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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270화 (270/430)

제270화

콰르릉!

허공에서 떨어져내린 큰 손이 그 대로 지면을 때리자, 대지에 수많은 금이 생기며 1만 평의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사방에 먼지가 일고, 온 하늘을 황사가 뒤덮었다.

“운청휘, 가토왕이야!”

기령의 안색이 급변했다.

가토왕의 분신은 3개가 있는데, 그중 2개가 운청휘와 기령의 손에 넘어갔다.

이것만으로도 가토왕이 그들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겠는가!

“가토왕 뿐 아니라 난쟁이족의 인왕 둘도 있군!”

운청휘의 안색도 어둡긴 매한가지였다.

작은 세계에서 가까스로 나왔는 데, 인왕 셋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다른 두 난쟁이 인왕은 낯설지 않은 얼굴들이었다.

진상상의 진가가 난쟁이족에게 공격당할 때, 운청휘가 그들을 구하고 가토왕의 분신을 비롯한 인왕 분신 셋을 연화시키지 않았는가.

지금 그 두 사람의 본체가 가토 왕의 뒤에 서 있었다.

그들이 운청휘와 기령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곱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분신을 잃었으므로.

개중 가토왕은 원한에 사무친 눈으로 운청휘와 기령을 노려보고 있었다.

“운 공자, 저것은 난쟁이족의 인왕인데 자넨 언제 그들을 건드린 것인가?”

교룡왕, 운인왕, 구인왕은 둔천사 위에 함께 있었다. 운청휘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들에게 음을 보냈다.

-선배님들. 도도, 소엽과 하흡 모두 나의 친웁니다.

동시에 운청휘는 둔천사를 몰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선배들에게 그들을 맡길 테니, 잠시만 그들을 지켜주십시오!

지금 운청휘와 기령은 난쟁이족 인왕과 더불어 공작왕, 대붕왕, 홍인왕 등에게도 쫓기는 상황이었다!

“알겠네! 그들의 목숨을 지키는 것은 우리에게 문제가 아닐세!”

교룡왕 등이 즉시 승낙했다.

어차피 인왕들이 연합하여 공격한다 해도, 교룡왕 등을 궁지에 몰아넣을 순 없었다.

그런 와중에 소도도를 비롯한 다른 이들을 지키는 것은 문제도 아니었다.

잠시 후, 운청휘가 기령에게도 음을 보냈다.

-기령, 본체로 변하여 교룡왕의 소매에 숨도록!

-안 돼!

기령은 생각도 안 하고 거절했다.

기령도 형세를 파악하고 있었다. 운청휘가 탈출할 가능성이 일 할도 되지 않음을 어찌 모를까!

“내 몸은 두 개이니, 이 몸이 죽어도 다른 몸에서 부활할 수 있다. 그러니 교룡왕에게 가 있거라!”

운청휘가 확신에 가득찬 말투로 말을 마쳤다. 이윽고 신식의 힘으로 기령을 교룡왕에게 떠밀었다.

-도도뿐 아니라 기령도 맡기겠다!

기령은 원치 않았으나, 운청휘가 말을 마친 순간 손바닥만 한 고양이로 변신하여 교룡왕의 소매 안으로 날아갔다.

다음 순간, 운청휘는 둔천사의 진법을 사용하여 둔천사에 있는 모든 이들을 강제로 내쫓았다.

동시에, 운청휘를 쫓는 모든 인왕이 추격 대열에 합류하여 뒤쫓아왔다.

“교룡왕, 운인왕, 구인왕, 운청휘의 친구들을 내놓거라!”

난쟁이왕 중 하나가 멈췄고, 일곱 인왕 중에서도 진인왕과 풍인왕이 멈춰서 교룡왕을 막아섰다.

“운청휘의 친구를 내놓거라!”

“헛소리 말고 싸우자!”

교룡왕이 코웃음을 치니, 몸에서 맹렬한 기세가 솟구쳤다. 다음 순간, 그는 본체로 돌아가 거대한 교룡으로 환하였다.

머리 위에 뿔이 없는 것을 제외하면, 진짜 용족과 흡사한 형상이었다.

수천 장에 이르는 몸을 이끌고, 교룡왕이 하늘을 뒤덮었다. 거대한 발톱이 번뜩거리며 허공을 가르고 있었다.

운인왕과 구인왕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곧바로 교룡왕의 곁으로 나가가 태세를 다잡았다. 그들에게서도 전의가 끓어 올랐다.

그들을 상대해야 하는 난쟁이 인왕과 진인왕, 풍인왕은 순간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대로 싸워도 좋은 것인가?

그러나 난쟁이족의 인왕의 콧방귀를 뀌더니 으름장을 놓았다.

“본왕이 운청휘를 잡으면 네놈들과 결판을 내겠다!”

말이 끝나자 이 난쟁이족의 인왕은 둔천사를 추격하러 갔다.

풍인왕은 주저하다가 난쟁이족의 인왕을 뒤따랐다.

“소도도, 본왕은 상상의 할아버지다, 이리로 오거라!”

진인왕만이 남아, 소도도를 향해 외칠 뿐이었다.

“운 형제가 상상을 구했고 진가의 다른 사람들도 구했는데 그대는 진가의 가주로서 어찌 내 형제에게 배은망덕한 건가!”

소도도는 다가가기는커녕 호통을 쳤다. 그의 시선은 전에 없이 싸늘했다.

“상상과 관계가 있더라도 진인왕 네놈은 나 소도도의 원수일 뿐이다!”

“뭐라고?”

진인왕의 눈매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곧 하늘을 찌를 기세가 소도도를 향했다.

“진인왕, 고작 기세로 후배를 괴 롭히는 것이더냐?”

운인왕이 콧방귀를 뀌었는데, 손을 휘둘러 진인왕의 기세를 억압했다.

“진인왕, 정말 혼자의 힘으로 동시에 우리 셋을 상대하겠다는 것이냐?”

구인왕이 말을 이어갔다.

“할아버지……!”

멀리서 진상상과 진가의 고위층이 급히 날아왔다.

“할아버지, 도도는 저의 쌍둥이 형제이니 그를 살려 주소서!”

진상상은 곧바로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간절하게 외쳤다.

진인왕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더니, 짧게 내뱉었다.

“일어나거라!”

잠시 후, 진인왕이 말을 이었다.

“우선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가거라!”

말을 마친 진인왕의 형상이 흩어지더니, 곧장 둔천사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우리 운 형제를 도와야겠죠?”

용오천이 교룡왕의 용 머리 앞에 날아가 물었다.

교룡왕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인간으로 변신했다.

“나와 운인왕, 구인왕은 이 상황을 더 복잡하게 할 뿐.”

“미안하네, 소도도!”

이때, 진상상은 소도도의 앞에 날아가 사죄하고 있었다.

“자네와는 상관없는 일일세.”

소도도가 고개를 저었다. 이내 그의 얼굴이 희게 질렸지만, 천천히 말을 이었다.

“지켜야 할 도리가 다른 이와는 의논도 하지 말라고 했다네. 상상, 우리 형제의 인연은 여기까지일 세!”

그 말을 듣는 순간, 진상상의 눈시울이 붉게 물들었다.

가슴이 타들어 가는 듯했지만, 진상상이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그렇다면…… 건강하시게나!”

진인왕이 운청휘를 등진 순간부터, 소도도와 진상상의 형제의 인연도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도도가 운청휘를 포기할 수 없는 것처럼, 진상상도 진가를 버릴 수 없으니.

둔천사는 빠르게 허공을 질주하고 있었지만, 둔천사를 추격하는 인왕들은 둔천사가 얼마나 빠르든 놓치지 않을 작정인 듯했다.

그들은 눈을 부라리며 시도 때도 없이 공격을 날렸다.

우르릉! 콰앙!

보통의 둔천사였다면 인왕의 공격을 한 번도 버티지 못하겠지만, ‘구천주선살진’을 두른 둔천사는 달랐다.

다만 둔천사의 속도는 조금씩, 느려지고 있었다.

“이런……!”

둔천사를 운전하던 운청휘의 안색이 변했다. 뜻밖에도, 홍인왕이 공간을 찢고 둔천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운청휘는 급히 둔천사를 조종하여 직각으로 꺾었다.

둔천사가 있던 자리가 맹렬한 불

빛으로 뒤덮였다.

둔천사가 본래 가던 방향은 참천신검이 잠들어 있는 상고 전장이었으나, 크게 방향을 틈으로써 서북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북영 요족의 오지에 도착할 터였다.

하지만 운청휘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공작 왕의 영지 안에 흑암해가 있음을 떠올린 것이다.

흑암해의 해저에는 무수한 흑암 광산이 있고, 이로 인해 흑암해 전체는 무중력 지역이었다.

설령 인왕이라고 해도 흑암해 위 에서는 날 수 없으니, 이대로 흑암 해에 도달한다면 운청휘는 살아날 수 있었다.

“비천한 인간, 본왕이 죽여 주마!”

거대한 손이 둔천사의 상공에서 모습을 드러내었다.

가토왕이 법력으로 환화시킨 손이었다.

퍼어엉!

둔천사를 덮친 거대한 손은 격렬한 진동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겹겹이 쌓인 구천주선살진을 제외한 모든 진이 파괴되었다.

“가토왕의 저 기술이 효과가 있어!”

다른 인왕들이 보고 두 눈이 번쩍했다.

그들은 둔천사에 많은 진법들이 그들의 공격을 모두 방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공격의 각도과 관련이 있던 것인가!”

“둔천사 상공은 방어가 가장 약한 곳이었어!”

갑자기 인왕들이 하나둘씩 법력으로 큰 손을 환화시키더니 둔천사 위에서 덮쳤다.

우르릉! 우르릉! 우르릉!

법력으로 만들어 낸 거대한 손이 둔천사의 상공으로부터 쏟아져내렸다.

쉴 틈 없는 공세에 가장 바깥에 있는 구천주선살진에 균열이 생겨났다.

또 한 번의 공격을 받는다면, 파괴될 터였다.

“본왕에게 오거라!”

이어 진인왕이 도착하며 고함을 내지르니, 법력으로 만든 거대한 손이 수만 장 위에서 둔천사를 내리찍었다.

콰아앙!

귀청을 찢을 듯한 폭음과 함께, 둔천사의 가장 바깥에 있던 구천주선살진이 산산조각이 났다.

이와 동시에, 둔천사의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이대로라면 인왕들에게 따라잡히리라.

“하하하, 둔천사의 속도가 느려졌어!”

“둔천사의 속도는 위에 있던 진법과 관련이 있던 거였어!”

인왕들은 눈에 띄게 느려진 둔천 사를 알아차리고 연달아 거대한 손을 만들어내었다.

둔천사 위에서는, 운청휘가 운전과 동시에 미친 듯이 대응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둔천사가 파괴된다.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는 없는 법. 반격해야 한다!”

이윽고 운청휘는 둔천사의 운전을 자동으로 설정해 둔 뒤, 조종실을 나왔다.

이때 하늘에서는 또다시 거대한 손이 둔천사를 찍어누르기 위해 내려오고 있었다.

운청휘는 하늘로 솟구치며 참천검집을 꺼내들었다.

“선제진해 제2식, 검쇄공간!”

붉은 검기가 하늘을 휘감고 솟구쳐 올랐다.

위에서 찍어 내려오는 거대한 손과 정면으로 부딪쳤는데, 법력으로 만든 손은 조금도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단번에 붉은 검기를 무너뜨리더니, 둔천사 위로 몰아치는 게 아닌가.

콰르릉!

둔천사에 거대한 진동이 일었다.

운청휘도 그 공격에서 무사하지 못했다. 그의 입가에서 선혈이 울컥 솟구쳤다.

“이런, ‘검쇄공간’도 인왕의 일격

을 당해낼 수 없는 건가!”

검쇄공간은 지금 그의 최절기였다. 이마저도 당해내지 못하니, 운 청휘의 안색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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