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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에 미친놈-11화 (11/39)

〈 11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10

* * *

"······."

나 이제 어떡해······

······다행이 채륜이와는 친하게 지낼 수 있겠는데.

문제는······

정윤이랑 합의하게되서 토요일날 놀러간다······

······안 좋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대왕젖탱이랑 친해지는 기회도 잡았고.

심지어 저 여신이랑 데이트인거다.

······여신인게 문제다.

내가 받는 시선때문에 못참겠다.

"하아······."

······뭐, 어떻게든 되겠지.

또 사람없는 곳에 갈거 같으니까.

──────────────

"으으······."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다 어느순간 잠에 들었다.

······새벽이길 바랬지만, 밖은 이미 밝아있다.

"현준아! 얼른 밥먹어라!"

하아······ 한게 없네······

이제 정윤이 질투걱정은 안해도 되지만······

잠시라도 불만스러운 행동을 취하면 때리는 애랑

계속 붙어있는건데······

"아오 씨······ 밥이나 먹자."

──────────────

······신선한 공기. 신선한 바람이 아침의 나를 맞이한다.

이딴게 한층 더 학교로 가는 나의 발을 무겁게한다.

하아······ 어차피 초딩인데, 그냥 땡땡이 치고싶다.

"뭐, 오늘만 가고 내일 쉬면되지."

조금만 더 하면 끝이다······ 라는 정신상태일때.

더욱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고 들은 적 있다.

······어차피 난 끝나질 않는데 뭐.

앞으로 매주 주말마다 얀데레한테 휘말릴 계획이다.

미래가 훤하다······

그냥 자전거를 타고 저 멀리 떠나고싶다.

"안녕. 폭력배."

"······."

나는 피곤한 얼굴을 획 돌렸다.

역시나. 항상 아침에 만나는 정윤이다.

······지겨운 얼굴이 등장했다.

가발만 벗으면 안그럴텐데.

답답해 보이는 저 얼굴을 보면 참······

이젠 지겨워 죽겠다······

고딩때 소꿉친구 때문에 귀찮아하는 소설을 봤었는데.

그땐 하나도 이해 안됐지만.

지금은 충분히 이해간다.

고작 1주일동안 친해진거라 뭐라할 순 없겠다만.

벌써부터 이상한 관계가 형성이 됐다······

왜 이성관계가 이지랄났냐······

내가 원한건 달달한 하렘루트다.

"······안녕."

"오늘도 찾아가서 누구 팰거야?"

"······나는 사람 때리는게 취미는 아냐."

"걸레년 주변에 있는 남자 다 팰줄 알았는데."

"······때리는건 걔 전문이야."

얘가 이젠 나를 완전 폭력배로 취급한다.

난 정당방위라고······

싸움 잘 하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그건 정당방위라고!"

"나 때리는놈 생기면 걔도 팰거야?"

"······아마도?"

"그럼 됐어."

······정윤이는 의미심장한 웃음기를 띄우며 앞을 걷는다.

──────────────

드디어 교실······ 이제 좀 잘 수 있겠다.

"오빠, 또 자게?"

"어.······어···?"

내 옆에 불쑥 소윤이가 튀어나왔다.

기다렸다는 듯이 문뒤에 숨어 불쑥 튀어나왔다.

"······등교할 때 안보이더니, 먼저 와있던거야?"

"응. 혹시나 해서 함 와봤지~"

마음 참 편하다······

니 언니는 지금 무슨상황 인지도 모르는게.

"채륜이는?"

"언니는 항상 늦으니까~"

괜히 걱정되네 또.

······어디 잡혀서 맞고있는거 아냐?

채륜이에 대한 잡생각들이 머리를 휘젓는다.

"······별일 없겠지···."

"어?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냐."

순간, 내 속마음이 작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럼, 간다."

"잘가라."

소윤이는 계단으로 펄쩍 뛰어갔다.

······등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에 뒤를 돌아봤는데.

정윤이가 바짝 서있었다.

"······뭐, 뭐해···?"

"소윤이랑 붙는건 합의엔 없었다?"

"가,같은 학년도 아닌데······."

"다른 여자애는 거들떠 보지도 마?"

"······네."

······정윤이는표정없는 웃음기를 띄우며 말한다.

난 현실에 얀데레가 존재할줄은 몰랐다.

······진짜 이채륜 별일 없겠지···?

"헉, 헉, 세이프!"

그 순간 채륜이가 와줬다.

난 또 보복으로 잡혔나 걱정했는데.

"별 일 없었지?"

"응? 뭔 일?"

다행이 아무일도 없었나보다.

어제 있었던 일은 새까맣게 잊었다는 듯이.

멍청한건지 둔한건지······

"오······ 걱정해 주는거야? 최곤데!"

퍽!

또 아무이유없이 나한테 바디블록을 먹인다.

"으··· 이··· 시발··! 왜 때려!"

"하핫! 듬직하니까~"

진짜 이 폭력배가 뭐가 좋다고······

왜이렇게 벌레들이 꼬여.

아직 커지지도 않았는데.

"좀 꺼져······ 난 좀 잘거니까······."

"어휴······ 잘 자라~"

드디어 저 골칫덩어리가 꺼지네······

남들이 보면 부러울 지 몰라도

저 폭력배 때문에 하도 쳐맞아서

근육이 붙을 정도다.

──────────────

"시발! 그 개새끼 어디있어!!"

······쉬는시간에 하도 소란스러워서 깼다.

내가 웬만하면 잘 안깨는데······

"으음······."

"오우, 좆됐네······."

"으음···?"

"어? 깼냐?"

······뭔 상황이야

······교실 밖에는 뭔 남자들끼리 모여서 떠드는중이다.

하아······ 또 잼민이 놀이인가······

괜히 깼네······ 그냥 자야지.

"······어? 이새꺄! 지금 자면 어떡해?"

"······?"

시발 얘는 또 왜 꺠우고 지랄이야.

단체로 뭘 잘못먹었나?

"뭔데 또······."

"쟤들이 너 찾는다고."

"······?"

"아니, 어제 니가 때린놈!"

"······아."

······맞다.

존나쌔게 날렸지.

······사실 잼민일진들이 보복해올건 예상했다.

······잠만 이채륜.

"······채륜이는?"

"이 미친놈아, 눈깔 병신이야? 저기서 말싸움 하고있잖아······."

"······!"

채륜이와 뺨에 큰 밴드를 붙인 놈과 서로 고함을 지른다.

"니가 약해서 쳐맞은걸 왜 지랄하는데!?"

"잘봐! 내가 그새끼보다 쌘걸 보여줄테니까!"

······유치하기도 해라.

보는 내가 창피하다.

······주변에 덩치큰 애들이 몇명 더 있는걸 보니 친구 데려왔네.

하아······ 선생님은 지금 뭐하고있냐?

"······쌤 불러와."

"······어? 니 문제잖아 시발!"

"그니까 상담을 한번 해봐야지."

"아니, 싸워봐."

"······?"

"······?"

······난데없이 정윤이가 와서 입을 열었다.

"······쌍방으로 나도 처벌받는다?"

"초딩에 뭔 걱정이야. 그리고 싸우면서 크는거랬어."

"······누구였지···?"

이 새낀 반친구 이름도 모른다고 뭐라한게 언젠데.

자기도 얘는 모르는구만.

"하아······ 얜 신정윤. 몰라?"

"어······ 미안. 반친구 이름은 다 아는데······."

"······어쨌든 함 싸워봐. 채륜이도 걱정되지 않아? 여기서 다 해결해."

······맞는 말이긴 하다.

나도 교무실로 불려가긴 하겠다만.

차라리 그렇게 어중간하게 상담으로 끝날바엔.

저기모인 일진 단체를 아예 지금 작살을 내놓는게 편하다.

나는 지금 고딩이니까.

나는 어제 팬 새끼한테 다가갔다.

"······시끄러워 잠좀 자자."

"이, 이새끼가···! 이 개새끼가!"

"입님새나. 입좀 닦아."

"이 씨발새끼가 진짜···!"

······잼민이 상대하기는 편하다.

남들한테 보일려고 폼잡아서.

괜히 쳐맞을 타이밍을 준다.

퍽!

"으아악···! 으윽······."

"제발 좀 꺼져줘라······."

어제 조진새끼 다시한번 조져줬다.

"혀,현준아···?"

"······여기서 끝내는게 좋을 것 같아."

"때, 때리는건 안돼!"

가끔은 정당방위도 있는거다.

와봐라 잼민이들아.

"으,으악! 씨발! 때려!"

"이 새끼들아 지금 뭐하는거야?"

······다행이다.

내가 가장 원했던 시츄에이션.

썜 등장이다.

"니들 따라와!"

"······."

나도 혼나겠다만은.

한명을 그렇게 쳐눕혔는데.

이 쯤에서 마무리 됐으면 좋겠는데······.

──────────────

"그래서, 누가 주동한거야?"

"여기······ 이 밴드······ 저, 저희가 한건 아니에요!"

뻔뻔하기도 해라. 병신들.

"하아······ 그럼 너는? 왜 싸워댄거야?"

"얘들이 여자애한테 시비터니까요."

"······알았다. 일단 여기서 기다려라."

"으으······."

"······뭐 이 새끼들아."

"아, 아무것도 아냐······."

한명이 공중에 붕 뜬걸 본 뒤론 다들 쫄아있다.

······고딩일진 참 편하다.

"혼자서 싸우던데, 무슨 일 있었어?"

"······."

······

······?

······!!!

······존나 이쁘시네.

초딩 자율복장임에도 단정한 옷차림.

눈에 띔 없는 화장기. 하지만 그대로 빛나는 얼굴.

전등빛이 반사되어 별빛같은 금발머리.

······몸매까지 보고 알아챘다.

······6학년 대선배다···!

와······ 잼민이 발육상태 실화?

1년뒤에 중딩이라곤 하지만······

"아, 안녕하세요···?"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무슨일인데 그래?"

······그래요. 진짜 긴장해요.

난 고딩인데 왜이리 긴장되냐.

저건 진짜 발육상태가 고딩이라해도 믿을정도인데······

"어······ 여자애가 괴롭힘 당하길래······."

"그래서 나서준거야? 멋지네~"

예쁜 누님께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신다.

"잡혀가거나 그러진 않을테니까 걱정마. 근데 혹시, 이름은?"

"박현준이요, 선배님은요?"

"김예민. 잘부탁해! 학교회장이야."

"학교회장이나 되는 사람이 왜···?"

"온갖 학년 남자애들이 몰려가서 싸운다길래······."

"······."

······대화하다보니 코가 나갈 것 같다.

······이 향기 너무 좋다.

연상 최고다! 이맛에 연상하지.

"······선배님은 이제 뭐하세요?'

"선배라고 할 거 없어. 대단한것도 아닌데······ 그냥 누나라고 불러."

"······네. 누나."

······고딩이지만 수치심따윈 없다.

고딩이라고 생각되는 여자애니까.

──────────────

"현준아, 이제 돌아가도 된다."

"······감사합니다. 누나."

"응. 다음에 또 보자?"

"저희는요!"

"너희들은 썜 오실 때 까진."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다.

발육상태 만점. 저게 진짜 소꿉친구 용이지.

하아······ 이젠 아무일도 없겠지···?

──────────────

"현준아! 괜찮아?"

"응. 왜 니가 걱정해. 너는?"

"난 괜찮은데······ 그렇게 애들 때리면 안돼······."

"걱정마. 이젠 다 해결 됐을테니까."

"응······."

지도 맨날 나 때리는년이 뭐라하네.

"······니가 하란대로 해서 아주 잘 됐다."

"그거 참 잘됐네."

"반어법이야! 기뻐하지마!"

"초딩은 그런거 안배워."

정윤이가 교묘하게 내 공격을 회피한다.

"와······ 학창시절 레전드네. 일진이랑 떠서 이기냐······."

"나도 저렇게까지 몰려올줄은 몰랐다"

"······근데, 너 학생회장 만났냐?"

"어······ 응. 이쁘시던데?"

"와 시발 부러운새끼. 말도 했냐?"

"······응."

"이 개새끼가······."

"꼬우면 싸움 잘 하시든가."

······얘가 이렇게까지 부러워 할 이유는 알 것 같다.

정윤이 말대로 진짜 패길 잘했다.

잼민이에 저렇게 예쁜 여자가 있을 줄이야.

친절해 보이니 대화 좀만 더 하면 친해질거다!

그렇게 나중에는 연상인 소꿉친구가 되는거지.

아무리 관계가 돈독해져 질린다 해도.

연상은 그런거 없다.

점심시간에 반드시 찾아봐야겠다.

"······이제 잘 거야?"

"······응. 졸려."

"헤헷, 나도 피곤해. 잘자라."

정윤이는 책을 배게처럼 쌓아올렸다.

······엎드려서 날 엄청 째려보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젠 항상 있는 일이니 익숙하다.

아······ 그런 사람은 고딩때도 못봤다.

결국 망상때문에 수업꿀잠을 계속 설쳤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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