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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귀환-354화 (354/430)

제354화

“황세성(黄世成), 줄곧 우리 사토족의 동영인결을 배우고 싶어했지? 기회다, 어서 오거라! 황봉(黄峰), 당장 나타나거라! 우위(友伟), 네놈도 마찬가지다!”

사토 타케루가 단번에 말을 쏟아내었다.

사토 타케루가 소환한 인원은 20여 명에 달했다.

인원도 인원이었지만, 그가 부른 이들은 하나같이 고등반 생도들을 놀라게 했다.

반절 인황경만 해도 두 명인 데다, 이종헌은 집행당주이자 부원장 중 한 명이 아닌가?

더욱이 황세성도 부원장이었다.

우위와 황봉 등은 천찬학관의 인왕경 중 전투력이 최절정에 달했다.

‘인맥이 참으로 대단하군.’

운청휘도 의외라고 여겼다.

“이 각의 시간을 더 주겠다. 네가 아는 지원군은 모두 불러도 좋다.”

운청휘의 두 눈에는 감출 수 없는 욕망이 번뜩이고 있었다.

“천찬학관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인을 불러도 좋다. 낙가든, 위가든 상관없겠군. 고수가 많을 테니 막가도 좋겠지만, 백가는 아쉽게 되었구나. 백택이 너를 위해 나서줄 리 없으니. 하하하!”

운청휘가 일부러 빈정거리며 웃음을 터트리자, 사토 타케루가 곧바로 발끈했다.

“사람을 깔보는구나! 차라리 죽을지언정 욕되게 하지는 말아야지!”

짜악! 짝! 짝!

곧바로 운청휘가 연달아 그의 뺨을 내리쳤다.

“그게 무슨 문제라고? 지원군을 부르는 게 네놈의 체면을 세우는 일임을 모르는가? 단목뢰 따위였다면 그런 기회도 주지 않았다. 한데 감히 입을 놀려?”

짝! 짜악! 짝!

운청휘는 사토 타케루가 답할 틈도 없이, 연달아 그의 뺨을 쳤다.

“뭐 하고 있는 거냐? 부르라고 하지 않았나!”

짝짝짝짝……!

“오냐, 그리 노려보도록. 네놈 같은 천한 난쟁이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매를 들어야 말을 듣겠군!”

사토 타케루는 조금의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순식간에 그의 얼굴은 퉁퉁 부은 돼지머리와 흡사해졌다.

“컥, 그, 그만! 부르면 될 것 아니냐!”

꼼짝도 못하고 뺨을 연달아 맞으니, 사토 타케루는 분함의 눈물이 차올랐다.

“나, 낙 가주, 나는 사토족의 이황자, 사토 타케루다. 당신에게 사람을 빌리고 싶으니, 이, 인왕경 고수 몇 명을 천찬학관에 보내주시오!”

이윽고 전송 옥석에 대고 사토 타케루의 목소리가 울렸지만, 그의 발음은 꽤나 부정확했다.

운청휘가 뺨을 내리치면서, 그의 이빨도 몇몇 날아간 탓이다.

“위 가주, 나, 나는 사토 타케루네. 사람을 빌리고 싶으니, 일각 내로 천찬학관으로 와 주게!”

그제야 운청휘의 눈가에 흐뭇한 빛이 떠올랐다.

“진작 그랬으면 맞지도 않았을 터. 돼지머리가 따로 없구나.”

지켜보고 있던 고등반 생도들은 침묵하고 있었다.

상고 전쟁터에서 도심종마대법을 사용하는 운청휘를 봤으니, 그가 사토 타케루를 억압해 지원군을 부르게 하는 이유를 모를 리 없었다.

‘운 형제는 정말로 과감하군.’

‘사토 타케루의 배경도 만만치 않지만, 그가 업고 있는 크고 작은 세력들도 무시할 수 없어.’

‘더욱이 지금 부른 낙가와 위가가 결정적이로군.’

‘오늘 막주성의 판도가 달라지겠군. 운 형제가 그들을 제거할 테니!’

이때, 운청휘가 또다시 손을 날려 사토 타케루의 뺨을 때렸다.

“어찌 막가는 없는 것이냐?”

“마, 막가는 우리 사토족의 위에 있는 가문이니, 내가…….”

“하! 그러니 못 불렀단 말이냐? 쓰레기 같은 놈!”

운청휘의 냉랭한 목소리와 함께, 뺨을 때리는 찰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제, 제발 그만 때려! 내가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불렀다!”

급기야 사토 타케루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네놈의 사정이 아니더냐? 막가의 사람을 부르지 못한다면, 이 자리에서 네놈을 소멸시켜 버리면 그만이다.”

운청휘는 아예 대놓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아, 알겠어. 불러 볼게.”

사토 타케루가 우물쭈물하더니 전송 옥석에 대고 말했다.

“마…… 막 집사, 나는 사토 타케루인데 혹시…….”

-사토 타케루? 누구냐!

전송 옥석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사토 타케루의 말을 끊었다.

사토 타케루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가주도 아니고 집사가 자신의 이름마저도 못 들어본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

“내 아버지는 사토 겐야(佐藤原野)인데 인황경의 무인이고 다……당신들 막가의 가주와 친분이 있소!”

사토 타케루가 황급히 말을 이었다.

-사토 겐야의 아들이었구나, 무슨 일인지 말해 보게!

전송 옥석에서 막 집사의 거만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 곤란한 일을 당해 막가의 도움을 빌리고 싶소. 반절 인황경 몇 명만 천찬학관에 파견해 주실 수 있겠소?”

어느덧 공손히 말하는 사토 타케루의 눈에 기대감이 스쳤다.

“만약 도와준다면, 아버님을 대신하여 막가에 보은하겠소!”

-듣자 하니 사토 겐야의 아들은 열 명이라던데, 그대가 확실히 사토 겐야를 대신하여 보은할 수 있단 말인가?

막 집사가 물었다.

“보증할 수 있소! 아버님은 나를 가장 아끼시니, 제 부탁을 거절하지 않으실 것이오. 만약 믿을 수 없다면 막 가주께 아버님과 연락해 보라고 전해 주시오!”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듯, 사토 타케루가 황급히 말했다.

-가주께서는 폐관 수련 중이시니, 이런 사소한 일로 폐를 끼칠 순 없다. 일단 그대의 말을 믿고 반절 인황경 세 명을 천찬학관으로 보내겠지만, 잊지 말도록! 그대의 말에 책임질 수 없다면, 결과는 잘 알고 있겠지.

막 집사가 말을 끝내고 전송을 끊었다.

‘반절 인황경 셋인가. 굉장하군!’

운청휘의 호흡이 살짝 흐트러졌다.

세 번째 봉마비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인 만큼, 인황경 이후를 위한 자원이 필요했다.

‘이미 영라 반지에는 반절 인황경의 마종 4개와 인왕경의 마종 수백 개가 있다. 사토 타케루가 불러온 지원군을 더한다면…….’

운청휘가 두 눈을 번뜩였다.

‘단번에 인왕경에 도달할 수 있다!’

사토 타케루를 향한 운청휘의 눈빛은 미묘한 빛을 띠었다.

그는 돼지머리나 다름없는 몰골을 하고 있었지만, 이 순간 운청휘의 눈에는 참으로 잘생기고 흡족한 모습이었다.

어떻게 봐도 마음에 들지 않겠는가? 그를 위해 이토록 많은 선물을 가져왔는데!

운청휘가 제시한 시간 안에 부른 사람만 해도 반절 인황경 여럿과 인왕경 고수 수십 명이다.

‘흙보살의 방해를 받을 순 없지.’

운청휘는 전송 옥석을 꺼냈다.

“위경륜, 맡길 일이 있다.”

운청휘는 위경륜을 시켜 흙보살의 시간을 끌도록 했다.

‘속전속결하는 것이 좋겠지.’

생각을 마친 운청휘가 주명과 양양을 돌아보았다.

“도와줄 일이 있다. 이 구역을 봉쇄하고, 사토 타케루가 부른 사람들 외에는 출입을 금지해 주도록.”

이 구역을 봉쇄해 둔다면 흙보살이 개입할 수 있는 기회도 자연스레 줄어든다.

“운 형제의 부탁인데 마땅히 들어주어야지.”

주명과 양양이 흔쾌히 수락하자, 운청휘는 용어언에게 향했다.

“안심하도록, 용 소저. 나는 오천의 형제니. 이것은 조화생골단으로, 복용하면 모든 흉터가 사라질 것이다.”

운청휘는 친절하게 말하며 단약을 용어언의 입에 넣은 후, 그녀에게 걸린 어수권을 파괴했다.

“으헝……!”

어수권에서 풀려난 용어언은 즉시 거대한 몸을 움직여 하늘로 솟구쳤다.

이윽고, 거대한 몸이 차츰 줄어들더니 허공에 경국지색의 소녀가 둥실 떠올랐다.

“아름답군.”

운청휘마저도 그녀의 아름다움에 놀랄 정도였다.

“어언……!”

감격에 벅찬 용오천이 허공으로 날아가며 외쳤다.

“천 가가!”

용어언의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이 맺히더니, 용오천을 마주 끌어안았다.

“이번 생에 천 가가를 다시 만나니, 꿈은 아니겠지?”

“어언, 미안해. 내가 무능하여 이런 고생을 시켰어. 정말 미안해.”

용오천과 용어언은 그저 포옹만 했을 뿐이지만, 아래에서 지켜보는 사토 타케루의 눈은 더없이 음침한 빛을 띠었다.

사토 타케루는 3년 가까이 용어언을 노렸으니, 이 광경에 분이 솟구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운청휘가 앞에 있으니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막가의 사람들만 도착하면, 운청휘를 갈기갈기 찢어 주마. 용오천, 네놈도 마찬가지다. 용어언의 앞날도 결코 좋지 못할 것이다.”

사토 타케루는 아무도 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운청휘의 신식이 그 목소리를 놓칠 리가 없었다.

운청휘의 안색이 단번에 굳었다.

짝! 짜악! 짝!

운청휘의 신형이 곧바로 거리를 좁히며 사토 타케루에게 다가왔다. 이윽고 경쾌한 따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조금 볼만하다 싶더니, 감히 살기를 피우는구나! 네놈의 천성이 음침하니, 그 몹쓸 것부터 없애 주마!”

운청휘가 냉소를 띠더니 손으로 사토 타케루의 하반신을 가리켰다.

퍼억!

법원의 힘이 순식간에 발사되며, 사토 타케루의 아랫도리가 피범벅이 되었다.

“아악! 우, 운청휘, 가, 감히……!”

사토 타케루는 고통도 잊은 채 분노에 가득 차 운청휘를 노려보았다.

난쟁이족은 비열하고 피를 좋아하거나 잔인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천성을 지녔지만, 그중에서도 색을 밝히는 족속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는 성불구가 되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치욕스러운 일이었다.

“운청휘, 네놈과 끝까지 싸우마!”

사토 타케루는 운청휘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가 열의를 태운다 한들, 이미 운청휘의 손바닥 안인 것을 어찌할까?

짜악!

운청휘의 일장에 사토 타케루는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아직 네놈을 처리할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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