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235화 (235/430)

제235화

“해결이로군.”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천뢰 안으로 들어오는 물을 막고, 인간의 형태로 변했다. 운청휘가 입고 다니던 장포와는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걸 제외하면, 모든 모습이 운청휘와 똑같았다.

주변에는 수천 명이 수감되어 있었는데, 모두가 진가의 일원들이었다. 영단경부터 반절 인왕 셋에 이르기까지, 감옥 안이 인간으로 빼곡하게 채워졌다.

진상상은 그 중심에서, 중상을 입은 채 현철 감옥에 갇혀 있었다.

“우…… 운 형제?”

운청휘를 보고 놀랐던 진상상의 눈에서 기쁨이 솟구쳤다.

“하하하, 난 자네가 올 줄 알았다네!”

* * *

“흥, 그들의 경지가 어떻든 우선 싸워 보면 알겠지!”

“맞아, 우리는 인왕경 분신인데 설마 비천한 인간과 짐승 한 마리에게 겁을 먹겠나?”

“그래도 혹시 모르니 우리 셋이 동시에 공격하자구!”

세 난쟁이는 서로를 보며 시선을 교환하더니, 운청휘와 기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운청휘는 우선 참천검집을 꺼내 연거푸 세 개의 검기를 내뿜어 휘둘렀고, 기령도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여 맞부딪쳤다.

운청휘와 기령은 이미 이들과 대결할 전력을 갖춘 데다, 특히 기령은 방금 삼킨 반절 인왕경으로 인해 무위가 폭증하고 있었다.

콰르르릉……!

경천동지할 소음이 염성 전체를 흔들었다. 염성에 있는 모든 이가 진가 쪽을 바라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소음은 소도도와 소엽이 머무르는 객잔까지 퍼져나갔다.

“무슨 일이지?”

창문으로 다가간 두 사람은 멀리 소음이 울려 퍼지는 쪽을 바라보았다.

객잔 밖에서 군중들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맙소사, 누가 이렇게 대담하게 염성에서 싸우는 거야?”

“염성은 진가의 보금자리나 다름없는데 격전을? 진가는 안중에도 없는 건가?”

“응? 진가 쪽에서 나는 소린데!”

“맙소사, 설마 누군가 진가를 공격한 거야?”

“저쪽 봐! 하늘이 온통 불바다라고!”

그들의 말을 듣고 있자니, 소도도는 답답해 죽을 지경이었다.

“운 형제가 이미 나갔는데, 이 전투 운 형제와 관련이 있는 건가?”

소도도는 직접 가보고 싶었지만, 침착하게 생각을 바꾸었다.

“운 형제가 나를 두고 갔다면, 내 무위로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겠지. 지금 운 형제를 찾으러 나가면 그에게 짐이 되겠지!”

스스로를 설득하고 있었지만, 소도도는 가고 싶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고뇌하고 있었다.

* * *

성공 거수 운청휘가 진상상 일행을 데리고 천뢰를 빠져나왔다.

“운 형제, 우리 진가의 보물 창고로 데려가 주게.”

진상상이 운청휘에게 진가 보물 창고의 위치를 알려 줬다.

“저 셋은 그저 인왕경의 분신에 불과하다. 그러니 함께 가자꾸나.”

운청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미친 듯이 현력을 뿜어내어 재빨리 진상상 일행 천 명을 아울렀다. 그들을 데리고 가는 방향은 인간 운청휘가 있는 쪽이었다.

성공 거수 운청휘는 긴 시간 동안 줄곧 폐관하여 선석을 흡수해 왔고, 이미 현경 9단계에 도달해 있었다.

그때.

인간 운청휘와 기령은 어느새 열세에 몰려 있었다.

특히 운청휘의 부상이 심각했는데, 아랫배 쪽에 뼈가 드러날 정도의 상처를 입었다.

비록 기령의 전투력이 점점 상승한다고 하나, 동시에 인왕경의 분신 둘을 상대하고 있으니 가까스로 호각을 이루고 있는 형태였다.

“이 짐승은 싸울수록 더 강해지잖아!”

“반절 인왕경 둘을 삼킨 데다, 지금 그들의 무위를 연화하는 게 확실해!”

“무위를 삼키는 영수로군! 일단은 사로잡아서 본체가 길들이도록 하자!”

난쟁이들은 이제 운청휘는 제쳐두고 기령에게 관심을 주었다.

그들이 보기에 부상을 입은 운청휘는 도마 위의 생선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콰아아……!

그때, 진가 깊은 곳에서부터 굉음이 번졌다.

그 후, 천뢰를 숨긴 호수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쳐 올랐다.

“젠장, 누군가 진가의 천뢰에 잠입했어!”

안색이 급변한 난쟁이들이 별안간 몸을 돌리더니 천뢰 쪽으로 질주했다.

운청휘는 곧바로 직경 삼천 장의 붉은 검기를 뿜어냈고, 기령도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며 그들을 막아섰다.

“젠장, 우리 우선 저 인간을 죽이자!”

난쟁이들이 노발대발하더니 전부 합심하여 운청휘에게 최절기를 쏟아 부었다.

중상을 입은 데다 셋이 연합하여 공격하니, 운청휘는 순식간에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몸은 이곳저곳에 부상을 입었고, 누가 봐도 중상이었다.

한편, 접근하던 성공 거수 운청휘는 인간의 몸이 중상을 입은 것을 알아차리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진상상 일행을 내려놓은 채 다시금 속도를 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돌진했다.

“운 형제는 저쪽의 대전을 지원하러 가는군!”

진상상이 곧 운청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부상당한 일원들에게 말했다.

“우리도 속도를 높여 운 형제를 도우러 가자!”

진상상을 비롯한 일행은 중상이었지만, 은혜를 입고 저버릴 수는 없기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어 운청휘를 따라잡으려 했다.

운청휘가 중상을 입고 포위당하자, 성이 난 기령의 신형이 흩어지며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콰르르릉……!

기령은 운청휘의 한쪽을 지키며 난쟁이들을 노려보았다.

그러나 난쟁이들은 이미 운청휘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기령의 공격은 죄다 피하며 전부 운청휘만을 노렸다.

이때 운청휘는 선제의 정혈을 태울 마음까지 먹고 있었다.

쾅!

별안간 운청휘가 영력으로 만든 거대한 손에 맞았고, 신형이 떨어져내리는데 긴 핏물이 그를 따라 허공에 흩날렸다.

“감히 운청휘를 다치게 해?! 용서하지 않겠다!”

기령의 덩치가 빠르게 커지더니, 몸집이 다 큰 호랑이 크기로 변했다.

기령은 으르렁대며 가장 가까운 난쟁이에게 입질을 해 물어뜯었다.

뜨득!

팔 하나를 그대로 잡아 뜯은 기령은 씹지도 않은 채 그대로 집어삼켰다.

“나는 상관 말고 저 인간부터 죽여!”

팔을 물린 난쟁이가 다른 두 명에게 외쳤다.

“알겠어, 우선 버티고 있어!”

다른 두 난쟁이가 외날검을 뽑아 들더니, 그대로 발검 자세를 취했다. 그들이 지닌 외날검은 현천급의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빠르게 날아드는 검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평소의 운청휘라도 피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물며 부상을 입은 운청휘라면, 말할 필요도 없었다.

외날검이 운청휘에게 닿기 직전, 그의 신형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인왕경 분신의 눈으로도 그 행방을 헤아릴 수 없는 속도로 사라진 것이다!

“인간은 어느 쪽에 있는 거지?!”

별안간 두 난쟁이의 시선이 수십만 장 밖을 향했다.

그곳에는 키가 훤칠하고 기골이 장대한 젊은이가 떠 있었다.

“뭐지, 어떻게 옷을 갈아입은 거지?”

그들의 눈에 의심이 깃들었다.

운청휘가 늘 입던 붉은 장포는 색이 죄다 빠진 것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의 기도 변했어!”

난쟁이들이 바짝 긴장하며 운청휘를 노려보았다. 이전에 보았던 운청휘도 무위를 알 수 없었지만, 그다지 깊은 느낌은 주지 않아 무시했던 터였다.

그러나 백의를 휘날리는 운청휘는 무위를 알 수 없음을 떠나 피부를 따끔거리게 하는 위화감을 주고 있었다.

별안간 백의의 운청휘가 그들 앞에 날아들어 오며 시선이 마주쳤는데, 난쟁이들은 순간 머리가 터지는 듯했다. 성공 거수의 시선을 받은 듯 머릿속이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지금의 운청휘, 즉 융합한 운청휘에 있어 수십만 장의 거리는 한 걸음을 내디디는 일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다.

“비천한 인간, 이번엔 네놈이 어떻게 피하는지 봐 주마!”

난쟁이 한 명이 외날검을 단단히 쥔 채 운청휘를 베어 들어갔다.

그는 단번에 운청휘의 몸쪽에 접근했는데, 운청휘는 손을 뻗어 두 손가락만으로 검날을 잡아챘다.

캉!

운청휘가 두 손가락에 힘을 주었고 마치 쇳덩어리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지만, 외날검은 조금도 부서지지 않았다.

‘역시나 현천급의 법보로군!’

운청휘의 얼굴이 희미하게 굳었다.

두 몸이 융합하고 반절 공적까지 무위가 폭증했으나, 현천급의 외날검을 부수지 못한 것은 예상외였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현천급의 법보다.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지 않겠는가?

“하하하, 건방진 인간! 감히 이 검을 손가락으로 절단하려는 게냐?”

검을 쥔 난쟁이가 코웃음을 치며 검을 거두려고 했지만, 운청휘의 손에 붙들린 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운청휘는 그대로 힘을 써 단번에 외날검을 빼앗았다.

그리고 단숨에…….

검을 참천검집에 넣어 버렸다.

위이잉……!

검집이 잔뜩 흥분해 진동하기 시작했는데, 검집에게 있어 현천급 법보는 운청휘가 인왕경 마종을 삼키는 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검을 빼앗긴 난쟁이가 황망한 표정으로 운청휘를 올려다보았다.

“벌써 놀라느냐?”

운청휘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휘둘렀다. 그 여파로 난쟁이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고, 다른 난쟁이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검을 휘둘러왔다.

이번에는 손가락이 아닌 손을 내민 운청휘는 단번에 외날검을 빼앗아 들었다. 섬세하고 가느다란 검이 손에 들어오자, 망설이지 않고 참천검집에 넣어 버렸다.

“저, 정면으로 나를 상대하여 병기를 빼앗았단 말인가!”

두 번째 난쟁이가 고함을 질러 대고 있을 때, 이미 운청휘의 일권이 날아들었다.

퍼억!

경쾌한 타격음이 나더니 두 번째 난쟁이 또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분신은 결국 분신에 지나지 않는 법. 진정한 인왕경에 미치겠는가?”

운청휘가 담담히 말하며 한 발짝 내딛자, 그의 몸이 순식간에 삼백 장 바깥에서 나타났다.

운청휘는 날아가는 난쟁이를 낚아채더니, 순식간에 그의 몸에 마종을 집어넣었다.

“도…… 도심종마대법!”

마종이 심어진 난쟁이는 그 정체를 알아보고 두 눈에 공포의 빛이 어렸다.

다른 두 난쟁이들은 섣불리 다가오지 못하고 멀리서 맴돌았지만, 운청휘가 그들을 놔둘 리가 없었다.

그는 우선 마종을 회수한 후, 손에 쥔 난쟁이를 내팽개쳤다.

이윽고, 공원의 힘이 운청휘의 뒤에서 무수하게 떠올랐다.

솨아아아……!

공원의 힘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형성하여, 두 난쟁이가 도망가는 길을 차단해 버렸다.

“젠장, 운청휘! 정말로 강해졌잖아!”

기령이 이 장면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역시나 몸이 두 개였네. 게다가 둘 다 본체라니, 굉장해. 그런데 왜 미심쩍고 혐오스러운 기가 느껴진 거지?”

기령이 운청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