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9화
“사토 타케루가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아나?”
운청휘가 용오천을 데리고 천찬학원에 도착해 물었다.
“알지, 인왕경 생도들이 거주하는 곳이라네.”
용오천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운 형제, 숙소에 들러서 물건을 하나 가져오겠네!”
잠시 후 용오천이 말을 이었다.
“어언이 잡힌 날, 나는 중상을 입었지. 그때 그녀가 눈물을 흘렸는데 눈물 결정이 되었다네. 이것을 아공간 반지에 넣지 못해서 두고 다녔네만, 오, 오늘 어언을 구하러 가는 만큼 몸에 지니고 싶네.”
“교룡의 눈물이 결정이 되면 아공간 반지에 넣을 수 없군.”
운청휘는 무언가 떠오른 듯했다.
“함께 가지. 나도 그 결정을 보고 싶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운청휘는 용오천의 거주관에 도달했다.
이 구역은 매우 넓어, 규모가 작은 성에 견줄 수 있을 정도였다.
무원의 생도들은 모두 천만 명인데, 영변경의 생도는 백만 명에 달한다.
“오천, 마침내 돌아왔구나. 방금 검은 옷의 사람들이 널 찾고 있었어! 이미 너의 숙소를 다 뒤졌다고!”
“집행반도 그들을 눈감아 줬어! 사토 타케루의 영패를 들고 있었다니까?”
운청휘와 용오천이 거주관을 나오는데, 몇 명의 영변경 청년들이 달려와 용오천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동영 난쟁이족!”
운청휘는 신식으로 검은 옷의 사람들이 동영 난쟁이족이라는 걸 발견했다.
모두가 반절 인왕경의 무위였고, 그들도 운청휘와 용오천을 알아차렸는지 급히 날아들었다.
그들 중 하나가 용오천을 보며 기이한 말투로 말했다.
“용오천, 너, 마침내, 돌아왔다! 우리, 둘째 황자, 너, 만나고 싶다!”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 이곳은 천찬학관이지 너희들의 영토가 아니야!”
용오천과 친하게 지내는 적지 않은 생도들이 말했다.
“너희, 대체, 뭐냐! 감히, 우리 일에, 개입하는 거냐!”
검은 옷의 난쟁이족이 재차 이상한 말투로 분노를 터트렸다.
말을 마치기 무섭게, 그가 손을 휘두르자 공원의 힘으로 형성된 회오리가 용오천 옆에 있던 생도들을 죄다 날려 버렸다.
“가…… 감히 천찬학관 안에서 우리들을 공격해?”
날려진 생도들이 어리둥절하다가 곧 분노했다.
천찬학관의 생도들은 사적으로 대결이 금지되어 있다. 이들도 그 규율에 따라야 하는 게 아닌가?
때마침 20여 명의 생도 집행반이 거주관 근처를 지나가는 게 보였다.
“낙 대장, 여기 외부인이 몰래 우리 생도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처리해 주세요!”
생도들이 집행반 대원들을 보고 소리쳤다.
그들은 이미 이곳의 상황을 알고 있었지만, 수수방관하던 차에 이름이 불리자 불편한 기색이었다.
그러나 생도들의 외침을 외면할 수도 없어서, 마지못해 걸어온 집행반 대열의 ‘낙 대장’이 미간을 찌푸렸다.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데? 저들이 왜 너희들을 공격하는데?”
생도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상황을 털어놓으며,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들 중 누구도, 낙 대장이 용오천을 향해 불쾌한 시선을 보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저들의 둘째 황자인 사토 타케루가 너를 보고 싶어 하는데 어째서 순순히 가지 않는 게냐?”
물론 이 검은 옷의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용오천과 운청휘는 사토 타케루를 찾아갔을 터였다.
그러나 하필 낙 대장이 하는 말에, 용오천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갔다.
“낙 대장, 그 말은 나 용오천이 사토 타케루를 만날 의무가 있다는 것인가?”
“의무는 아니더라도 사토 타케루는 인왕경의 생도이자 고귀한 신분이니, 그가 자네를 찾는다면 자네의 영광이 아닌가?”
집행반의 낙 대장이 콧방귀를 뀌었다.
“좋아, 그게 나의 영광이란 말인가? 하면, 그의 부하들이 방금 성택(成泽)과 원용(元勇)을 공격했는데, 어찌하여 수수방관하는가?”
용오천이 화를 참으며 물었다.
“하! 그럼 우리 집행반에게 뭘 바라는 건가? 네놈들 영변경 생도들을 위해 인왕경의 사토 타케루와 척을 지라고? 용오천, 사람은 자기 주제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을 본다면 피하는 게 인지상정인 것을!”
낙 대장은 억지를 부리고 있었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는 말을 마치고 검은 옷의 사람들에게 날려진 8명의 생도들을 훑어보았다.
“역시, 집행반의 대장은, 분수를 잘, 알고 있군!”
우두머리의 검은 옷의 사람이 기괴한 어투로 말했는데, 칭찬하는 눈빛으로 낙 대장을 바라봤다.
“자, 용오천, 우리, 인내심 한계다! 너, 지금, 우리와 간다!”
검은 옷의 난쟁이족 둘이 용오천에게 다가오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그림자가 용오천에게 닿기도 전에, 별안간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더니 분수처럼 피를 내뿜었다!
“대담하구나, 네가 뭔데, 감히, 우리를 공격하나!”
검은 옷의 난쟁이족들 중 우두머리가 성난 눈으로 운청휘를 노려보았다.
“동영의 난쟁이가 영흥제국에서도 날뛰는 것이냐?”
줄곧 침묵하던 운청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대담하구나!”
“건방지구나! 감히, 우리 존귀한 사토족을 난쟁이라고 부르다니!”
남은 여덟 명이 화를 못 이기고 소리치더니, 이어서 한 명이 운청휘를 잡으려 했다.
“죽음이 두렵지 않구나!”
운청휘의 한마디가 떨어지자마자, 앞으로 나섰던 검은 옷의 사람은 일격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이렇게나 강하다고?”
나머지 일곱 명의 안색이 변했지만,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운청휘를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비록 천성이 추악하고 사악한 난쟁이족이지만, 그들에게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상한 용기가 있었다.
운청휘가 그들의 예상보다 강함을 알았음에도, 그들은 도망치는 대신 연합 공격을 택했다.
운청휘도 주저하지 않았고, 그들을 맞이해 거센 일장을 휘둘렀다!
콰아앙!
귀청을 찢을 듯한 타격음이 울리더니, 일곱 명의 난쟁이족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널브러졌다.
“너희 둘도 죽어라!”
운청휘는 처음에 날려 버린 두 명의 난쟁이족도 잊지 않았다.
퍼억!
또다시 두 구의 시체가 추가되었다.
“대담하구나, 감히 우리 집행반의 앞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그때, 집행반의 낙 대장이 숨을 깊이 들이마신 후 운청휘를 가리켰다.
솔직히 말하자면, 단번에 열 명을 죽인 운청휘와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운청휘에게 죽은 이들은 모두 사토 타케루의 부하였다.
그러니 낙 대장으로서는 내키지 않아도 나서야만 했다.
운청휘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낙 대장이 다시 심호흡을 하고 말을 이었다.
“네놈이 죽인 자들은 사토 타케루의 부하다. 이봐, 내 충고를 듣고 얌전히 사로잡히도록. 그대를 집행당의 권한으로 처벌한다면, 목숨은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토 타케루가 친히 찾아올 경우엔, 어떤 죽음을 맞이할지 알 수 없네!”
그의 뒤에 있던 19명의 집행반 대원들 또한 두려움에 떨면서도 호시탐탐 운청휘를 노리고 있었다.
“우리 낙 대장님의 말씀이 맞아. 집행당에서 처벌을 받더라도 목숨을 건질 기회가 있어.”
“사토 타케루가 그대를 찾아온다면 천찬학관의 누구도 그대를 지킬 수 없어!”
“사토 타케루의 신분이 잘 와닿지 않는 모양이지! 그는 인왕경의 생도인 동시에 엄청난 배경을 가지고 있어!”
“우리 집행당의 당주인 이종헌(李宗宪) 부원장도 사토 타케루를 상석으로 모시고 논의한다네!”
집행반의 대원 19명이 쏘아붙였다.
“오천, 어쩌지, 자네 친구 별일 없겠나?”
“집행반은 정말 뻔뻔하네. 약한 자를 괴롭히고 강한 자를 두려워하는 것은 알겠는데 지금은 사토 타케루의 앞잡이가 되었다니!”
용오천과 친한 생도들이 모두 낮은 목소리로 용오천의 귓가에 말했다.
“걱정마, 운 형제 앞에서 집행반은 삼류에 불과하니까!”
용오천이 아무렇지 않게 대꾸했다.
“찾았다.”
무심하게 서 있던 운청휘가 마침내 중얼거렸는데, 그의 신식은 거주관 현판 아래에 숨겨진 눈물 결정을 발견한 참이었다.
운청휘는 생각만으로 토 속성의 힘을 내뿜어 지면을 가르고, 눈물 결정을 꺼내왔다.
“오천, 이것이 그 눈물 결정이로군?”
운청휘의 손에는 작은 타원형의 붉은 결정체가 들려 있었다.
표면에는 은은하게 온기가 감돌았는데, 이상하게 편안한 기분을 만들어 주었다.
“맞아, 어언의 눈물로 만들어진 결정이라네!”
용오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오천의 옆에 있는 생도들은 얼떨떨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운청휘도 용오천도, 집행반 대원들의 말을 듣기는커녕, 안중에도 없다!
“너, 대담하구나, 감히 우리 집행반을 무시하다니!”
낙 대장이 화가 나서 운청휘를 가리켰다.
“낙 대장, 녀석이 솜씨가 좀 있다고 우리 집행반을 무시하네요!”
“흥, 우리의 일이 천찬학관의 상벌과 치안인데, 감히 우리를 무시해?”
“이제 놈을 잡죠! 놈이 우리 집행반에게 저항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아요!”
“감히 저항할 엄두도 못 낼 겁니다!”
“우리 집행반에 저항하는 것은 천찬학관의 규율에 저항하는 것이지!”
대원들이 앞다투어 말하더니, 별안간 두 사람이 운청휘에게 다가왔다.
손에는 사람을 묶기 위한 전용 밧줄이 들려 있었다.
두 사람이 다가오자, 운청휘도 그들을 응시했다.
“그래, 녀석아, 그렇게 서서 순순히 포박을 받아라. 집행당에 가서 네놈을 처리하마!”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두 사람은 운청휘의 몸에 닿기도 전에 펑 소리와 함께 날아가고 말았다.
그들이 땅에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나타난 거대한 무형의 손이 그들을 내리쳤다.
퍼억!
순식간에 두 사람은 추락하며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반죽이 되어 처박혔다.
“네…… 네놈이 감히 집행반을 공격한다고?”
낙 대장을 포함한 집행대원들이 아연실색했다.
천찬학관에서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자신들을 공격하는 이가 있다는 걸 믿을 수 없었고, 동시에 겁이 덜컥 났다.
운청휘가 보여 준 수단은 단순하고도 경이로웠는데, 검은 옷의 난쟁이족이든 방금 처리한 집행반 두 명이든 전부 일격에 목숨을 끊었다.
“미친 건가? 이렇게 한 결과를 알고 있는 게냐?”
낙 대장은 화가 나서 운청휘를 가리켰다.
“응?”
운청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