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 황건적 보급 약탈(2)
* * *
조조군의 깃발이 점점 다가왔다.
양측간의 거리가 불과 몇리 정도 되었을 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군을 이끄는 군주는 나오라!"
긴 흑발을 휘날리며 엄청난 미녀 한명이 군사들 사이를 걸어 나왔다.
"내가 이 군을 이끄는 자다. 네놈은 누구냐?"
나는 군사들 앞으로 나아가 답했다. 그러자 그녀가 '그것도 모르냐'는 얼굴을 하며 답했다.
"난 조조 맹덕이다! 그러는 네놈은 누구냐?"
'조조라고? 조조는 남자잖아. 하지만 내눈 앞에 있는 저 미인은 여자라고?!'
머리 안에서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는 도중 조조는 소리를 높혀 다시 물어온다.
"네놈은 누구냐고 내가 묻지 않았더냐? 어찌하여 답이 없는겐가?"
난 당황하며 답한다.
"아 난 성은 유 이름은 비로 자는 현덕이라 하오. "
조조는 그 대답을 듣곤 놀라 묻는다.
"당신이 그 유비란 말이오?"
"예 저를 아시는 지요?"
"이거 이거 실례 했소.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에게 의도치 않게 무례를 저질렀군."
'지랄하네.'
그말에 육성으로 나올뻔한 말을 간신히 참으며 미소를 띄며 답한다.
"아닙니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지요."
실수라 말하며 나에게 실수를 하였다는 뜻을 내포해 답했다.
조조의 눈썹이 꿈틀거린다.
"하하 유공께선 마음이 넓으셔서 이러한 무례를 용서하시니 감사할 따름 입니다."
"아닙니다 저도 초면에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겸손함을 내보이며 답한다. 조조는 그말을 듣고 바로 되묻는다.
"그나저나 유공께선 어디가는 길이시오? 꽤나 바빠보이던데..."
"우리군은 지금 복양을 향하고 있소."
"복양이라구요? 거긴 무슨 이유로 가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
"예, 거기 황건적 잔당들의 보급창고가 있다고 들어 그들의 숨통을 완전히 끊으로 가는 길입니다."
"호오... 그들의 보급 창고가 거기있단 말입니까? 누구에게서 들은 정보입니까?"
"황건적 잔당들에게서 들은 정보니 확실할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말을 마지막으로 생각에 잠긴 조조가 3분 정도가 지난 후 입을 열었다.
"저도 같이 동행해도 괜찮겠습니까?"
'무슨 생각인 거지?'
속으로 생각했다.
'따라와서 어떻게 할 속셈이지? 따라 온다면 그가 얻는게 무엇이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질 않았다. 기껏 해봐야 공을 나누는 정도. 조조 정도에 재력가 집안이라면 굳이 보급을 털어 충당할 필요도 없을 터이니.
'일단 허락할까 딱히 손해 볼것도 없고 이참에 조조랑 친해지면 따라올 이득도 많으니. 기왕이면 조조를 내옆에 두는게 상책이긴 하다만 이건 가능성이 거의 0에 수렴하니.'
"좋소. 내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감사하오. 우리 전력에 큰 득이 될것이오. 황건적 토벌이 한결 더 쉬워 지겠군요."
"하하 동행을 허락 해주었으니 나야말로 감사하오."
'이 여자 보면 볼수록 웃는게 호탕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뒤에서 차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뒤돌아 보니 왠 감매가 날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감매? 아 확실히 지금 이상황은 바람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조조를 보다가 봐서 그렇지 그녀도 엄청난 미녀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가슴이 크다. 조조는 큰편은 아니지만 그녀는 확실히 큰편이었다.
'저 정도면 확실히 D컵 이상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녀의 매서운 시선으로 인해 이내 생각을 접었다.
복양을 향하는 길에 난 풀리지 않는 질문을 묻기로 했다.
"조조공."
난 조조를 불렀다.
"무슨일 인가 유비공?"
"어찌하여 동행 하기로 했는지 그 저의를 물어 봐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조조는 웃으며 말했다.
"하하 저의라니요? 저의라고 할 것도 없는 아주 단순한 이유 입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저 단지 당신에게 흥미가 생겼을 뿐입니다. 그저 그런 이유입니다."
'겨우 그런 이유라고?'
유비는 아직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얼굴을 하며 말한다.
"겨우 그런 이유로 절 따라 오겠다 한겁니까?"
"그렇습니다. 믿지 않으실지도 모르지만 이것이 제 진심입니다."
"확실히 믿기 어렵군요."
"하하 꽤나 솔직하신 분이군요."
"하하 속이는 걸 딱히 좋아하지 않는것 뿐입니다."
그 뒤로 복양까지 서로 말이 없었다.
그 뒤로 한 1주일 즈음 지났을까, 병사 한명이 다가와 보고를 올렸다.
"주군 앞으로 조금이면 복양입니다."
"허허 벌써 복양인가."
정확히는 1주일 이상 걸렸으니 전혀 빠르지 않은 행군 속도 였지만 어째서인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느낌이다.
'그나저나 조조가 벌써부터 원소랑 따로 다니기 시작했다니 이건 좀 의외네.'
조금 생각을 정리하면서 행군 하다 보니 얼마안가 병사에 말대로 도시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기가 복양인가?"
"그렇습니다 유공."
"아우들아 성에 가서 나 유비와 조맹덕이 왔다고 알리거라!"
"예 형님!"
그러자 조조는 하후돈을 불렀다.
"원양!"
그러자 거구에 사나운 눈매를 가진 30대쯤의 아저씨 처럼 보이는 인물이 다가왔다.
"무슨일이야 맹덕?"
꽤나 껄렁한 몸동작을 하며 답했다.
"내가 공적인 자리에선 예의를 차리라고 그렇게 당부하지 않았던가. 여하튼 너도 저둘을 따라가 같이 보고를 올리고 와!"
조조는 익숙하다는 듯 관자놀이에 손을 대며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명 받들겠습니다 주군! 이거면 됐어?"
속을 긁는 듯한 발언이었다.
"헛소리는 나중에 하고 서둘러라!"
조조는 살짝 화가 났는지 소리친다.
"예!"
그제서야 조금은 진지한 표정을 하며 하후돈은 답한다.
"아, 유공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조가 난감한 표정을 하면 말했다.
"괜찮습니다 군신 관계가 상당히 좋은 것같군요. 부럽습니다."
"원양은 예부터 친했기 때문에 초반 병사를 일으키는 데 있어 상당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까? 저도 제 두 아우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잠시후 관우와 하후돈이 돌아와 보고를 올렸다.
"전달 했습니다."
"그래? 성주가 뭐라하던가?"
"딱히 특별한 말은 없었습니다. 황건적 토벌에 대해선 최대한 협력 하겠다 약조 하였습니다. 다만 백성들에게는 그어떤 피해도 용납하지 않을거라 호언장담 하였습니다."
"흠, 그건 당연한 말이다."
조조가 끼어들었다.
"공의 말이 맞습니다. 군사들에게 각별히 주의 시키도록하라."
"예 주군 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럼 조공 슬슬 토벌을 준비 하도록 하죠."
"그럽시다. 여봐라 모든 장군들을 부르거라 황건적 토벌에 대해 긴밀히 논의 할것이 있으니 최대한 신속히 움직이거라!"
"예 주군!"
"논의는 일단 들어가서 하는게 좋을 듯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도 그편이 좋을 듯 싶습니다."
복양성으로 들어가자 한 중년의 노인 하나가 걸어나와 우릴 환영 했다.
"반갑소. 난 동군태수 교모라 하오."
조조가 놀라 답한다.
"아니 동군태수께서 어찌 여기 계십니까?"
교모가 웃으면서 답한다.
"내가 다스리는 현에 내가 나와있는게 이상하진 않을텐데? 그나저나 명성이 높은 유장군과 조장군은 여기까지 어쩐 일인지?"
"복양 근처 산에 황건적들의 보급창고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여기까지 달려온 것입니다."
'이자식 알면서 다시 묻는 것봐.'
"그런가? 우리 현 주위에 역적놈들이 자리하고 있었다니. 복양 현령은 여태껏 무엇을 한겐가?"
그러자 옆에 있던 성격 더러워 보이는 현령이 고개를 숙이며 답한다.
"근처에 황건적의 보급창고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럴리가 있냐? 무조건 뇌물이지.'
현 근처에 황건적의 보급창고가 떡하니 자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뒷배가 있지 않은 이상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한가 그럼 자네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게 되는군. 그렇지 아니한가?"
현령은 당황해서 그런지 말을 제대로 이어나가지 못한다.
"ㅇ... 예? ㄱ...그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의 할일은 이땅을 평안케 하고 외부의 위협을 막는것 아닌가?"
"예 그러하옵니다."
"근대 바로 옆에서 황건적이 진을 치고 앉아 있는데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는건 자신의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것이 아닌가? 그리고 황건적이 바로 옆에 있는데 이 현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을까? 그럴 일은 없었을터. 네놈은 그러한 보고도 나에게 올리지 않았으니 내 이를 어찌 생각해야 겠는가?"
"오해 이옵니다."
"오해라? 하하 그런가? 나에게는 그것이 오해라 보이지 않네만?"
"아닙니다. 황건적이 있는지 없는지 아직 판단 되지 아니 하였는데 어찌 확신하시고 저에게 책임을 묻는단 말입니까?"
교모가 노기를 내보이며 소리친다.
"닥치거라! 네놈이 매달 어딘가에서 들여온 '선물' 그 선물들의 출처부터 명확히 하도록!"
"그것은..."
"답을 못하는 것을 보니 그것은 명확히 밝힐수 있는 곳에서 온것은 아니란 말이군. 즉 뇌물과 다를 바 없다는 것 아닌가?"
"아닙니다 뇌물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그럼 어찌 출처를 밝힐 수 없는 건가?"
"그것이..."
"닥치거라 더이상의 변명은 필요없다! 너를 여태껏 내치지 않은것은 네놈이 유능해서가 아니라 명분이 없어서라는 것을 여태 몰랐단 말이냐? 능력이 없으면 눈치라도 잘봐야 되는 것이거늘. 하지만 이번일로 명분 또한 생겼으니 너를 어찌 아니 내칠수있단 말이냐? 여봐라 이자를 추포하여 하옥하라! 네놈의 죄는 황건적을 토벌한 후 내가 직접 물을 것이다. 그에 대한 대답이나 잘 생각해두도록."
"태수 저에게 어찌 이러는 것입니까?"
"그것은 네놈이 제일 잘 알것인데, 그것을 나에게 묻는가? 뭣들 하느냐 빨리 시행하지 않고?"
병사들이 답한다
"예!"
"태수!"
교모는 더이상의 말들은 무시했다. 그리곤 돌아서서 우리를 보고 말을 이었다.
"실례했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군. 사과하지."
"아닙니다. 현령의 책임을 묻고있는것을 어찌 실례라 할 수 있겠습니까?"
조조가 말했다.
"그러하옵니다. 그것보다 일단 황건적들에 대해서 먼저 논의 하시지요."
내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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