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썅년의 방송 생존기-3화 (3/85)

〈 3화 〉 1. 1차 튜토리얼

* * *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숲 속. 사람들은 나무 사이를 뚫고 앞으로 움직였다.

하영은 시선을 채팅방에 고정해둔 채 앞사람을 흘겨보며 그들을 따라갔다.

­ 착한설명충: 여기는 왜 이렇게 채팅창이 저질스러운 건가요?

“그건 제가 방송 설정을 보지 못해서 잘 모릅니다.”

일행의 맨 뒷줄에서 숨을 고르던 하영은 새로 들어온 시청자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채팅에서 묘하게 친절함이 묻어나오는 것이, 슬쩍 물어보면 다 이야기해줄 것 같았다

­ 착한설명충: 아, 상태창이 없으셔서 방송 설정을 설정 못 하시는구나.

­ 낭만검객: 님, 님 옆에서 따라오고 있는 애 생긴 게 주옥같은데 죽이면 안 됨?

­ 착한설명충: 그럼, 이 방송 들어올 때 들어오는 정보랑, 방장님 상황 올려드릴 테니까, 참고라도 하실래요?

역시. 예상 대로다. 하영은 착한설명충의 채팅을 보며 눈을 빛냈다.

­ [채팅의 수위는 방장의 출신에 따라 1부터 10까지로 나뉩니다.]

­ [1(최소): 약간의 욕설이나 비방도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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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최대): 전부 허용.]

­ [방장의 출신은 (한국)남성입니다. 따라서 이 방송의 채팅 수위는 9입니다.]

­ [채팅 수위 9(변경 불가): 대부분 허용, 그러나 19금 단어는 제한됨.]

­ 미션석세스: 그걸 왜 알려줌? ㅂㅅ임?

­ 낭만검객: 님, 님 옆에서 따라오고 있는 애 생긴 게 주옥같은데 죽이면 안 됨?

­ 아가리롤스타: 같은 말 반복하지 마라.

­ 낭만검객: ㄴㅇㅁ

­ 아가리롤스타: 응 ㄴㄱㅁ

­ 착한설명충: 방장님 전 가볼게요. 이방 채팅 너무 화끈해서 저랑은 안 맞네요. 아! 얼굴은 참 예쁘세요.

­ 아가리롤스타: 갈 땐 가더라도 추천은 하고 가셈 ㅇㅇ

­ 꿀벌아넣을게: 방송 훈훈하게 만들지 말고 빨리 꺼져 씹련아.

­ 착한설명충: 응 너희 어머니.

“고맙습니다. 설명충님, 그리고 미안합니다.”

하영은 자신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준 착한설명충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시청자는 하영 감사인사를 다 보고 바로 나가버렸다. 악질적인 채팅에 결국 도주를 해버린 것이다.

­ 미션석세스: 잘나갔다 씹련 ㅋㅋ

­ 방송계의유니콘: 훈훈한 척 ㅈ같긴 했음.

­ 낭만검객: 님, 님 옆에서 따라오고 있는 애 생긴 게 주옥같은데 죽이면 안 됨?

­ 아가리롤스타: 같은 말 반복하지 말라고.

­ 낭만검객: ㄴㅇㅁ

­ 아가리롤스타: 응 ㄴㄱㅁ

처음으로 마음에 든 시청자였는데 이렇게 보내줘야 한다는 게 참 아쉬웠지만, 채팅창에 올라오는 채팅을 보니 차마 붙잡을 수가 없었다.

여하튼 시청자가 보내준 채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몸은 여성이지만 정신은 남성이라 채팅 수위는 17세 수준으로 조정된다는 말이었다.

이는 처음부터 있었던 내 방송의 시청자들은, 꼴리게 생긴 년이 방송하는 데, 채팅은 약간의 선 넘는 발언도 괜찮은 남자방송취급이라 일단 놀러 와 봤다는 말이 된다.

‘…채팅창이 이 모양인 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채팅창을 정상화시키는 건 단념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어차피 좀 진정시켜봤자 저 17금 채팅수위 어그로에 끌린 시청자가 들어오면 또 금방 원상태로 돌아올 것이 너무 뻔했다.

애초에 유교인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만한 방송만 있는 곳에서, 욕이나 음란채팅도 허용되는 방송이 나오면 나 같아도 후다닥 달려와서 채팅을 쳤을 것이다.

­ 여신따먹고싶다: 여기 뭔데 수위가 9임?

­ 야스마스터: 야스.

­ 야스마스터: 와 시발 여기는 야스도 필터링 없이 나가네 ㅋㅋ 그 단어와 비슷하면 다 제재 먹던데 ㅋㅋ

­ 미션석세스: 아니, 윗 새끼는 방송 들어올 때 뜨는 창도 안 보고 옴?

­ 여신따먹고싶다: 내가 그걸 왜 봄?

­ 미션석세스: 미친놈이네 이거;

­ 아가리롤스타: ㄹㅇ 신들의 채팅을 억압하는 게 어디있냐 ㅂㅅ 천신 새끼야 ㅋㅋ 짹스!

­ 천신대가리멈춰: 11신계 일동은 이곳이 본진임을 선포합니다. 부외자 분들은 전부 나가주세요.

­ 인방인생하급신: 응 아니야~ 내 안방이야 개소리하지 말고 너나 나가~

­ 낭만검객: 님, 님 옆에서 따라오고 있는 애 생긴 게 주옥같은데 죽이면 안 됨?

­ 아가리롤스타: 같은 말 도배하지 말라고.

­ 낭만검객: ㄴㅇㅁ

­ 모든것은순리대로 : 야스는 모두의 것인데 어찌 자기만의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모두 다 같이 사이좋게 나누어 보세.

­ 꿀벌아넣을게: 그럼 난 위쪽에 넣을게~

보기만 해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채팅들, 한눈에 봐도 정상인은 없어 보였다.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방법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만약 지금 채팅을 치는 이들이 나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처지였다면 정말 상상도 하기 싫었다.

“누님. 혹시 머리가 좀 아파? 내가 한번 주물러 줄까?”

채팅창에 한눈이 팔린 사이, 어느새 다시 다가온 금태양이 친한 척하며 말을 걸어 왔다. 하영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시선은 채팅창에 고정된 채였다.

­ 낭만검객: 아니 그것보다 옆에서 따라오는 애 좀 죽이게 미션이나 추가로 걸어봐, 방장이 골드가 부족해서 안 하잖아.

­ 아가리롤스타: 그건 ㅇㅈ

­ 낭만검객: ㄴㅇㅁ

­ 미션석세스: ㄹㅇㅋㅋ 골드로 안되는 게 있으면 골드가 부족한 거지 ㅋㅋ 아니면 천신 애ㅁ..(경고 1회)

­ 아가리롤스타: ??? 낭만검객 이새기 왜 혼자 욕함?

­ 낭만검객: ㅈㅅ, 또 ㄴㄱㅁ 할 줄 알았음.

­ 방송계의유니콘: 낭만검객 컨셉 포기했누?

­ 낭만검객: 님, 님 옆에서 따라오고 있는 애 생긴 게 주옥같은데 죽이면 안 됨?

­ 아가리롤스타: 이 시발럼이?

­ 낭만검객: 나 참고로 컨셉 아님. 나 존나 진지함.

­ 아가리롤스타: ㄴㄱㅁ

­ 야스마스터: ㄴㅇㅁ

­ 낭만검객: ㄴㅇㅁ

­ 낭만검객: 아 시발. 내 대사.

­ 야스마스터: 내가 먼저 쳤다 도배충 ㅂㅅ아 ㅋㅋㅋ

­ 천신대가리멈춰: 야스마스터의 채팅 ntr ㅋㅋ 역시 마스터다운 뺏기 실력.

­ 낭만검객: ㅅㅂ 이거 완전 금발머리 양아치 같은 놈이네

­ 아가리롤스타: 양아치는 ㅈ같은 말만 반복하는 너 아님? 완전 개 폐급인데.

잠시지만 채팅의 어그로가 섹드립에서 양아치 쪽으로 넘어갔다. 하영은 양아치 덕분에 과잉된 채팅에는, 새로운 주재를 떡밥으로 넣어주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

­ 방송계의유니콘: 그런데 이 사람 처녀 맞죠? 아니면 저 화낼 거 같음.

­ 미션석세스: 처녀충 아웃.

­ 낭만검객: 아니 그래서 저 따라오는 남자 새끼 언제 죽일 거냐고 ㅅㅂ

­ 아가리롤스타: ㅇ ㄴㅇㅁ

어느정도 채팅 분위기에 익숙해진 하영은 올라오는 채팅을 구경했다.

사람의 목숨을 유희거리로 삼는 채팅부터.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단어들까지. 아무리 봐도 내 방송의 시청자들은 평범한 인간은 아니었다.

‘인생 진짜 제대로 꼬라박았네.’

하영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아무리 봐도 채팅의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평소 하영이 보던 방송의 시청자들이라면 하영의 외모를 칭찬하며 돈 같은 걸 후원 했을 텐데…

­ 미션석세스: 그래서 금발양아치랑 언제 야스함?

­ 낭만검객: 응~ 안 할 거야~

­ 아가리롤스타: ㄴㄱㅁ

­ 천신대가리멈춰: 아가리롤스타님 도배 자제점.

­ 야스마스터: ㄴㄱㅁ

­ 아가리롤스타: ㄴㄱㅁ

­ 낭만검객: ㅋㅋ

­ 아가리롤스타: 아 시발.

­ 야스마스터: 다른 이의 것을 뺏는 것. 이것 또한 야스다.

이 시청자들은 적당한 방송으로 만족하고 돈을 쓸 거 같지가 않았다.

‘하, 방송능력을 줄 거면. 좀 사용하기 편한 걸 줘야지.’

특전이 맞긴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거 어떻게 끌 수 없나? 있어봤자 옆에서 나한테 섹드립이나 하는 것 빼고는 하는 것도 없는 거 같은데.

­ 낭만검객: 후, 오케이! 알았어! 지금도 뒤따라오고 있는 저 남자. 죽이면 500골드 준다. 더는 안 됨. 이 정도면 ㄹㅇ 남는 것도 없어~

정정, 섹드립 채팅 말고도 골드라는 것을 걸고 미션을 내거는 이들도 있다.

­ 미션석세스: 와. 첫 방송부터 500골드? 좀 치네? 우리 하영이?

­ 아가리롤스타: 첫 방송 500골은 ㅇㅈ이지 ㅋㅋ

말하는 것만 보면 저 골드라는 것이 일종의 화폐 같은데. 솔직히 어디다 쓰는지도 모르겠고 미션도 평범한 사람인 나로서는 할 수 없는 것뿐이라 있으나 마나다.

‘역시 상태창이 있어야 하는 건가.’

내가 빙의한 ‘2번째 탑 등반은 복수와 함께’는 으레 다른 탑등반물처럼 상태창으로 시작해서 상태창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태창의 존재가 중요하다.

상태창의 부재는 혼자서 통쾌한 복수를 하고 다니는 먼치킨 주인공마저, 사람들과 협력해서 상황을 이끌어 나가게 할 정도다.

솔직히 빙의 특전으로 다른 사람의 상태창을 볼 수 있는 능력이나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마저 든다.

­ 낭만검객: 아니 이 년은 또 왜 말을 안 함? 정박아임?

잠깐… 소설에서 비슷한 부분을 읽었던 거 같은데?

하영은 데자뷔를 느꼈다.

채팅 보는 것을 멈추고 정신을 집중했다.

소설의 초반 부분을 떠올려봤다. 워낙 읽었던 소설들이 많아서 기억해내기 어려웠지만, 이 소설을 꽤 재미있게 본 터라 무사히 생각해 낼 수 있었다.

­ (“쯧. 이왕 회귀시켜주는 김에 서비스로 상태창을 엿보는 스킬 같은 것도 넣어주면 안 되나?”)

­ (“아니면, 미리 내 상태창을 볼 수 있게 하던가.”)

1화에서 주인공이 내뱉은 말이었다.

‘아니, 그 이후였나?’

언제 말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건 언제 그런 말을 했는지가 아니었다.

중요한 건 분명 저런 느낌의 대사를 ‘주인공’이 했다는 것이다.

‘평범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주인공과 비슷한 사고를 했다라… 왠지 나도 소설의 주인공이 된 느낌인걸.’

그렇게 생각하자 웃음이 나왔다, 그럴 리 없다는 걸 하영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설의 주인공과 내가 공통점이 있는 건 맞아.’

미래를 아는 회귀자인 ‘주인공’과 회귀자의 이야기를 본 빙의자인 자신.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것들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는 단순한 정보의 우위 수준이 아니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있다. 말 한마디만 내뱉어도 현재 상황을 완전히 뒤바꿀 미래를.

‘그런 장점을 사용 안 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겠지,’

하영은 걷는 속도를 더 늦췄다. 안 그래도 일행의 뒤에 있던 하영이 더욱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일행과 거리가 멀어진 만큼 옆에 있던 금태양과의 거리를 줄였다.

“야, 금발태닝남.”

“어, 어?”

하영의 말에 조용히 앞을 보던 금태양이 말을 버벅거렸다. 하영의 무관심에 지쳐 굳어있던 표정이 금방 환해졌다.

금태양의 표정을 확인한 하영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예상대로였다.

허공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려도 떨어지지 않는 놈이다.

분명 뇌가 아닌 아랫도리로 삶을 살아가는 녀석이겠지.

“네! 금발태양남 1입니다.”

금태양은 하영의 작은 미소를 보며 크게 긴장했다. 어찌나 긴장이 심한 듯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 겉으로 표가 날 정도였다.

‘아닌가?’

작은 웃음에 한 번에 굳어버린 금태양을 본 하영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었다가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아랫도리가 몸을 지배하는 녀석이 아니더라도 상관은 없다.

표정이 쉽게 드러나는 걸로 봐서는 외모와 다르게 내용물은 나름 순박한 거 같으니 당분간 이용하기에는 큰 문제 없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족히 1시간은 걷고 있는데 어떻게 이탈자가 한 명도 없는 걸까.”

하영은 살짝 빨개진 금태양의 얼굴을 보며 말을 이었다.

“이상하지 않아?”

하영의 말에 양아치남은 난처하거나 이상한 말을 들은 사람처럼 머리를 긁적였다.

“뛰는 것도 아니고, 한 시간 걷는 건 누구나 하지 않나? 아닌가?”

하지만 그의 태도는 하영이 말하기 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진지해 져 있었다.

하영은 그런 양아치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금태양놈 생긴 건 소름 돋지만, 내용물은 비교적 안전하다.

“우리에게 무언가 변화가 생겼어.”

“이봐 누님, 난 멍청해서 그렇게 말하면 나한테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라. 그러니까 좀 더 자세히 좀 말해줘.”

하영의 단호한 음성에 중요한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은 양아치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자신들을 보는 시선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영에게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하영은 19금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외모의 양아치가,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게 꺼려졌지만, 중요한 순간인 만큼 참기로 했다.

“모르겠으면 저기를 한번 봐.”

하영은 수학여행이라도 온 것처럼 떠들고 있는 여자 중, 한 명을 가리켰다. 하이힐을 신고 있는 왜소한 체격의 여자였다.

“저런 신발을 신고서 숲 속을 약 1시간 동안 걸었는데 잘도 태평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치?”

“그, 그러고 보니.”

“평소의 너라면 저런 신발을 신고 1시간 이상 걸어 다닐 수 있어?”

“그, 내가 균형 감각이 안 좋아서…”

금태양의 말에 하영이 이를 깨물었다.

“아니, 시발. 지금 내가 너 균형 감각이나 알자고 이런 말을 꺼낸 거 같아?”

“다, 당연히 아니지.”

하영의 사나운 입 모양에 금태양은 침을 꿀꺽 삼켰다. 예쁜 주제에 빈틈이 많아서, 험한 꼴을 볼까 봐 지켜주려 햇것만, 이제 보니 웬만한 남자보다 박력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우리의 체력이 평소보다 배는 좋아진 거 같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해. 실은 나도 평소에 운동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은 유난히 컨디션이 좋더라고.”

금태양의 말에 하영이 되물었다.

“컨디션이 좋아?”

“아, 아니 그 체력이 좋아졌던 거 같아.”

“그렇지?”

“어 그, 그렇지.”

양아치의 대답에 정하영은 제 생각을 어떻게 전달해야 이 금태양이 얌전히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여줄지 고민했다.

금태양이나 저기 앞을 가는 놈은 모르지만 사실 우리는 튜토리얼이 시작한 것과 동시에, 최하급 스킬들 중 두 개를 받았다.

그중 하나는 추가된 체력이라는 체력을 올려주는 스킬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랜덤이다.

정확히는 고블린의 등장과 함께 등장하는 무기를 잡는 순간 무기에 있는 스킬이 자동으로 흡수되는 형식으로 나머지 스킬이 결정된다.

이렇게 주는 게 많으면 누구나 쉽게 튜토리얼을 클리어 할 거라 생각되겠지만.

문제는 이 무기라는 것이 고블린의 손에 들려있다는 것과 무기의 개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기를 다뤄본 적 없는 현대인이 무기 전용 스킬을 얻는다고 갑자기 무기를 잘 다루게 되는 것 또한 아니니 생존은 더욱 어려워진다.

특히 여자들은 체력이 는다고 다른 스탯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무기를 더욱 잘 골라야 한다.

‘창, 아니면 원거리 무기를 얻어야지 앞으로가 편하다.’

빠르게 판단을 마친 하영이 입을 열었다.

“야.”

“어?”

하영이 강하게 나가자 금태양이 움츠러들었다. 금태양은 왜인지는 모르지만, 여자가 강하게 나가는 거에 약한 것 같다.

잘생긴 놈에게 불만이 많아서 투덜거리는 거 보면 그리 심약한 성격은 아닌데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

‘뭐 내가 생각할만한 일은 아니니까.’

특전을 얻긴 했지만 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앞이 막막하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해야한다. 잘 알지도 못한 누군가를 걱정하는 건 사치다.

“고블린 생성되면 너는 나랑 조용히 어디 나갔다 오자.”

“어, 그건…”

양아치가 얼굴을 살짝 붉히며 웃었다. 그 모습에 하영은 양아치가 왜 약하게 나왔는지 깨달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며 저런 표정을 짓는다니, 너무 끔찍했다.

“네가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니까 그냥 따라오라고.”

하영은 토할 것 같은 기분을 진정시키며 대화를 끝냈다. 그 잘생긴 놈을 봤을 때처럼 화가 나거나 역하진 않았다. 단지 같은 남자에게 이성으로 보였다는 것에 강한 불쾌함을 느꼈을 뿐이다.

‘웬만하면 탑은 혼자 올라가자.’

다시 앞으로 걸어가며 하영은 다짐했다.

금태양의 반응으로 정하영이 쓸데없이 예쁘다는 사실은 뼈저리게 느꼈다.

이 외모는 독이었다. 동료마저 적으로 만들 정도로 위험한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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