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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164화 (164/430)

제164화

성공 거수가 분노한 순간, 영혼의 힘으로 형성된 소용돌이가 운청휘에게 직격했다.

“아무리 영혼을 공격한들, 아무리 강한들 내게는 무용지물이로구나!”

운청휘는 공격을 가뿐히 무시하며 두 손에 쥔 참천검의 검집으로 단번에 성공 거수의 몸을 찔렀다.

퍼엉!

검집과 운청휘가 함께 성공 거수의 몸을 뚫고 통과했다. 성공 거수의 거체에는 거대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성공 거수가 회복할 틈을 줄 순 없었다.

운청휘가 곧바로 암 속성 오행의 힘을 일으켜 온 천지를 흑염으로 덮었다. 흑염은 곧바로 성공 거수의 상처를 향해 몰려들었다.

-크아악!

섬뜩한 비명이 대지를 뒤흔들었다. 흑염은 저주의 힘으로 순식간에 성공 거수의 몸을 부식시키고 있었다.

-광명! 광유술!

성공 거수가 황급히 빛 속성 오행의 힘으로 치료를 시도했으나, 검집이 한발 더 빨랐다.

푸욱!

검집은 또다시 성공 거수의 머리를 베어냈다!

“분천의 분노! 다시 나오너라!”

운청휘가 연속으로 ‘분천의 분노’를 발동하자, 치솟은 불길이 성공 거수의 머리와 몸통을 에워쌌다.

성공 거수의 머리에 불이 붙었으나, 몸만큼은 어떠한 영향도 없었다.

-오행의 힘이여!

성공 거수가 신속하게 머리를 내밀고 동시에 10가지 오행의 힘을 썼다.

-인간, 내 분노를 샀구나. 반드시 네놈을 죽이고 말겠다!

10가지 오행의 힘이 마치 색이 다른 밧줄처럼 뻗어 나오더니 촘촘히 엮이기 시작했다. 길게 늘어난 오행의 힘은 곧바로 운청휘에게 쇄도하여 그를 에워쌌다.

밖에서 보면, 운청휘가 꼭 촘촘한 감옥에 갇힌 듯했다.

펑펑펑펑……!

감옥 안에서 끊임없는 타격음이 들렸지만, 감옥은 어떠한 변화도 없었다.

-죽어라!

성공 거수가 험악하게 외치며 입을 쩍 벌렸다.

후우우……!

삼십여 장 떨어진 감옥에 갇혀 있던 운청휘는 순간적으로 끌려 들어오며 성공 거수의 입 속으로 사라졌다.

-껄껄, 드디어 상고대능이 환생한 인간을 삼켰구나!

섬뜩한 웃음소리가 온 천지에 퍼져나갔다.

* * *

펑, 우르르!

전력으로 부딪친 끝에, 드디어 오행의 감옥을 뚫고 나온 운청휘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기가 어디지?”

무의식적으로 신식을 내보낸 운청휘의 안색이 급변했다.

사방에서 강렬한 부식의 힘이 느껴졌다. 아무리 그라고 해도 한두 시진 후라면 몸이 완전히 연화될 터였다.

“맙소사. 성공 거수의 뱃속인가. 내가 삼켜지고 말았군…….”

크헉!

참천검집이 갑자기 붉은 검기를 내뿜었지만, 이내 검집을 떠난 검기는 위액에 부딪쳐 그대로 부식되었다.

“놀랍군.”

운청휘의 두 눈에 놀라움이 스쳐갔다. 방금의 검기는 그가 전력을 다해 내보낸 것이었다.

영단경 1단계의 무인도 죽일 수 있는 위력을 담은 검기가, 순식간에 부식되고 말았다!

운청휘는 검집을 가로로 쥔 채, 성공 거수의 위벽을 단번에 찔러 보았다.

캉!

검집은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에 부딪치기라도 한 듯, 허공에 불꽃만 일으켰다. 위벽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지 않았다.

-내 위는 세상의 모든 물질을 연화시키지. 껄껄, 인간. 무의미한 발버둥은 그만두거라.

성공 거수의 섬뜩한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진동했다.

운청휘의 안색이 다소 어두워졌다. 성공 거수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다 자란 성공 거수는 별을 삼켜 연화시킬 수도 있으며, 거수의 위는 모든 물질을 연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속수무책으로 죽을 운청휘인가!

“청연지심화.”

외침과 함께 그의 몸에서 불기둥이 치솟았고, 청색의 화염은 성공 거수의 위에서 떨어져내려 뒤덮기 시작했다.

-오오. 천화인가.

성공 거수의 거대한 눈동자에 이채가 서렸다. 곧 호탕한 웃음소리가 운청휘의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껄껄껄! 천화까지 가지고 있었느냐! 네놈을 연화시키면 천화도 내 것이 되겠군!

흡족한 웃음을 터트린 성공 거수가 말을 이었다.

-내 선조가 혼돈 영수를 삼킨 적이 있으니 잘 알지. 혼돈 영수가 지닌 천화도 내 위를 파괴하지 못한다!

아니나 다를까, 운청휘가 청연지심화의 불꽃을 이 각 동안 피워 올렸지만 성공 거수의 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심지어 청연지심화의 불꽃이 점점 줄어들기까지 했다. 부식의 힘에 영향을 받는 듯했다.

마찬가지로 운청휘도 부식되고 있었다. 마치 뜨거운 볕에 노출된 듯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머리카락이 조금씩 녹아내리고 있었다.

반 시진만 지나도 그의 머리가 절반은 녹을 터였다.

육신은 한 시진도 못 버티지 않겠는가.

-포기하거라. 내 자양분이 된다면 네놈 인생의 최대의 영광일 테니! 어차피 모든 생령을 집어삼킬 테니, 네놈도 외롭지 않을 거다!

성공 거수가 포악한 울음을 내질렀다.

-상고대능의 환생이라면 나를 실망하게 만들 수 없지. 네놈을 연화시킨다면 네놈의 모든 기억도 내 것이 된다. 시시한 삶이라면, 네놈의 기억을 더듬어 모든 가족을 학살해 주마!

운청휘의 두 눈이 분노로 일렁였다.

그의 기억으로 위협을 받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운청휘는 10가지 오행의 힘을 끌어내는 동시에 검집을 휘둘렀고, 청연지심화의 불꽃도 피워 올렸다. 세 가지 공격이 합심하여 위벽을 강타했다.

콰르릉! 쾅!

모든 공격이 천지를 파괴할 위력을 지녔으나, 정작 성공 거수의 위벽은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그러나 운청휘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공격을 퍼부었다. 명색이 운제가 아닌가! 이대로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일 다경이 흘렀을까, 전력을 다한 끝에 운청휘의 무위가 급격히 소진되기 시작했다.

어느새 일 할 정도의 영력이 남자, 그는 곧바로 영라반지에서 닥치는 대로 단약을 꺼내 흡수하기 시작했다.

마치 사막을 오래 걸은 이가 해갈을 하듯 단약을 집어삼킨 운청휘는 연화와 동시에 위벽을 공격해나갔다.

그러나 또 힘만 소진하고 말았다.

“운제가, 이렇게 몰락하는 건가……!”

바닥에 주저앉은 운청휘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부모님의 얼굴도 뵙지 못했고, 채아는 먼 곳에 있거늘. 무엇보다 채아의 마종을 제거하지 못했는데 이런 꼴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는군. 이 몸은 선제의 자리에 오른 몸이다! 본제는 죽더라도 네놈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운청휘가 투지를 불태우자 그의 몸에서 세찬 혈기가 솟구쳐올랐다. 바람도 불지 않는데, 그의 장포와 긴 머리칼이 휘날리기 시작했다.

-네, 네놈!

성공 거수가 깜짝 놀라는 소리가 울렸다.

-무위가 계속 올라가다니!

반절 선천!

선천생령!

선천경 5단계!

선천경 8단계!

반절 영단!

영단경 3단계!

운청휘의 무위는 연이어 몇 단계를 뛰어넘어 상승하고 있었다.

마침내 반절 현경에 이르러서야, 무위의 급증이 멈췄다.

-정혈을 다 태우다니! 미친 게냐? 내 위를 벗어날 순 있어도 살 수 없거늘! 동귀어진을 노리는 게냐!

성공 거수가 다급하게 부르짖었다. 그는 운청휘를 삼킨 일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정혈을 태운 운청휘가 위벽을 무너뜨린다고 해도 폐물이 될 뿐이다. 무위를 올리는 데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

슈우우-

참천검의 검집에서 직경 삼십여 장의 붉은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치 회오리처럼 밀려나온 검기가 사방으로 휘몰아쳤다.

콰아앙!

성공 거수는 요동치는 배 속을 끌어안았다. 위가 흔들리는 통에 견딜 수가 없었다.

슈욱- 슈욱- 슈욱- 슈욱-

운청휘는 쉬지 않고 거대한 검기를 휘둘러나갔다.

우르르릉……!

그 순간, 성공 거수의 위에서 벼락이 치는 듯한 소리가 나며 위벽에 거미줄 같은 촘촘한 금이 퍼져나갔다.

-멈춰라, 인간! 내 위를 터트려도, 네놈도 죽을 뿐이다! 어서 멈춰! 뱉어낼 테니 제발 멈추란 말이다! 영신과도 양보하겠다, 제발! 제발 멈춰!

성공 거수는 공포에 질렸다. 이미 위에서 터질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심장 못지않게 중요한 장기가 손상되기 직전이 아닌가.

운청휘라고 멈출 방법은 없었다. 이미 선제의 정혈을 태워 배수진을 친 데다, 동귀어진을 택했으니 계속해서 검집을 휘두를 뿐이었다.

이 각 정도 지나자, 위벽이 마치 과일 껍질처럼 한 층 벗겨졌다. 본래 핏빛을 띠고 있던 벽은 이제 검은색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위가 찢어지겠군.’

신식으로 살펴보니, 이 검은 위벽은 성공 거수의 위를 감싸는 마지막 벽인 듯했다.

그러나 반절 현경의 경지에 이른 지금 아무리 검기를 휘두른다 한들, 위벽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펑펑펑!

운청휘가 쏟아붓는 공격은 허공에 눈부신 불빛 한 줄기를 만들어 낼 뿐.

그는 멈추지 않고 돌연 검집의 끝으로 위벽을 찔렀다.

쨍!

마치 철과 철이 부딪힌 듯 날카로운 소음이 울렸다. 위벽은 여전히 흠집 하나 없는 단단함을 과시했고, 그가 아무리 공격을 퍼부은들 영원히 찢기지 않을 듯했다.

-이건……!

성공 거수도 잠시 눈을 번쩍이다가 크게 웃었다.

-하하하, 하하하하! 인간, 절망하라! 정혈을 태운다고 해도 내 위벽을 뚫지 못했구나! 감히 존귀한 성공 거수와 동귀어진하려 하다니, 이번에야말로 도망치게 두지 않겠다! 네놈뿐만 아니라 네놈의 가족도 살려 두지 않을 테다! 하하하!

운청휘가 미간을 찌푸렸다.

정혈을 무한정 태울 수는 없었다. 일각여의 시간이 지나면 그의 정혈은 다 타버릴 터였다.

우르르…….

그가 영라반지에서 100여 개의 선석을 쏟아내더니, 한 손으로 선석의 힘을 취하기 시작했다. 마치 해일이 끊임없이 밀어닥치듯, 그의 무위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반절 현경에서 현경 1단계로, 다시 2단계로, 3단계를 뛰어넘어 4단계에 이르자 선석은 어느새 8개만 남아 있었다.

-어리석은 놈, 신석이 8개밖에 남지 않았느냐! 하하하! 정혈을 태워서 억지로 무위를 올린 데다 선석까지 먹었다면 곧 한계에 도달하겠구나! 그럼 남은 선석은 죄다 내 것이다! 껄껄, 아주 먹음직스러운 냄새로군. 이 선석이라면 나도 영단경에 진입할 수 있을 터!

내내 어두운 안색이었던 성공 거수는 마침내 큰 웃음을 터트렸다.

“한계라고?”

성공 거수의 말은 운청휘를 한 단계 발돋움시키는 깨달음을 주었다. 그의 머릿속이 더없이 맑아진 느낌이었다.

캉! 쿠르르…….

현경 4단계에 이르러서도 눈앞의 장벽을 돌파하진 못했으나, 운청휘의 얼굴에는 한 점의 그림자도 없었다. 그는 마침내 활로를 발견했으므로!

“내게 한계가 있을 것 같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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