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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285화 (285/430)

제285화

“어떻게 이럴 수가……?”

네 왕이 눈을 부릅떴다.

운청휘가 인왕의 공격을 네 번이나 피해냈으니, 놀랄 법도 했다.

“젠장, 인왕의 기세는 느껴지지 않건만, 속도가 인왕에 견줄 수 있단 말인가?!”

“더는 지체할 수 없네. 속도가 이렇게 빠르니 도망치려고 하면 추격할 수 없다네!”

“연합하세. 마침 네 명이니, 사방에서 공격하면 피할 수 없겠지!”

대화를 마친 네 왕은 사방으로 흩어져 저마다 운청휘를 노렸다.

이들은 전력으로 법원의 힘을 뿜어내고 있었다.

“운청휘, 이번에는 숨을 수 없을 것이다!”

네 개의 냉소가 쏟아졌다.

“숨어? 내가 숨겠다고 말했나?”

운청휘는 경멸을 숨기지 않으며 곧바로 동쪽의 초인왕에게 돌진했다.

콰앙!

두 사람이 충돌하는 순간 돌풍이 불어닥친 듯 충격파가 천지를 휩쓸었다.

다른 인왕들마저 충격파를 이기지 못해 휘청거릴 정도였다.

하늘은 붉게 물들었고, 태양보다 더 눈부신 빛이 쏟아졌다.

지상의 사람들이 일제히 겁에 질렸는데, 이 충격파가 지상에 닿는다면 그들은 단번에 소멸될 터였다.

기이하게도, 충격파가 지면 삼백여 장까지 도달했을 때 한 줄기 힘이 나타나 궤도를 꺾어 버렸다.

“네놈이 감히!”

초인왕이 이를 갈며 운청휘를 노려보았다.

방금의 일장은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은 것으로, 인왕이 아니라면 이 공격을 막아낼 수 없을 터였다.

“고작 손바닥에 놀라느냐? 더 놀랐으면 바지를 더럽혔겠군.”

운청휘는 곧바로 비아냥거렸다.

그는 초인왕의 공격을 막았을뿐더러, 지상에 있는 이들에게 미칠 충격파 궤도를 바꾸어 놓았다. 이를 초인왕이 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공작왕, 우리도 나서지!

대붕왕이 음을 보내자, 공작왕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순간, 새 울음소리가 염성 전체를 뒤덮었다.

쐐애액!

날카로운 새 울음소리와 함께, 하늘을 가릴 정도로 큰 새 두 마리가 날개를 펼쳤다.

거대한 구름처럼 드리워진 날개는 태양마저 가렸고,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지면이 그림자로 뒤덮였다.

“요왕의 본체다!”

“저들이 본체라고? 날개만 해도 산 하나는 되겠어!”

“아! 저기 좀 봐. 두 요왕이 화염을 분출했어……!”

무수한 시선들이 모인 하늘, 대붕왕과 공작왕이 분출한 화염이 넘실대고 있었다.

운청휘는 그 불바다 한가운데에 초연히 서 있었다.

나인왕과 초인왕은 화염을 보는 순간 재빨리 화염의 범위에서 벗어나며 진저리를 쳤다.

“대붕왕과 공작왕이 토해낸 화염은 요화인데, 함께하니…… 천화로 변했구나!”

나인왕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아닐세. 천화는 아니지만, 천화에 무한하게 근접한 불꽃이지.”

초인왕도 눈을 크게 뜨며 신중히 말했다.

인왕 대 인왕의 대결은 승부를 가릴 수 없지만, 이에 천화가 더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천화는 불꽃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불꽃이니, 인왕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저 정도의 요화를 내뿜었다면, 대붕왕과 공작왕도 타격이 있을 텐데?”

“맞아, 그들 모두 정혈을 태웠다네!”

나인왕과 초인왕이 동시에 냉소를 흘렸다.

“운청휘가 인왕이라고 해도 죽을 것이다!”

그때, 반대편 하늘에서는.

능천진선이 홀로 세 왕과 맞붙고 있었다.

“좋지 않군, 저 화염은 천화에 무한하게 접근했는데…….”

능천진선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이곳을 벗어나 운청휘를 돕고 싶었지만, 세 왕이 그를 놓아줄 리가 없었다.

능천진선이 몸을 날리기도 전에, 맹렬한 세 개의 공격이 그를 휘감았다.

“천화에 무한하게 접근한 화염이라…….”

너울대는 불바다의 중심에서, 운청휘가 화염의 세기를 가늠해 보았다.

“천화에 무한히 근접했을 뿐이니, 아쉽군.”

운청휘는 자신을 둘러싼 화염에도 어떠한 타격을 받지 않은 채, 고개를 저었다.

“본제가 너희에게 진정한 천화를 보여 주마. 청연지심화, 나오너라!”

불바다 한복판에서, 선명한 청색 화염이 솟구쳤다.

솨아아……!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푸른 화염이 넘실대니, 순식간에 두 요화가 청색의 불꽃에 집어삼켜졌다.

운청휘가 틈을 놓치지 않고 곧바로 열 손가락을 얽히니, 청색 불바다는 화룡의 형상을 이루고 소리 없는 포효를 내뿜었다.

다음 순간, 화룡은 대붕황을 향해 휘몰아쳤다.

콰앙!

대붕왕의 거대한 몸이 화룡에게 부딪쳐 한참을 날아갔다.

운청휘가 손짓하자, 화룡이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 공작왕의 몸까지 날려 버렸다.

“처…… 천화!”

“진짜 천화야!”

대붕왕과 공작왕은 날아간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반응했다. 그들의 눈에는 믿을 수 없다는 경악의 빛이 가득했다.

“좋지 않아. 천화, 진짜 천화라고!”

“우…… 운청휘가 몸에 천화를 가지고 있다니!”

뒤늦게 알아차린 나인왕과 초인왕이 두 요왕을 지원하기 위해 날아올랐다.

두 왕이 합류한 후, 그들은 법원의 힘을 사방에 흩뿌리며 운청휘를 향해 돌진했다.

규모를 알 수 없는 청색 불바다 속에서 유유히 서 있는 운청휘. 그저 한 손을 휘두를 뿐이었다.

콰앙! 쾅! 콰르릉!

온 하늘은 청색 불꽃과 연기로 뒤덮여 앞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천화로 형성된 불바다는 아주 간단히 네 왕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주인님, 고…… 공적경에 도달하시다니, 하하하!

불바다 속에서 잔뜩 신이 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청연지심화였다.

오랫동안 천화를 사용하지 않은 탓에, 청연지심화는 운청휘의 무위를 모르고 있었다.

청연지심화가 이리도 기뻐하는 이유는, 운청휘의 무위가 높아질 수록 청연지심화가 지닌 위력도 강해지기 때문이다.

만약 운청휘가 전성기였다면, 청연지심화는 선제마저 소멸시킬 위력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주인님, 저 땅강아지 같은 인왕들을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안달이 난 청연지심화의 말투는 오만방자하기 짝이 없었다.

운청휘에게 수복되기 전에는 월경 무자도 당해내지 못했던 청연지심화였으나, 이제는 기고만장할 따름이었다.

이 자리에 기령이 있었다면, 어디 네놈이 허풍을 떠느냐고 핀잔을 주었으리라.

“그럴 필요 없다. 저들은 내 양분이 될 테니.”

운청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애초에 일곱 왕 중 누구도 놓치지 않을 생각이었고, 그들의 무위를 흡수한 뒤에 죽일 계획이었다.

“게다가, 너를 노리는 자들이 따로 있군.”

별안간 운청휘가 화두를 돌렸다.

-어? 설마 또 고수가 숨어 있는 것인가요? 제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운청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청연지심화는 물론, 일곱 왕도 숨어 있는 자를 감지하지 못한 듯했다.

운청휘도 신식으로 능천진선만 발견했을 뿐, 숨어 있는 자를 뚜렷이 특정할 수 없었다.

-주인님, 숨어 있는 사람이 나타나길 기다려야 합니까?

청연지심화가 조바심을 내었다.

“그들을 기다려?”

고개를 가로젓는 운청휘의 눈에 경멸이 선연했다.

“그들이 그럴 자격이 될 것 같은가?”

하늘을 메운 불바다를 이끌고, 운청휘가 대붕왕에게 돌진했다.

그가 나아가며 손을 뻗으니, 허공에 거대한 손이 환화되었다.

손의 크기로만 보아도 대붕왕을 감싸쥘 수 있을 정도였다.

쐐애액!

대붕왕이 울부짖으며 입에서 붉은 요화를 뿜어냈다. 그러나 단번에 청연지심화의 푸른 불꽃에 밀려 사라질 뿐이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붕왕이 날카롭고 거대한 발톱을 휘둘렀는데, 산마저 찢어낼 듯 위협적이었다.

다만 운청휘가 만들어 낸 거대한 손에 닿는 순간…….

카가가각!

발톱은 강철에 부딪친 듯 날카로운 충돌음을 내더니 형편없이 망가지고 말았다.

다음 순간, 대붕왕은 운청휘의 거대한 손에 붙들리고 말았다.

쐐액! 쐐애애액!

대붕왕이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었지만, 그를 쥐고 있는 거대한 손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머지 세 왕은 이 광경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다.

“우…… 운청휘가 인왕을 정면으로 제압하다니!”

초인왕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본체로 돌아간 대붕왕은 전투력에서 우리를 앞서는데, 그런 대붕왕을 사로잡다니. 우리라고 수가 있겠는가……!”

두 눈에 공포가 선연한 나인왕도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렸다.

끼애액!

공작왕도 비명을 지르며 두 날개를 퍼덕였다. 다음 순간, 공작왕은 거대한 몸을 돌려 반대편 하늘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운청휘는 틈을 주지 않고 곧바로 거대한 손을 만들어내 공작왕을 덮쳤다.

마치 하늘의 별을 따기라도 하는 듯이, 가벼운 손짓이었다.

당황한 공작왕이 황급히 인간의 몸으로 변신하고, 거대한 손의 손가락 사이로 솟구치려 했다.

이에 운청휘가 거대한 손을 회전시켜 펼친 후, 아래 지면을 향해 거세게 내려쳤다!

콰아앙!

다섯 개의 거대한 산봉우리가 하늘에서 떨어진 듯, 염성 전체가 뒤흔들렸다.

손바닥에 직격당한 공작왕은 지하 삼천 장으로 깊숙이 파묻히며 중상을 입었다.

공적경에 들어섰을 때만 해도 가토왕을 제압한 운청휘다.

지금은 가토왕의 무위마저 삼켰으니, 인왕을 상대하는 데 어떠한 거리낌도 없었다.

일격에 죽이는 것은 무리라고 해도, 인왕을 날려 버릴 자신은 있었다.

“나타나지 않겠다면, 본제가 일곱 왕을 제압하고 무위를 박탈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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