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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314화 (314/430)

제314화

“선제가 이런 도둑질을 하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더냐!”

“부끄럽다? 무슨 소리지. 선부는 나의 것이니 그 안의 물건들은 어찌하든 상관없거늘. 나를 방해하려는 것인가?”

운청휘가 태연히 응수하다 말머리를 돌렸다.

“잊을 뻔했군. 어물거리지 말고 허원진해를 전수하도록.”

“걱정말게. 나는 약속을 지킨다네! 허나……!”

허원의 사념이 간사하게 웃었다.

“나는 그저 사념이라서 허원진해의 제1식만 할 수 있다네!”

그가 손가락을 튕겨 섬광 하나를 운청휘의 머릿속에 심어넣었다.

곧바로 운청휘의 머릿속에 허원진해의 제1식이 떠올랐다.

‘응? 남은 명석모는 취할 수 있단 말인가…….’

운청휘가 광맥을 휘돌아 여분의 명석모를 전부 파냈다.

그 수량으로 따지면 천여 개가 족히 넘었다!

“부상을 전부 회복할 수 있겠군.”

운청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선부로 되돌아왔다.

선부를 가져갈 수는 없지만, 운청휘의 통제하였다.

운청휘는 석실을 찾고 명석모를 연화하여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선부에서 폐관한 지 사흘이 되었다.

선부가 폐쇄됨에 따라 선부 안에 있는 기재들도 자연히 감금되었다.

이로 인해 선부 밖에는 무수한 세력이 몰려들어 메뚜기 떼처럼 대지를 뒤덮었다.

“운청휘가 아직 나오지 않았나?”

“흥, 그가 안에서 죽지 않길 바란다!”

“감히 우리 왕가의 후계자를 죽이다니, 반드시 운청휘의 시신을 토막 낼 것이다!”

“왕가? 제녕성의 왕개가 있는 왕가?”

“이 왕가 말고 정주에 다른 왕가가 있던가? 듣자 하니 왕가의 가주는 공적경 5단계의 고수라는데 왕가의 복수를 위해 왔다는군!”

“헤헤, 왕가뿐 아니라 이학이 속한 이가도 왔는데, 이가 가주도 왕가 가주 못지않은 실력이지!”

“물론, 운청휘 최대의 적은 아직도 도화원과 가엽종의 사람이지! 저 두 거대 세력의 종주가 이곳에 왔는데…… 듣자 하니 그들 뒤에 있는 사람도 오고 있다네!”

“도화원과 가엽종 배후의 사람? 서…… 설마 명왕 여정추?”

사람들이 잔뜩 겁에 질렸다.

“헤헤, 그게 아니면 누구겠는가?”

“도화원과 가엽종이 왜 정주에서 손꼽히는 대문파가 되었는지 아는가? 바로 명왕과의 관계 때문 아니겠어.”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도화원과 가엽종의 사람들은 각자 한 구역씩 독점하여 반경 삼천 장 이내에 다른 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두 세력의 종주들은 허원선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해, 명왕이어도 3시간도 걸리지 않았어!

-그러나 이번에 선부에 들어간 사람들은 사흘 동안 나오지 않았어!

-명왕께 들었는데 선부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면 얻는 기회가 커진다고 했어!

-맞아, 명왕께서 그런 말을 하셨으니, 이번에 명왕께서 이곳에 오실 거야!

두 종주가 음을 보냈다.

-물론, 선부뿐 아니라 명왕께서는 운청휘 등에 있는 그 검에도 흥미를 보이시지!

“응?”

두 종주의 눈길이 별안간 싸늘해졌다. 그들은 자신들마저도 억누르는 두려운 위압감을 느꼈다.

그들뿐만 아니라, 사방에 모인 이들도 온몸을 짓누르는 위압감을 느끼고 있었다.

“도…… 도화원과 가엽종, 두 종주가 위압을 뿜어낸 것인가?”

누군가 두려워하며 중얼거렸다.

“이것은 반절 인왕의 위압이 아니야…….”

의혹이 서린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저기를 보라구. 도화원과 가엽종의 종주도 위압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

“명왕을 영접하라!”

사람들의 의혹을 해소해 주는, 두 종주의 외침이 울렸다.

“명왕을 뵈옵니다!”

이어서 도화원과 가엽종의 모든 이들이 허공에서 무릎을 꿇었다.

천지간에 웅장한 신형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흘의 폐관 동안.

운청휘는 천여 개의 명석모를 사용하여 부상을 치유했고, 무위와 전투력도 명계에 오기 전 상태로 돌아왔다.

“마침내 상처를 치료했군!”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폐관한 석실에서 나왔다.

“이제 그들을 내보내야겠군.”

운청휘가 생각만으로 선부의 석문을 열었다.

그그극…….

선부 안에 있던 젊은 기재들은 전부 떠밀려 선부 밖으로 날아갔다!

“우…… 우리가 나왔어!”

그들은 격동하여 외쳤다. 선부 안에서 적지 않은 깨달음을 얻은 터였다.

“응?”

격동도 잠시, 공포스러운 위압감을 느낀 청년들의 안색이 급변했다.

“본왕은 그대들을 보고 싶도다!”

도화원과 가엽종의 몇몇 공적경 며수가 그들을 강제로 명왕 여정추 앞으로 데려갔다.

여정추는 공중에 뜬 채로 온몸에서 은은한 안개를 내뿜었는데, 마치 천궁에서 내려온 천녀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현천급 법보!’

여정추의 시선이 소운과 능비가 든 장검에 가 닿았다.

소운과 능비의 안색이 확 굳었다. 그들이 쥐고 있던 병기가 통제를 벗어나 명왕추에게로 날아가 버렸다!

“며…… 명왕을 뵈옵니다!”

소운, 능비와 함께 궁전에 들어간 4명도 전부 무릎을 꿇었다.

“명왕께 아뢰옵니다. 운청휘가 선부 안에서 무수한 현천급의 법보를 얻었나이다!”

“수량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최소 만 개 이상입니다!”

4명의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일으켰다.

현천급의 법보는 제각기 가치가 있어, 명계 전체를 쟁탈전으로 몰아넣을 수 있었다.

한데 그런 법보를 만 개 이상이나 얻다니.

“저들 넷이 말하는 게 참이렷다?”

명왕 여정추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소운과 능비를 주시했다.

저들은 현천급 법보를 얻었으니, 그들의 말에 더 신뢰가 갔다.

소운과 능비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어떠한 저항도 없이 입을 열었다.

“운청휘는 확실히 선부에서 만 개 이상의 현천급 법보를 얻었습니다!”

명왕 여정추도 이때만큼은 숨을 깊이 들이쉴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 사람은?”

여정추의 목소리가 울린 순간, 청량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기에 있다!”

선부의 중앙에서 붉은 장포를 입은 신형이 날아왔는데, 그 모습에 여정추는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 운청휘를 보며 어디서 본 듯한 감각이 든 까닭이다.

“천성대륙에서 온 인간이다!”

여정추의 동공이 움츠러들며, 운청휘를 알아보았다.

몇 달 전, 그녀는 운청휘와 ‘왕생통로’에서 대결을 벌인 적이 있었고, 당시의 여정추는 약간의 손해를 보았다.

“그렇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죽고 싶지 않다면 내 여동생의 ‘미움’을 내놓도록.”

“네놈이 인간계에서 희생을 치르고 명계까지 온 것이 그뿐이더냐?”

여정추는 잠시 의외라는 빛을 띠었으나, 곧 싸늘한 눈빛으로 운청휘를 내려다보았다.

“애석하게도 늦었구나. 이미 짐이 연화시켜 화신이 되어버렸단다.”

후우우…….

주위의 온도가 급격히 하락하더니, 뼈까지 사무치는 시린 기운이 운청휘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보잘것없는 재주야!”

여정추가 가볍게 한 손을 휘두르니, 공포스러운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운청휘가 내뿜는 한기에 정면으로 맞섰다.

“해 종주, 막 종주, 녀석을 사로잡아!”

여정추가 명령을 내렸다.

이윽고, 그녀는 순간이동을 하듯 삼천장 바깥으로 훅 사라졌다.

운청휘는 한자리에 못박인 듯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방금 여정추가 했던 말이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그가 늦었고, 그로 인해 채아의 ‘미움’은 이미 연화되어버렸다…….

우두커니 서 있는 운청휘와 달리, 도화원과 가엽종의 종주들은 곧바로 틈을 노리고 운청휘에게 달려들었다.

쿠웅! 쿵!

연달아 두 번 귀를 터트릴 듯한 굉음이 울렸고, 가만히 서 있던 운청휘는 공격에 명중당했다!

그가 있던 자리에 거대한 폭발이 일더니, 연기가 거친 파도처럼 하늘을 휩쓸었다.

푸우우…….

충격파의 영향으로, 무수한 이들이 입에서 피를 울컥 뿜으며 비틀거렸다.

“이것은 반절 인왕의 수단인가?”

사람들의 눈에 반절 인왕의 수단은 그야말로 신명 같은 공포였다!

“운청휘가 시체나 남길 수 있으려나?”

중상을 입은 이들의 시선도 전부 운청휘가 있는 구역으로 향했다.

이런 공격에서 무사할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대부분의 이들이 운청휘의 죽음을 예감했다.

그러나 함께 선부에 들었던 여섯 기재들은 미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은 허원의 사념 앞에서 운청휘가 법원의 힘을 사용하는 걸 똑똑히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연기가 흩어진 후.

아무 일 없다는 표정으로, 운청휘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게 가능하다니!”

모든 이들이 멍해졌다. 운청휘는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외관마저도 멀끔했다.

“이미 연화되었다니…….”

그러나 운청휘는 이 모든 상황과 무관하다는 듯이, 같은 말을 중얼거릴 뿐이었다.

“설마 운청휘가 호신 법보를 사용한 건가?”

누군가 가볍게 말했는데, 곧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호신 법보? 그렇겠지!”

“소원, 능비 등은 운청휘가 선부에서 만 개의 현천급 법보를 얻었다고 말했어!”

“그 안에 호신 법보가 없다는 것은 때려죽여도 믿지 않겠어!”

“두 반절 인왕의 공격을 막아내고 멀쩡하다는 것은…… 호신 법보가 대단하다는 거야!”

의견을 지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공격한 두 종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자신들의 공격에서 운청휘가 솜털 하나도 상하지 않으려면, 호신 법보 외에 무슨 수단이 있겟는가?

“흥, 현천급의 호신 법보라도 계속 네놈을 보호할 수 없다!”

두 종주가 콧방귀를 뀌더니, 동시에 두 번째 공격을 가했다.

그들이 두 손을 모으고 공원의 힘을 가득 담아, 번개처럼 허공을 갈랐다!

펑펑펑!

펑펑!

공원의 힘은 운청휘의 몸에 부딪혀, 한 줄기 섬광이 되었다.

이때, 무수한 시선이 운청휘가 두 개의 공격에 맞서는 광경을 목격했다.

모두가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운청휘에게는 어떠한 호신 법보도 없었다. 그저 순수하게 육신으로 공격을 막고 있는 것이다!

“미, 믿을 수 없어……!”

운청휘가 하늘을 떨어 울릴 기세로 고함을 내질렀다.

“정말로 채아의 ‘미움’에 이변이 생겼다면, 명계 전체를 파멸시켜 장례를 치러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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