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쓰레기 남주는 필요 없어 (2)화 (2/108)

쓰레기 남주는 필요 없어 2화

-똑똑

“네.”

‘레일라, 안에 있니?’

언니가 돌아왔다.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길래 스르르 잠이 들 뻔했던 상태에서 깨느라 머리가 멍했다.

“무슨 일이야, 언니?”

천천히 일어나서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표정이 좋지 못한 시베르가 보였다. 어찌나 화려하게 단장한 건지 눈이 부실 정도로 주렁주렁 보석을 달고 있었다.

저녁이었지만 복도에 걸린 샹들리에에서 나온 빛이 언니의 옷과 장신구에 반사되어 눈이 시릴 지경이었다.

“혹시 내 방에 왔었니?”

“아니.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 있을지는 짐작했다. 목걸이가 사라져서 당황하는 거겠지.

“목걸이가 없어져서. 아무래도 누군가 가져간 거 같아.”

그 목걸이는 엘라한테 있을 테고. 뒷주머니에 넣어 두었으니 오늘 밤에 환복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지 못할 것이다.

“잘 찾아봤어?”

“응. 몇 번이나 찾아봤지.”

언니를 따라서 방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언니의 방을 보았다. 정말로 열심히 뒤진 건지 찬장에 있던 유리 세공품들이 전부 나와 있었다. 그리고 방도 아주 어지러웠다.

그나저나 나갈 때는 이런 옷차림이 아니었는데.

“혹시 오늘 집에 손님이 와서 그래?”

“아, 응. 이 드레스에는 그 목걸이가 어울리는데 너무 속상하다.”

그 드레스에는 아무것도 안 어울릴 거 같은데.

언니가 입은 드레스는 너무 화려해서 언니가 옷을 입은 게 아니라 옷이 사람 위를 덮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그럼 내가 골라줄게.”

“그럴래?”

“응. 그리고 나도 준비해야겠다. 오늘 손님이 오는 걸 잊었네.”

오늘은 시베르의 생일이었다. 그러니까 그녀가 낮에 영애들과 부티크를 돌아다니며 옷과 장신구를 산 것이 분명했다.

아마 지금 입고 있는 옷은 1달 전부터 미리 주문하고 오늘 마저 가봉을 마치고선 입고 왔겠지.

“이건 어때?”

시베르의 난장판이 된 방에서 나는 보석함 안의 보석 중 제일 먼저 보이는 걸 집어 들었다. 역시나 화려한 걸 좋아하는 언니답게 제일 커다란 목걸이를 보여 주었더니 싱긋 웃는다.

“역시 내 취향을 아는구나.”

“언니한테는 뭐든 잘 어울리지.”

마치 시대를 잘못 만난 디자인에 획을 더 긋는 기분이었다.

“목걸이는 기사들이랑 시종들한테 말해 두고 조금만 기다려 보자. 누가 감히 언니 거를 훔쳐 가겠어?”

“그렇겠지……?”

“응. 아마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