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10화 (310/430)

제310화

“하하하……!”

이 생각을 하니 운청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음? 벌떼들이 몰려오는군.”

운청휘의 신식이 사방팔방에서 날아오는 이들을 감지했다.

어제 성주부에서 만났던 기재들을 비롯해, 중년의 고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보편적으로 영변경이었는데, 간혹 공적경의 노인 고수도 보였다.

‘그녀도 왔구나. 도화원의 수준이 제법이로군. 반절 인왕경까지 오다니!’

곧 운청휘가 무리 중에서 해당성녀를 발견했다.

해당성녀는 운청휘의 예상보다도 빠르게 돌아왔다.

정주의 전송진은 영주와 달리 이동할 수 있는 곳이 제한되어 있어, 옥한성에서 가장 가까운 전송진까지 가려면 해당성녀가 밤낮없이 사흘을 날아야 했다.

즉, 왕복에만 6일이 걸리는 거리를 해당성녀는 하루 만에 주파했거나, 모종의 수를 써 도화원의 사람을 데려왔다는 뜻이 된다.

‘아니, 해당성녀가 데려온 사람이라면 이곳이 아니라 옥한성에 가 있는 게 이치에 맞다.’

그렇다면 도화원의 사람들은 미리 이 근처에 주둔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그들의 목표도 곧 나타날 명석모거나…… 허원 노인의 거주지리라!

‘사람들이 더 오는군. 이번에는 가엽종인가.’

운청휘의 신식은 또다른 무리를 발견했다.

모두 30명이 조금 넘는 수로, 선두에는 반절 인왕경이 서 있었다.

저들끼리 뭔가를 말하고 있었는데, 가엽종의 막소휘가 운청휘의 일격에 죽은 것을 욕하고 있었다.

그들이 허원선부의 보물을 얻고 나면, 운청휘를 치러 올 것은 명백했다.

‘저들도 허원선부가 나타날 것을 알고 있었군!’

운청휘가 정신을 집중하며 그들의 동태를 살폈다.

도화원의 사람들은 가엽종의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짧게나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군. 허원선부가 나타난 게 처음이 아니로군. 다만 구체적인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백 년에 한 번일 수도, 천 년에 한 번일 수도 있다는 건가. ……음? 저자는 명왕 여정추로군. 천 년 전, 허원선부에서 깨달음을 얻어 인왕경에 도달한 것이로구나!”

도화원과 가엽종 사람들의 대화로 운청휘는 제법 많은 정보를 얻었다.

다만 그 정보로도 한 가지 의혹은 풀리지 않았다.

‘허원선부가 드러나는 시각이 비정기적인데, 어찌 오늘임을 알고 있단 말인가?’

마침, 두 반절 인왕경의 대화가 그의 의혹을 풀어주었다.

‘여정추가 찬명사를 불러 선부가 나타나는 시간을 계산한 것이구나!’

운청휘는 그 찬명사라는 존재에게 작은 호기심이 일었다.

선부가 나타나는 시간마저 계산할 수 있다면, 그 능력이 너무도 공포스럽지 않은가!

운청휘는 여전히 몸을 숨긴 채, 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며 허원선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허원선부에 입장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로웠던 거군. 30세 이하, 영변경의 무위에 명계의 사람이어야 할 것. 그러니 여정추가 나타나지 않았겠지. 그렇다면 명석모가 나타난다는 소식도 여정추가 배후에서 퍼트렸을 가능성이 높다. 명석모를 통해 영변경의 젊은 기재들을 집결하고, 선부에 들어가는 길을 찾아내면 그들이 무엇을 얻은 여정추의 손에 들어갈 테니!’

자연히 여정추의 영향에 놓인 도화원가 가엽종의 사람들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은, 선부의 등장에 놀라움과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으리라.

그들이 이곳에 온 것은 명석모를 위해서겠지만, ‘허원선부’라는 신비한 궁전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것도 명석모로 뒤덮인!

“우리 지하종(地河宗)은 작은 문파여서 운을 시험하고 싶었는데 명석모로 덮인 선부를 발견하다니!”

자칭 ‘지하종’이라는 작은 문파는 열 명 남짓한 무리였는데, 영변경의 노인을 앞세우고 있었다.

그 노인은 들으란 듯이 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허원선부를 얻는다고 해도 우리 지하종은 그것을 지킬 실력이 없네. 그러니 선부 쟁탈전에는 나서지 않겠네. 심지어 명석모도 인원 수만큼 12개만 가져가지!”

지하종의 노인은 처신을 잘한다고 볼 수 있겠다.

명석모 12개쯤은 광맥의 크기를 고려하면 아주 미비한 양이었다.

지하종 일행이 움직이더니 노인을 필두로 하여 명석모 광맥으로 질주했다.

“나는 명석모 2개만 가져가겠어!”

“나는 1개면 충분하오!”

“나는 3개!”

이어서 또 100여 명이 명석모 광맥으로 몰려갔다.

“얼간이들!”

도화원과 가엽종의 사람들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만약 명석모의 채굴이 그리 쉬웠다면, 여정추는 이미 채굴을 하고 남았으리라.

운청휘는 멀리서 지켜보며 망설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비록 두 개의 세계에 있다고 하나, 결국은 모두 인간이로군.”

운청휘의 신형이 흩어지더니 선부의 상공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다.

“명석모 광맥은 선부와 일체가 되어서 진법의 보호를 받으니, 강제로 취하려고 하면 진법의 공격을 받을 터!”

운청휘의 외침과 함께, 천지간에 거대한 폭풍이 불더니 광맥을 향해 돌진하던 이들을 나뭇잎처럼 날려 버렸다.

“녀석이다!”

어제 성주부에 나타났던 기재가 단번에 운청휘를 알아봤다.

그리고 이 젊은 기재의 얼굴에 냉소가 흘렀다.

“헤헤, 이제 곧 재밌는 것을 보겠네!”

“이런, 운 형이 이곳까지 올 줄이야!”

소운과 능비의 안색이 변했다.

도화원과 가엽종의 사람도 이때 허공 위에 있었다!

“운청휘, 우…… 운청휘라고?”

해당성녀도 운청휘를 제일 먼저 알아봤다.

그녀가 이를 악물자 눈에 강렬한 한이 서렸다!

해당성녀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도화원과 가엽종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상공의 운청휘를 바라봤다.

“우리 도화원의 성녀까지 갈취했으니, 네놈은 죽어야 한다!”

도화원의 두 영변경 기재들이 몸을 날렸고, 운청휘를 향해 날아들었다.

“녀석이 우리 가엽종의 막소휘를 죽인 것인가?”

가엽종 쪽에서도 단번에 영변경의 두 젊은 기재가 날아들었다.

해당성녀는 입술을 달싹이다 결국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는 운청휘에게서 형용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지만, 이론상으로는 그가 공적경까지 수련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참에 이 4명의 기재들을 통해 운청휘의 역량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리석은 놈들, 꺼지거라!”

운청휘가 고함을 내지르자, 허공에서 거대한 손이 나타나 거세게 휘둘러졌다.

콰아앙!

단번에 젊은 기재 4명이 거대한 손바닥에 맞고 날아갔다.

푸우우……!

여기저기서 피를 뿜는 소리가 나더니, 4명이 일제히 피를 뿜으며 바닥으로 추락했다.

쿵!

“어, 어떻게 이럴 수가……!”

수천 명이 넘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바…… 방금 손바닥에 날아간 것은 도화원과 가엽종의 젊은 기재야!”

“불가사의하군, 저 젊은이의 무위가 어떻게 되는 거지?”

소운과 능비도 이때 깜짝 놀랐다.

“운 형은 서…… 설마 공적경의 고수는 아니겠지?”

“그럴 수도 있어. 쟤들은 모두 영변경 9단계의 고수잖아!”

“하지만 우…… 운 형은 횡련명수잖아? 명계 수백 년간 공적경에 도달한 횡련명수가 나타난 적이 없어.”

소운과 능비가 쑥덕거리는 소리는 적지 않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다.

“뭐, 운청휘가 횡련명수라고?”

“맙소사, 회…… 횡련명수가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지?”

그 말은 일파만파 퍼져가며 사람들 사이에 적잖은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횡련명수. 명계에서는 수련하지 못하는 보통 사람보다 낮은 대접을 받는 존재들이다.

무인 중의 천민. 이것이 횡련명수의 위치였다!

도화원과 가엽종의 반절 인왕은 단번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도화원의 기재는 그의 적수가 아니었어!”

“우리 가엽종의 기재가 횡련명수에게 당하다니!”

대문파는 그 규격에 맞게 체면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운청휘의 손에 날아간 이들은 모두 문파의 체면을 구긴 이들이었다.

“아버지, 공적경의 장로를 내보내세요!”

해당성녀가 도화원의 반절 인왕경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녀의 아버지이자 도화원의 종주인 자였다.

“정란(程兰) 장로 가능한 빨리 운청휘를 잡으시오!”

도화원의 종주가 시선을 낮게 드리우며 말했다.

“네, 종주!”

60여 세의 노인이 곧바로 명령을 받들며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곧바로 허공에 무수한 공원의 힘이 나타났고, 검은 먹구름이 천지를 불길하게 뒤덮기 시작했다.

“도…… 도화원의 강자가 나온다!”

정주에 문파를 열 자격이 있는 공적경. 이런 강자가 나오니, 사람들은 저절로 길을 내주었다.

“후배여, 우리 도화원의 성녀까지 갈취하다니, 죽어라!”

공적경 노인의 노성이 온 천지를 경련하게 했다.

다음 순간, 거대한 공원의 힘이 운청휘를 짓눌렀다.

“조무래기 따위는 꺼지거라!”

운청휘는 여전히 허공에 떠 있었고, 그의 고함이 들리는 순간 또다시 거대한 손을 휘둘렀다.

“후배여, 날뛰지 말게나!”

공적경 노인은 운청휘가 똑같은 기술만 사용하는 모습에 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콰르릉!

두 공격이 허공에서 맞부딪혔고, 격렬한 충돌은 불꽃놀이처럼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자욱하게 인 먼지바람을 뚫고, 무언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아래쪽 지면으로 떨어졌다!

모든 구경꾼들이 숨을 죽이고 연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렸다.

그들의 마음속에는 공통적으로 떨어진 이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헤헤, 볼 필요 없어. 땅에 있는 것은 틀림없이 운청휘야!”

“방금 공격한 노인은 정란인데 도화원의 오장로고 공적경 2단계의 무위야!”

“뭐, 방금 공격한 노인이 정란이라고? 보아하니 운청휘는 살아나갈 수 없겠군!”

“정란은 오랫동안 이름을 날린 고수인데 실패한 적이 없어. 운청휘의 나이가 우리와 비슷하다면 정란의 상대는 될 수 없어!”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할 때, 별안간 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후우우……!

허공과 지면에 가득한 연기가 순식간에 폭풍에 밀려 날아가 버렸다.

땅 위에 널브러진 사람, 머리를 풀어헤치고 입가가 피투성이가 된 이는 모든 사람을 경악케 했다.

도화원의 공적경 강자, 정란이었다!

“이럴 수가, 운청휘가 정란도 일격으로 날려버렸어!”

“운청휘는 횡련명수라고 했는데, 횡련명수가 어떻게 공적경의 강자도 상대할 수 있는 거지!”

소운과 능비도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들이 실수로 운청휘가 횡련명수라는 말을 하긴 했으나, 그들의 마음속에서도 의구심이 일기 시작했다.

운청휘는 정말 횡련명수가 맞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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