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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353화 (353/430)

제353화

“이 난쟁이가 지독하구나. 사람을 이렇게나 괴롭히다니!”

담운도 침착하게 말했다.

“빌어먹을 난쟁이. 기다려, 우리가 반드시 녀석에게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극형을 맛보게 하고 죽일 거니까!”

고등반의 다른 생도들도 분노하며 말했다.

“용오천, 내가 이전에 부하들을 보내 네놈을 데려오라 했거늘, 내 부하들이 네놈을 데려오지 않고 네놈이 직접 왔네!”

고등반 일행이 착륙하자 사토 타케루가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용오천은 쓴웃음을 머금으며 답했다.

“부하? 검은 옷의 반절 인왕경 10명? 그들 모두 죽었어!”

“뭐라?”

사토 타케루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너희들 배짱이 크구나. 감히 나 사토 타케루의 사람도 죽이다니! 정말로 고등반이 천찬학관에서 천하무적이라고 여기는거냐?”

“천하무적? 하하하, 사토 타케루. 네놈이 그것을 말할 수 있더냐! 네놈의 부하만 죽었을 뿐 아니라 네놈도 죽을 거야!”

용오천이 사토 타케루를 보며 씩 웃었다.

“땅강아지들은 땅강아지구나. 고작 높은 곳에 올랐다고 나 사토 타케루를 상대할 수 있다고?”

사토 타케루는 이 상황에서도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확실히 고등반 생도들을 꺼리긴 했지만, 두려워하진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난쟁이족의 천황이자 인황경의 최강자이니, 천찬학관뿐 아니라 영흥제국 전체에서도 사토 타케루를 건드릴 수 있는 자가 없었다.

“우리가 네놈을 건드리지 못한다는 말이냐?”

주명과 양양이 거의 동시에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사토 타케루가 주명과 양양을 흘겨봤다.

“주명과 양양, 네놈들 뒤의 작은 배경으로 나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더냐? 그리고 네놈은 담운이지? 담가는 막주성의 작은 세력에 불과하니, 썩 물러나라. 네놈 담가가 상대할 수 없는 적을 건드린 것이니까! 그리고 너, 초창하! 얼마 전 너희 초가의 가주가 선물을 보내더군. 나더러 천황 폐하께 덕담을 해 달라고 했던데? 게다가 네놈은 황헌이로군? 네놈의 여동생이 황연(黄燕)이지? 반년 전 네놈 황가의 가주가 직접 사토족에 와서 나와 황연의 혼례를 추진했지. 네놈 여생동이 너무 못생겨서 폐하께서 거절했지만!”

사토 타케루는 놀랍게도 그 자리에 있던 고등반 생도들의 이름과 배경을 전부 말했다.

말투는 오만함이 가득했다.

“모두 꺼져. 멸문지화 당하기 싫다면!”

운청휘로서도 이 상황은 뜻밖이었다.

사토 타케루는 확실히 능력이 있긴 했다. 분명 약세에 놓였건만, 몇 마디로 형세를 바꾸어 놓았다.

고등반 생도들은 하나같이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들이 날고 기는 기재라고 해도, 그들 뒤에는 소중한 가족들이 있었다.

눈앞의 사토 타케루는 하찮은 인물이지만, 그 뒤에 있는 세력은 그들로서도 꺼릴 수밖에 없었다.

“운 형제……!”

고등반 생도들이 하나같이 난처한 표정으로 운청휘를 바라보았다.

동시에 그들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바로 직전만 해도 운청휘를 도와 사토 타케루를 치겠다고 약속했건만, 설마 하니 그들의 가족들을 압박해 올 줄은 몰랐다.

‘내가 순진했어. 그의 아버지가 난쟁이족의 천황이고 인황경의 최강자라는 것을…… 어찌 이리도 쉽게 대처했을까!’

용오천은 속으로 절망하며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너희의 고충을 어찌 모를까.”

운청휘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뒤에 가족이 있으니, 행동을 꺼리는 것은 인지상정.”

운청휘가 이리 말하니, 고등반 생도들은 더욱더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금 당장이라도 사토 타케루를 죽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한 번의 의기를 발휘한 대가가 멸문지화라면, 그들은 만고의 죄인이 될 테니까.

“용오천, 지금 절망적이겠구나. 네놈이 데려온 사람들 모두가 승리를 확신했건만, 결과적으로 이 꼴이 아니더냐!”

사토 타케루가 냉소하며 용오천을 내려다봤다.

“하지만 걱정 마라. 네 약혼녀에게 보인 관심은 잠깐이거든. 질리면 돌려주마!”

“물론, 네놈의 협조가 있어야겠지? 잘 알다시피 네놈의 약혼녀는 죽을지언정 굽히질 않으니, 네놈의 목숨을 걸고 핍박할 계획이다!”

사토 타케루는 냉소를 머금은 채 용오천에게 향했다.

보일 듯 말 듯한 법원의 힘이 그의 몸에 맺혀 있었고, 용오천과의 거리는 수십 장에 불과했다.

이미 그 영향을 받은 용오천은 온몸이 얼음에 갇힌 듯해, 전신이 떨려 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힌 사토 타케루가 용오천을 향해 히죽거렸다.

“절망하는가, 용오천? 네놈의 신세는 도마 위의 물고기나 다름없다!”

말을 마친 사토루가 손을 뻗은 순간,

펑!

놀랍게도 날아간 쪽은 사토 타케루였다.

“내 앞에서 내 형제를 건드린다고?”

단숨에 사토 타케루 앞으로 나선 운청휘가 냉소를 머금었다.

그는 사토 타케루가 용오천을 공격하려는 순간, 일장으로 사토 타케루를 날려 버렸다.

“네…… 네놈은 누구냐?”

몸을 일으켜 세운 사토 타케루가 겁에 질린 시선을 보내왔다.

고등반 생도들의 배경을 꿰고 있는 그였지만, 운청휘만큼은 알지 못했다.

용오천과 마찬가지로 고등반 생도들과 친분이 있어 호가호위한다고 여겼건만, 운청휘가 일장을 날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

“운청휘!”

운청휘가 땅강아지를 내려다보듯 사토 타케루를 쳐다봤다.

“얼마 전 고등반에 합류한 운청휘인가?”

운청휘가 이름을 말하자 사토 타케루가 바로 말했다.

“네놈이 감히! 내가 누군 줄 아느냐? 지금이라도 꺼지거라! 더 버티면 부황께서 네놈을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나잇값을 못하는군. 어찌 어린아이처럼 부모를 내세울 줄만 아는가?”

운청휘의 표정은 시큰둥하기만 했다.

안 그래도 운청휘는 난쟁이족을 멸망시키고 싶었고, 인왕경에 도달해 영주로 돌아가면 그들을 이 세상에서 지워 버릴 계획이었다.

“이보게, 나 단목뢰(端木磊)의 체면을 생각해 줄 수 없겠는가!”

바로 이때, 하늘에서부터 한 신형이 훌쩍 내려왔다.

사십 대로 보이는 중년인이었는데, 전신에서 살벌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단목뢰, 어째서 녀석이!”

양양, 주명 등이 흠칫했다.

단목뢰는 무원에서도 열 손가락에 꼽는 생도로, 천부적인 재능은 고등반의 생도보다 떨어지지만 전투력에서는 양양과 주명을 상회하는 사내였다.

“왜 그래야 하지?”

운청휘가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내가 이자에게 은혜를 입었네. 운 형제여, 부디 은혜를 베풀어 이자를 풀어 주길 바라네!”

단목뢰가 예의를 갖추고 말했다.

“유감이군. 당신의 체면만으로는 부족하다.”

운청휘는 즉각 고개를 저었다.

단목뢰의 안색이 일순 어두워졌으나, 그는 다시 한번 끈기를 발휘했다.

“단목뢰의 체면으로 부족하다면 고등반 제일의 구양가명의 체면은 어떻겠나!’

“구양가명과 친한가?”

운청휘가 또 물었다.

“맞네, 나와 구양가명은 술을 즐겨 마시는 형제일세!”

단목뢰가 득의양양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구양가명의 명성이라면 틀림없이 운청휘도 놀랐으리라 생각한 터였다.

그러나 담운, 양양, 주명 등의 고등반 생도들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며 시선을 돌렸다.

‘구양가명이 이미 운 형제의 손에 죽었다는 것을 알면 어떤 생각을 할지 모르겠네!’

‘누구를 내세울까 궁금했는데, 죽은 구양가명을 언급하다니!’

운청휘가 재차 고개를 저었다.

“그런가?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녀석아, 파렴치하게 굴지 마라!”

결국 단목뢰의 몸에서 세찬 기세가 떠올랐다.

“좋게 말하려고 했는데, 배려를 모른다면 할 수……!”

“그게 어쨌다는 거지?”

운청휘가 말을 끊었다.

“나 단목뢰가 네놈의 무공을 폐해 주마!”

단목뢰가 고함을 내지른 순간, 그의 신형이 지워지듯 사라졌다.

다음 순간, 살기가 가득한 공격이 운청휘에게 향했다.

“배려를 모르는 녀석은 네놈이다!”

운청휘의 눈에 서늘한 기운이 서리며, 단목뢰의 공격에 맞섰다.

퍼엉!

요란한 타격음이 이어지더니, 맹렬한 기세로 달려들던 단목뢰의 그림자가 긴 꼬리를 남기며 떨어졌다.

쿠웅!

바닥에 처박힌 그에게서 자욱한 먼지가 피어올랐다.

공격에 직격당한 그는 전신의 뼈가 부숴졌는데, 눈이 점차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운청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그에게 마종을 넣었다.

인왕경 중에서도 꽤나 특출난 인재니, 보통의 인왕경보다 마종의 가치가 높은 자다.

단목뢰에게서 마종을 회수한 운청휘는 즉시 그의 몸을 불태우고, 사토 타케루에게 시선을 돌렸다.

“지원군은 이게 다인가? 한 번에 다 부르도록.”

단목뢰의 등장으로 인해, 운청휘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사토 타케루의 지원군이 누구든, 자신에게는 마종의 재료일 뿐이라는 것.

적지 않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에 운청휘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

“운청휘!”

사토 타케루가 눈에 핏발이 선 채로 운청휘를 노려봤다.

“감히 나 사토 타케루를 건드리다니, 네놈은 반드시 후회할 거야!”

짜악!

운청휘는 단번에 사토 타케루와 거리를 좁히더니, 그가 손을 쓰기도 전에 뺨을 후려갈겼다.

“지원군을 부르라고 했지, 허풍을 떨라고 하지 않았다. 일 다경을 주지. 그 뒤에도 그리 허풍만 떨고 있을 거라면…….”

운청휘는 여기까지 말하고 음을 전했다.

-내가 네놈의 영혼을 빼내어 49일간 태워 버리겠다!

“아아아아, 천한 인간아, 네놈이야말로 허풍 떨지 마라!”

노발대발한 사토 타케루가 아공간 반지에서 전송 옥석을 꺼내들었다.

“이종헌, 당장 본 황자 앞에 나타나라! 나오지 않으면 부황께서 어찌하실지는 잘 알겠지!”

운청휘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처음 부른 사람이 이종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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