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 11. 소녀가 꿈꾸는 복수방법.
* * *
대련은 끝났다.
소녀는 하영이 만든 벽을 넘었고, 주인공임을 증명했다.
비록 끝이 좀 허무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련이 끝났고, 소녀가 이겼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자신을 증명한 만큼, 나도 최선을 다해서 도와야겠지.’
패배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채팅창을 훔쳐본 것도 하영이었고, 실행에 옮긴 것도 하영이었다.
‘…좋은 경험이었어.’
오히려 이번 전투가 대련이었다는 것에 감사했다.
하영은 이번 대련으로 전투방식을 좀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정확히는 투창에 심각한 단점을 찾았다.
투창은 미리 공격할 지점을 정해 놓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지금까지는 속도가 빠른 적을 그리 만나보지 못해 몰랐지만. 이는 큰 단점이었다.
‘내 생각과 다르게 행동하는 적을 막을 방법이 없어.’
아무리 준비를 해도, 방향이 엇나가면 하지 않은 것과 같다. 특히 하영보다 근접전이 뛰어난 적이 목숨을 버릴 각오로 하영만을 노린다면. 평소처럼 투창을 운용하는 하영으로서는 그 돌격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투창을 공격용과 수비용으로 나눠야 할까?’
하영은 어두워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했다.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다. 그러나 그렇게 운용하기에는 사용가능한 최대 투창의 개수가 흠이었다.
‘7개를 누구 코에 붙이냐고….’
지금사용 가능한 개수의 배에 달하는 창을 사용할 수 있다면 모를까. 투창이 유일한 공격수단이자 이동기인 지금은 그림의 떡이었다.
“이렇게 된 김에 창 말고 다른 무기도 사용해봐?”
하영은 금발의 여기사, 아벨과의 전투를 떠올렸다. 꽤 실력 있어 보이는 그녀도 투창을 시전하지 않은 채 하영의 곁을 맴도는 창들을 쉽게 넘어오지 못했다.
“창들을 전부 보조로 바꾸고, 새로운 주 무기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도 나쁘지 않긴 한데….”
비록 재능이 부족하여 못해, 방치하고 있기는 하나. 하영은 꽤 많은 스킬들을 가지고 있었다. 스킬 대부분이 쓸모없거나 별 효과가 없는 것들이긴 했지만, 그중에는 십자 베기라는 꽤 그럴듯한 스킬도 존재했다.
“나쁘지 않아. 나쁘진 않은데….”
하영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다 문득 정신을 잃고 쓰러진 채 잠자고 있는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소녀는 반쯤 부러진 강철 대검을 끌어안고 잠을 자고 있었다.
“…”
작은 키를 가진 소녀와 소녀의 키보다 살짝 큰 대검의 오묘한 조화. 하영은 잠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그대로 소녀가 잠자는 걸 구경했다.
“귀엽네.”
외모가 예뻐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이것도 주인공이라 그런 걸까. 옆으로 누운 소녀가 대검을 끌어안고 잘 뿐인 단순한 광경임에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복잡한 무언가가 있었다.
“내, 가. 죽인다. 했지?”
비록 소녀가 내뱉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과격한 말이었음에도 말이다.
“귀여워. 꿈에서 복수라도 하고 있나 봐.”
소녀는 무엇이 그리도 기쁜지 헤헤 웃으며 대검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대검이 소녀의 작은 키를 뚫고 나왔다.
“안… 돼. 빨리 이쪽으로 와…”
소녀는 자신의 품에 대검을 가두기 위해 필사적으로 위로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키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으응… 아직 가면 안 돼…”
소녀는 멈추지 않았다.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계속 가두기 위해 노력했다. 그게 참으로 소녀다웠다.
“안 된다니까…”
안된다고 반복하는 것이, 언뜻 보면 꽤 힘겨운 꿈을 꾸는 것 같았지만. 하영은 소녀를 깨우지 않았다.
귀여운 외모라는, 커다란 콩깍지가 쓰인 하영에게 있어서. 소녀의 살벌한 잠꼬대는 견과류를 입 안 가득 문 채 조금만 더 달라며 애원하는 다람쥐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귀엽다. 귀여워~”
하영은 소녀를 깨우기는커녕, 이제 아예 소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하기 시작했다.
“지구에 돌아가게 된다면. 햄스터 같은 걸 키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소동물의 잠꼬대는 뭔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하영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차오르는 느낌마저 들었다.
낭만검객: 이게 귀여워? 난 좀 불쌍한데.
아가리롤스타: 하영은 안 불쌍함?
정하영제발뒤져; 당연한 걸 왜 묻는 거임?
어린이애호가: 잠자는 소녀는 불쌍한데. 인생이 나락 간 하영은 안 불쌍함.
아가리롤스타: 닉보니까 이해가 확 되네.
어린이애호가: ^^.
신경을 긁는 채팅에도 하영은 방긋 웃었다. 잠자는 소녀 덕분에 지금 하영의 정신은 강철과 같았다.
“어허 선생님들. 조용히 하고 봐주세요. 우리가 또 언제 이런 걸 보겠어요.”
건들면그냥던짐: 우.리? 지랄하지 마라. 난 언제든지 볼 수 있다.
낭만검객: 응 그건 니가 못나서 그래… 라고 하기에는 이제 넌 미녀인데. 이걸 왜 못 봄?
검은콩나물: 예쁜 애들은 예쁜 애들끼리 다니니까. 충분히 볼 수 있지.
야스마스터: 하영아 내가 보게 해줄까? 12개월만 고생하면 되는데.
미션석세스: 나도 보게 해줄 수 있음.
“12개월만 고생하면 이렇게 귀여운 생명체를 볼 수 있다고요? 어떻게요?”
소녀의 정신에 팔린 하영이, 아무 생각 없이 되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채팅을 보곤 곧바로 진심이 담긴 사과를 전했다.
“잘못했습니다.”
임신최적화여캠만봄: 네~ 알려 드렸습니다!
정하영제발뒤져: ㅋㅋㅋㅋ 처신 잘하라고!
아가리롤스타: ㄹㅇ 무친놈들인가.
그때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 번.
정하영이 된 첫날 느꼈던 그 감동을 느껴버린 하영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시발.”
욕으로 한번 털어버리고, 소녀를 다시 보며 힐링을 이어갔다. 아니 정확히는 이어가려 했다.
소녀가 이상한 잠꼬대만 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죽기 전에 잘 봐둬… 성욕에 굶주린 오크들에게 범해지는… 너의 아내를…”
부르르. 하영의 몸이 작게 떨렸다. 지금까지 소녀가 내뱉은 말들은, 하영이 주인공의 복수대상 중 한명인 만큼. 약간 기분이 꺼림칙하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소녀의 외모는 그런 감정을 덮을 정도로 귀여웠다.
그러나 귀여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심각한 상황 속에서 조용히 들려오는 소녀의 꺼림칙한 말은. 이전까지 느껴지던 귀여움에서 오는 즐거움을 두려움으로 바꾸기 충분했다.
‘일반 소설에서 나오던 작은 소녀의 복수심이 이정도면. 19금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인 이원혁은 대체…’
하영은 아직도 무어라 작게 중얼거리는 소녀를 살짝 돌아봤다. 그리고 소녀가 하는 말을 듣다, 휙 하고 고개를 돌렸다.
“아가 공장….”
웃고있던 하영의 얼굴이 굳었다. 그만큼 방금 소녀가 내뱉은 말은 꽤 충격적이었다.
‘소녀는 이미 나를 뛰어넘었어.’
분명. 복수의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은 하영이었다.
하영은 성욕이 강해진 오크들에게 아내와 딸들을 줘서 범하게 한 후, 복수 대상인 그에게 그걸 지켜보게 할 계획을 세웠다.
제일 큰 책임을 가진 이들만을 벌하는 원작에서의 소녀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하영이 제안한 아이디어에 크게 감명을 받은 소녀는 하영의 계획에 만족하지 못했다. 소녀는 복수 대상인 여자들을 잡아다가 오크에게 넣어, 아기 오크를 생산한 후. 아기 오크들을 계속해서 죽이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끝없는 복수라니.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야.’
소녀가 꿈을 꾸며 내뱉은 단어들. 하영은 단순히 복수 대상인 그들이 소녀를 피해 도망가는 것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건 오크들에게서 도망치려는 여자들과 현실에서 도피하는 귀족을 보며 하는 말이었다.
“그런 복수를 꿈으로까지 꿀 정도면. …대체 얼마나 원하고 있는 거야.”
복수를 좋아하는 하영이라도, 꿈속에서까지 복수를 찾지는 않는다. 하영은 복수에서 오는 통쾌함이 좋은 거지, 복수 그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 제정신이 아니야.”
하영은 밀려오는 두려움에 살짝 몸을 떨었다. 어쩌면 지금 이원혁도 복수를 꿈꾸며 자고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더욱 소름 돋았다.
‘분명. 내가 생각한 그 이상의 음습함을 보여주겠지.’
하영은 소설을 통해 이원혁이라는 사람을 이해했다. 그는 시원하고 통쾌한 주인공이었지만, 성격은 아니었다. 오히려 질척하고 답답한 성격이었다.
‘그렇기에 진득하게 복수를 즐겼지.’
이원혁은 야설에 필요한 진짜배기 인재였다. 평범하게 살던 하영과 아픈 일을 겪은 소녀와는 비교가 안 되는 인물이었다.
‘이원혁은 진짜 미친놈인데.’
소녀가 하영을 만나 개안한 것처럼, 변해버린 상황 속에서 원혁도 변화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 변화는 십중팔구 하영이 원하지 않은 방향일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지금 원혁이, 하영이 소설 속에서 봤던 2회차의 원혁이라는 보장도 없어진 상황이었다.
아니, 최소한 3회차다. 그렇지 않고서는 숨겨진 던전인 트롤왕국이 클리어 되어 있었던 게 말이 안 된다.
“이런 개 씨발!”
억울함에 하영이 일어나 소리쳤다. 두려운데, 억울하고 억울하니 화가 난다.
“후우. 진정하자.”
털퍼덕. 하영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때. 소녀가 끌어안고 있던 대검인 두 동강 났다. 내구도가 다해가던 대검이, 소녀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진 것이다.
“와. 이게 부서지네.”
여러 감정이 섞여, 오히려 진정이 된 하영은. 소녀에게 다가가 소녀와 대검의 상태를 살펴봤다.
아직 꽤 날카로움이 남아. 소녀의 옷을 벤 자국이 있었음에도 소녀에게는 작은 상처마저 남길 수 없었다. 심지어는 부서진 검의 작은 파편마저 소녀를 넘볼 수 없었다.
소녀에게 상처를 남긴 건 하영이 마력을 담아 날린 투창뿐 이었다.
물론 하영이 포션을 물 뿌리듯 사용한 덕에 지금은 다 치유가 돼가고 있다. 미소녀에게 상처를 남기는 건 죄악이니까.
“역시 기초 능력치가 높아야 하나.”
하영이 중얼거렸다. 솔직히 소녀가 아니라 하영이 저 대검을 잡고 끌어안았다면. 큰 상처가 났을 게 뻔하다.
시골마을에서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생활한 소녀와 다르게 하영의 피부는 연약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본 능력치의 차이가 절망적이다.
소녀가 방탄유리, 아니 방탄 고무라면. 하영은 그냥 유리다. 소녀와 다르게 억센 피부도 없고, 근육과 뼈에 힘을 실어주는 체력과 힘 능력치도 형편없다.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니까…”
솔직히 능력치가 좋으면 문제 대부분이 해결된다. 아니라고? 그럼 필요한 능력치가 부족한 거다. 능력치는 절대적이다.
“으음…”
아무리 이원혁이라 하더라도, 튼튼한 몸과 뛰어난 이동기로 마구 이동하면 자신을 잡을 수는 없다. 빠른 속도와 든든한 체력으로. 원혁을 피해 엘리베이터로 층을 넘어다니면 제까짓 게 어떻게 잡는단 말인가.
“물론 잡히면 저 대검처럼 부서지겠지만. 잡히지만 않으면 그만이긴 하지.”
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하면 생각해볼수록 맞는 말 같았다. 원래 뭐든지 기초가 중요한 법이다. 기초부터 챙긴 후 주무기를 생각해봐도 늦지 않다.
‘골드가 어느 정도 남았더라.’
순식간에 두려움이란 감정을 벗어던진 하영은, 곧바로 남아있는 골드를 확인했다.
[보유 160,550G]
16만 골드.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의 골드가 남아 있었다.
‘다행이네.’
마창과 마구잡이로 구매한 창들 덕분에 살짝 불안했던 하영은. 골드가 남아있음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새로 해금 된 영약도 확인해 봤다.
「하급 힘의 영약 20,000골드 현재 구매 가능 수량 10개」
「하급 체력의 영약 20,000골드 현재 구매 가능 수량 10개」
「하급 민첩의 영약 20,000골드 현재 구매 가능 수량 10개」
「하급 마력의 영약 20,000골드 현재 구매 가능 수량 1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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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급 신성력의 영약 20,000골드 / 신성력 능력치 필요]
「하급 마기의 영약 20,000골드 현재 구매 가능 수량 10개」
[TIP: 중급 영약은. 해당하는 하급 영약을 전부 구매 시 해금 됩니다.]
“…뭐지.”
이상함을 느낀 하영은 다시 보유 중인 골드를 확인했다.
[보유 160,550G]
“진짜 뭐지?”
분명 열심히 골드를 벌었던 거 같은데, 남아있는 골드가 너무 적다. 아니 적게 느껴진다.
“진짜 진짜 뭐지?”
하영은 한 종류의 영약을 전부 구매할 수도 없는 자신의 작은 골드 주머니가.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구매 완료.」
하영은 우선 하급 민첩의 영약을 하나 구매했다. 그러자 하영의 손에 엄청 작은 포션병이 띡 하고 나타났다.
병이 얼마나 작은지 원래 자신의 손보다 훨씬 작은 하영의 손과 비교해도 작은 게 느껴졌다.
“와. 아무리 하급이라도 이건 너무 작은 거 아닌가?”
하영은 엄지와 검지로 하급 민첩의 영약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눈에 가져다 댔다. 병 안에는 밝은 초록색계통의 액체가 들어 있었다.
“간에 기별도 안가겠네.”
하영은 병뚜껑을 열고 그대로 입에 부었다. 그러자 입안에 들어간 액체가 그대로 사라졌다.
액채가 혀에 닿지도 않았다. 진짜 입안에서 사라졌다. 영약의 맛이 어떨지 내심 기대하고 있던 하영은 허무함을 느꼈다.
초록색을 보자마자, 키위나 멜론 맛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무언가 더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영약이 빠져나간 빈 병을 살펴보던 하영은 시스템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병을 휙 하고 던져버렸다.
그리고 상점에서 하급 민첩의 영약 7개를 추가로 구매했다.
[보유 550G]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골드가 하영의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하영은 이해했다. 원래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니까.
하지만…… 전 재산을 주고 산 영약들이 하영의 작고 하얀 손바닥에 다 들어가는 건 좀 너무 한 거 아닌가? 하영은 자신의 손바닥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에스프레소 같은 작은 영약통 7개를 보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도저히 눈뜨고는 보지 못한 광경이었다. 하영은 소녀를 보고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진짜 너무한 건 바로 이곳에 있었다.
“작은 영약 하나당. 단창 40개. 지금 내 손에는 단창 280개가 들려 있는 거다… 작은 영약 하나당. 단창 40개. 지금 내 손에는 단창 280개가 들려 있는 거다…”
하영이 자기 최면을 하며 최대한 음미 해보려 해도 소용없었다. 영약은 말 그대로 ‘무’맛이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민첩 능력치가 ‘1’ 증가했습니다.」
눈을 감고도 보이는 시스템 메시지 속에서. 하영은허무함을 느꼈다.
비싼 레스토랑에 왔는데. 주문을 키오스크(무인 단말기)가 받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