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화 〉 활건적 보급 약탈(4)
* * *
잠에선 깬 유비는 현실인지 꿈속인지를 구별하기 위해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 보았다.
"현실인가?"
현실임을 확인한 유비는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조조를 보았다.
"아직도 믿기지 않네. 그 조조가 여자라니. 평행세계면 뭐든지 해결 되는 줄 아냐고! 망할 어디 B급 소설도 아니고 장난치지 말라고 신님!"
유비는 그렇게 말하면서 조조를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절세미인일세..."
그리 중얼거리며 일어나선 병영을 살피기 시작했디.
'뭔가 이상한데...'
병영은 술취해 잠든 병사들로 널브러져 있었다.
'너무 조용하잖아 어떻게 벌레 소리 하나 안들리지?'
그러자 유비 눈에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
그러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설마.. 하지만 어떻게 알 수 있었단 말인가? 아군에 첩자라도 풀어 놓았단 말인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 해봐도 첩자라 생각되는 인물이 떠오르질 않았다.
'내가 너무 예민 하였던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천막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유비 눈에 보초병들이 쓰러져있는 모습이 포착 되었다. 보초병들이 숨을 쉬고 있지 않은걸 확인 하고선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젠장!"
하지만 당황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서둘러 병사들을 깨우고 전투태세에 돌입 해야 한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을 끝낸 유비는교모와 조조가 있는 곳으로 힘껏 달렸다.
"조 기도위! 교 군수님!"
그러자 그 소리에 놀라 깬 조조는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그리곤 급한 듯 자신을 찾은 유비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오?"
"적습이오!"
놀란 조조와 교모가 거의 동시에 외쳤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적습이라니요?"
그러자 유비가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내 너무 조용하여살피고 있던 와중 보초병들이 암살 당해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만큼 확실한 적습에 대한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그리곤 유비가 관우와 장비에게 명한다.
"너희들은 지금 자고 있는 모든 병사들을 깨워 전투 준비를 하라!"
막 잠에서 깬 둘은 정신을 차리지도 못한 상태에서 명을 받고 허둥지둥 뛰쳐 나갔다.
"충!"
그걸 본 조조도 하후돈을 불러 명했다.
"너도 저 둘을 도와 전투를 준비하라!"
하후돈도 늦게나마 정신을 차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 모든 건 조용히 진행 해야 합니다. 아직 저들은 우리가 알아챘다는 걸 모릅니다. 이걸 이용합시다."
하후돈이 나가자 마자 유비가 제안 했다.
"좋은 방도라도 있는 것입니까?"
그러자 조조가 놀란 표정으로 유비를 바라보며 물었다.
"예, 성공 한다면 저들을 괴멸 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들의 꾀를 역이용하는 것이지요."
조조가 미소를 지으며 알아 들었다는 듯이 말한다.
"그거 좋은 수 같군요."
"허 그러한 방법이!"
뒤늦게 이해한 교모가 짧게 탄식을 뱉으며 말했다. 하지만 이내 교모가문제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한번에 모든 군사들을 움직이기는 힘든 일입니다."
그러자 유비가 걱정 없다는 듯 말했다.
"모든 군사들을 빼돌릴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점은 저들이 함정에 빠졌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럼 그들은 사기가 떨어져 싸울 의지를 잃을 것입니다. 이때를 노려 안과 밖에서 공세를 펼치면 필시 그들을 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교모가 묻는다.
"그럼 여길 지휘할 자로 누굴 두는 게 맞는다고 보는가?"
유비와 조조가 서로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곤 교모를 보며 대답한다.
"운장과 원양이 남아 지휘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그러자 교모가 고개를 끄덕이며 결정을 내린다.
"군을 절반으로 나누어 반은 원양과 운장이 여기서 지휘를 내리도록 하고 나머지는 저들 모르게 뒤로 빼내도록 하지."
"예!"
그리곤 군을 재정비한 관우와 하후돈이 들어온걸 확인한 교모는 바로 명령을 내렸다.
"너희 둘은 절반의 군사를 여기서 지휘하라. 그리고 우리가 저들을 뒤에서 덮칠 때까지 버티거라! 할 수 있겠는가?"
그 물음에 둘은 비장한 눈빛으로 맹세했다.
"맹세코 지켜 보이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그것을 들은 교모는 만족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 거리 곤 옆에 서있던 유비와 조조를 바라보았다.
"적군의 경계가 적은 곳이 어디인가?"
그러자 유비가 답한다.
"남쪽 문입니다. 거기는 풀벌레 소리가 들린 것을 보면 아마 북쪽에서 공격을 할 심산인 듯 합니다."
"그런가? 조 기도위 당장 군을 이끌고 그들의 배후로 움직이지."
그러자 유비가 황급히 교모에게 아뢰었다.
"우리군에 첩자가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럼 이를 어떻게 비밀리에 진행 한단 말인가?"
유비는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전 현령이 황건적과 내통하고 그들을 방치 한 것을 보면 아마 이 성안에서 현령을 모시던 자들 중 한 명이 아닐까 라고 사료되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그러자 그 말을 들은 교모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잇는다.
“일리가 잇는 말이군 그럼 현령을 모시던 자들을 어떻게 처리함이 옳다 보는가?”
그 말에 조조가 기다렸다는 듯 말을 시작했다.
“분명 첩자는 현령이 가까이 한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현령과 가까이 지낸 이들은 처형하고 나머지는 잠시 하옥함이 옳다 봅니다. 어차피 현령과 가까운 사이였다면, 그자가 제대로 된 인간은 아니란 것이니 말입니다.”
교모가 결정을 한 듯 소리쳤다.
“여봐라 현령과 가까이 지낸 이들을 처형하고 그 외 사람들은 잠시간 하옥하라!”
명이 떨어지기 무섭게 군이 움직였다.
“예!”
그리곤 얼마 안가 관련인물 5명 정도가 끌려 나오더니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합니다 태수 나리. 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재고 해주십시오!”
그러자 교모가 노기가 띈 목소리로 소리친다.
“닥쳐라! 네놈이 전 현령과 손잡고 백성들의 혈을 빨아먹고 있었다는 걸 내 모를 것 같더냐?”
그러자 끌려 나온 이들은 울먹이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오해 입니다. 저희는 현령께서 그런 짓을 하는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러자 교모는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이 손을 휘저으며 말한다.
“여봐라 뭣들 하는가? 빨리 저 보기 역겨운 역적들을 끌고 나가 참하지 않고?”
교모가 말을 끝마치자 병사들은 그들을 끌고 갔다. 그리고 그들은 끌려가는 중에도 계속해서 소리쳤다.
“한번만 재고 해주십시오 태수 나으리! 전 무고 합니다!”
교모는 들은 체도 안 한 채 뒤돌아 서며 군을 빼돌리는 행군에 합류했다.
합류한 교모를 보고 유비가 묻는다.
“잘 처리 하셨습니까?"
“그리 하였다.”
‘말 한마디로 5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다니 나도 이 세계에 동화 되었다는 뜻인가? 내가 얼마 전까진 현대인이었다는 마지막 증거가 사라진 기분이군. 그래도 현대의 지식은 아직 가지고 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하나?’
유비는 이미 흐려져 기억이 나지 않는 현대에서의 추억을 품에 안은 채 그리 생각하며 걸음을 재촉 하였다.
풀숲으로 안전하게 군을 빼돌린 유비가 첫 대형 기습 작전에 긴장했는지 숨을 깊게 내뱉는다.
“후…”
그러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유비에게 조조가 말을 걸어온다.
“유공 긴장 되십니까?”
그러자 유비가 조조를 쳐다 보며 답한다.
“그런 듯 하옵니다. 이거 군을 이끄는 자가 긴장을 하다니 한 군(?)의 군주로서 실격입니다. 하하하”
그렇게 어색하게 웃는 유비에게 조조가 충고했다.
“긴장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옵니다. 다만 긴장하여 뜻을 그르치는 것이 문제인 것이지요.”
이에 유비는 답한다.
“옳으신 말씀 입니다. 최대한 작전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주의 하겠습니다.”
“별말씀을 그럼 전 이만 실례 하겠습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조조는 자기 관할 지역으로 떠났다.
반 시진 정도 지났을까. 유비가 옆에 있던 군사 하나에게 묻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그러지 군사가 답한다.
“반 시진 정도 지났습니다.”
‘벌써 1시간이나 지났단 말인가? 그럼 슬슬 그들이 움직일...’
“와아아아아아아아아!!!!!”
유비가 생각을 끝마치기도 전에 함성이 터져 나오더니 아니나 다를까 황건적 무리들이 여기저기서 튀어 나와선 교모군의 병영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모든 군사들이 긴장한 채 교모의 명령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아직이다 조금 더 저들이 병영 안 군사들과 완전히 얽힐 때가 기회다.”
그 순간 황건적과 관우와 하후돈이 이끄는 병사들이 얽히기 시작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교모가 소리쳤다.
“전군 돌겨어어어억!!!!”
그 한마디에 매복해 있던 군사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큰 함성과 함께 황건적 무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우와아아아아 돌격하라!!!!!!”
그러자 당황한 황건적 무리들이 우왕좌왕하였고 그때 관우와 하후돈이 외쳤다.
“적들은 우리의 계략에 넘어갔다. 돌격하라!!!! 아군에 승리가 눈앞에 있다!”
병영 안에 있던 병사들이 사기가 올라 적에게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앞뒤에서 거센 공격을 당한 한낱 도적 무리들은 우왕좌왕 하면서 그대로 교모군에게 쓸려나갔다. 단 한 합에 죽는 것이 행운 일 정도로 그들은 쓸려나갔다. 칼을 맞아 팔을 잃은 채로 도망 다니다 뒤에서 온 적군에게 죽임을 당하는 자들과 다리를 잃고 아군에게 밟혀 죽는 이들이 산을 이루었다. 그 광경을 본 유비는 생각했다.
“과연 이게 진정 전투란 말인가? 이것은 학살에 지나지 않아.”
전투가 시작 된지 두 시진 정도 지났을까. 교모의 외침과 동시에 이 전투의 끝을 알리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군이 승리 하였노라!!!!!!”
“와아아아아아아!!!!! 아군이 승리 하였다!!!!!!!!!!”
피 칠갑을 한 관우와 장비가 유비에게 다가오더니 고한다.
“형님 아군이 승리 했습니다.”
“그래, 아우들이 수고가 많았다. 하지만 쉴 틈은 없다! 당장 부상병들을 치료하고 사망자수 및 부상자들의 수를 파악하고 행군 준비를 하라. 이 기세 그대로 그들의 요새를 치러 갈 것이니.”
“예! 형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 말에 유비는 만족한 듯 미소를 보이며 교모에게 향했다.
“태수님 재정비를 서두르고 끝나는 대로 그들의 본거지로 향해야 합니다. 이번 기회 그들을 끝장 내야 합니다.”
그러자 교모가 동의 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이며 답한다.
“나도 그대와 같은 생각일세. 얼른 군의 재정비를 서두르도록 하게.”
“예!”
얼마 안가 관우와 장비가 찾아왔다.
“그래 사상자와 부상자수를 알아 왔느냐?”
“예, 형님이 전에 만드신 의무병이란 병과 덕분에 이번 전투에서 사상자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 그래서 어느 정도이지?”
유비가 교모와 합류하기 전 의무병의 중요성을 관우와 장비에게 설명하느라 애먹은 기억을 되뇌이며 묻는다.
“예, 사상자가 백 명 정도이고 부상자는 약 천오백 명 정도입니다.”
그러자 유비가 놀라 물었다.
“그 정도로 적다고? 우리가 목을 벤 적군에 수만 해도 어림잡아 이만 일 것인데?”
“예 적들이 기습으로 인해 당황 한 것도 있고 워낙 적군의 무장이 좋지 못한 것도 한몫 했습니다.”
확실히 그들의 무장 상태는 교모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긴 했다. 하지만 그것이 이 만큼에 차이를 만들 줄은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허허 그것이 이만 큼에 차이를 만들 줄이야…”
“그래도 역시 기습으로 인해 적들이 당황한 게 제일 컸습니다.”
“그래 수고 했다.”
“예!”
그리곤 유비는 피해 상황을 교모에게 보고하곤 진군 할 것을 재촉했다.
“허허 피해가 그 정도로 적다니… 어찌 되었든 진군은 결정된 사항이니 걱정 말게.”
그리고 그 말대로 얼마 안가 교모군은 황건적 포로의 안내를 받아 황건적의 본거지로 이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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