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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236화 (236/430)

제236화

아직은 모를 터였다. 운청휘의 몸에 융합되어 있는 것이 혼돈 영수의 천적인 성공 거수임을!

마침내 진상상과 진가의 일원들이 도착했을 때, 그들의 눈에 비친 광경은 운청휘가 인왕경 분신 한 명을 내팽개치고 다른 두 명을 가두는 모습이었다.

“분신이라고 해도 인왕경. 수천의 반절 인왕경을 죽이고도 남을 텐데, 그중 한 명을 참살하고 둘을 가두다니!”

“운 공자는 얼마나 강한 거지?”

다른 이들이 운청휘의 무위에 놀랄 때, 진상상은 운청휘의 무위 증가 속도에 감탄하고 있었다.

처음 운청휘를 만났을 때, 그는 자신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구천주선살진으로 한 무리의 요족들을 죽이지 않았던가.

이번이 엄밀히 말하면 세 번째 만남인데, 지난번 만남에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그 사이 그는 이렇게 무위가 폭증하여, 인왕경의 분신도 죽일 수 있는 강자가 되어 있었다.

“기령. 저 둘은 네게 주마!”

운청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갇혀 있던 두 난쟁이들이 별안간 짓눌리며 보이지 않는 밧줄에 꽁꽁 묶였다. 그들은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위압에 눌려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기령의 눈에 감동의 빛이 떠오르며 운청휘를 바라보았다.

“둘 다 나한테 준다면, 사양하지 않겠어!”

기령은 단번에 입을 벌려 두 난쟁이를 꿀꺽 삼켜 버렸다.

난쟁이족의 일을 해결한 후.

운청휘는 진상상을 데리고 소도도가 머무는 객잔으로 갔다.

“우, 운 형제. 지금 내게 농을 하는 건 아니겠지?”

운청휘를 통해 소도도의 존재를 알게 된 후, 진상상은 감정이 북받쳐 오른 상태였다.

비록 반문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수긍하고 있었다.

몇 년간 그가 꾼 이상한 꿈들, 현실에서는 본 적도 없었지만 생활감이 넘치는 광경들에 시달리면서, 그는 또 하나의 자신의 존재를 어렴풋이 감지하고 있었다. 오직 쌍둥이 형제의 존재만이 이 꿈을 설명하는 답이 될 수 있었다.

비로소 운청휘가 그 답의 실마리를 쥐여 준 것이다.

더욱이 운청휘는 진상상에게 뜻밖의 선물까지 안겨 주었다.

“이것들은 홍가의 창고에서 얻은 보물의 절반이다.”

운청휘가 아공간 반지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어, 운 형제…… 정말로 나에게 절반을 주는 것인가?”

지난번, 두 사람이 헤어질 때 운청휘는 진상상에게 홍가에서 얻은 보물 일부를 주기로 한 터였다.

반지를 받아든 진상상은 그 안에 든 무수한 법보와 무공서, 단약을 비롯한 각종 보물들을 보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우…… 운 형제, 정말 보물의 절반을 나에게 나눠주다니!”

너무 놀란 진상상은 엉겁결에 반지를 운청휘에게 되돌려주었다.

“아닐세. 너무 많네. 많아도 이 할만 받겠네. 나, 나머지는 정말로 필요 없네!”

운청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상상, 네 조부가 홍가의 창고에서 비석을 찾으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

“기억한다네!”

진상상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운청휘에게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 그날 그의 조부는 운청휘를 돕는 이유가 이 비석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 비석은 모종의 이유로 네게 줄 수 없게 되었다. 다만 홍가 창고의 보물 절반을 네게 넘겨주마.”

운청휘가 그리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미안해하고 있었다.

진상상의 조부가 원하는 비석은 봉마비였지만, 이미 운청휘의 정혈로 제련되고 말았다.

봉마비를 생각하니 자연스레 그를 운제라 불렀던 신비한 강자와의 만남이 떠올랐다.

-나는 오랜 시간 떠돌았네. 평생의 아쉬움이 나를 과거와 미래에 연결해 두었지. 그대, 운제여. 그대의 신념을 지키고 완전한 봉마비를 찾아……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 주게.

신비한 강자의 말을 떠올린 후, 운청휘는 완전한 봉마비를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오랜 시간 떠돌며 과거와 미래를 여행할 수 있으려면, 무위가 어느 경지에 도달해야 한단 말인가?’

그 신비한 강자의 정체가 어느 정도는 짐작이 되었으나, 더 이상의 추측은 할 수 없었기에 운청휘는 걸음을 재촉했다.

잠시 후, 소도도가 머무는 객잔 앞에서 일행이 걸음을 멈추었다.

“운 형제, 나…… 나는 속으론 알고 있었는지 몰라. 내…… 형제가 진짜로 이곳에 있는 거야!”

진상상은 부들부들 떨더니 당장 객잔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객실 안에 있던 소도도 또한 거의 동시에 무언가를 느낀 듯 부르르 떨었다.

“소…… 소엽, 형, 형제가 왔어!”

소도도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고 심장이 쿵쿵 울렸다. 그의 혈육이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일단 구리 거울 앞에 서서 긴 머리를 빗어 넘기고, 영양봉을 둘러메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면서 제 모습을 점검한 소도도가 중얼거렸다.

“거의 다 되었어…….”

소도도가 다시금 숨을 들이마셨을 때, 객실 문이 쾅 하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체격, 외모, 기까지 소도도와 흡사한 청년이 문가에 서 있었다.

소엽은 그 광경을 보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만일 같은 옷을 입었다면, 두 사람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아 있었다.

소도도와 진상상은 멍하니 서로를 바라보다, 운청휘와 하흡, 기령 등이 천천히 걸어오자 정신을 차리고 서로에게 향했다.

발걸음을 내딛는 동안, 두 사람의 눈시울이 천천히 붉어졌다.

두 사람의 신형이 점점 겹치더니, 서로를 꽉 부둥켜안았다.

20년 만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쌍둥이 형제가 만나게 된 순간이었다.

너무나 오랜 시간 떨어져 있었지만, 더없이 익숙한 기가 서로에게서 느껴졌다.

“진상상!”

“소도도!”

“누가 나이가 많은지 모르겠어!”

“누가 나이가 많은지 모르겠어!”

“그동안 잘 지냈나?”

“그동안 잘 지냈나?”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을 꺼냈지만, 거의 동시에 말하며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두 사람은 잠시 서로를 멍하니 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역시 진상상 내 형제구나!”

“이번엔 내가 먼저 말했어!”

“이번엔 내가 먼저 말했어!”

두 사람은 거의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또 동시에 입을 열자 또 멍해졌다.

“그래, 네가 먼저 해!”

“그럼 네가 먼저 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운청휘가 상황을 정리했다.

“도도가 먼저 말하고 상상이 말하면 되겠군.”

소도도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술을 달싹였다.

“궁금한 게 있네. 부모님은 살아 계시는가?”

진상상은 머리털이 쭈삣 서는 걸 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도도, 내…… 내가 묻고 싶었던 것도 이 문제였어.”

“무슨 소리야? 자네도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가?”

소도도의 동공이 수축되었다.

“나, 나는 진 가주의 친아들이 아냐. 상고 전쟁터에서 진 가주가 주워온 후 양자로 삼았네.”

진상상이 양자라는 말에 운청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놀란 기색이었다.

오직 운청휘만이 내막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는데, 이는 소도도의 혈맥 문신을 깨달았을 때부터였다.

소도도의 팔에는 각각 ‘고’와 ‘월’이라는 혈맥 문신이 새겨져 있다.

혈맥 문신이란 무엇인가?

오직 직계의 혈족에게만 유전되는 것으로, 3대 이내의 조상에서 걸출한 인재가 나오면 그 후대에는 자연스레 혈맥 문신을 지니게 된다.

이 걸출함은 보통의 기재가 아니라, 진선이나 진선 이상의 무위를 가리킨다.

운청휘만 해도 그가 후사를 본다면 반드시 혈맥 문신을 지닌 아이가 태어날 터였다.

진상상의 조부는 인왕경의 무위이니, 혈맥 문신은 진상상의 부모에게만 남을 터였다.

다만 진상상의 부모가 진선이었다면, 영주 8대 가문에 속하기는커녕 영주 전체를 지배하는 세력이 되어 있을 터였다.

그러니 자연스레 진상상은 진가의 친자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진상상을 상고 전쟁터에서 주웠다는 사실은 운청휘도 예상치 못했던 사실이다.

영주에서 지내면서 대략적으로 알게 된 상고 전쟁터는 인왕경 무인에게도 위험한 곳이건만, 어찌 아기 진상상이 상고 전쟁터에서 나타난 것일까?

더욱이 소도도는 혈살군의 소가에 입양되었으니, 같은 날 태어난 형제가 머나먼 곳에 있는 각기 다른 세력에게로 전해졌다.

운청휘로서도 꽤나 고심해 볼 문제였다.

“상상, 두 팔을 내게 보여 주도록.”

소도도가 팔을 내보인 후, 시선이 진상상의 팔로 향했다.

“운 형제는 내가 혈맥 문신이 있는 것도 아는가?”

진상상은 의아해했지만, 소도도의 행동을 보고 깨달았다.

곧 그가 양팔을 걷어 내밀자, 곡도가 새겨진 두 개의 문신이 보였다.

다만 두 자루의 곡도는 색이 달랐는데, 왼쪽은 진짜 곡도처럼 색이 생생한 반면 오른쪽은 색이 거의 사라져 있었다.

“왜 칼 두 자루인 거지?”

소도도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두 팔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의 팔에는 ‘고’와 ‘월’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너는 왜 글자야?”

진상상도 뜻밖이라는 표정이었다. 그는 소도도 또한 팔에 곡도 문신이 있을 줄로 알고 있었다.

이때 운청휘는 신식을 펼쳐 진상상의 팔에 있는 혈맥 문신을 살피고 있었다.

“그 오른손에서 음혈광도가 떨어졌군?”

“어떻게 알아낸 건가?”

진상상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렸다.

“아……!”

난데없이 진상상이 괴성을 내질렀는데, 그의 왼팔에서 진한 핏빛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팔이 통째로 뜯겨나가는 듯한 고통에 몸부림쳤고, 그럴수록 핏빛 기운은 짙어져 온 방을 가득 채웠다.

다들 눈을 뜨지 못하고 핏빛 광채에서 눈을 돌리는 가운데, 운청휘는 진상상의 팔에서 문신이 벗겨지며 허공에 둥둥 떠오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곡도 문신은 점점 커지더니, 어느 순간 실체화하여 4척이 넘는 핏빛 곡도가 되는 게 아닌가.

곡도는 생명이라도 깃든 듯 소도도의 앞으로 날아가더니 그의 앞에서 둥둥 떠 다녔다.

비로소 방 안을 메운 핏빛도 사그라들었다.

“좋은 방법이군. 두 자루의 신기를 혈맥에 봉인해 두고, 형제가 재회하면 신기를 나타나게 하다니!”

운청휘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이는 진선이 할 수 없는 수단이니, 소도도와 진상상의 부모는 적어도 진선 이상의 무위를 지닌 게 확실했다.

소도도가 무심결에 손을 뻗어 핏빛 곡도를 쥐자,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위이잉……!

진상상이 메고 있던 음혈광도가 별안간 호응하듯 세차게 진동했다.

“응?”

또 무언가를 발견한 듯, 운청휘가 미간을 찌푸렸다.

“상상, 도도. 잠시만 검을 빌려주게.”

운청휘는 소도도와 진상상에게서 각각 도를 건네받은 후, 자세히 살펴보았다.

외형으로는 음혈광도와 핏빛 곡도는 똑같은 형태를 띠고 있었다.

운청휘는 양손에 한 자루씩 쥐고 번갈아 바라보더니, 두 칼을 좌우로 교차한 후 십(十)자 모양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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