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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유비가 되어있었다-3화 (3/36)

〈 3화 〉 자룡 꼬시기(2)

* * *

한바탕에 전투가 끝난후 우리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부상병들이 생각보다 많이 나왔지만 사망자는 10명 밖에 안나왔으니 성공적인 전투라고 생각하는 중 문득 궁금한게 생겨 관우를 바라보았다. 그시선을 감지한 것인지 나를 돌아보며 물었다.

"형님, 무슨 문제라도 있으십니까?"

내가 품고있던 질문을 입 밖으로 내보냈다.

"원본초의 군대는 어디 즈음 이지?"

"아마 우리군이 출발할 때 즈음 업성이었으니 지금은 진류 근처일 것입니다."

'아직 연주지역을 벗어나진 못한거로군.'

"그럼 우리군은 어디로 가야지 원본초의 군대와 마주칠 수 있는가?"

"이정도에 속도면 아마 허에서 마주칠수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라 하면 지금의 허창이다. 허창은 나중에 조비가 지은 이름이기에 아직은 허라 불리는 것이다. 196년 조조로 인해 허도로 바뀐후 다시 바뀐 것이긴 하지만.

"그럼 다시 움직일 것이니 장비에게 일러 다시 이동할 채비를 하라."

"예, 형님!"

상산의 조자룡 기다려라 무슨일이 있어도 널 내 아래 둘 것이니.

그후 이틀을 꼬박 달려 허창에 도착했다.

"여기가 허란 말인가?"

"네, 형님 여기가 허이옵니다."

생각보다 난세에도 잘살고있는 것 처럼 보이는 도시이다.

"형님 저기 군대가 보입니다!"

장비가 외쳤다. 자세하게 보니 ?(성씨 원)이라고 적힌 깃발이 보였다. 원소의 군대인걸 확인했을 때 관우가 나한테 보고하였다.

"형님, 원본초의 군대입니다."

"흠... 그런것 같군."

원소의 군대에 다가가 소리친다.

"여기 원본초란 자의 군대인가?"

그 물음에 위엄이 넘치는 목소리가 답해 왔다.

"어떤 무례한 자가 자신에 이름을 밝히지도 않고 이 나의 원본초 군대를 감히 막아서는 것인가?"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나선다. 위압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아마 이자가 원소겠지?'

그는 황금색 투구와 갑옷을 입고 있었다. 눈은 매섭기 그지 없었고, 얼굴은 각이지고 잘생긴 외모가 꽤나 보기좋았다.

'원소는 미남 이라더니 그말이 사실이었군....'

"내 당신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부디 나와 차한잔 하지 않겠습니까?"

유비가 인자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면서 나긋한 목소리로 묻자 원소는 짧은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의심을 거두지 못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내 그대의 무엇을 믿고 내 군대를 막은 그대와 차를 마신단 말인가?"

당연한 의심이었다. 이정도는 예상 내에 문제였기에 차분히 답을한다.

"내 어찌 그대와 척을 지려는 행동을 하려 하겠소? 난 굳이 승산도 없는 전투에 내 병력을 낭비 하긴 싫소."

그리고 그말에 이어 덧붙였다.

"난 전한 경제의 아들인 중산정왕유승의 서자인 육성정후 유정의 후손으로 조부는 동군범령을 지내신 유웅이며 친부는 관직을 지내지 아니하였으며 이름은 유홍으로 난 그의 아들 유비라고 합니다."

길고 긴 자기소개를 마친후 원소를 바라보았다. 그는 볼쾌한 기색을 내며 물었다.

"황실의 이름을 사칭하는 것은 크나큰 중범죄인 것은 알고있는 것인가? 그대는 목숨이 2개인 것인가? 하늘이 두렵지 아니한가"

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내 거짓을 고하지 않았거늘 어찌 하늘을 두려워 한단 말입니까?"

원소는 불쾌한 기색을 누그러뜨리며 다시 묻는다.

"그런가? 유비라 하였는가? 황실에 후손이란 자가 내게 무슨 볼일이 있어 왔는가?"

과연 권위 넘치는 목소리가 아닐수 없었다.

"내 그대와 할 말이 많으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계속하지."

손으로 천막을 가르키며 말했다.

"그래 이제 듣는 귀도 없으니 길게 끌지 말고 본론 부터 얘기 하시게."

"그렇게 말하신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 전 공의 부대에 있는 장수중 한명을 필요로 합니다."

그는 불쾌하다는 듯 답했다.

"우리 장수 중 한명을 필요로 한다고?"

난 미소를 띄우며 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그는 황당하다는 듯 답했다.

"지금 다짜고짜 내앞길을 막아놓고 내장수 중 한명을 필요로 하니 내놓아라 라고 말한것이오?"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체 답했다.

"예"

원소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답한다. 명백히 분노한 목소리이다.

"지금 그걸 말이라 지껄이는 거요? 내 앞길을 막은 것은 하진 대장군의 앞길을 막은 것과 다를 것이 없다는 걸 모르시는 거요? 이는 곳반역이랑 다를게 없다는 걸 모르는 것이오?내 그대의 용기를 높이 사 겸상 해주니 그대는 날 만만하게 보고 있는 가보오?"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비록 친모가 노비라 하나 원싸가문의 자식이자 대장군을 보필하고 있는 그대를 만만히 보다니요."

난처하다는 듯 손을 저으며 답했다. 그러자 원소는 크게 분노 하여 소리친다.

"지금 날 모욕 하는 거요? 나와 지금 여기서 끝을 보자는 것이오?"

난 애써 미소를 감추며 답했다.

"그럼 개백정 출신에 천한 대장군 밑에서 일하는 천한 노비에 아들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뭣이? 그게 무슨 소리냐? 나보고 배신이라도 하란 말이냐?"

난 차분하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곧 있으면 낙양에 피바람이 불겁니다."

원소는 눈을 크게 뜨고 내게 말한다.

"그게 무슨 소린지 자세하게 설명 해야할 것이다."

난 미소를 억지로 숨기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에게 앞으로 일어날 십상시에 난 그리고 동탁의 낙양 점거에 대하여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 공은 황제를 무사히 데리고 나와 대의와 명분을 챙겨 동탁을 몰아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권력은 공의 손에 쥐어져 있을 것입니다."

원소가 반문한다.

"만약 내가 황제를 먼저 빼오지 못한다면 어찌 할겐가? 무슨 방도라도 있는건가?"

난 한심한 눈으로 원소를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그는 눈치를 채진 못한거 같다.

"만약이라도 황제를 빼오지 못하더라도 빈동탁연합을 일으켜 반역자 동탁을 몰아내자는 명분은 만들수 있으니 그대로 군을 일으켜 낙양으로 진격 하시면 됩니다. 만약 이것이 실패로 돌아가도 동탁은 공을 감히 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원소는 묻는다.

"어찌 하여 그리 생각 하는가?"

"자신에게 칼을 들이민 이들을 용서 함으로써 자신에 미덕을 쌓으려 하겠지요. 애초에 그 많은 군웅들을 처벌하면 반발이 아주 심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는 굳이 자신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 않을 테지요."

원소가 밝아진 얼굴로 소리친다.

"그렇군! 과연.... 그대의 가르침 깊게 가슴깊이 새겨놓겠네. 그대가 필요한 장수의 이름을 말해보게나."

덤덤하게 난 답한다. 기뻐 이리저리 뛰어 댕기는걸 참으면서 말이다.

"이름은 조운 자는 자룡이라 하는 자이옵니다."

"흠... 조자룡? 그대가 어찌 그자를 알고있는 지는 내 묻지 않겠다만 왜 하필 조자룡인가?"

"자세하게 설명 할수는 없으나 제 감이 그는 저에게 꼭 필요하다 이야기 하고있습니다. 처음 그의 이름을 들었을때 무조건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습니다."

난 대충 둘러대어 대답했다. 원소는 꽤나 언짢은 얼굴로 나의 대답에 수긍하듯 고객을 끄덕였다. 그리곤 병사에게 시켜 조자룡을 데려오게 하였다. 아마 조자룡은 아직 두각을 들어내지 않았으니 굳이 못 줄 이유가 없다고 원소는 판단 한것이다.

"여봐라, 조운을 불러오거라 내 그에게 볼일이 있으니 가능한 빠르게 오라 전하라."

"예! 주군 명을 받들겠습니다!"

나와 원소는 조운이 오기 전까지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죽였다.

"하하 과연 공의 말씀은 언제나 저에게 깨달음을 주시는 군요."

"아닙니다 허허."

"어허 공 지나친 겸손은 좋지 못합니다."

얼마안가 조자룡이 도착하였다.

"주군 조장군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원소는 답했다.

"들라 하라!"

20세 즈음 되보이는 앳된 얼굴을 가진 청년이 천뒤에서 걸어 들어왔다.

"신을 찾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주군은 무슨 문제라도 있으신지요?"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원소를 바라보았다.

"아.. 딱히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닐세."

조자룡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그럼 무슨일로 저를 부르셨는지요?"

원소는 내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넌 앞으로 유비공을 모시도록 하여라."

조자룡은 당황하며 묻는다.

"주군 그게 무슨 뜻입니까?"

원소는 귀찮다는 듯 답한다.

"듣지 못하였는가? 그대의 주군은 앞으로 내옆에 서있는 이 유비공이라고 말했다네. 유비공이 네놈을 찾기 위해 먼 발걸음을 하였으니 너는 새로운 주군을 성심성의껏 모시도록 하여라."

조자룡은 혼란한 머릿속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현실을 받아드리고 있었다. 받아 드렸다기 보단 현실이 그냥 그의 머리 안으로 욱여진 것일 뿐이지만 말이다. 조자룡은 이내 내쪽을 보더니 무릎을 꿇고 충성을 다짐했다.

"주군이시어 신 조자룡 앞으로 주군을 위해 제 목숨을 받칠 것을 맹세합니다!"

"충성을 맹세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오 조장군. 그대를 내 휘하에 둘 수 있는것은 나에게 있어 큰 행운이네."

그는 여전히 무릎을 꿇은채 답한다.

"감사합니다 주군!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난 허리를 숙여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이제 그만 일어나시오. 내 나중에 나의 아우들을 소개 시켜 주겠네 그러니 잠시 밖에서 대기하고 있어주게."

"예, 주군!"

조운이 밖으로 나간 뒤 난 원소에게 작별인사를 건냈다.

"그럼 실례 하겠습니다 원소공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번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자 원소가 웃으며 답한다.

"하하하 그럽시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음에 또 봅시다."

그걸 마지막으로 원소군은 낙양으로 떠났다. 그 모습을 보고 난 생각했다.

'넌 나의 장기말일 뿐이다. 앞으로에 난 천하를 내 발아래에 둘것이니 첫단추를 잘 끼워야하지 않겠나? 기회주의적인 원소를 첫번째 장기말로 쓰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마 나에게 최고의 선물을 가져다 주겠지? 벌써 부터 기대가 되는군. 그럼 한번 날뛰어 보거라 원소야.'

살짝 살기를 띈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유비는 원수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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