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화 〉 과거의 망령 (6)
* * *
내 동반자와 함께 한 저격수 사냥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바위 위에서 스코프 반사광을 반짝거리며 날 잡아 달라고 열심히 광고하는 놈을 침묵시키고, 숲 속을 이리저리 이동해 다른 저격 스팟에 있던 놈들에게도 관통력 최강의 6번 탄환을 먹여 주었다.
아직 감은 죽지 않았는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총구를 슬쩍 들어 올려 놈들의 반짝이는 망원 렌즈 위쪽으로 총알을 날려 주면 곧장 반짝임이 뚝 그치곤 했다. 그들이 있던 바위 위로 올라가 보면 죄다 머리나 몸통이 꿰뚫린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조준경은 분명 존나게 편리한 물건이지만 그만큼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렌즈에 햇빛이 들이쳐 생기는 반사광 때문에, 상대에게 위치를 들켜 반격당할 위험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내가 산림 공원에 죽치고 있는 저격수 놈들의 담당 사냥꾼이 된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다.
나는 상대가 갖고 있는 스코프의 반사광으로 녀석이 어디에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상대는 내 반짝이는 백금빛 대가리를 제외하곤 아무런 단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실제 저격전에서는 당연히 어두운 색의 두건이나 비니로 눈에 잘 띄는 내 머리통을 철저히 가려 놓기 때문에, 숲 속에서 본인을 노리고 있는 내 모습을 찾으려면 열심히 스코프에 눈을 갖다 대고 틀린 그림 찾기를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
헌데 그런 짓거리를 하면 당연히 스코프가 휙휙 움직이면서 햇빛을 받아 열심히 반짝거릴 것이고, 숲 속에서 주요 저격 거점들을 매의 눈으로 관찰하고 있던 나는 그걸 보고 하얀 붕대가 칭칭 감긴 모신나강을 조준해 총알을 갈겨 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저격수 여럿이 당하니까, 나중엔 내가 숲에 들어왔다 싶으면 아예 모습을 잘 드러내질 않았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저격을 막아내는 토템 비스무리한 게 된 것이다.
가끔 못해먹겠다면서 이 쪽에 투항해 오는 놈들도 있었는데,
그런 녀석들에게는 알코올 도수가 드럽게 높은 술을 먹이면서 취중진담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그게 고문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히 끔찍한 짓거리로 받아들여진 모양이었다. 좀 더 마실래? 하고 물어 보면 하나같이 고개를 미친 듯이 내저으며 자기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마구잡이로 털어놓곤 했다. 나약한 놈들 같으니라고.
“….”
그런 도시의 일상들을 무심코 떠올리고 있자니, 다시금 기분이 싱숭생숭해진다.
이걸 무슨 감정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은데.
산림 공원에서 내 동반자 모신나강을 손에 넣게 되었을 때부터, 그렇게 무언가가 내 가슴 속에 자리 잡아 기분을 이상하게 만들었다.
방송 자체에는 그닥 영향이 없었고, 산림 공원을 쏘다니는 이틀 동안 모신나강과 함께 명장면을 여럿 뽑아내며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었다.
하지만, 게임을 그렇게 진행하면 할수록,
마음속에 남아 있는 무언가가 조금씩 그 영향세를 넓혀가는 것만 같았다.
과거의 기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녀석을 만나게 되어서 그런 건지,
모신나강을 손에 쥐고 숲 속을 달리며 적들을 상대하다 보면 가슴이 묘하게 두근거려 왔다.
그건 동반자를 다시 만난 것에 대한 흥분일까,
아니면 전장으로 곧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서리게 된 걸까.
“씁.”
고개를 살짝 털어 뭔가 이상하게 몽롱해지려는 정신을 다잡고, 눈앞에 놓인 한국어 교재와 내 옆에 앉은 밤색 소녀에게 의식을 집중했다.
달퐁이 이렇게 또 와 주었는데, 저번에 이어서 또 실례를 저지를 순 없었다.
저번의 슬라브식 숙취 사건 이후로 계속 그놈의 발작이 신경 쓰였던 건지, 이번 방문 때는 레즈노프 보드카 대신 오렌지 주스를 한 병 사들고 온 그녀였다.
내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한국어 공부에 집중하려 애쓰고 있자,
소녀는 이 쪽으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옅은 걱정이 담긴 고동색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앳된 목소리를 내뱉었다.
“그…. 이제 숙취 없는 거죠?”
“음. 그렇다.”
“진짜요? 어제 방송 보니까 보드카 좀 많이 마시는 거 같던데.”
“…?”
그 말에, 나는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내가 그랬었나. 평소랑 비슷하게 마신 거 같은데. 뭔가 묘하게 들뜬 기분이라 보드카를 더 많이 들이킨 건가. 어제 몇 병을 마셨더라? 1병?
“어제, 몇 병 마시…. 마셨나?”
“거의 두 병을 다 마시던데요. 제가 줬던 레즈노프? 그거까지 합해서요.”
“으음.”
그에 침음성을 흘렸다.
레즈노프는 컴플릿보다 병이 큰 만큼 용량도 더 많아서, 방송하는 몇 시간 동안 그걸 죄다 마시고 컴플릿까지 거의 다 비워 버렸다는 건 상당히 거하게 달렸다는 뜻이다.
물론 해명 방송 때 한 게임에 한 병을 해치우기는 했지만, 그 때는 시청자들이 돈 주고 술을 먹여서 그렇게 된 것이었으니 어제와는 상황이 달랐다.
누군가의 부추김도 없이, 그냥 저도 모르게 자발적으로 그렇게 많은 양의 보드카를 뱃속에 집어넣었던 것이다.
왜 그랬지? 보드카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될 만한 이유가 있었나?
기분이 좀 요상하긴 했지만, 고작 그런 것만으로 아까운 보드카를 비워낸 건가?
굳이 쓸데없는 생명수 낭비할 필요 없이,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받아들여? 뭘?
…방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아무튼 간에. 오늘은 달퐁 앞에서 느닷없이 발작할 일은 없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놈이라 사실 그렇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가리 속으로 흘러가는 생각의 흐름을 잘 통제시키면 되겠지. 가끔 뭐 이상한 게 끼어들기는 하는데, 상관없다.
“괜찮다. 오늘 숙취 없다.”
내 말에 뭔가 못 미더운 표정을 짓던 달퐁은, 냉장고를 가리키며 한마디 했다.
“제가 주스 사왔으니까 그것도 좀 마셔요. 맨날 보드카만 먹지 말고.”
“칵테일 제조 희망하나?”
“아이씨, 그냥 마시라고요! 섞지 마요!"
아깝다. 보드카랑 오렌지 주스는 잘 어울리는데.
스크루드라이버인지 전동드라이버인지, 아마 칵테일 이름도 버젓이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냉동고에 들어선 보드카는 그 머시기 드라이버를 만들기엔 도수가 부족하다.
기껏 생명수 부어 넣어서 밍밍한 10도짜리 유사 주스를 마실 바에야 그냥 따로 마시는 게 낫다.
그 칵테일은 나중에 고도주를 구하면 만들어 먹기로 다짐하고, 나는 다시금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알코올에 찌든 대가리가 제대로 지식을 흡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타앙!!
둔중한 총성이 숲 속에 울려 퍼진다.
부주의하게 풀숲을 버석버석 헤치고 지나가던 유저가 내 모신나강에 헤드샷을 맞고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복장이 영 단정치 못한 걸 보니 시티즌인가? 뭐 아무튼 간에 또 한 번의 킬을 달성했다.
“흐흫.”
달퐁이 돌아간 뒤, 나는 다시금 방송을 켜고 시티 오브 루인을 플레이했다.
운동은 하러 가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고 싶다는 욕망보단 모신나강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컸기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게임 중독이라도 걸린 건가 싶었지만,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모신나강의 총성으로 다시금 뜨거워진 가슴을 식히기 위해, 한 병밖에 남지 않은 레즈노프 보드카를 들어 올려 병나발을 불었다.
살짝 미지근해져 있었지만, 여전히 부드러운 목넘김으로 나를 위로해 주고 있었다.
“흐흐흫!”
보드카와 모신나강. 언제나 최강의 조합이다.
나를 전장에서 5년간 지켜 주고,돌아가게 되어서도항상 내 곁에 있어 줄 최고의 듀오다.
[오늘 텐션 무엇ㅋㅋㅋ]
[방장 왤케 신났누]
[후원 큰거 터졌음?]
[오늘 방송 킬때부터 저랬는데]
“[이 새끼 여기있]”
타앙!!
오늘따라 시티즌이 숲 속에 많이 포진해 있다.
상관없다. 시간도 많고, 총알도 많다. 몇 명이 되었든 간에 모두 평등하게 보내 줄 것이다.
초연이 피어나오는 모신 나강의 총구에서 불꽃이 튀어나갈 때마다, 그 둔중한 총성이 가슴을 울려 대며 마음속의 응어리를 자극한다.
이거지. 이게 모신나강이다.이게 진정한 내 역할이다.
계속해서 산림 공원을 찾아간다. 이걸로 몇 번째 게임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내 영원한 파트너와 함께, 침엽수림 안을 종횡무진한다.
건방지게 스코프를 반짝반짝 빛내는 놈들의 대가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다.
모신나강이 나를 조종하는 것처럼, 홀린 듯이 몸을 움직여 방아쇠를 당긴다.
그렇게 눈에 띄는 놈들의 대부분을 모신나강으로 처치하고, 다시금 탈출구로 나아간다.
타앙!
탈출구에 도달해 완전히 구역을 빠져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와중에도, 허공에 모신나강을 몇 번이고 쏴제끼며 그 총성을 음미한다.
타앙!
언제 들어도 마음을 설레게 하는 굉음이다.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방랑자의 마음을 이보다 잘 표현한 작품은 없을 것이다.
타앙!
가슴이 북받쳐 오른다.
마음속의 응어리가 터져 버릴 것만 같다.
이 감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가.이게 과연 단순히 흥분에 불과한 것일까?
타앙!
탕!
탈출 카운트가 다 끝나간다.
캐릭터의 시야처럼 눈이 스르르 감긴다.
황홀한 기분이다.
술에 완전히 취하게 된다면 이런 느낌일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에 취해 있는 것인가.
타앙!
탕! 타탕!
웅장한 모신나강의 연주에 누군가의 총성이 섞여든다.
그 날카로운 듀엣 사이로 두근대는 심장 박동이 끼어들어 베이스 리프가 된다.
훌륭한 전장의 협주곡이 완성되고 있다.도시의 그리운 풍경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제서야, 나는 다시 전장으로 돌아왔
틱. 틱.
“…?”
더 이상 모신나강이 총성을 토해내지 않는다.
매력적인 듀엣을 만들어 주던 누군가의 연주도 사그라든다.
온몸을 울려 대던 심장 박동이 조그맣게 잦아든다.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게임 헌팅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그 옆에는, 자신의 분신이 모신나강을 손에 쥔 채 우두커니 서 있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이내 잿빛의 눈이 정확히 내 쪽을 향한다.
무감정한 눈빛에서 모순적이게도 감정이 전달되어 온다.
무척이나,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였다.
“…!!”
문득, 비릿한 혈향을 맡는다.
진한 금속의 향기가 느껴진다.
코 밑으로 무엇인가가 흐르는 듯한 느낌에, 무심코 인중을 손등으로 훑었다.
고개를 숙여 손등을 쳐다 본 나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추었다.
피.
새빨간 피가 손등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
[뭐임]
[코피 터졌네]
[피 왤케 많이남ㄷㄷ]
[방장 ㄱㅊ?]
등골이 오싹해진다. 갑자기 왜 코피가 터져 나오는 거지?
그토록 흥분한 건가?전장에 돌아왔다는 그 기쁨으로 인해서?
…무슨 기쁨?
“…!”
그제야,
나는 마음속의 이 미묘한 기분이 무엇인지를 눈치 챌 수 있었다.
무엇인가에 씌인 듯 지금껏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던, 커다란 위화감이었다.
내가, 왜 전장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했던 거지?
왜 그렇게 흥분하고 있었던 거야?
여기는 현실이고 저건 게임이잖아, 미친년아.
혼란으로 가득한 머릿속에서, 가까스로 방송을 떠올려 낸다.
어서 끝내야 해. 이런 내 모습을 방송에 내보냈다간 그리 좋은 소리를 듣지 못 할 거다.
“아. 오늘, 오늘 방송 종료한다.
미안해.”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방송의 마무리를 알리며,
덜덜대는 손으로 마우스를 붙잡고 간신히 방송 송출을 중단한다.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핏방울이 후두둑 책상 위로 떨어진다.
시야가 핑 돌아간다.
뭐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여긴 어디지? 내가 있어야 할 전장은? 이 방은 뭐 하는 곳이야?
“…!!”
이내, 하얗던 벽지에 실시간으로 얼룩이 자글자글하게 새겨진다.
그에 경악하여 뒷걸음질 치다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깨끗하던 공기가 삽시간에 먼지와 탄연을 머금고 묵직하게 몸을 내리누른다.
고개를 들 생각조차 못 하고 두 팔로 머리를 감싼다.
탕! 타타탕!
총성이. 창문 바깥에서 총성이 들려온다.
지금 베란다에서 들어오는 게 연기인가? 뭐가 불타고 있는 거지?
“으, 아아.”
안 돼.
보드카. 보드카가 필요하다.
두 발을 질질 끌며 필사적으로 기어간다.
바닥에 널린 탄피들이 팔에 밀쳐져 도르르 굴러간다.
아니야. 저건 환각이다. 환각이어야만 해.
의자를 짚고 가까스로 일어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레즈노프 병을 집어 든다.
그 안의 투명한 액체는 그리 많이 남지 않은 상태다.
병 속의 내용물을 모조리 벌컥벌컥 들이킨다.
머릿속에 알코올을 들이 부어, 도시의 광기가 점화시켜 놓은 불길을 꺼뜨린다.
소용없어.
화염이 알코올을 만나게 되면 더욱 거세게 타오를 뿐이야.
씁쓸한 알코올의 향과 피비린내가 뒤섞인다.
그 익숙한 향기에, 머릿속을 누군가 잔뜩 헤집어 놓은 듯 어지러워진다.
“끄으…!”
책상 위에 보드카 병을 던지듯이 내려놓는다.
곧장 의자의 등받이를 붙잡아, 바닥으로 쓰러지려는 것을 가까스로 모면한다.
그러한 와중에도 가슴 속의 응어리는 제멋대로 맥동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제야 알 것만 같다.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이것은 단순한 감정 따위가 아니었다.
옛 기억에 사로잡힌 미친년의 정신을 갉아 먹는, 과거의 망령이었다.
보드카.
놈을 쫒아내기 위해선 아주 차디찬 보드카가 필요하다.
허상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폐허 속에서 우뚝 서 있는 하얀 냉장고.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녀석에게 다가가 윗문을 열어젖힌다.
냉동고의 싸늘한 냉기가 터질 듯한 머리를 감싸 주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참이나 부족하다.
한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냉동고 안을 둘러본다.
텅텅 빈 내부 안에서 오롯이 빛나는 유리병 하나.
그것은 컴플릿 보드카였다.
원래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했던 보드카가 결국 나를 살리는구나.
푸른색의 굵은 알파벳이 새겨진 녀석에게로 급히 빈 손을 뻗는다.
허나, 제 정신이 아닌 손길은 병목을 쥐지 못하고 그 뒤로 쑥 넘어가 버리며, 냉동고 바닥에 세워져 있던 보드카 병을 거세게 넘어뜨려 버렸다.
덜그럭. 하고 둔탁한 소리를 내며 넘어진 유리병은 내 손에 부딪힌 반동으로 휙 굴러가서 뒷벽에 부딪혔다가 다시 입구 쪽으로 데굴데굴 굴러왔다.
그에 냉동고 깊숙이 들어가 있는 팔을 도로 빼내며 놈을 붙잡으려 했지만,
병을 멈춰 세우기는커녕 팔꿈치로 몸통을 탁 쳐내 버리고 말았다.
무언가 조치를 취할 새도 없이,
가속이 붙은 컴플릿 보드카는 그대로 냉동고를 벗어나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쨍강!
"아...."
마지막 보드카가 허무하게 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현기증을 견디지 못한 내 몸이 바닥으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