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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에 미친놈-7화 (7/39)

〈 7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6

* * *

­그럼. 다음 주말에 꼭 만나자?­

"으······ 이 멍청한 새끼가······."

"하아······ 대체 왜 그런 소릴 해서······."

물론. 정윤이랑 만나는게 싫은건 아니다.

그런 이쁜애랑 데이트라니.

내가 고딩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어제 나를 보는 눈이 너무 날카로웠어서 그렇다.

"······기분탓이겠지. 이쁘기만 한데."

근데, 다음 주말에는 또 어딜 가려나······

또 서점인가? 학교에서도 맨날 도서관인데.

······다른데좀 가고싶다.

"······."

······깜빡 잠들었나···?

······학교가야지.

"엄마, 밥줘."

"돌아오자마자 저녁도 안먹고 잔거니?"

"응. 피곤해서."

"어휴······ 그래. 빨리 밥먹고 학교가라."

"······."

아오. 아직도 닭살돋네.

정윤이 눈은 잘 안보여서 몰랐는데

너무 날카롭고 매섭달까?

가만보면 이쁜데.

"현준,안녕."

"어···? 응. 안녕······."

······역시 학교갈때는 흑발가발 쓰는구나

"······."

"······."

······어색해···!

아니 그렇게 활발하더니.

가발만 쓰면 이렇게 조용해지네.

"······재미있었어."

"······뭐?"

"서점. 같이 있어서 재미있었어."

"어······응···."

그래. 솔직히 나쁘진 않았지.

······카페때만 아니였어도.

"저······그래서, 진짜로 이번 주말에도···?"

"다음에 또 만나자며."

"그게 바로 일주일 뒤일줄은······."

"그건 상관 없잖아?"

······어우, 깜짝이야.

눈에 초점없는거보소.

앞머리에 가려져 있어도 살짝씩 보인다.

"어, 오빠, 안녕!"

"어, 응."

얘는 또 갑자기 튀어나오냐.

어······ 이 분위기에는 좀 그런데.

"오빠는 항상 책언니랑 같이 다니는거야?"

"그정도는 아니고."

"남들한텐 커플같이 보이거든?"

"아,아하하. 그정도인가?"

제일 진도를 많이 나간게 정윤이긴하지.

······난 채륜이랑 더 만나고 싶은데.

"그럼, 이따 만나자."

"그래, 오빠. 또 도서관?"

"어······아마도?"

"그래. 이따봐."

아니, 뭔 맨날 도서관이야.

학교 안에서 놀 게 없긴 하지만.

"으······시끄럽기만 하고 저거······."

"······뭐?"

"계속 와서 아는 척 하는거 싫어."

실제로 알고있잖아.

······잠만. 말대꾸 하면 안될 것 같다.

이년 눈매봐라. 진짜 사람 죽일듯이 보네.

아니,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저······ 갑자기 왜 그래···?"

"나랑만 놀아줘."

"그게 무슨······"

······얘 상태가 좀 이상한데···?

분명 웃고있다.

······웃는데 웃는게 아냐.

말대꾸라도 하면 눈매로 찌를 기세다.

······얘가 뭐 얀데레라도 되는줄 아나?

······진짜 얀데레 같은데?

"어······ 난 딴 애들을 그런 눈으로 보는게 아니니까······"

"그 딴 애들을 다 지워."

"······뭐?"

"나랑만 같이 있어줘."

아, 시발.

왜 이런애랑 걸려서.

······여긴 현실인데, 설마 진짜로 찌르겠어?

······진짜 찌를거같은데.

"아,알았어. 일단 진정하고······"

"으헉, 헉, 야! 니들 또 뭐하냐?"

"······어? 너는 또 왜?"

엄청나게 뛰어왔나보네.

채륜이의 호흡이 소란스럽게 울린다.

······아니. 마침 다행이다.

체륜이면 이 미친년 옆에서도 꿀리지 않지.

"니들은 여기서 또 뭐하냐? 고백이야?"

"아오, 지랄좀 적당히······."

"오~ 썸인가봐?"

"으······저년이···!"

내가 한 말 아니다.

"아하핫! 내가 니들 관계 방해했나봐~ 미안~"

"작작좀 쳐웃지 그래? 이 걸레년아."

저게 초딩 입에서 나올 말이냐?

"오, 음침녀라 그런지 무섭네······."

"실컷 떠들어서 참 좋댄다."

꿀리지 않는게 이렇게 될 줄은······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방어적인 태도로 돌변한다.

······질투심 극으로 치닫는데?

이거 좀 위험한데······

······말려야겠는데?

"저기······종치기 전에 교실로 들어가야하잖아?"

"으······ 그럼 또 도서관이겠지? 이따봐~"

"저, 걸레가······."

"자자, 그만하고 일단 돌아가자."

······정윤이가 매우 매서운 눈빛으로 나를 째려본다.

어휴,이러다간 나 이세계 가겠다.

······현실 얀데레는 처음보네.

"······."

수업 중에도 서로 째려본다.

······너무 싸우는데···?

이러다 쉬는시간에 서로 치고박는거 아냐?

······다행이다.

쉬는시간에 채륜이는 놀기 바쁘다.

정윤이는 책을 읽고있다.

······인싸와 아싸의 차이인가···?

"······."

점심시간까지 다행이 큰 일은 없었다.

나를 두고 싸우는게 참 좋지만,

정윤이는 좀 적당히 건드려야할텐데······

"현준아, 밥먹으러 가자."

"배고파~ 나도!"

"너는 또 왜?"

"어라? 서로 먹여주게?"

아니 왜 또 싸우세요.

"야, 좀 적당히···!"

"오빠! 밥먹으러가자!"

"······어?"

"으······."

"······뭐야?"

아니, 눈치 없게 넌 또 왜······

"······어머? 분위기가 좀 섬뜩한데."

"······너잠깐 이리와봐."

"에?"

······내가 이렇게 적극적이게 될 줄이야.

"야, 쟤들 지금 싸우고있거든?"

"누가 봐도 그렇게 보여요."

"어······ 이유가 나 때문인데, 방법없을까?"

"······왜 이유가 오빠때문이에요?헐! 혹시 바람?"

"아니! 그게 아니라, 아침에 나랑 정윤이 보고 놀려대서······."

"아하~ 그런건 제가 잘알죠."

"······뭐?"

"언니는 그런거보고 그렇게 놀리는거 좋아해요."

"아······."

그런거였나.

남들이라면 적당히 웃어넘길 수 있지만.

나랑 정윤이는 이제 데이트까지 가는 사이.

심지어 집착증세까지 있어서 건들지 말아야한다.

"······그럼 어떻게 해결하냐?"

"놀리고 싸움까지 온건 처음이라······."

"아오 진짜······."

"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오, 뭔데?"

"피씨방."

씨방.

얘도 정상인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딴 생각을 하네.

내 손발이 크게 떨린다.

"······아니, 갑자기 뭔 피씨방이야!"

"채륜이는 게임 좋아해서 금방 풀릴거에요."

"그게 그렇게 쉽게되냐?"

"언니만 해결하면 책언니는 오빠랑 친하니까······."

"음······."

들어보니 그럴듯하다.

가능할거같은데?

"괜찮네. 근데 일단 저 둘좀 말리자!"

"으······ 제가 다 쪽팔리네요."

"저······얘들아? 배고픈데 밥부터 먹자."

"흥."

빠드득 빠드득.

정윤이 이빨 갈리는 소리가 다들린다.

내가 왜 이런애랑 친해져서······

"왓!"

"응? 왜그래 소윤아?"

"오빠, 책언니 좀 무서운데요······."

"그렇게 싸워댔으니 그렇지."

"그정도가 아닌데······ 오빠도 좀 위험해질지도···?"

확실히. 질투나게 하면 난리난다.

······나중에 소꿉친구가 아니라 납치범이 될지도?

"······."

"······."

······밥이 안넘어간다.

말이 없어도 이미 저 둘은 계속 신경전중이다.

다 모여있는 급식실에서 소리지를 순 없고.

진짜 좀 그만해라······

"······언니? 이따가 피방 어때요?"

"하? 너 평소엔 안가잖아."

"저도 가끔은 놀고싶거든요. 오빠도 같이 갈래요?"

"어······ 응. 괜찮네."

"그럼 나도."

"또 현준이가 가니까 따라가지?"

"닥쳐 이 걸레야."

또 싸우네 이것들······

······근데 소윤이가 상황을 잘 파악하네.

여기서 바로 피씨방 제안을 할 줄이야.

······진짜 해결되는거 맞지···?

"······야, 따라와."

"어? 왜,왜그래 정윤아?"

정윤이가 갑자기 나를 끌고간다.

······밥은? 아직 다 안먹었는데···?

"······언니, 안 말려요?"

"내가 왜? 실컷 꽁냥대라그래."

"······하핫."

"······뭐가 좋다고 웃어?"

"솔직히 질투나죠?"

"······뭐?"

"학교 최고 미남이여도 언니랑 헤어지는데~"

"으······ 이게···!"

"워! 워! 진정해요 언니~ 오빠도 괜찮은 남자긴 하죠?"

"흥."

"또 삐진다."

아니, 어디까지 끌고가냐.

"자,잠깐! 정윤아! 왜그래?"

"밥은 다 먹었으니, 같이 가는거야."

"······어딜? 도서관?"

"아니. 음악실."

"······너 노래해?"

"아니. 단 둘이 있기 좋은데야."

"······너 진짜 왜그···ㅡ."

"우린 쟤들이랑 있기엔 너무 조용하니까."

누가 나좀 살려줘······

나 감금되나봐······

"······어때. 조용하고 좋지?'

"······."

아무도 없다.

나 죽나봐.

하필이면 이런 얀데레랑 만나서······

"······잠깐. 대체 왜 싸우는거야?"

"계속 우리보고 놀려대잖아. 걸레년이."

"······너도 좀 심한거 같은데?"

"뭐? 뭐가?"

"우와앗···!"

미친. 눈매봐라.

왜 그렇게 쳐다봐······

그만좀 봐······ 잼민이라고 무시 안 할테니까······

"그,그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잖아."

"······?"

"너도 말이 좀 심해······ 그만하고, 이제 화해하는게 어때···?"

"······그럼 부탁이 있어."

"······무슨 부탁?"

"다신 쟤랑 엮이지 마."

······미안하지만 그건 안된다.

쟤는 나중에 엄청나게 흔들거릴 애거든.

너랑은 비교가 안된단다.

얼굴은 니가 이기겠지만.

"······대체 왜?"

"우리는 꽤 잘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무슨소리야?"

"나는 너만 바라보고 있다고?"

"······고백이야?"

"그럴지도."

정윤이는 의미심장한 말만 한다.

"너는 저런 시끄러운 애랑 안 어울려."

"······그런건 상관없어."

"있어. 너는 오직 나랑만 같이 있어줘야해."

······답없네.

······나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네가 이렇게 난폭하면, 나는 널 못 바라봐줘."

"······내가 난폭해···?"

"무척."

"······."

"······."

······좆됐다.

이걸 어쩐다.

나 진짜 이세계 가게 생겼는데···?

"······."

"······."

한동안의 침묵이 흐른다.

창문 밖의 애들 소리밖엔 안들린다.

"······그래. 미안해."

"······이제 가서 사과할거야?"

"······그래야지."

"잘 생각했어."

······어떻게든 된건가···?

대체 얘가 왜 이럴까······

나를 좋아하는건 괜찮은데 얀데레는 좀······

내 소꿉친구 라이프를 위해선 얀데레는 안된다.

"······사과하러 가볼까?"

"······응."

소윤이와 채륜이는 아직 급식실에 있었다.

"······미안해."

"······갑자기 왜?"

"내가 나쁜말만 한 거 같아서."

"······그래. 나도 미안. 항상 내가 놀려대면 다들 웃고 넘어가서 그랬어."

······다시 싸우는 줄 알았네.

"헐······ 오빠, 어떻게 설득한거야?"

"그냥······ 충격요법이지."

"오······ 책언니 꽤 위험해 보이던데······."

"그래도 꽤 괜찮은 애라고?"

"그게 아니라 저거 얀데···ㅡ."

"어? 뭐라고?"

"으왓!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선배님!"

정윤이가 바로 얼굴을 내밀었다.

······왜이리 무서워하지?

뭐, 아무래도 상관없나.

그래도 잘 해결됬으니······

"······그럼, 이따 다같이 피방가는건 약속이지?"

"그래. 이따보자."

"이년아, 니가 다 내는거다?"

"우씨······ 그래! 알았으니까!"

······고맙다.

돈까지 내면서 상황을 해결해주려 해서.

······소윤이 얘도 꽤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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