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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295화 (295/430)

제295화

장로들 중 다섯이 빠르게 부소 공자를 보호하러 물러나고, 남은 한 명만이 운청휘의 공격에 대응했다.

운청휘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여섯 장로의 반응이 그의 예상을 벗어나 버렸다.

그가 발동한 이 기술은 여섯 장로를 동시에 공격하여 죽일 수 있건만, 고작 한 명의 마종만을 얻게 된 상황이다.

운청휘의 지금 상태로는 두 번 펼칠 수 없는 기술이니, 손해가 막심했다.

솨아아……!

빠르게 회전하며 쇄도하는 검집은 공격을 방어하려던 장로를 그대로 꿰뚫었다.

운청휘는 그가 죽기 전에 빠르게 마종을 심은 후, 무위를 흡수한 마종을 낚아챘다.

이윽고 빠르게 움직여, 무리에 둘러싸인 부소 공자를 노렸다.

“장로를 단번에 죽이다니, 이건 우리가 막아낼 수 있는 공격이 아니다!”

“어서, 어서 소가주를 보호하라!”

안색이 변한 다섯 장로는 빠르게 부소 공자를 보호하며 후방으로 모습을 감췄다.

운청휘는 추격하는 대신, 재빨리 근처에 있던 두 인왕의 몸에 마종을 심었다.

눈 깜짝할 새에 마종을 빼낸 후, 운청휘는 바람 소리만을 남긴 채 허공을 박차고 사라졌다.

“하마터면 실수할 뻔했군!”

단번에 수백만 장을 날아간 운청휘가 한숨을 내쉬었다.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무리한 도박을 해야 했다.

일부러 부소 공자를 공격하는 척하며, 다섯 장로가 빠르게 멀어지길 유도한 것이다.

그 덕분에 운청휘도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운청휘는 토 속성 법원의 힘을 끌어내 지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지하 십여만 장을 파 내려갔을 때, 그 안에 작은 동공을 만들고 몸을 숨겼다. 겹겹이 기운을 숨기는 진법을 포진해 둔 뒤, 운청휘가 마종을 꺼냈다.

그는 단숨에 인왕 마종 두 개를 연화하여 상처의 칠 할을 치료하고, 반절 인황의 마종을 꺼내들었다.

반절 인황의 마종을 삼키고 한 시진이 지나니, 그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어서 그는 인왕경으로 가는 수련을 시작했다.

심마선겁을 예방하기 위해 참천신검을 꺼내 스스로를 보호했고, 언제든 베어 넘길 준비를 해 두었다.

마종을 연화하는 동안 운청휘의 무위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만약 반절 인왕경을 물 반 통에 견준다면, 인왕은 물 한 통이다.

운청휘는 지금 자신의 그릇에 강대한 힘을 채워 넣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나고.

인왕경과 아주 미세한 경계를 앞두게 되었다.

다시 한 시진이 흘렀음에도, 운청휘의 수련은 진전이 없었다.

“역시나 분수령이로군. 조금만 더 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으나, 이 조금이 새로운 상한선이 되었다.”

그러나 운청휘는 마종의 연화를 멈추지 않았다.

반나절이 지난 후, 반절 인황의 마종은 2할 정도 연화되었으나 수련에 진전은 없었다.

운청휘는 낙담하지 않고, 평온을 유지하며 연화에 힘썼다.

반절 인황의 마종이 4할 정도 연화되었을 때도, 인왕경과 지금의 경계를 가로막는 한 겹의 막은 도저히 뚫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운청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마종의 일 할만 연화해도 인왕경에 도달해야 했다.

“이 정도에 굴복할 순 없지.”

운청휘는 이를 악물고 마종을 연화하는 속도를 높였다.

다시 반나절이 지나 마종의 칠 할이 연화되었다.

운청휘의 전신에는 힘이 넘쳤고, 다 소진할 수도 없는 힘이 넘실거렸다.

이제 완전하게 반절 인왕의 극한에 도달했다.

조금의 힘만 더 있다면, 분명 다음 경계로 넘어갈 텐데…….

그러나 결과는 지지부진했다.

“도대체 어디가 틀렸다는 거냐?”

운청휘가 미간을 찌푸렸다.

선제의 신식으로 그는 관문을 만나지 않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사실 무위를 회복하는 것이라 경계 장벽을 마주할 수 없었다.

경계 장벽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

한계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운청휘는 다시금 연화에 도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

마종의 연화에 돌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청휘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질렀다.

피부가 저절로 터지고, 핏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본제는 고작 반절 인왕에 갇힐 수 없다!”

운청휘는 이를 악물고 연화를 이어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운청휘의 몸 곳곳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끝내는 눈과 코, 입과 귀까지 새빨간 핏물을 흘려내고 있었다.

그가 수용할 수 있는 힘의 극한에 도달했으나, 끝끝내 그는 경계를 넘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문제란 말인가? 본제에게 장벽이 나타날 리 없거늘! 그렇다면 이 상황은 무엇이고?’

운청휘는 이해할 수 없어 눈을 번득였다.

“참천신검, 우선 검집으로 돌아가도록. 심마선겁이 나타날지 확인해야겠다.”

운청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또 하나의 가능성을 떠올렸다.

심마선겁.

본디 관문을 돌파해야 마주하는 것이었으나, 이 순간에는 차라리 심마선겁이라도 나타나길 바라고 있었다.

참천신검을 검집에 넣은 후, 운청휘는 다시 연화에 몰두했다.

전신이 피에 덮이고 머리칼마저 붉게 물드는 동안 피부는 죄다 터져 버렸다.

그렇게 꼬박 다섯 시진을 버틴 후에도, 그의 수련은 완전히 멈춘 그대로였다.

윙…….

그 순간, 운청휘의 의식은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아득해졌다.

머릿속으로 의식이 끌려들어가자, 두 봉마비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사이로, 얼굴은 보이지 않으나 비범한 존재가 모습을 내비쳤다.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 매우 실망했다네!

비범한 존재는 몇 겹이나 되는 공간을 뚫고 들어오는 것처럼, 운청휘의 의식에 자리잡았다.

-나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존재. 시간의 긴 바다를 헤엄친다네.

운청휘는 그 존재를 본 순간,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그가 했던 말까지도.

-큰일이군. 이미 잘못을 저질렀으니, 후회해도 소용없네. 그러나, 그대가 부디 잘못을 씻어내길 바라고 있네.

그 존재는 별안간 한숨을 푹 내쉬며 운청휘를 보았다.

“잘못?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단 말이냐?”

운청휘의 말투가 절로 사나워졌다.

당연하게도, 그의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지고한 선제가 고작 반절 인왕에 갇혀 있으니, 화가 나지 않겠는가?

비범한 존재는 고개를 주억거렸는데, 운청휘에게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듯했다.

-오직 봉마비만이 그대가 저지른 잘못을 씻을 수 있지. 그 세 번째 봉마비가 바로…….

비범한 존재는 말끝을 흐리더니, 손을 움직여 한 가지 기억을 운청휘의 미간에 가져다 대었다.

운청휘가 그 기억을 살펴보려 하는 순간, 의식이 튕겨나와 바깥 세상으로 돌아왔다.

다시금 신식을 이용해 머릿속으로 의식을 집어 넣었지만, 이미 그 존재는 사라져 있었다.

“내 잘못이라? 대체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운청휘는 최근에 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렸다.

그러나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

혹은 그가 어떤 것도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거나.

운청휘는 생각을 거두고 행선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천탕산맥은 갈 필요가 없다!”

운청휘는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

“인왕에 도달하지 못했으니, 인황은커녕 분신도 상대할 수 없다. 우선은 천검종으로 돌아가야겠군.”

운청휘가 향하는 방향은 남영이었다.

인황 분신의 습격을 받았던 경험을 토대 삼아, 운청휘는 기를 철저히 감추며 길을 재촉했다.

또한 고도를 높여 이만 장 가까이 올라가 날았다.

“명계로 가서 채아의 ‘미움’을 되찾아야겠군.”

칠백이 흩어진 채아. 운청휘가 개중 여섯을 구해 육신으로 되돌렸으나, ‘미움’만큼은 명계의 주인에게 뺏기고 말았다.

반나절 후, 운청휘는 전송진이 있는 성을 발견했다.

전송진을 통해 수십 개의 성을 돈 뒤, 비로소 영주성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운인왕, 구인왕은 마음에 드니 떠나기 전에 선물을 더 줘야겠군.”

운청휘가 신식을 뻗은 순간, 낯선 인왕이 감지되었다.

영주의 인왕은 한정되어 있으니, 십중팔구 영가에서 보낸 인왕이 틀림없었다.

운청휘는 곧바로 영주성의 상공까지 날아갔다.

“영가 잡종아, 죽어라!”

곧, 운청휘의 고함이 영주성 전체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응?”

세 명의 낯선 인왕이 고함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들은 즉시 하늘로 올라와 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찾았다.

“설마, 운청휘……!”

운청휘를 알아본 세 인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들의 장로도 운청휘의 손에 죽었는데, 자신들이 어찌 적수가 되겠는가?

대신 그들은 거의 동시에 전송 옥석을 꺼내 외쳤다.

“가주님, 운청휘가 영주성에 나타났어요!”

“가주? 그들이 영가 인황에게 알린 셈인가!”

안색이 급변한 운청휘는 단번에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솨! 솨! 솨!

한 번의 저항도 하지 못하고, 세 인왕은 뽑히는 배추처럼 운청휘의 손아귀로 빨려들었다.

인왕들의 마종 3개를 꺼낸 후, 운청휘는 그들의 옷을 벗겨 버렸다.

이윽고 허공에 펼친 투명한 진법 결계에 세 사람을 던져 놓았다.

‘천검종으로 돌아가 있는 동안 영가를 혼란에 빠트려야 한다. 영가의 모든 주의를 내게 돌리는 게 좋겠군.’

구인왕, 운인왕에게 주고자 하는 선물이 이것이었다.

주의를 돌리지 않으면 영가는 또 사람을 파견하여 그들을 압박할 테니까.

운청휘는 일부러 영가 인왕들의 무위를 뺏고 그들을 벗겨, 구경거리로 만들어 버렸다. 성 전체의 주민들이 허공에 매달린 그들을 볼 수 있도록.

이런 상황에서 영가가 가만히 넘어갈 수 있을까?

잠시 후, 운청휘는 법원의 힘을 발휘해 허공에 글자를 썼다.

나 운청휘를 분노케 한 자는 어디에 있든 반드시 죽이겠다. 두 달 후, 영가는 멸문지화를 피할 수 없다!

글자를 남긴 운청휘는 그대로 영주성을 떠났다.

그 후, 영주성 전체가 들끓었고 허공에 매달린 세 왕들과 경고문은 가장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한 대열, 거의 군에 버금가는 인원들이 전송진을 타고 나타났다.

그들은 전송진에서 빠져나온 후 가지런한 줄을 이루어 허공에 늘어섰다.

대열의 가장 앞에는 부소 공자와 영가의 다섯 장로가 있었는데, 운청휘가 남긴 선물을 보고 안색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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