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 다시 난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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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에 떨어진 지 10년이다. 그 동안 한의 중원을 차지하여 황제를 구했고, 동탁군을 서량으로 물러내고 유언을 처단하여 익주를 차지했다.
“승상! 큰일 입니다!”
전령 하나가 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전령의 행동에 나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물었다.
“원소가 공손찬군을 격퇴하였고, 공손찬은 성 안에서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몰살하고 자기 자신 또한 자결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난 올게 왔다는 생각을 했다.
“아…… 사형이……”
일단 한번 슬픈 척을 해준다 이곳에서는 허례허식이 중요하다. 사형이 죽었다는데 슬퍼하지 않는 다 이러한 사소한 것도 내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법이다.
“그럼 원소는 다음으로 남하 하겠군.”
전령이 아직 해야 할 말이 끝나지 않았는지 다시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표가 손책과 힘을 잡고 소책에게 형주를 양도했습니다.”
그 말에 나는 놀라 책상을 엎으며 일어났다.
“그게 무슨!!!!????”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유표가 어째서 형주를 손책에게 양도 한 것이지?
“그 이유 또한 알고 있는가?”
나의 물음에 전령은 즉답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들리는 소문으로는 유표가 아군을 두려워하여 손책에게 형주를 양도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렇군 유표는 형주에서 왕 노릇을 하고 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황권이 약했을 적에 이야기이지. 그러니 다시 그 황권이 강해진 지금은 그가 계속 황제 노릇을 시켜줄 수 있는 힘이 있는 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되지 못했다. 왜냐? 우리가 지방에서 그런 짓들을 하고 있는 놈들은 싹다 숙청하고 있었기 때문이지. 물론 유표도 그 대상 안에 있었다. 우선 순위가 아니었을 뿐이지.
“아 이것은 큰일이군.”
나는 잠시 한숨을 뱉고선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빨리 이를 다른 대신들에게 알리게! 나는 전하를 뵈고 올 테니 말일세!”
나의 명령에 전령을 빠르게 군례를 올리고 방을 나섰다.
“예!”
나는 곧바로 옷을 바꿔 입고 조조에게로 향했다.
“부인!”
나의 부름에 방안에서 급히 나왔다. 아직 옷을 제대로 갖추어 입지 않은 상태로 말이다.
“…!”
이거 눈을 어디다가 두어야 하지?
아 이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꽤 큰일이 일어났소! 이것은 도저히 나 혼자 처리할 일이 아닌 듯 하여 등청을 할 생각이오. 함께 해주어야겠소.”
조조는 금새 진지한 얼굴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금방 준비하여 나오겠습니다.”
그러고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선 한 다경 즈음 지났을까 조조는 다시 방을 나왔다. 이번에는 깔끔하게 차려 입은 대신의 옷이었다.
“그럼 서두르지.”
급하게 달려 궁에 도착 했을 적에는 이미 황제와 모든 대신들이 모여 있을 때였다.
“폐하 신 비가 큰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황제는 손을 내저으며 내 답을 부정하였다.
“괜찮소. 그것보다 급한 일이 있어 모두들 모였다 들었는데…. 그 급한 일이 무엇이오?”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입을 열었다.
“일단 첫 번째 공손찬이 원소에게 패퇴해 목숨을 잃으셨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내 말에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이는 즉 원소가 칼날을 다시 이쪽으로 돌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역시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황제가 이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는 여기 있는 모두가 그것을 인지하고 우려하고 있는데 무엇이 큰 문제란 말인가? 이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정도이지 않나?”
황제가 말을 마치자 나는 곧이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이었다.
“예 이 일은 모두가 알고 있고, 예측한 일이었고 이에 대한 대비도 어느 정도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문재가 되는 것은 지금부터 말할 내용입니다.”
내 말에 대신들은 더욱 집중하여 나를 쳐다보았다. 황제 또한 자세를 살짝 고쳐 앉아 시선을 나에게 향했다.
“형주자사 유표가 강동에 손책과 손을 잡고 형주를 양도하였습니다.”
내가 말을 끝마치자 황제는 얼굴이 어두워졌고 대신들은 분노해 소리쳤다.
“어찌 신하 된 자로서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또한 형주자사 또한 황실의 피를 이은 자 아닌가 이 무슨?”
대신들의 분노로 꽤나 시끄러워지자 황제는 손을 들어 그들을 조용히 시켰다.
“모두들 조용히 하시오. 확실히 이건 큰일이오. 승상!”
황제가 나를 불렀다. 나는 서둘러 대답했다.
“예 폐하.”
“이를 어찌 해야 할지 여기 있는 대신들과 논의 한 후 나에게 보고 하시오. 이는 국가의 중대사이인 만큼 부족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오. 이것으로 오늘의 회의는 마치도록 하겠소.”
나는 엎드려 황제의 명을 받들었다.
“신 비 명을 받들겠나이다.”
황제가 궐을 나서는 것을 보고 나는 모든 대신들을 모아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아마 원소는 새로운 황제로 참칭하거나 명분을 만들어 반드시 한을 치려 할 것이고 이는 유표나 손책 또한 같은 생각일 것이오. 그리고 그 둘은 현재 목표가 같으니 동맹을 맺고 양동작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소. 거기에다가 그 둘은 우리로 인해 경계 또한 맞닿아 있지도 않으니 그들이 갈등을 일으킬 요소 또한 적소. 이것이 대략 현재 상황을 정리한 내용이오. 좋은 방도가 있다면 자유롭게 내보시오.”
내 말이 끝나자 대신들은 생각에 잠겨 하나같이 눈을 감으며 침흠을 흘렸다. 모두가 고민에 잠긴 사이에 가후는 내가 빼먹은 정보를 추가적으로 언급했다.
“우리는 서쪽으로도 아직 이각과 곽사가 남아있음을 잊으시면 아니 되오. 분명 지금 우리는 모든 군세 중 가장 강한 군세를 가지고 있고 명분 또한 가지고 우리가 가지고 있으나, 저들이 힘을 모은다면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가후의 추가적인 발언에 사람들의 얼굴 더욱 어두워졌다.
“과연 그렇습니다. 지금 상황으로 보곤데, 익주를 정벌하느라 사용된 물자, 자원, 군사들이 아직 회복되지 못 하였고, 익주를 안정화 시키는데 많은 자원이 또한 소모 되고 있으니…… 이는 참으로 큰일 이군요.”
조조가 추가적으로 지금의 상황을 정리하여 말하였다. 확실히 상황이 많이 좋지 못하다.
“과연…. 일단 군을 일으키는 것은 무리겠군요. 그렇다면 어떻게든 저들이 서로를 물어 뜯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상책일터인데…. 좋은 방도가 없겠는가?”
머리가 아파와서 나도 모르게 관자놀이를 강하게 짓눌렀다.
“후….”
가후가 곧이어 입을 열었다.
“일단 유표와 손견은 아직 공식적으로 우리에게 반기를 든 것은 아니니 이들에게 작위를 주어 친선을 도모하는 것은 어떤지요?”
확실히 지금 상황에서는 가후의 말이 최선이다. 먼저 후방에 적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 시켜 두어야지.
“그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인 듯 하군요. 그럼 일단 폐하께 보고를 들이고 어떤 작위를 내릴지 논의 해보도록 하지요.”
별 방도가 없다는 것을 아는지 모든 이들이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그럼 이만 자리를 파하도록 합시다. 더 논의를 할 이유가 없군요.”
나의 말을 끝으로 자리를 파하였다.
‘손견이라……. 이자를 완전히 제외하고 있었군…. 내 실책이야. 실제 역사에서는 유표와 손견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으니 말이야.”
그렇게 다시 천하를 뒤흔들 일들의 조짐들이 조금씩 불씨를 지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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