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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친구에 미친놈-13화 (13/39)

〈 13화 〉 소꿉친구에 미친놈­12

* * *

"······."

흐음······

셋이서 놀러가는거긴 하지만······

얀데레인 정윤이한테는 어떻게 다가올지······

"으하암······."

······생각하다보니 졸리다.

평소라면 망가라도 한 편 보고자겠지만.

······오늘은 왠지 피곤하다.

위잉··· 위잉···

"······?"

갑자기 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정윤이인가···?

······하지만 순간, 내 머리에 벼락치듯이 무언가 떠올랐다.

"······예민이 아냐···?"

나는 폰을 집어 재빠르게 확인했다.

"······진짜네."

정말로 김예민한테서 문자가 왔다.

"현준아~ 자? ^o^b"

······이모티콘까지 보내놓았다.

참······ 활발한 사람이야.

······여기선 내가 동생일테니까, 애처럼 보여서 그런거려나.

"이제 잘려고 하는데 누나가 깨웠어요."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대충 보냈다.

"으앗! 미안ㅠㅠ 잘자라 우리아가 ^오^b"

"······애 아니에요."

겉으론 조그만 애겠다만.

속은 새까만 고딩이다.

"ㅋㅋ 놀러가는거 기대된다구~"

"아직 하루 더 학교 가야하는데 뭔······."

"나 공부하느라 밖에 잘 안나간다고? 오랜만에 나가는거야!"

얘도 우등생 쪽이네.

뭐······ 학생회장이니까.

"졸려요······ 이만 잘러갈게요."

"잘자! 내일보자! ^오^b"

오늘 친해졌다고 바로 연락까지 하고.

참 활발한 애네······

졸리다······ 이만 자자.

────────────────

위잉··· 위잉···

······뭐야···?

웬 전화가 와······

보이스피싱인가···?

"······에?"

······누나 전화다.

······아침부터 뭔 전화래?

어제도 그러더니, 오늘도 연락하네.

"······여보세요."

"좋은아침! 일어났어?"

"모닝콜까진 필요없거든요······."

"이제 학교 갈 시간이라고? 같이가자!"

"네······ 밥 먹고, 어제 해어졌던 골목으로 갈게요."

"응! 이따봐!"

······모닝콜까지 해주네.

······여러모로 좀 귀찮아.

그래도, 몇년 뒤면 이런 누나랑 소꿉친구로 친하게 지내는거지?

이게 진짜 미래를 보고 계획하는 하렘라이프지.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저를 과거로 보내주셔서.

────────────────

"하암······."

······모닝콜이 너무 이르다고······

항상 이쯤에서 만나는 정윤이도 보이질 않는다.

그정도로 모닝콜이 엄청 이르다······

"안녕! 기다렸다고?"

"일찍 나오셨으면 그냥 먼저 가시지······."

"나도 심심해······ 맨날 학생회장이라고 다들 날 피한다고?"

이런 예쁜 여자한테 접근하는 애도 없나?

하긴······ 학생회장이라 잘못 걸리면 골치아프지.

"으으······ 피곤해요······."

"어······ 모닝콜이 너무 일렀나?"

"이르다구요. 좀 더 자야하는데······."

"음······어젠 분명 나랑 비슷하게 잔 거 같은데······."

"전 나이가 어려서 느끼는 피곤함이 다른가봐요."

"아하핫! 귀여워!"

"으.으왓!?"

누나는 갑자기 내 머리를 꼬옥 껴안았다.

내가 아무리 커봐야 누나랑 키차이가 좀 있어서.

······그대로 내 얼굴과 누나의 가슴이 밀착되었다.

"우리 애기 졸린가봐~"

"그,그만······ 숨 막혀요······."

"앗, 미안······ 너무 들떠서······."

내 머리를 너무 쌔게 잡았다고······

······근데, 이런 여자한테 이렇게 안긴 적은 처음이다.

정윤이나 채륜이는 이렇게 못 해줄 테니까······

······꽤 발육이 잘된 저 가슴은 꽤나 푹신했다······

······이 맛에 연상하지.

────────────────

떠들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학교다.

"그럼, 이따 점심시간에 보자!"

"네, 이따봐요······."

어휴······ 졸려······

너무 일찍 깨웠다고······

조금밖에 안 자도, 안피곤한 사람은 진짜 부럽다니까.

────────────────

"······."

······진짜로 존나게 졸렸나.

잠시 눈을 붙인 것 뿐인데, 벌써 뭔 점심······

"어······ 잘잤냐?"

"······응. 간만에 잘 잔거 같다."

일어난 후, 채륜이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준다.

"일찍좀 자라! 내가 때려도 안깨더만?"

"평소대로 잤다고······ 근데 또 때렸냐?"

이 양아치년이 진짜······

너는 진짜 양아치 새끼들이랑 노는게 어울린다.

나중에 커질 니 가슴만 아니였어도······

"배고프니까 밥먹으러 가자!"

"응. 소윤이 올때까지 기다리자."

"안녕! 피곤해 보이던데, 잘잤어?"

"덕분에······."

"······에?"

전교회장이란 애가, 나한테까지 찾아왔다.

"저······전교회장이 왜···?"

"어······ 그냥 어제 좀 친해져서······."

"오······너는 정윤이랑만 친한 줄 알았는데? 양다리야?"

"양다리는 뭔 양다리에요!"

진짜, 회장이란 애가 후배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오빠! 오늘은 아침에 안보······ 회장?"

"어머, 친한애가 꽤 많네?"

"아······."

······하필이면 회장한테 이런 모습을 보일 줄이야.

하렘이 좋긴 한데······ 이것도 놀림감일거다.

"······또 오셨네요."

"응! 내일 놀러가는데, 친해져야지?"

어느샌가, 정윤이는 이미 내 뒤에 있었다.

······회장을 피하는 느낌이다.

"흐음······ 근데, 왜 선배님은 이런애랑 놀러가시죠?"

"착한애잖아! 나도 혼자선 외롭다고······."

"오빠가 착한진······."

······뭐라고?

"어쨌든, 배고프니까 밥먹으러 가자."

"그래! 이번엔 다같이 먹자!"

······셋은 다 누나를 경계하는 모양이다.

어제 그렇게 정윤이를 골려댄 사람이니까.

······연상 좋기만 한데.

────────────────

"근데, 현준이가 이렇게 인기있을줄은 몰랐네~"

"인기있는거 아니에요. 같은반이니까······."

"그렇다기엔, 그 나이에 이성이랑 잘만 노는데?"

······얘 특징 또 나온다.

후배 계속 골려주기.

······이 모습을 이번엔 채륜이와 소윤이도 경험중이다.

"심지어, 귀여운 여동생도 있잖아?"

"으으······."

"근데, 넌 어떻게 현준이랑 친해진거야?"

"······이 언니랑 친해서 저절로 친해졌어요."

그렇게, 누나만 혼자 신나게 떠들다가 회의가 있다고 먼저 가버렸다.

"······진짜로 후배를 갖고 노네요······."

"한 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정윤이가 당한 이유를 이제 좀 알겠지?"

"네······ 내일 잘 놀고오세요······."

"진짜로 속이 시커먼 회장같네······ 잘해봐라."

────────────────

"으음······."

너무 많이 먹었나, 졸려서 하루종일 자버렸다.

어느덧 하교시각.

"소윤이랑 먼저 갈게. 월요일에 보자."

"어. 잘가."

채륜이는 평소와 다르게 먼저 가버렸다.

우리 때문에 먼저 돌아가는걸까······

"정윤아, 우리도 가자."

"······또 회장이랑 갈거야···?"

"그래야지. 내일 만나는데."

"우음······ 알았어······."

"얘들아! 같이가자!"

말하기도 무섭게, 바로 와버렸다.

나는 괜찮은데, 정윤이는 좀 걱정이다.

────────────────

"얘들아, 내일 만나는거 잊지마! 내가 다 깨워줄테니까!"

"일찍좀 깨우지 마세요······ 저 오늘 하루종일 잤다구요······."

"알았어 알았어. 하핫, 귀엽다니까?"

······이번에도 껴안나 싶었는데, 기꺼이 참은 듯 보인다.

정윤이도 있으니까······

······정윤이는 계속 나와 누나를 번갈아 보고있다.

······뭔가 좀 불쌍하네.

"그럼, 내일보자!"

"안녕히계세요."

"······."

집으로 가는 길이 달라, 누나는 먼저 갔다.

그때, 정윤이가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어디로 가는걸까···?"

"음······ 재미있는 데?"

"······서점이 좋은데."

"내일 만나서 한 번 물어보자."

우리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

"엄마, 내일 또 일찍 나간다."

"어머, 또 그 여자애?"

"어······ 응."

"그래라. 여기 돈."

"또 돈?"

"놀러가는데 돈은 있어야지. 맛난거 사 줘라."

뭔가 응원받는 기분인데······

────────────────

위잉··· 위잉···

"하아암······ 또 누나인가······."

침대에 누워있다가, 어느새 잠들었다.

"일어났어? 이따 9시에 나와!"

"정윤이한테는 얘기했어요?"

"응! 이미 전화로 깨워줬어!"

"네······ 그럼 이따 봐요."

"응!"

······정윤이는 어떻게 하고 나갈려나···?

분명 회장은 같은학교라 들킬텐데······

으음······ 알아서 하고 나오겠지 뭐.

────────────────

"오! 안녕!"

"어······ 안녕하세요······."

와······

존나이쁘다.

저 하얀 얼굴은 평소보다 훨씬 빛나며.

평소와는 다르게 묶은 포니테일의 금발이 참 어울린다.

······이게 전형적인 미인이지.

"······안녕하세요."

"안······ 에···? 누구세요?"

"······왔냐."

······정윤이가 걱정이였는데.

진짜로 백발의 이쁘장한 모습으로 나왔다.

"어······ 얘 정윤이 맞아요."

"어······ 염색한거야···?"

"원래 백발인데, 눈에 띄어서 가발쓴거에요."

"아하······ 그럴만하네. 나도 금발이라 좀 불편하니까."

······같은 입장이라 이해해주네.

솔직히, 이상하게 볼 줄 알았는데.

"그래서, 어디부터 갈거에요?"

"방탈출!"

"······에?"

······방탈출···?

······나쁘지 않은데?

중딩때, 학교 축제에서 해본적이 있다.

셋이서 친해지는 거니까······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럼, 가보자! 따라와!"

────────────────

"자! 여기야!"

"오······."

도착해보니, 평범한 카페처럼 보인다.

방탈출 카페인가본데, 나는 이런곳에 단 한번도 와본 적 없다.

하아······ 오느라 불편해 죽는줄 알았다.

쌍으로 미인 둘이서 붙어있으니······

이런 시선 진짜 싫다.

"예악한 사람이에요!"

"확인했습니다. 가지고계신 전자기기는 이곳에 넣어주세요. 저희 방탈출은 이런 형식으로···─."

······말이 좀 길어서. 대충 요약하자면.

우리는 납치되었다.

그리고 이 방에서 탈출하면 되는거다.

"안대를 써주시고 잘 따라와 주세요."

"저······ 안대는 왜···?"

"다른 방을 보지 않게 하기위한 목적입니다."

"그럼······ 알겠습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에 와 안대를 벗어보니, 은은한 조명 아래 여러 물품들이 어질러져있다.

"오호······ 일단, 다같이 찾아보자!"

"어······ 이런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해요?"

"흐음······ 단서가 될 만한거!"

그러니까 그 단서가 뭐냐고.

"여기 상자 있어요."

"오! 잘했어!"

그 사이, 정윤이는 먼저 작은 나무상자를 찾아 가져왔다.

상자엔 자물쇠가 1개 걸려있다.

"흐음······ 번호 맞추는건가?"

"음······ 단서가 이 주변에 있을텐데······."

셋은 다같이 여러 물품들을 뒤져보았다.

인형 옷도 벗겨보았고······ 유리병도 살펴봤고.

그때, 또 정윤이가 라디오 속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717­721­473­217­?

753­576­427­749

라고 적힌 카세트 테이프를 찾아냈다.

정윤이는 이런거 해본 적 있나?

"딱 봐도 알겠네!"

"뭔데요?"

"이 '?'가 상자 비밀번호야!"

"그건 누구나 알겠구요······."

흐음······ 난 고딩인데······ 안 보이는데?

초딩의 눈으로 봐야하는건가···?

"으음···! 모르겠어!"

"저······ 힌트없나요?"

"힌트는 주는데······그래도 첫번째 방인데! 쉬운거일거야!"

"······7이 규칙적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확실히 7이 계속 껴있다.

아래에선753­576­427­749로 순차적으로 이동중이다.

그렇다면 ?에 들어갈건 OO7 이런형태려나···?

"······알 거 같아요."

"응? 뭔데?"

"오! 보여주나?"

그 순간, 정윤이가 입을 열었다.

난 진짜 모르겠는데.

"······구구단."

"······구구단···?"

구구단은 누구나 알지.

······근데 그게 왜?

진짜 모르겠는데.

"진짜 모르겠어요? 먼저 위에걸 보죠."

"717­721­473­217­?"

"어······ 그게 왜···?"

"7X1은 7 7X2는 14······."

"······아···!"

"와! 천잰데?"

구구단이다!

아래쪽 숫자에도 753­576­427­749

이건 완벽하다!

순서대로 7의 구구단을 세가면 이 숫자가 나온다!

······재밌는데?

"그러니 답은 7X4 28428이에요."

"자물쇠에 맞춰보자!"

428을 넣어봤더니, 자물쇠가 철컥 하고 열렸다.

상자 안에는 열쇠가 하나 있다.

와······ 난 고딩인데도 못풀겠는데, 정윤이는 꽤 똑똑하네.

"대박인데? 완전 똑똑하잖아!"

"헤헷······."

정윤이가 애써 차분한 척 하지만,

속으론 재미있어 하는게 입술이 살짝 찢어진 것 만으로 알 수 있다.

······놀러오길 잘한 것 같다.

열쇠를 잠긴 문에 넣어보니, 문이 철컥 하고 열렸다.

"너, 꽤 잘하네? 전에 해본 적 있어?"

"아니, 처음이야."

"재능 부럽네······."

우리는 다음 방으로 들어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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