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7
* * *
"하암······."
······졸리다.
그래서 잤다.
······너무 극단적인가···?
······다행이 저 둘은 더이상 싸우지 않는 것 같다.
하필이면 얀데레라······
하지만 이대로면 나는 채륜이에게 다가갈 수 없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
얀데레를 아예 없애주던가.
······얀데레 카운터는 메가데레라는데.
퍽!
"아얏! 또 왜때려!"
"그렇게 쳐자고 있으니까~"
쟤는 진짜 나중에 학폭 터질거같다.
"오빠! 피방가자~"
"따라와 이새꺄!"
"아, 좀 잡지마!"
"야, 신정윤! 너도."
"······응."
······?
······내가 살면서이런 광경을 볼 줄이야.
······화해는 제대로 된 거겠지···?
이젠 더이상 절대 질투나게 해선 안된다.
"헤헷~ 진짜 니가 돈 다 내는거다?"
"아오, 알았으니까!"
"근데 왜 갑자기 피방?"
"나도 가끔은 놀고싶다고."
실은 니들 둘 사이 해결해주려고 하는거지만.
······저 호의에 감사해야지.
"근데······ 몇시까지 있을거냐?"
"음······ 이왕 받는거지 저녁~"
"저녁 몇시."
"우리 미자니까 10시가 최대인가?"
······시발?
밤늦게까지 있을 생각인가?
······뭐 저런 미친년이 다있데.
"아니, 너 진짜 밤까지 있게?"
"이왕 받는거니 다써야지!"
"이 미친언니가···!"
······너도 참 불쌍하다.
하필이면 이런년한테 쏴야해서.
······진짜 고맙다야.
"하아······ 그래. 그럼 오빠는?"
"어······."
······난 몇시까지 있을까?
······마음같아선 끝까지 머물고싶다.
채륜이도 같이 있으니까.
근데 너무 소윤이한테 폐를 끼쳐버려서······
"어······ 별일 없으면 끝까지···?"
"헐······ 오빠도?"
"아하핫! 잘 생각했다!"
"음······ 그럼······ 저······ 선배?"
"······응?"
"선배님은 언제까지······."
······왜 정윤이하테만 선배라 하냐.
······어지간히 무서운가보네.
살짝씩 보이는 눈매가 워낙 무서우니.
"······할 것도 없으니 나도 끝까지."
······할 것도 없으면 소윤이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헐······ 아,알았어요. 계산을 해보면······."
"어······ 돈은 충분하냐?"
"오,오만원 한장 있어요."
"돈 많네! 하핫! 충분하겠다야."
지돈 아니라고 존나게 떠들어대네.
······내건 따로 빼줘야하려나?
나는 소윤이한테 작게 속삭였다.
"저기, 내건 내가 나중에 따로 갚을게."
"······에? 굳이요?"
"저 둘 위해서 해주는건데 나까진······."
"어······ 그럴 필요까진 없긴 하지만······."
양심에 찔려서 도저히 안되겠다.
저 둘을 위한건데 내건 받을필요 없지.
"아하핫! 바로 랭이다!"
마음 편해서 좋겠다.
니들 위해서 해주는건지도 모르고.
······잠만, 근데 정윤이는 게임 안하잖아.
계정이라도 있을려나?
"저······ 정윤아? 너 게임은 할거야?"
"현준아. 너는?"
"나는 당연히 해야지."
"그럼 나도 할래."
······왜 계속 내가하는걸 다 억지로 하는 것 같지?
"그래······ 근데 계정이 필요할텐데?"
"너희들이 하는거 이미 있어."
······이미 있었어?
······게임도 하는구나.
"스쿼드다! 다들 빨리 들어와!"
"ㅔ."
"ㅔ."
"······응?"
······나랑 생각하는게 똑같네.
"······야, 정윤. 너는?"
"······친추 줘."
"······오키."
······이거 은근 잘 먹히는건가?
"어때요, 제 아이디어?
소윤이가 속삭였다.
"······나쁘지 않네."
"그쵸? 역시 제 두뇌란."
······자만이 좀 심한데?
······그래. 너는 자만할 자격이 있다.
chaeryun111:ㅈㄱㅈㄱㅈㄱㅈㄱㅈㄱㅈㄱㅈㄱㅈㄱ
wjddbs444:ㅅㅍㅅㅍㅅㅍㅅㅍㅅㅍㅅㅍㅅㅍㅅㅍ
······?
뭐야, 정윤이도 할줄 아네···?
"책언니 많이 해봤나보네요······."
"그러게. 나도 처음알았어."
"······에? 오빠랑 한거 아니에요?"
"넌 대체 나랑 정윤이 관계를 뭐로아는거냐?"
"어······ 커플."
"······."
······항상 붙어다니긴 했지.
여자랑만 놀아서 이상한 시선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어차피 나중에 나를 보고 부러워할거다.
어디 한번 계속 놀려대보시지.
"······그렇고 그런사이는 아니니까 오해마라."
"에이, 재미없게."
"겜이나 하셔."
rjsanrtkqkf (티모):탑갱좀요
chaeryun111(마스터 이):바텀감요
rjsanrtkqkf (티모):탑갱좀 ^^1박
chaeryun111(마스터 이):바텀간다고 ^^1발아
"······왤케 바텀만오냐."
"어······ 그러게요?"
soyun123(야스오):탑님 내가 로밍가드림
rjsanrtkqkf (티모):ㄱㅅㄱㅅ
"결국 니가 가는거냐?"
"언니는 오빠쪽으로만 가잖아요~"
"흐음······."
편하긴 한데 저러다 탑 탈주할라.
rjsanrtkqkf (티모):왜 안와요 미드 ^^1발아
soyun123(야스오):바텀이 더 급함
······?
너는 또 왜 내려오니···?
"아니, 간다며···?"
"어······ 부탁하는게 꼴보기 싫네요~"
······잘풀리니까 상관없나.
rjsanrtkqkf (티모):도구 ^^1발아 힐 왜 안줌?
wjddbs(소라카):쓸모없는 새@끼가 원딜만큼도 못하는게
······?
"······폭언 상당하네요."
"······그러게. 저러다 정지먹을라."
"으으······ 역시 저 책언니는 무서워요······."
······무서울만하지.
[전체]thRnqclsrn1000(나서스):^^1박 바텀게임 니@ㅐ미
[전체]chaeryun111(마스터 이):응 니가 못한거야^^
이기긴 이겼는데······
이번판을 요약하자면 이거다.
채륜이랑 소윤이는 나한테만 왔고
정윤이도 나만 서포트했다.
······이게 뭔 하렘이냐···?
······맞긴 하지만.
"아하핫! 이맛에 4인팟돌리지."
"한명 따돌리는맛에?"
"응!"
미친년. 진짜 학폭 가해자같네.
"어······ 재밌긴 재밌었네요."
"그러게~ 정윤이도 꽤 잘하더라?'
"다같이 나한테만 밀어놓고선······."
그 뒤로도 밤10시까지 쭉 랭겜을 돌렸다.
엄마한텐 미리 늦는다고 문자를 보내놓았다.
결과는 11전 전승······
다들 1단계씩 티어가 올랐다.
매판마다 1명이 따돌림 받고 욕을 했지만.
어쨌든 내가 잘커서 다 이겼다.
"아하핫! 재밌었어~"
"저도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재미있었어요."
"응······나도······,"
확실히 채륜이와 정윤이의 사이가 좋아졌음이 보인다.
소윤이의 아이디어가 제대로 먹혔다.
"으헉······ 우으······."
결제를 하고 오는 소윤이의 표정이 심상치않다.
중간에 먹을것도 사먹어서 돈이 꽤 들텐데······
오만원 다 썼으려나?
"······얼마냐?"
"다 썼어요······ 3달동안 모은 용돈인데······."
"······내값은 내가 갚을게."
"제발 그래주세요······ 으흑······."
······불쌍하기도 해라.
덕분에 채륜이와 정윤이는 꽤 친해진듯 하지만.
좀 불쌍하다.
"그럼 이만 가볼게! 내일보자~"
"응. 내일보자."
"저도 이만······."
"그래······ 고맙다······."
······정윤이는 가만히 서있다.
······왜이러지?
"······정윤아? 안가?"
"······오늘만 너네집에서 자고가면 안돼?"
······??????
????????????
갑자기 무슨소리세요?
"어······ 뭐···? 갑자기 왜···?"
"지금 집에가면 혼날지도······."
"아······."
······근데 내일돌아가나 지금가나 어차피 늦는건데
그냥 가는게 낫지않나?
"그래도······ 어차피 늦은거니까 그냥 돌아가는게······."
"아니. 아빠가 출장에서 돌아오셔."
"······뭐? 그게 왜···?"
"아빠한테 혼난다고······."
"내일은 아빠가 없냐?"
"응. 또 나가셔."
아······
그럴듯한 이유다.
······어떡하지···?
"아빠도 평생 안오는게 아니잖아. 돌아가는게······."
"······싫어."
······아빠가 많이 엄격한가···?
······이걸 어쩐다.
집에 여자애를 들이면 엄마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아오, 시발. 이걸 어쩌냐.
"······그래. 어쩔 수 없지. 오늘만 자고가."
"······고마워."
······씨발.
본능이 시키는대로 했다.
······조졌는데···?
부모님이 보시고 뭐라 생각하실까······
······에라이 모르겠다. 빨리 돌아가자.
"추우니까 얼른 가자."
"······응. 고마워."
"······다녀왔어요."
"뭐하다가 늦는다고 문자까지 보내고······ 어머."
"······안녕하세요."
"······여친 사귀었니?"
"뭔 여친이야! 아니거든?"
시발. 눈치없게.
······정윤이의 두 볼이 체온이 상승한것마냥 빨개졌다.
"······너는 이름이 뭐니?"
"신정윤이요."
"우리 아들 챙겨주느라 고생한다."
"참나, 진짜."
여자애 앞에서 쓸데없는 말좀 그만······
"어······ 일단 됐고, 배고파. 밥줘."
"이미 차려놓았다.······너도 먹을래?"
"······먹어도 되요···?"
"그럼. 밥 많이 해놓았어."
"그래. 배고프잖아. 같이 먹자."
"······응."
······일이 어쩌다 이리됐냐.
엄마는 계속 나한테 눈길을 보낸다.
······마치 여친이냐고 묻는거마냥.
"근데, 어쩌다 우리 아들이랑 친해진거니?"
"그냥······ 책 읽다가······."
"엄마, 밥먹는데 그런소리는···!"
"아 왜~ 궁금해서 그러지."
"······잘먹었습니다."
"그래. 근데······ 잠은? 어디서 잘래?"
"엄마,잘데는 있어?"
"아하핫. 집이 좁아서······."
"······."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진짜로 불길하다고.
"······그럼, 현준이랑 같이 자게?"
"그게 뭔소리야!"
"어······ 그래도 되나요···?"
"잠깐만, 넌 또 그걸 왜?"
"응. 상관없는데."
시발. 엄마 나한테 왜그래······
"그럼······ 같이 잘게요."
"······내가 허락 안했거든?"
"뭘 그리 깐깐하게 그러냐. 그냥 같이 자~"
"아오, 진짜이씨······."
하아······ 저것도 엄마라고······
마음에 내키진 않는데······
······호감도 쌓는데는 최고겠지만.
얘는 얀데레라고.
"하아······ 알았어요 알았어. 같이 잘게."
"하하핫! 그래라~ 이상한 짓 하지말고!"
"적당히좀 해!"
엄마를 무시하고 정윤이와 내방으로 올라간다.
"······고마워."
"뭘······."
"······가발 답답해. 이렇게 오래쓴적은 처음이야."
방으로 들어오자 마자 바로 가발을 던졌다.
······가발만 벗으면 진짜 예쁘다.
안벗어도 봐줄만한 외모지만.
"후우······ 오늘따라 더 피곤해······."
"그럼 빨리 침대에 올라가서 자."
"······너는···?"
"바닥에 이불깔고 자면 되지."
"······안돼."
"······?"
"내 부탁으로 온건데 니가 피해를 입을수는······."
"······."
"······."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방의 메아리가 고요해졌다.
"······난 니가 바닥에서 자는건 못봐주겠어."
"그래도······."
"······정말 그럴거면 같이 침대위에서 자게?"
"······그것도 좋다."
······잠깐만 시발.
내가 방금 무슨소릴 한거지?
······큰일난거 같은데?
"······진심이야?"
"응. 같이 자보고싶어."
"······그게 무슨뜻이야?"
"너랑 내가 같이 붙어있는거."
또 얀데레 올라온다 시발.
진짜로 조졌다.
······이건 더이상 수습이 안된다.
······내 침대는 다행이 2명은 올라갈정도의 크기다.
"······진짜로? 정말 같이 잘거야?"
"그럼 내가 바닥에서 자야지."
"······어휴, 할 수 없지. 그래."
"······니가 허락 한거야?"
정윤이가 웃는 얼굴로 나를 침대에 밀쳤다.
······정윤이가 내 위에 올라타있는 자세가 되었다.
"자,잠깐! 뭐하는거야!"
"피곤하니까 자야지. 얼른 자자~"
이 상태론 절대못자.
진짜 가발만 벗으면 애가 이상해지네.
······나 동정때는건가?
"······이대로 잘거야?"
"제대로 누워봐~"
"······?"
"읏쌰···! 됐다."
결국 정윤이가 나를 뒤에서 끌어안은 자세가 되었다.
······이게 뭔 자세냐 시발.
······솔직히 좋긴하다.
가발도 벗어서 이뻐졌고, 이대로면 천국행이다.
······선넘는게 문제지.
"······잘거야?"
"······졸려."
"······어휴, 그래. 자자."
······결국 나는 정윤이에게 끌어안긴 상태로 잠을 설쳤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