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14. 필요 없는 수면
"――♪"
"웬일로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오?"
"일이나 하렴."
"흠흠. 왜 저한테만 그래요? 자기도 땡땡이치고 온 거면서."
"……."
"아니!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죠. 그래서 어디 갔다 오셨는데요?"
"희망을 보고 왔어."
"희망? 웬 희망이요? 질병을 끝낼 희망?"
"아니. 잃어버린 자들의."
"잃어버린 자들? 늘 생각하는 거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영… 앗! 같이 가요!"
***
[악식(D) Lv.1의 숙련도가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악식(D) Lv.1 → 악식(D) Lv.2]
[공복(E) Lv.7의 숙련도가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공복(E) Lv.7 → 공복(E) Lv.8]
그 외에도 수영과 잠수가 6레벨. 암시가 3레벨로 상승했다.
[산의 폭군(워그{부정형} Lv.17] [EXP 6411 / 28454]
[체장 1.45m] [체고 70.4cm] [체중 42.1kg]
[힘 118] [민첩 133] [체력 201] [마력 52]
칭호는 변하지 않았다. 하수도의 주인과 하수도의 괴물을 모두 처치했는데 아쉽게도 여전히 산의 폭군이었다. 산의 폭군이라는 칭호가 다른 두 칭호보다 좋은 걸까? 아니면 가지지 못한 이유가 있는 걸까?
하기야. 하수도에 올 일이 더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리고 17레벨에 도달하고 한 층 성장했다. 처음부터 날렵한 체형이기는 했지만 작아서 느낌이 나지 않았는데 이젠 지나가는 사람들 열 명 중 여덟 명은 늑대라고 말할 것이다. 나머지 둘은 몬스터라고 의심하지 않을까? 일단 색깔이 검은색이니까.
검은 늑대가… 있기는 한가?
영화에선 종종 봤던 것 같은데 동물원에선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체력이 200을 돌파했는데, 원래 지쳐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체력 능력치는 대체 왜 있는 걸까?
[체력 : 스테미나를 비롯한 생명력과 강인함에 영향을 미친다]
염탐으로 확인해본 체력의 설명은 이랬다. 스테미나와 생명력은 알겠는데 강인함? 그거 게임에서 나오는 거 아닌가? CC기 빨리 풀리는…
[강인(强靭)하다 : 억세고 질기다]
CC기가 빨리 풀리는 게 아니라 방어력인 것 같다. 체력이 생명력, 스테미나, 방어력을 대표해 나타낸다는 뜻인 것 같다.
체력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능력치였던 듯 하다. 괴물 늑대가 내 공격에 거의 피해를 받지 않았던 이유가 이거였으리라.
그리고 체력뿐만 아니라 레벨업에 의해 전체적인 능력치가 상승했다. 마력은 레벨마다 2씩 증가했는데 49에서 52가 된 걸 보면 약하게나마 정신 고갈을 겪었기 때문에 1이 더 상승한 것 같다. 문득 마력 316이었던 이은하의 능력치가 떠올라 기가 질렸다.
아니, 300이었던 이은하는 그렇다치고, 400대였던 그 남자는? 대체 얼마나 마력을 써댔단 말인가? 달콤한 전능감에 젖어 코마 상태로 유혹하는 마력. 지금은 레벨 업의 영향으로 괜찮아졌지만, 마력을 사용할 때마다 그런 충동을 느낀다고 생각하면…
아무튼, 중요한 건 재앙 하나를 극복했다는 것. 이제 남은 건 아직 확인하지 못한 방을 샅샅이 뒤져보는 것 뿐.
…….
이미 알고 있던 거지만, 방 안의 고깃덩이들의 일부는 인간이었다. 방을 뒤지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겼다.
하수도에서 불을 일으킬 수도 없고, 누군가를 불러올 수도 없다. 돌바닥을 헤집어 구덩이를 만들어 그들을 한데 모아 매장했다.
무덤도 묘도 없고 유족들도 찾아올 수 없겠지만, 적어도 고랑에 빠뜨려 오염된 물속에 수장(水葬)시키는 것보다는 나으리라. 그들을 묻어주고 방을 수색했다. 있는 거라곤 플라스크처럼 독과 산 혹은 수상한 약품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놈의 연구 기록도 있었다.
[2066년 11월 15일…]
책을 덮었다. 어차피 예상 가는 내용이었거니와, 불쾌했기 때문이었다. 속으로 랫 맨을 욕하고 방안을 샅샅이 뒤지다가 어떤 알을 발견했다.
[용벌레(우화 중)]
용 벌레가 여럿 있었는데, 그 중 단 하나만 알의 형태로 살아남았고 나머지는 미라처럼 말라 죽었다. 저번엔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먹어보려다 그만뒀다.
전선 위에 있었던 용벌레들. 하수도로 들어갈 수가 없으니 거기서 죽어가는 동료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하기야 고작 한 마리 먹어서 누구 코에 붙이겠나.
더 찾을 건 없는 모양이다. 고랑을 훌쩍 뛰어넘고 내리막을 다시 기어 올랐다. 그러다가 나타난 밝은 빛을 보고 반사적으로 약한 은신을 사용했다.
"후욱… 후욱…"
어디서 구한 건지 모르겠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방독면. 방호복. 장화…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다. 그 모습에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디 소방서라도 다녀왔나? 대체 저 꼴로 덥지는 않나?
숨소리가 거칠다. 방호복에 묻어 있는 피는 이미 한 차례 전투를 치렀음을 알려줬다. 아마 못 보고 놓친 쥐들이리라.
아무리 쥐라지만 몬스터였다. 그걸 처리했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헌터. 도망칠 길 없는 외길. 스킬 포인트가 조금 아깝긴 했지만, [획득 가능 스킬 목록]을 열었다.
[은신(D) Lv.1 스킬을 획득했습니다]
[약한 은신(E) Lv.8이 은신(D) Lv.1에 통합되었습니다]
[은신(D) Lv.1의 숙련도가 최대치에 도달했습니다. 은신(D) Lv.1 → 은신(D) Lv.4]
[남은 스킬 포인트 6]
7레벨에 괴물 늑대와 싸웠던 이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스킬 포인트를 사용해 은신을 획득했다. 한 차례 뒤늦게 이어진 마력의 파동이 날 휘저었지만, 괴인은 들고 있던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췄을 뿐 날 발견하진 못했다.
그래도 역시 위화감은 느낀 모양. D등급 4레벨의 스킬로도 완전히 숨진 못한 모양이다. 염탐을 사용해볼까 싶었지만 괜히 긁어 부스럼인 것 같아 그만뒀다.
그나저나, 어떻게 된 일인지. 소설 속에서 하수도의 재앙을 눈치챈 사람은 없었을 텐데. 적어도 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하수도를 발견한 사람은 없다. 어쩌면 발견했더라도 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헌터가 하수도에서 죽을 수 있나하는 의문이 들었다.
쥐들은 약했고, 피라냐도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다. 쥐들이 떼로 덤비면? 나와는 달리 급소를 노려질 수도 있을 테니 확신할 순 없다.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긴 싫었기에 얼른 하수도를 빠져나왔다.
***
명백하게 수상한 장소. 10미터가 넘는 고랑을 단번에 뛰어넘고 눈을 좁힌 부팀장은 이곳저곳을 살폈다.
"아 씨발."
존나 습하네. 어쩔 수 없는 방독면의 숙명. 불쾌감을 느낀 부팀장이 방독면을 올렸다가 후회하고 다시 쓰기까진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참을 인을 새기며 심호흡하자 방독면 안으로 김이 서렸다. 한 차례 둘러보니 일단 책상 하나와 의자. 그리고 안쪽으로 통하는 듯한 문이 있었다.
하, 잘도 만들었네. 이딴 곳에 저런 걸 만들 정성이면 그냥 밖에서 살면 안 되나? 아니, 그래서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거겠지.
이딴 데 만들었으니 발견할 수 있을 턱이 없지. 이런 깊은 지하라면 마력 감지도 힘들테고. 무슨 쥐새끼도 아니고.
싸우는 기척이 느껴지는 게 아니었다면 설령 기척을 느꼈더라도 청소부나 관계자라 생각하고 넘겼으리라.
…근데 왜 아무도 없지?
분명 기척을 감지하고 내려왔었는데 쥐 몇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걸 제외하면 이상하리만치 깨끗했다. 마치 누군가가 이미 처리한 것처럼 핏자국은 있지만 시체는 없다. 어쩌면 아까 느낀 기척의 주인이 한 일은 아닐까? 생각하던 와중 부팀장은 책상 위에서 일지를 발견했다.
[2066년 11월 15일 : 다년간의 연구에도 성과가 없다. ―를 만들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재료를 찾아야 한다]
'생략했네.'
혹시라도 누가 자신의 일지를 읽을까 봐 주어를 생략한 글. 하지만 이런 글들은 보통 앞뒤 문맥을 읽으면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아예 암호문을 쓰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다.
하기야, 이곳에 누가 온다는 생각 자체를 안 했으리라. 그러니 보안이 이 정도인 거겠지. 부팀장은 습기 찬 눈으로 계속 일지를 읽어나갔다.
[2066년 12월 17일 : 드디어 찾았다. 걸맞은 재료는 바로 ―이었다]
[2067년 4월 6일 : 연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실패작이었다. 5시간밖에 생존하지 못한 ―는 거부 반응을 일으켜 죽고 말았다]
[2067년 6월 25일 : ―이 더 필요하다.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때마침, 그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내게 ―을 공급해주겠다고 말했다]
[2067년 6월 27일 : 그들은 약속을 지켰다. 고작 이틀 만에 충분히 많은 ―들을 공급해주었다. 좋아. 실험을 지속할 수 있겠어]
[2067년 9월 8일 : ― 연성의 두 번째 성공. 하지만 여전히 내가 원하는 성과는 아니다. 좀 더 강하고, 끈질긴 녀석이 필요하다]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의 나열돼 있다.
[2068년 1월 6일 : 드디어 성공했다. 나는 ―를 철창 안에 가두었다. 그들은 내 성과를 보고 만족했는지 ―을 더 공급해주기로 약속했다]
[2068년 6월 9일 : 녀석이 폭주했다. 하지만 금방 진정됐다. 거부 반응이 없는 줄 알았는데, 거부 반응이 있었다. 아무래도 ―이 더 필요할 것 같다]
[2068년 11월 6일 : ―의 눈알을 더 박아넣자 거부 반응이 잦아들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 조금 더 실험이 필요하다]
눈알? 거부반응? 생명 창조라도 하고 있던 걸까? 호문클루스? 키메라? 연금술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부팀장으로서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러다가, 부팀장은 볼록히 솟아있는 흙더미를 발견했다. 돌바닥이 깨져 있었고 거기만 흙이 볼록 솟아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묻은 것처럼. 흙을 파낸 부팀장은 이를 갈았다.
"키메라였구나."
생략된 주어는 키메라와 인간이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인간을 재료로 키메라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정말 알 수 없는 건 일지의 내용이었다.
연금술사는 키메라를 철창 안에 가두었다고 했다. 그러나 심각한 상태로 훼손된 철창은 무언가를 가둘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다.
일지에는 '폭주했다'라는 내용이 있다. 어쩌면 그 키메라가 폭주해서 연금 술사를 잡아먹은 걸까? 싸움의 기척은 연금술사와 키메라였나? 의문투성이였다. 혹시 비밀통로라도 있는 게 아닐까? 부팀장은 열심히 방을 뒤지고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
"어. 난데…"
부팀장은 팀장에게로 전화를 걸었다. 설마하니 웬 늑대 한 마리가 연금술사와 키메라를 모두 먹어 치웠으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한 채.
***
은신의 위력은 대단했다. 약한 은신일 때는 종종 눈치채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젠 대로변을 걸어도 눈치채지 못한다. 은신이 아니라 거의 투명인간이 된 것 같다. 그래도 헌터랑 만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대로변이 아니라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긴 하지만.
이쯤이면 되겠지. 하수도 지하에서 가져온 용벌레를 놓아주자 경계하면서도 따라오던 용벌레들이 우르르 모여들었다. 내가 먹을까봐 두려워하긴했지만.
"크릉!"
가지고 가라고 고갯짓하자 용벌레들이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다가왔다. 괜히 신경쓰여서 멀찍이 물러났더니, 몇 마리가 알을 들고 날아올랐다.
염탐으로 보았을 땐 우화 중이라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유충이라고 했었지? 페어리 드래곤의 유충이었던가?
드래곤이라는 말에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그냥 모른 체하고 먹을 걸 그랬나. 아니 됐다. 또 다음에 기회가 오겠지. 이왕 좋은 일 하는 김에 놓아줬다고 생각하자.
"……."
용벌레들이 멀어져간다. 그 중 두마리는 내게 인사라도 하는 것처럼 벌처럼 팔자춤을 추었는데, 조금 귀엽고 우스웠다.
잠깐 용벌레가 떠나가는 걸 바라보다 하수도의 일을 떠올렸다. 랫 맨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했지만, 감지로 누군가의 기척을 확인한 뒤, 일지는 남겨두기로 했다. 약품이나 독같은 것들은 악용될 여지가 있었으니 고랑 속으로 빠뜨려 처분했지만.
나머지는 아까 헌터가 들어갔으니 뒷처리는 알아서 해 주리라. 사체 처리라던가. 하수도의 복구라던가. 그리고 무엇보다 랫 맨을 처치함으로써 올린 가장 큰 성과는.
'백소율.'
랫 맨을 처치함으로써 그녀에겐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미래에 일어날 '마녀의 재앙' 또한 일어나지 않게 되리라.
[멸망 확률 100% -> 99.98%]
0.02%. 시스템이 변동된 확률을 알려준다. 그에 쓴웃음을 지었다.
'고작 0.02%?'
아니, 무려 0.02%라고 해야할까? 도시 하나에 일어날 재앙을 막아도 0.02%다. 새삼 이 세계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태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하수도의 재앙을 막음으로써 100% 확률로 멸망할 세계가 0.02%만큼 구원받았다는 점이다.
이 세계가 멸망을 피할 수 있는 미세한 확률이 생겼다. 그거면 충분하지 않을까?
[0.02%만큼의 업을 획득합니다]
[진화 루트를 공개합니다]
업(業). 원작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요소.
[진화 루트]
[마랑의 길(魔狼)] - 조건 불충족
[인간의 길(人化)] - 조건 불충족
부정형 점액체처럼 섭취로 인한 진화는 불가능한 모양. 워그를 섭취하고 워그로 진화한 것처럼 말이다. 그게 못내 아쉬웠다. 공개된 루트는 둘이었지만 어디까지나 길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명확한 개체 명이나 종족은 알려주지 않았다. 그에 나는 염탐을 사용했다.
[마랑의 길 : 워그의 상위종으로 진화한다]
워그의 상위종. 워그는 늑대니까… 늑대인 상태 그대로 진화한다는 뜻이리라. 워그의 상위종? 분명 괴물 늑대의 종족명이 하이 워그였던 것 같은데…
설마 아니겠지. 문득 드는 불안감에 마랑의 길 메시지를 치우고 인간의 길을 확인했다.
[인간의 길 : 늑대인간(狼人)으로 진화한다]
한쪽은 늑대고 한쪽은 늑대인간이랜다. 워그로 진화한 게 실수였을까? 물론 굳이 고르자면 인간의 길이겠지만…
둘 다 끌리지 않았다. 사실 원한다면 지금도 사람처럼 변할 수는 있다. 모습만 바꾸는 거라면 어렵지 않았으니까. 거기에 변화로 성대를 만든다면 사람 행세도 할 수 있을 터. 누가 감정으로 날 확인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어차피 둘 다 지금은 진화할 수 없으니까. 그 조건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염탐으로 확인해보려 해도 읽을 수 없었다. 마치 시스템이 거부하는 것처럼.
어떤 진화가 더 좋을지 생각하는 와중에 광안리까지 도착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어있었다. 연인들이 꺅꺅 거리고 친구들끼리 자리를 만든 곳도 있었다.
광안리 수변공원. 회를 안주로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들. 꼬치를 물고 지나가는 사람들. 몬스터가 나타나고 세상은 요지경인데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양이다. 웃고 떠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즐거워보였다.
"……."
나도 언젠가 다시 사람들과 마주 앉을 수 있는 날이 찾아올까? 아무 근심 없이 마주 앉아 걱정 없이 웃고 떠들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바보 같네.'
그러기 위해서 이러고 있는 게 아닌가.
조금만, 조금만 기다리기로 하자.
사람들이 조금만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나는 그들이 사라지기까지 필요 없는 수면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