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2화
“무위가 하락하다니!”
이 청년의 안색은 잿빛으로 물들었다.
노인은 곧바로 다른 사람을 지목했다.
“이어서 대답하라!”
“어르신, 답을 맞추면 법보를 얻는데, 답이 틀리면, 설마 불이익을 받나요?”
지목된 이는 대답하기 전에, 우선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마다 얼마나 생각할 시간을 주십니까?”
다시 젊은이가 질문했다.
“세 번 호흡할 시간! 좋아, 시간이 다 되었다!”
노인이 말했고, 손가락을 또 튕기자 이 젊은이 몸에서도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첫 번째 기재와 같이 그도 경계가 하락하여 영변경 4단계가 현경 4단계가 되었다!
“계속 대답하라!”
노인이 소운을 가리켰다.
소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답을 맞히면 현경급 법보를 얻으니, 참으로 과분한 상이었다.
그러나 틀리면 무위의 경계가 하락하니, 참으로 무거운 벌이었다.
더욱이 생각할 시간이 고작 세 번 숨 쉴 시간이라니!
‘잠시만, 운 형이 어떤 문제를 만나든지 어린이의 사고로 생각하라고……!’
소운은 머릿속으로 운청휘가 해 준 충고를 떠올렸다.
‘만약 아이라면 어찌 대답할까? 명수나 선인 같은 답은 어렵겠지. 아픈 사람이 의원을 보지 않는다, 보지 않는다? …그래, 알겠다!’
소운이 무언가 떠올린 듯 눈이 번쩍 뜨여 얼른 말했다.
“어르신, 생각났어요. 맹인! 답은 맹인입니다! 맹인은 병이 나도 의원을 보지 않아요! 맹인은 아무것도 볼 수 없으니까요!”
“정답이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고 칭찬하는 얼굴로 소운을 봤다.
“녀석, 똑똑하구나! 대전 안에 있는 법보, 아무거나 하나 골라라!”
“감사합니다, 선배님!”
소운이 감격하며 얼른 현천급 법보를 하나 골라들었다.
운청휘를 제외한 다섯 명이 소운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답이 이렇게나 간단할 줄이야…….
“다음 문제, 저승해의 가운데는 무엇인가!”
노인이 두 번째 문제를 냈다.
“대답하라!”
지목된 젊은 기재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선배님, 저승해는 아주 넓어 명왕도 횡단할 수 없습니다. 더욱이 저승해의 가운데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 문제는 후배뿐만 아니라, 명계의 누구도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지 않고 누구도 답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처벌로 경계 두 개를 내려주마!”
노인이 코웃음을 치더니 손가락을 재차 튕겼다. 감히 주장했던 이 기재는 단번에 영변경 5단계에서 영단경 5단계로 하락하고 말았다!
“이어서 대답하라!”
노인이 운청휘를 지목했다.
“음?”
노인의 눈이 이채를 띠었다. 눈앞에 있는 운청휘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인은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그저 사념에 불과하고, 선부 안에만 있으니 이전에 봤을 리가 없었다.
“저승해 가운데는 자연히 ‘승’이 아니더냐.”
운청휘가 선뜻 답했다.
“녀, 녀석…… 감히 난이도 상의 문제를 맞히다니!”
노인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의외라는 듯 운청휘를 봤다.
“난이도 상?”
운청휘는 시시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그 난이도는 노인의 생각일 뿐, 내 눈에는 세 살 아이도 대답할 수 있는 문제로구나. 믿기지 않는다면 계속 문제를 내 보도록. 내가 틀릴 경우에는 스스로 무위를 폐하마!”
“아가야, 감히 본제를 어리석다 욕하는 것이냐?”
노인의 미간이 갑자기 찌푸려졌다.
“본제가 몇 개 더 묻겠다. 만약 틀리거든 네놈의 영혼을 뽑아 1만 명계년 동안 태워 주지!”
“1억 명계년 동안 태우는 건?”
운청휘가 두려워하지 않고 도발적으로 상대를 바라봤다.
“좋다! 녀석, 허풍이 심하구나!”
노인이 분노한 눈으로 즉시 문제를 냈다.
“대야에 찐빵 7개가 있고 너희가 하나씩 가져갔다. 그러나 마지막에 찐빵 한 개가 남았지. 왜 그런가?”
운청휘는 속으로 조소를 흘렸다. 그가 선계에 있을 때도 허원 선제의 본체가 이 문제를 낸 적이 있었다.
한데 설마 허원 노인이 1만 년 전에 남긴 사념이 이 문제를 낼 줄이야.
“마지막 사람이 찐빵을 대야에 돌려놓았으니 대야에 남은 게 아니더냐.”
노인은 운청휘의 대답을 듣고 비틀거리며 세 걸음이나 후퇴했다.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운청휘를 보기까지 했다.
“나…… 난이도 최상의 문제까지 맞히다니!”
“세 살배기도 풀 수 있는 수준이라 하지 않았나.”
운청휘가 하찮다는 듯 답했다.
“녀석, 허풍 떨지 말라고, 본제가 하나 더 내마!”
노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사람들이 잘못이라고 발음하는 글자는 무엇인가?”
“방금 말하지 않았나. 잘못이라고 발음하는 글자는, 당연히 ‘잘못’이지.”
운청휘가 단번에 대답했다.
“1년 중 28일이 있는 달은?”
노인이 또 물었다.
“매달!”
이번에도 운청휘의 대답은 즉각 돌아왔다!
“후…….”
전에 없는 강적을 만났다는 생각에, 노인의 숨이 무거워졌다.
운청휘를 노려보던 노인이 다시 입술을 놀렸다.
“황소가 북쪽으로 만 장, 서쪽으로 십만 장, 다시 남쪽으로 백만 장을 가다가 뒤돌아 우측으로 돌았다. 이 황소의 꼬리는 어디로 향하는가?”
소운과 능비 등 여섯 젊은이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당연히 땅을 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을 때, 운청휘는 곧바로 대답을 내놓았다.
“어…… 어떻게 난이도 불가해의 문제도 풀어낸 것이냐!”
노인이 재차 놀랐다!
“녀석, 본제가 다시 문제를 내마. 허원의 5연속 시험을 시작하겠다! 1번. 달걀을 들고 돌을 던졌는데, 왜 달걀이 깨지지 않았느냐?”
“하하하, 왼손에 달걀을 들고 오른손으로 돌을 던졌으니, 어찌 깨질까?”
운청휘가 웃으며 대답했다!
“2번, 두 부자가 사냥을 가서 산토끼 한 마리씩 잡았는데, 왜 세 마리인 것이냐?”
“두 부자가 아들, 아버지, 할아버지 셋이기 때문이지.”
“3번, 청원산에 아침에 한 무리가 왔고, 점심에 한 무리가 왔고, 저녁에 한 무리가 왔다. 이 무리는 모두 몇 명이냐!”
“여전히 한 무리다!”
운청휘는 조금의 막힘도 없이 답하더니, 턱을 치켜들었다.
“쥐꼬리만 한 재간도 바닥이 났나? 어찌 갈수록 쉬운 문제를 내는가?”
“아아아, 허풍 그만 떨어. 본제는 아직 끝을 보지 않았다고!”
노인이 화가 나 꽥꽥거리고 또 이를 악물며 말했다.
“4번, 수탉이 지붕 위에서 알을 낳았는데, 달걀이 왼쪽으로 떨어질까, 오른쪽으로 떨어질까?”
“수탉이 알을 낳을 수 있다면 한번 보여주던가!”
운청휘가 비아냥거리며 대답했다.
“아아아……!”
노인은 또 화가 나 소리를 질렀다!
“5번, 왜 번개를 먼저 보고 천둥소리가 나중에 들리느냐?”
“선배님, 이 문제는 이미 몇만 년 전에 명계에서 검증된 것입니다. 빛은 소리보다 빠르니, 비 오는 날에 우선 번개를 보고 천둥소리를 듣겠지요.”
그때, 머리를 굴리고 있던 한 청년이 답을 가로챘다.
“어리석긴, 본제가 네놈을 고쳐주랴?”
노인이 포효하더니 손가락으로 그 젊은이를 지목했다.
“아, 무위가 사라졌어!”
답을 가로챘던 청년의 안색이 창백하게 물들었다.
이때, 운청휘가 입을 열었다.
“간단하군. 눈이 앞에 있고 귀는 뒤에 있지 않느냐.”
“네…… 네놈이 또 맞추다니!”
노인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보통의 문제라면 청년이 말한 답이 옳지만, 허원이 누구인가.
그는 본래부터 엉뚱한 생각을 즐겨 하는 자였다!
그리하여 운청휘는 허원의 문제를 보통의 사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실 가장 결정적인 건, 눈앞에 있는 사념이 낸 문제들은 본체인 허원 선제가 일찍이 선계에서 묻던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즉, 운청휘는 이미 모든 문제의 답을 알고 있으니, 틀리는 게 더 어려웠다!
“이렇게나 많은 시험에 들었으니, 내게 보답이 있어야 하지 않나?”
운청휘가 별안간 말머리를 돌렸다.
“흥, 궁전에 있는 법보를 열 가지 골라가라!”
노인이 콧방귀를 뀌었다.
“이런 고철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다고?”
운청휘의 말에는 짙은 경멸이 묻어 있었다.
옆에 있던 여섯 청년들은 순간 눈앞이 아찔해졌다.
명왕이 사용하는 법보와 동급의 법보를, 고철이라 부르며 거들떠보지도 않다니!
더욱더 놀라운 것은, 노인이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본제가 낸 문제를 연속으로 맞췄으니, 그대는 저속한 취미에서 벗어난 사람이구나! 현천급 법보를 업신여기는 것도 당연하지!”
침묵이 흘렀다.
운청휘와 노인을 제외한 이들은 울적함에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낸 문제가 과연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데 노인의 말 한마디로, 운청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사람이 되었다.
“내기를 하지.”
운청휘가 그윽이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하나 묻겠다. 올바른 답을 내놓는다면 나를 어찌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