을 점령할 때 필요 이상의 마법을 쓴 것 때문인가? 아니면 마법 재료로 조금 삥땅쳐서 마도구 만든 것 때문에?’

알 수 없는 이유지만 그녀는 머리를 긁적이며 카린이 준비한 포탈 주문서를 통해 이동했다.

도착한 곳은 깔끔한 형태의 호텔 방.

“오…”

꽤나 좋은… 이 아니라 여기 아델리나잖아?!

촥!

창문을 가리던 커튼을 망설임 없이 치운 앨리스는 휙휙 고개를 돌렸다.

“안녕?”

“안녕하세요 앨리스님…”

“왜 부른거야?”

“뭐야 다들 왜 여기 있어?”

이제 보니 마탑의 정예를 포함한 길드원 6명 정도가 방안에 있었다.

갈색 머리에 붉은 모자를 쓴 신참 정예가 흐트러진 모자를 고쳐 쓰며 말했다.

“조, 조금 있으면 카린님이 오실 거예요!”

“넌 뭐 알아?”

“자, 자세히는 모르고요. 아, 아마도 대전식 때문인 것 같은데…”

“...말 좀 그만 더듬어.”

신참이라지만 정예로 들어온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아직도 저러다니.

앨리스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나저나 대전식이라면 아델리나의 공주를 이기는 대회 아닌가?

왜 카린 언니가 대전식을 신경 쓰지?

언니는 지금 동쪽에 ‘암운’쪽을 신경 써야 하는데.

“다들 모였니?”

“““언니!”””

카린의 등장의 여러 명의 길드원이 자신의 대장을 반겼다. 마탑의 길드원에게 있어 카린은 정신적 지주이자 가장 뛰어난 지도자였다.

“뭐야, 언니 암운 쪽 견제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이쪽 일이 더 시급해서.”

그녀는 보라색의 웨이브 진 머리카락을 찰랑이며 소파에 앉았다.

꽤나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에 호들갑 떨던 길드원들도 침묵을 유지한 체 카린의 말을 기다렸다.

“...초미한테 얘기는 들었지?”

“아, 네. 대전식 때문에 부르셨다고.”

신참 정예, 초미는 깜짝 놀라며 등을 곧추세웠다.

저 어리바리함은 언제까지 저럴 건지…

그러거나 말거나 카린의 말은 이어졌다.

“알다시피 아델리나 왕국의 리나 공주를 이기면 그녀와 결혼하게 돼. 그녀는 이 왕국의 1 계승권을 인정받는 공주라 그녀를 이기는 건 실질적으로 나라를 갖게 되는 거지.”

“이 나라에 장남이 있지 않나요?”

초록머리의 마법사는 손을 들며 물었다.

“장남이 있긴 해도 왕은 공주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어. 애초에 힘 자체도 공주가 압도적이고.”

맞다.

이 대전은 오직 리나를 위해, 리나를 위한, 리나만이 주인공인 무대고 그 외의 인물은 중요치 않다.

그녀는 산도 가를 수 있는 초인이고, 어지간한 마법도 통하지 않는 괴물이니깐.

그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왜 카린 언니가 이쪽으로 왔냐는 거다.

“앨리스.”

“어, 어?”

“보고는 받았어. 왕국 생산지를 늘리기 위해 아델리나 왕국을 공략하겠다고.”

따로 말은 안 해둔건데 설마 보조가 그새 말한 건가?

‘일부로 숨겼다가 짜잔~ 하고 보여주려 한 건데…’

앨리스는 돌아가면 카린을 닮은 보조를 마구 괴롭혀 주기로 마음을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 맞아. 최근에 생산지가 너무 적어졌거든. 효율도 안 나오고. 그래서 괜찮은 왕국 점령을 위해 여길 공략하려고 한 거야.”

“...보고는 받았지만 지원은 받지 않겠다고 들었어.”

“그게 왜?”

앨리스의 당연하다는 물음에 카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긴 절대 쉬운 공략지가 아니야. 멋대로 나서다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건 좀 기분 나쁜데? 언니.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

사실이다.

앨리스는 용사 순위 50위 안에 드는 실력자고 어지간한 강자들이 때로 몰려도 그녀를 쉽게 이길 수 없다.

정예 하나하나가 대부분 강하지만 앨리스만큼은 독보적이라 할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카린 언니는 왜 걱정하는 걸까.

“하늘 길드가 개입했어.”

“하늘?! 내가 아는 그 하늘?”

“응.”

“...누구누구 왔는데? 그 거인이랑 장미가 오진 않았을 거 아니야.”

앨리스는 강하지만 4대 길드를 통 들어 강함을 보자면 압도적 우위에 있을 정도는 아니다.

그중에는 앨리스도 감당 못할 자들이 소수지만 존재는 하니깐.

“길드장이 왔어.”

“...그 장미가 직접 왔다고?”

“응. 그래서 내가 직접 온 거고.”

사실상 최종 병기라 불리는 4명의 길드장.

그중 하나가 직접 이곳을 먹으려 왔다는 건 무게가 제법 큰일이었다.

“그 외에도 20명 정도가 왔어. 그리고 앞으로 벌일 일을 생각하면.”

꽈악.

카린은 자신에 손에 들린 편지를 꽈악 쥐었다.

이런 비인간적인 ‘계획’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다.

필요하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다들 준비해둬. 꽤나 치열한 싸움이 될수 도 있어.”

그녀의 말에 길드원들이 고개를 끄덕였고 앨리스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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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행성의 4대 길드 중 하나인 ‘암운’

과거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길드였지만 새로이 시작된 세계에서 나타난 이들은 과거에 명성을 떨치던 길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암운은 어둠의 신의 숭배하고 힘을 받아들이는데, 그중에는 가장 신앙이 깊은 7명의 ‘사도’이 존재한다.

자신의 신이 드리우는 어둠 속, 자그마한 촛불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5명의 인물이 대화를 나눴다.

“...6사도가 계획에 들어갔다고 들었다.”

“계시가 시작된 모양이군요.”

“그래. 곧 선택받지 못한 자는 바스러질 것이다.”

“...”

길드의 주인인 1사도와 외부인의 자격으로 사도를 얻은 4사도를 제외하면 모든 이들이 모인 회의였다.

기존의 사도들보다 작은 그림자를 띈 7사도는 물었다.

“계획이라 하면…?”

“아, 7사도는 몰랐겠군.”

“그는 ‘계시’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깐.”

긴 그림자를 띈 2사도와 수많은 무구를 잔뜩 멘 그림자의 5사도가 말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있던 여리한 그림자의 3사도가 입을 열었다.

“대몰살.”

“!”

“신의 심판이 곧 시작될 것입니다.”

어둠 속의 그림자는 믿음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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