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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251화 (251/430)

제251화

소인왕은 곧바로 일행들을 데리고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들의 시선은 백만 장 떨어져 있는 기령에게 향했다.

“짐승 새끼가 마침내 왔구나!”

소인왕은 억제할 수 없는 흥분의 빛을 띠며 즉시 신형이 흔들렸다. 마치 전송된 것처럼 기령에게 돌진하는 것이 아닌가.

백만 장 바깥에 있던 기령도 소인왕을 향해 날아갔다.

지금의 기령은 가토왕의 분신을 연화했으니, 무위가 반절 공적경까지 다다른 상태였다.

기령은 당장 소인왕과 겨루어 지금의 전투력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별안간 몸을 돌려 운청휘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도망치기엔 늦었다!”

소인왕이 차디찬 웃음을 흘렸다. 기령이 도망간다고 생각한 소인왕은 거대한 손을 내밀어 기령의 뒤를 잡으려 했다.

“파괴하라!”

기령이 통통한 팔을 휘두르자, 공원의 힘이 소인왕이 만들어 낸 거대한 손과 맞부딪혔다.

쿠르릉!

허공에서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지면에는 수천 평의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공원의 힘……!”

소인왕의 눈이 번쩍이며 성령안을 떴다.

“겨우 며칠 만에 짐승 새끼의 무위가 반절 공적경까지 폭증했다니!”

“소인왕, 운청휘는 저쪽에 있는데, 어린 신동이 저쪽으로 가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

4개 세력의 반절 인왕경이 이때에야 소인왕의 뒤로 날아왔다.

“괜찮다네. 운청휘는 노수단에 지배되고 있으니 어떤 문제도 일으킬 수 없지. 어린 신동은 정혈까지 태우며 왔는데, 어찌 떠나겠는가?”

소인왕의 기세는 자신만만했다. 그가 보기에 형세는 줄곧 그가 장악하고 있었다.

“우리도 가자!”

소인왕이 일행에게 소리치며 황급히 몸을 옮겼다.

줄곧 신식으로 기령을 주시하던 운청휘는, 시야에 기령이 들어오자 진법을 열어 기령을 들어오게 했다.

“운청휘, 이게 그 영약이야! 어서 연화시켜!”

두 사람이 만나자마자 기령은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금빛을 머금은 약초를 내려놨다.

“금원초(金源草)라니!”

금빛을 머금은 약초를 본 순간, 운청휘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동시에, 손을 내밀어 금원초를 붙들었다.

천인오쇠의 저주를 금원초에 접목시키려는 것이다.

“응? 운청휘가 몰래 진법을 포진해?”

삼천 장 밖으로 다가온 소인왕이 미간을 꿈틀거렸다.

“이런 진법으로 본왕을 막을 수도 없거니와 본왕이 가장 싫어하는 짓을 하는군. 코앞에서 잔꾀를 부리느냐? 운청휘, 본왕을 화나게 했으니, 무릎을 꿇고 두 팔과 발을 자르거라!”

“지금 누구더러 팔과 다리를 자르라는 거야?”

잠시 멍하니 있던 기령이 버럭 화를 냈다.

기령이 어찌 모르겠는가. 운청휘가 선계를 장악한 선제임을.

그런 그를 한낱 범인이 협박하다니?

더욱이 자신과 운청휘는 주종관계를 넘어선, 동반자이자 형제의 관계였기에 운청휘를 향한 어떤 모욕도 참을 수 없었다.

“땅강아지 녀석아,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분노한 기령이 고함을 지르며 공원의 힘을 내뿜었다. 다음 순간, 기령이 소인왕에게 돌진했다.

“땅강아지라고? 네놈 자신을 말하는 것이더냐?”

소인왕의 신형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거대한 손바닥을 환화시켜 기령을 쳤다.

기령이 코웃음을 치더니 손을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거대한 공원의 힘이 소인왕이 환화시킨 힘을 곧바로 격파시켰다.

소인왕은 안색이 변하기는커녕, 도리어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비록 네놈이 언제 무위가 반절 공적경까지 폭증했는지 모르겠다만, 그 정도로 본왕의 상대가 되리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말을 마친 소인왕이 연달아 두 손바닥을 환화시켜 기령을 공격해 들어갔다.

동시에, 소인왕은 운청휘에게 시선을 주었다.

“본왕은 네놈에게 무릎을 꿇고 두 팔과 다리를 자르라고 했는데, 귀를 먹은 게냐?”

운청휘는 대답 대신 조소를 머금고 소인왕을 바라보았다.

이어서 천인오쇠의 저주를 금원초에 접목시켰다.

본래 3만년 정도의 영약으로도 팔 할의 확률로 저주를 풀 수 있었으나, 5만 년 된 금원초가 손에 들어왔으니 이 각이면 금원초에 저주의 힘을 접목시킬 수 있었다.

“이럴 수가? 체……체내에 있던 노수단의 약력이 사라져?”

소인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곧 운청휘가 명령을 따르지 않는 이유를 찾아냈다.

“어떻게 노수단의 영향에서 벗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짐승 새끼가 이미 왔으니 네놈을 죽여주마!”

소인왕은 즉시 운청휘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의 신형이 금빛으로 물들더니, 다음 순간 진법 안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운청휘의 앞에 나타났다.

“어딜! 네놈의 상대는 나야!”

등 뒤에서 기령의 목소리가 울리더니, 공원의 힘으로 만든 날카로운 화살이 소인왕을 바짝 쫓았다.

소인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법력으로 장벽을 만들어 날카로운 화살을 막아냈다.

그러나 기령이 어찌 공격을 멈출까. 연달아 공원의 힘으로 화살 더미를 만들어 내 소인왕에게 몰아쳤다.

펑펑펑……!

귀를 찢는 듯한 소음이 울리더니, 빼곡한 화살이 장벽을 연타했다.

쨍!

마지막 화살이 장벽을 뚫더니, 소인왕의 등을 스치고 날아갔다.

그저 가볍게 스쳤기에 상처라고 부를 수도 없었지만, 소인왕의 미간이 단번에 좁혀졌다.

“이 짐승이 감히 본왕을 건드리다니!”

소인왕이 살기 어린 시선으로 기령을 바라보았다.

“본왕은 원래 네놈을 굴복시키려 했으나, 그전에 네놈의 주제를 알게 만들어 줘야겠구나!”

기령이 코웃음을 치며 경멸 어린 시선을 보냈다.

“웃기네, 땅강아지 따위가!”

“짐승아, 뭣이라!”

소인왕의 눈빛이 음침하게 물들었다.

“귀라도 먹었어? 네놈이 정신 나간 녀석처럼 나와 싸우려 드는 게 우습다고!”

기령은 재차 냉소했다. 그는 소인왕의 성격을 파악했기에 일부러 더 소인왕을 격노하게 만들고 있었다.

소인왕은 스스로를 높이 샀고, 자존심이 매우 강했다.

이런 사람에게는 더욱더 거만하고 더 강인하게 나가야 했다.

기령은 이를 알고 그를 땅강아지라 부르며 비웃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다.

“네놈 같은 하찮은 녀석은 한때 눈빛만으로도 죽일 수 있었어!”

기령은 재차 소인왕을 격노하게 하며 훌쩍 뒤로 물러섰다.

이대로 시간을 벌 셈이었다.

과연, 소인왕은 입을 꾹 다물었지만 분노가 극에 달했다.

그가 기령을 향해 돌진했는데, 손에는 천지를 파괴할 듯한 초절기가 있었다.

숨 몇 번 쉴 찰나에, 반경 삼만 장의 하늘은 두 사람만의 전쟁터로 변했다.

무수한 불빛과 연기가 두 사람의 공격에서 피어났다.

기령은 치명타를 주기 위해 기회를 노리며 계속해서 피해 다녔다.

그러나 소인왕의 실력은 기령보다 위였기에, 기령이 허를 찌르는 공격을 해도 모두 받아치곤 했다.

‘일 다경!’

기령은 속으로 흐른 시간을 계산하고, 지면에 내려앉았다.

토 속성의 공원의 힘이 반경 삼천 장의 대지를 빠르게 뒤덮었다.

토양이 그대로 솟구치며 기령을 대지 안으로 숨겨 주었다.

소인왕의 냉소를 머금고 손을 휘둘러 법력의 힘을 일으켰다.

우르릉!

기령이 숨어 있는 지면이 순식간에 폐허가 되며 들쑥날쑥하게 뒤집혔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기령이 소리를 질러 대며 몸을 솟구쳐 올렸다.

“땅강아지야, 얌전히 기다려! 네놈에게 죽음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쓰는지 알려 줄 테니까!”

기령은 큰 소리를 지른 후 재차 공중으로 튀어오른 후, 멀찍이서 오갔다.

사실 기령에게 허공에서의 전투가 더 유리했으나, 별 수 없이 지면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지금 7~8개의 시선이 이곳의 전투를 지켜보고 있음을 알았기에, 허공에서 비장의 한 수를 노출시키고 싶지 않았다.

운청휘를 중심으로, 기령은 삼천 장 바깥까지 달아난 후 지하 삼천 장 아래로 파고들었다.

땅속에서 몇 천 평의 공간을 만들어 낸 기령은 입을 벌려 하얀 화염을 토해냈다.

온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괴상한 불은, 제일의 천화라 불리는 혼돈지화였다!

기령이 파 둔 공간으로 들어오자, 소인왕이 눈에 이채를 띠었다.

그가 기령의 목적을 알아내려 하며, 눈앞에 가득한 흰색 화염을 마주했다.

“흰색 화염이 있다고?”

소인왕은 무의식적으로 왼쪽 눈의 ‘성령안’을 사용했다.

별안간, 그의 안색이 급변했다.

그의 성령안은 공간에 가득한 흰색 화염이 천화임을 알려 주었다!

쿵!

무수한 흰색 화염이 소인왕을 향해 넘실거리자, 소인왕은 법력을 일으켜 천화를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법력과 혼돈지화가 닿는 순간, 그의 법력은 순식간에 혼돈지화에 삼켜져 종이가 불에 타는 듯했다.

소인왕은 물러나려 했지만, 어느새 흰색 화염은 그의 퇴로마저도 막고 있었다.

“이 땅강아지야, 어떻게 죽고 싶냐!”

기령이 높은 곳에서 소인왕을 내려다보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기령의 생각으로, 소인왕은 오늘 반드시 죽게 될 터였다!

“벌써부터 우쭐대지 말거라. 승자는 아직 가려지지도 않았으니!”

소인왕이 차디찬 웃음을 흘리자, 별안간 그의 왼쪽 눈이 금빛으로 빛나며 떨어져 나왔다.

그의 눈동자가 금빛의 야광 구슬처럼 빛나며 허공에 떠 있었고, 막대한 위압감이 쏟아져 나왔다.

“중동!”

기령의 눈빛이 어두운 빛을 띠었다. 직전에 운청휘가 음을 전해 소인왕이 중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었다.

기령의 정체를 파악한 것도 저 중동, 성령안의 힘이었다.

그러나 코앞에서 성령안을 마주하니, 기령도 조금은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어째서, 그, 그가 중동의 모든 힘을 발휘하는 거냐!”

기령의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허공에 떠 있던 성령안이 금빛을 내뿜더니 순식간에 소인왕을 감쌌다.

혼돈지화가 아무리 밀어닥쳐도, 소인왕은 금빛 장벽에 둘러싸여 안전했다.

혼돈지화는 세상의 모든 물질을 불태울 수 있으나, 위력이 전부 발휘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지금의 기령은 혼돈지화의 만분의 일의 위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짐승새끼가 혼돈지화를 내뿜다니……! 필시 혼돈영수렷다?”

금빛에 휘감긴 소인왕이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며 기령을 보았다.

“응?”

기령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혼돈지화까지 알아차린 것은 의외였던 데다, 구체적으로 혼돈영수라는 것까지 알아냈기에 기령은 다소 놀란 터였다.

-이상하게 생각할 것 없다. 네 정체를 알았음이니!

별안간 오소소 소름이 돋는 목소리가 소인왕의 금색 눈동자에서 울려 퍼졌다.

그 순간, 기령의 신식은 진선의 영혼을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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