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썅년의 방송 생존기-34화 (34/85)

〈 34화 〉 4. 문어, 악마, 나. 곤란.

* * *

기생형 악마. 소설 속에서는 12층에서나 잠깐 나오고 말았던 존재지만, 그 존재의 위험성은 탑 급에 위치한다.

소설에서 등반자라는 설정을 이해하지 못했던 일이나, 강자였던 원혁에게 기생을 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기생을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는 듯 보이지만, 소설 속에서도 자세히 알려준 바가 없으므로 방심은 할 수 없다.

하영이 다른 이들과의 접촉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튀어나올지 모르기에 항상 조심해야만 했다.

‘소설 속에서는 등반자들을 학살하니까.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인 혼탁한 연기 같은 게 나왔다고 했었지.’

하영은 상태가 이상한 마을 사람들을 베며 계속 상념을 이어갔다. 검투사의 의지가 혼자서 싸워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힐끗.

전투 하는 사이 접수하는 곳까지 오게 된 하영은 최대한 빠르게 시선을 돌려 접수대 쪽을 바라봤다. 역시 없나. 항상 빵긋 웃던 미녀 접수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주인공마저 당황하게 했던 미지의 실력자. 소설이 끝날 때까지 언급이 없어 작가를 욕먹게 했던 그녀는 접수대에 있다가 4일 차가 넘어가면 모습을 감춘다.

‘그래도 악마가 아닌 존재하고 확신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 건 다행이었어. 덕분에 직접 식당을 찾아다니는 고생은 덜었으니까.’

하영은 한국에서는 말을 걸어 볼 수 없을 정도로 미녀였던 접수원을 생각하며 피식했다. 소설에 빙의 된 게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던 거 같다.

“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체들에서 연기가 나오는지 확인하던 하영은 가까이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고맙소!”

“크윽, 이 은혜는 언젠가 갚도록 하지.”

등반자들이 하영을 향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다친 이들이 많긴 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닙니다, 그보다 혹시 시체에서 묘하게 검은색 느낌이 나는, 노란 연기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하영은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으면서 혼탁한 노란색 연기를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등반자들은 왜 그런 걸 묻냐고 물어보기보다는 깔끔하게 본적 없다고 대답했다.

자세한 사정을 몰라 악마에게 농락당하던 등반자들이었으나 눈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거기 시체도 한번 찔러봐!”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시체에 상처를 내기 시작했다.

“이봐! 그 시체는 이미 내가 해봤어.”

등반자들은 빠르게 퍼져 나가며 시체에 무기를 한 번씩 쑤셔 박고는 연기가 나는지 안 나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등반자님. 연기가 나는 시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일먼저 감사인사를 건넸던 등반자가 하영에게 다가와 말했다. 하영은 그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노란색 연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 그것은 기생형 악마의 본체가 기생하는 몸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였다.

예상과 다른 상황에 하영은 인상을 찡그렸다.

‘인원도 줄였겠다. 마의 달로 힘도 강해졌겠다. 이 때를 노려 마을을 초토화 시키려 할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나?’

하영은 등반자들을 보며 침을 삼켰다. 원혁이 등반자 모두를 죽이고 등반했다는 구절이 떠올랐다. 정말 다 몰살시키는 것 외엔 답이 없는 건가.

하영은 고민했다.

하려고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오늘은 이미 너무 많은 피를 묻힌 터라 좀 꺼려졌다.

그때였다.

“저, 등반자님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밖에 있는 이들에게도 이 소식을 알려 드리러 가도 될까요? 마을 사람들은 없으나. 남은 등반자분들이 전부 밖에 있어서요.”

감사인사를 제일 먼저 전한 등반자가 말을 꺼냈다. 감사 인사도 제일 먼저 하고, 소식까지 빠르게 전달하려는 거 보니 행동력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정이 많은 걸 어떻게 한다면 오래 살아남을지도 모르겠어.’

하영은 몰랐지만, 민준에게 식사를 하자고 말하러 온 사람도 이 등반자였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 허락한 것으로 알고 제가…!”

이어지는 등반자의 말에 하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 그것보다는 다들 이곳에 꼼짝 말고 있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하영은 기생형 악마가 아직 등반자나 마을 사람인 척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이 흩어질 수 있는 명분은 주고 싶지 않았다. 혹시 모르지 않는가. 안 되겠다 싶어서 악마가 도망칠지.

“모두 서로 감시하며 있어주세요. 악마가 아직 다른 사람의 몸에 있을지 모르는 지금. 여러분을 대신해서 제가 금방 이 소식을 알려 드리러 갔다 오겠습니다.”

하영의 붉은 눈이 스산하게 빛났다. 하영은 주변에 있는 등반자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나갔다 오는 사이 사라진 등반자가 있다면, 찾은 후 바로 죽여 연기를 확인할 셈이었다.

“그러니 모두 여기 이곳에 그대로 있어 주세요. 괜히 쓸데없는 오해가 생기면 서로 귀찮잖아요.”

등반자들은 살기를 내뿜는 하영이 한 말에, 악마에 가장 가까운 건 당신 아니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하영이 두르고 있는 기운이 너무 흉흉한 탓에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하영은 자신을 믿어주는 것으로 생각해 크게 만족했다.

***

누구인지 모를 시체들과 부서진 내부 물품들로 난리가 난 모험가 길드 안. 하영은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것보다. 옥상에서 주변을 탐색하다가 뛰어내리는 것을 택했다.

“선생님들. 저거 아무리 봐도 악마 같죠?”

하영은 자신보다 더 붉은 기운을 휘감고 있는 악마들을 보며 물었다. 아무리 마의 밤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나 악마요 하고 알려줄 수가 있지? 바보인가?

하영은 어떻게 저런 머리를 가지고 한 마을을 전멸시킬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고 생각했다.

­ 낭만검객: 붉은 기운을 내뿜는다고 악마면 너도 악마년 아니냐?

­ 아가리롤스타: 쉿

­ 꿀벌아넣을게: 요사스런 붉은 기운, 악마 맞네 ㅋㅋ

­ 검은콩나물: ㄹㅇㅋㅋ

시청자들은 기생형 악마와 똑같이, 붉은 기운을 휘감고 있는 하영을 보며 친절히 답해줬다. 말하지 않아도 표정만으로 하영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볼만했다.

­ 꿀벌아넣을게: 아니 ㅋㅋ저렇게 불길한 기운을 휘감고 있는데 그럼 사람이겠냐고 아 ㅋㅋ

­ 야스마스터: 악마 컷! 악마 두 마리 컷!

“아니, 저건 마의 밤인가 뭔가 하는 것 때문에 기생 능력이 강해진 거라 어쩔 수 없는 거고요. 그리고 두 마리라뇨 소설을 봐서 아는데 이 마을에 있는 악마는 한 마리뿐이거든요.”

하영은 잘못된 판단을 내린 시청자의 채팅을 정정해줬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 야스마스터: ㄴㄴ 악마 2마리 맞음.

­ 인방인생하급신: 이 마을에 악마가 2마리 사는 게 맞긴 하지.

­ 악질방송만보는사람: ㄹㅇㅋㅋ

하영은 하나같이 같은 의견을 내는 시청자들의 채팅에. 또 무언가 변화가 있는 건가 생각했지만, 뒤이어 오는 채팅에 진실을 깨달았다.

­ 군침도는사람: 여기에도 골반 팅기며 걷는 괘씸한 악마년이 있긴 함.

­ 검은콩나물: 아 ㅋㅋ 난 또 뭔 이야기인가 했네.

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실제로 기분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렇게 반응해줘야 시청자들이 좋아할 거 같아서였다.

“아, 선생님들. 너무 하십니다. 어떻게 이런 순간까지 장난을 치세요. 전 사람입니다. 사람. 물론 조금 악마 관련된 스킬을 얻긴 했지만…”

하영은 말끝을 흐리며 새태창을 꺼냈다. 그리고는 한 번에 투창할 수 있는 창의 수도 점검해볼 겸, 제일 싼 창을 마구잡이로 구매하기 시작했다.

새태창을 꺼내면 큰 크기 때문에 악마가 눈치챌 수 있는 거 아니냐 싶겠지만, 새태창을 밤에 꺼내면 구름 같은 겉모습 때문인지 잘 보이지 않아 가까이에 있지 않은 이상은 깨닫기 어려웠다.

“선생님들. 1분 미션은 기억하시죠? 절 놀렸으니 골드 두둑이 준비해두세요.”

하영은 구매한 창들에 하나씩 마력을 담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엄청 빠른 속도로 창이 허공에 떠올랐다.

어찌나 마력이 잘 들어가는지 빨간색 마력이 빠져나가는 게 눈에…? 어, 뭐야 왜 마력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는 거지?

“어, 선생님들. 이거 약간 이상한데요…?”

하영은 붉은빛을 받아, 붉게 빛나기 시작하는 창들을 보며 숨을 삼켰다. 딱 봐도 불길하게 생긴 기운이 몸과 창을 휘감고 있어,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원래는 파란색이여야 하는데?

­ 성녀혐오함: 그게 마기라는 거임. 그 마기가 담긴 창으로 성녀 찌르면 좋아 죽음.

­ 낭만검객: 좋아 죽는 게 아니라 진짜 죽잖아 ㅅㅂ놈아.

하영은 채팅창을 보고 요번에 새로 스킬을 얻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몰라 사용하지는 못 했지만, 마의 밤이라 그런가 자동으로 사용되는 모양이었다.

‘악마에게 마기가 통할까 싶겠냐먄은… 없는 거 보다는 있는 게 낮겠지?’

의도치 않은 상황에 당황스러웠지만, 채팅창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걸로 봐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영은 마기에대해 신경을 끄고 계속해서 마력을 창에 담았다.

하나 둘, 수많은 창이 허공에 떠올랐다. 하영의 주변을 메우고도 넘쳐흐를 정도였다.

‘와. 앞도 잘 보이지 않는 밤에. 붉게 빛나는 창이라. 이거 좀 멋진데?’

하늘을 수놓은 수십 개의 창. 그 모두가 붉은빛을 띠고 있으니 게임의 이펙트가 부럽지 않았다.

“선생님들 그럼 갑니다!”

하영은 붉은 기운을 휘감고 있는 이들에게 모든 창을 일제히 투척했다. 자세한 컨트롤은 할 수 없었다. 한 개씩 날리던 평소와 다르게 수가 너무 많았던 탓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창 하나하나에 마력을 듬뿍 넣어둔 덕에 위력은 충분했다. 날아가는 속도만으로 평소보다 위력이 강한 게 느껴졌다. 게다가 수도 많으니 스치기만 해도 충분히 위협적인 공격일 터였다.

“와 씨, 존내 멋있다.”

하영은 날아가는 창들을 보며 감탄했다. 하늘에서 붉은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이게 내가 한 공격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압도적인 힘이 만들어 낸 광경, 이거 장관인데요?”

하영은 창을 전부 투척하고 멋지게 뛰어내릴 생각마저 잊은 채, 투창이 만들어내는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 낭만검객: 지금부터 1분셈. 1초.

­ 소드마스터거품임: 2초.

­ 바른말만씀: 자~ 드가자~

­ 닉네임은10글자까지: 3초.

­ 내이름은야스머신: 엥? 벌써 뒤졌는데?

붉은 빛을 내뿜는 창에 악마라 추정되던 이들이 꼬챙이 신세가 되어버렸다. 하영은 정신을 차리고 살짝 채팅창을 보다 입을 열었다.

“아, 이게. 하. 진짜 그동안 열심히 했긴 했다. 그죠? 선생님들?”

악마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꿰뚫리는 것을 보니 가슴이 요동쳤다. 강해졌다는 게 몸소 느껴졌다. 중간에 들어온 시청자들은 눈치 없이 사전에 걸어두었던 미션을 위해 채팅창으로 시간을 재는 게 눈에 들어왔지만. 그런 걸로 깨질 정도로 얕은 감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건 초기 시청자들도 마찬 가지었다.

밤의 풍경과 조화를 이룬 빨간색 빛들은 멋있기만 할 뿐, 실상을 따져보면 그들에게는 보잘것없는 수준이나 다름이 없었으나. 고블린상대로 겁먹던 이가 이런 일격을 만들었다는 것은 충분히 감탄이 나올 만했다.

게다가 이들은 하영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하지 않았는가.

­ 아가리롤스타: 아니 시발 뉴비년들아. 다 닥쳐봐. 지금 감동 먹었으니까.

­ 방송계의유니콘: 씁. 이건 ㅇㅈ. 좀 멋있는 듯.

­ 야스마스터: 언제 이렇게 성장했냐…

­ 꿀벌아넣을게: 이게 뭐라고 뿌듯한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음.

­ 미션석세스: 찢었다. 왜 인간들이 게임을 하는지 알 거 같다.

“와…”

채팅창의 상황도 모른 체, 하영은 창이 뿜는 붉은빛에 잠식된 악마의 시체를 보며 감탄했다. 붉게 빛나던 창들이 저렇게 한곳에 모여 있으니 빛나는 루비를 보는 것 같았다.

[2층 악마가 사는 마을]

[악마의 소멸을 확인.]

[생존한 마을 사람의 수 : 550명]

[마의 밤에 악마 토벌을 성공함.]

[추가 보상 발생.]

하영의 앞에 시스템 메시지가 생성됐다.

[보상: 55,000 코인. 잘 벼린 무기 중 택 1]

+ [500,000 코인]

[보상을 선택해 주십시오.]

[1. 잘 벼린 롱소드]

[2. 잘 벼린 단검 세트]

[3…]

갑작스럽게 떠오른 시스템메시지에 정신을 차린 하영은 고개를 돌려 채팅을 살펴봤다. 너무 넋을 잃은 탓에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몰라, 미션이 성공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 야스마스터님이 1,000골드 기부.

하영이 누가 키웠다? 내가 다 키웠다 ㅋㅋ

­ 모든것은순리대로님이 500골드 기부.

내게 무공을 배운 사이인 것은 아니나. 아는 자의 성장은 늘 기쁘구려.

“오, 미션 성공한 겁니까?”

창에 마력을 담는 시간은 왜 빼냐고 투덜거리면서 기부를 적게 할 것으로 생각하던 하영은 기부의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 낭만검객님이 100골드 기부.

옜다. 미션 성공비.

“어, 그럼 저건 뭐에요?”

골드를 받고 정신이 진정된 하영은 조금 전 기부에 대해 물었다.

­ 야스마스터: 다들 원킬에 감동해버렸잖아~

­ 검은콩나물: ?????

­ 악질방송만보는사람: 거지 적선인 듯 ㅋㅋ

­ 꿀벌아넣을게님이 1,000골드 기부.

고블린과 싸우다 상처 입고 질질 짜던 개가 맞냐? 맞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하영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을 보며 웃었다. 또 왜 난장판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골드를 받았으니 기분이 좋았다.

­ 야스마스터: 하영아 ㅠㅠ 더 성장하면, 내 첩으로는 삼아 줄 수 있다.

­ 꿀벌아넣을게: ??? 하영이가 왜. 니 첩을 하냐? 하영이는 내 애완동물 할 건데?

­ 인방인생하급신: 응 아니야. 나랑 야스하면서 같이 방송 탐방할 거야.

­ 야스마스터: 응 ㄴㅇㅁ.

입이 떡 벌어질 만한 드립. 이제는 없으면 섭섭할 정도다.

‘시간이 꽤 많이 흐르긴 했나 보다.’

하영은 흥분한 게 느껴지는 채팅창을 보며 처음 시청자들의 채팅을 떠올렸다. 하나같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장난스럽고, 낮선 곳에 있던 터라 더욱 무섭게 느껴지던 채팅들이었다.

‘이 정도면 나름 성공한 건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올라오는 채팅의 수준을 보면 그리 좋은 이들이 아닌 것은 명확해서, 앞으로도 좋은 대우는 기대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애정 있는 캐릭터 정도는 된 거 같아 다행이었다. 이제는 적어도 이상한 것과 교접하라는 미션은 올라오지 않겠지.

“아, 이것 참… 좀 쑥스럽네요.”

하영은 시련을 클리어했다는 시스템 메시지를 저쪽으로 치웠다. 그리고 아공간 주머니에서 술을 꺼냈다. 튜토리얼 던전에서 보상으로 나온 것이었다.

“이거 안 되겠다. 선생님들! 튜토리얼 던전에서 나왔던 술. 오늘 다 마시겠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하영은 평소에 기분이 우울할 때마다 아껴 먹던 술을 다 마시기로 했다. 워낙 독한 술이라 마시면 기분이 알딸딸해서 좋아지곤 했는데.

시청자들도 술을 마시고 밝아진 하영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며 기부를 해주곤 했다.

“선생님들! 자! 한잔 받으시죠!”

하영은 채팅창 쪽으로 술을 건네는 척하다가 방향을 바꿔 자신의 입에 다이렉트로 꽃아 넣었다.

꿀꺽 꿀꺽.

“캬하!”

시청자들은 술을 마시는 하영의 모습에 그저 웃을 뿐이었다.

­ 낭만검객: 우리준다면서 지가 다처먹네 시벌년ㅋㅋㅋㅋ

­ 야스마스터: 튜토리얼 민폐녀 다시 돌아오나??

.

.

.

그렇게 하영은 2층에서의 마지막 밤을 술로 채웠다.

하영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째서인지 사용했던 골드의 30퍼센트 정도가 도로 충전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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