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화
“이 전송진은 어디로 통하오?”
운청휘가 물었다.
이 전송진은 복잡하고 전송 거리가 너무 멀었는데 억 리가 넘었다.
운청휘라고 해도 단시간 내에 이 전송진을 통제할 수는 없었다.
운청휘는 낙가 족장의 얼굴에 희색이 도는 것을 보고 말을 멈췄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진법은 예비 진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만약 당신들이 나를 상대할 수 없다면 전송진을 발동하여 나를 다른 곳으로 전송하려고 했겠죠.”
“추측하건데 전송 거리가 수십 억 리는 되겠고…… 이변이 없는 한 도착지는 상고전장이겠군요?”
낙가 족장은 들을수록 어안이 벙벙해졌다.
운청휘가 말했듯 이 진법은 예비 진법이다. 만약 운청휘를 상대할 수 없다면 이 전송진을 발동하여 그를 다른 곳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그리고 전송되는 곳은 운청휘가 말했듯 바로…… 상고전장이다!
“역시나 상고전장이군!”
운청휘가 낙가 족장의 반응에서 그가 원하는 답을 얻었다.
“잠깐만…….”
낙가 족장이 황급히 외쳤는데 그는 운청휘가 공격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상고전장이다. 전송진의 목적지는 바로 상고전장이다!"”
말을 끝내고.
낙가 족장과 뒤에 있던 인왕은 숨을 들이마셨다.
낙가 족장이 또 말했다.
“나는 이미 네가 원하는 것을 말했다. 그…… 그대는 약속을 지켜서 이 진법으로 우리를 상대하지 않길 바란다!”
“물론!”
운청휘가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있는 사람들을 한 손바닥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진법을 사용하든 안하든 별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함께 공격하자!”
낙가 족장은 운청휘가 진법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법원의 힘을 담아 운청휘를 향해 공격했다.
그 뒤에 있던 인왕 열 명도 인왕의 위력을 폭발시켜 운청휘에게로 향했다.
“금! 목! 수! 화! 토!”
“풍! 빙! 뇌! 암흑! 광!”
운청휘는 움직이지 않고 생각 한 번으로 몸 뒤에 열 가지 속성의 힘을 나타냈다!
운청휘가 선천생령일 때 동시에 열 가지 오행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지금 반절 인왕이 되었으니 속성의 힘을 조종하는 것은 더는 말하지 않겠다.
펑! 펑! 펑! 펑! 펑!
열 가지 속성의 힘이 동시에 채찍처럼 때렸다.
단번에 반절 인황인 낙가 족장을 포함하여 무리들이 전부 날아가 버렸다.
모두가 중상을 입었으며, 거의 전투력을 상실했다.
“어,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한 거냐!”
중상을 입은 낙가 족장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말했다.
이미 그는 사전에 운청휘의 실력과 그가 막문천의 인황 분신을 죽인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운청휘의 진짜 실력을 확인하자 속으로 믿을 수 없는 파장이 일어났다.
운청휘가 손을 휘두르니 마종이 순식간에 낙가 족장 등의 몸에 들어갔다.
그들의 마종을 낚아채고 운청휘는 그들을 소멸시켰다.
운청휘는 낙가의 나머지 사람들까지 학살할 생각이 없다.
비록 낙가가 운청휘를 사지에 몰아넣으려고 했으나, 이미 초토화되어 권토중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머지를 죽이나 안 죽이나 다른 점이 없다.
운청휘는 살육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다. 살육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피를 볼 이유가 없다.
운청휘가 신식을 사용해 전송진의 진안, 진각을 모두 머릿속으로 훑었다.
그는 전송진의 전송 방식 및 구체적인 거리를 추산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아 이미 머릿속에 방향과 거리가 대강 나왔다.
운청휘가 전송진을 발동했다.
전송진으로 얼마간 이동한 뒤 운청휘의 그림자가 멈췄을 땐 주변의 환경이 뿌옇게 변해있었다.
“운청휘, 역시나 왔구나!”
그림자 하나가 운청휘 앞에 서있다.
“공적경?”
눈앞에 있는 사람이 예상보다 약해 운청휘는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족장님의 말씀이 맞구나. 낙가의 쓰레기들은 네놈을 죽일 수 없었구나.”
이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이곳이 끝이 아니군!”
운청휘의 신식이 반경 몇 만 리 안에서 거대한 전송진으로 덮힌 것을 발견했다.
게다가 반경 몇 만 리 안에 오직 한 명이 있는데 바로 눈앞에 있는 공적경의 중년의 사내다.
“일회용 전송진이구나!”
운청휘가 미간을 찌푸렸다.
전체 대형 전송진에 금지를 배치하였는데, 발동하면 자동으로 파괴된다.
“막문천은 정말로 빈틈이 없구나. 흙보살이 이곳에 와도 개입할 수 없겠어.”
운청휘가 중얼거렸다.
“운청휘, 헛소리 마라. 우리 족장님께서 네놈이 이곳에 도착하면 촌각을 다투어 이 전송진을 타고 그 분이 계신 곳으로 오라고 하셨다.”
“그렇지 않으면, 네놈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네놈의 동료 시체일 것이다.”
그가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네놈 따위가 나를 협박해?”
운청휘의 눈에 찬 기운이 스쳤다. 그는 손을 내밀어 공정격의 사내를 잡았다.
운청휘는 말도 귀찮아서 바로 영혼을 빼내어 수색했다.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이 사내가 알고 있는 정보가 반절 인황의 낙가 족장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주도한 사람은 바로 숨은 가문 막가의 족장 막문천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영흥성원과 같은 다른 세력도 개입한 것이다.
운청휘는 전송진을 섣불리 발동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이 전송진의 전송되는 위치를 추산했다.
잠시 후
운청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이 전송진을 포진한 사람은 상고전장 안에 있었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구체적인 위치도 추산할 수 있다.
그러나 막문천은 운청휘에게 일다경의 시간도 채 주지 않았다.
그 안에 구체적인 위치를 추산해야 하는데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운청휘는 전송진을 발동시켰다.
***
막주성, 흙보살 저택.
위경륜이 생도들을 데리고 천찬학관에 돌아오자 바로 흙보살의 저택으로 향했다.
위경륜은 숨기지 않고 술집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흙보살에게 전했다.
“낙가가 운 동포에게 감히 손을 댔다고?”
흙보살은 의외였지만 중요한 부분을 생각했다.
“낙가는 홀로 운 동포를 상대할 수 없어. 그렇다는 것은 배후에 다른 세력이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지.”
“막가만 있는지 아니면 다른 세력이 참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문을 표한 흙보살이 찬명술로 추산을 빠르게 마쳤다.
“모든 인왕경 생도를 비롯해 낙가 족장까지 전부 죽었군.”
흙보살이 말하며 눈에 또 의혹이 생겼다.
“이상하군. 양양과 주명의 행방은 어찌 요원 한가…….”
“상고전장이다!”
흙보살이 또 말했다.
그가 운청휘와 이염죽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다면 이치에 맞는 일이다.
그러나 대상이 양양과 주명이라면 오직 한 가지 가능성뿐이다.
그들은 이때 상고전장에 있는 것이다.
오직 상고전장의 천연 역장만이 흙보살의 추산을 막을 수 있었다.
“스승님!”
위경륜이 갑자기 소리쳤는데 그는 흙보살의 그림자가 대전 안으로 사라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거의 같은 시간.
흙보살은 수천만 리 밖에 있는 낙가 저택에 나타났다.
"전송진……"
흙보살이 단번에 알아차렸다.
“전송 위치는 바로 상고전장이다!”
추산을 마친 흙보살이 진법을 발동했다.
몇 분 후 흙보살은 희뿌연 공간에 도착했다.
“역시나 상고전장이다!”
흙보살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절로 굳어졌는데, 그는 이곳이 종점이 아니라 다른 전송진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전송진……이미 파괴되었다.
***
전송진을 나오고.
운청휘는 제일 먼저 그가 있는 곳을 알아봤다.
이곳은 그가 이전에 ‘신의 시체’를 발견한 곳이다.
겨우 이곳에 도착했을 뿐이다. ‘신의 시체’가 있는 곳은 한참이나 더 가야 한다.
너무 멀어서 운청휘의 신식조차 덮지 못한다.
“내가 신의 시체 주위에 기를 숨기는 대진을 포진했는데, 정상적인 상태라면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을 거야.”
“신의 시체에 걸어놨던 금지도 여전히 존재하는군.”
“그렇다는 건 신의 시체를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거야!”
운청휘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신의 시체는 신들의 무덤으로 가는 전송진이 존재했는데, 신들의 무덤에는 수없이 많은 ‘신의 법칙’이 계속 재생되고 있었다.
이 비밀은 매우 중대했다.
선제여도 이를 알면 놀랄 것이다.
“짝짝! 짝짝!”
갑자기, 천지간에 손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울렸다.
“막형의 수단은 소(萧) 아무개가 어쩔 수 없군요. 고작 두 인왕으로 운청휘를 이곳까지 유인하다니요.”
손바닥 때리는 소리가 끝나고 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소형 과찬이시군요!”
“내 수단이 높은 것이 아니라 운청휘라는 녀석은 모든 약자에게 연민의 정을 베풀기 때문이지!”
곧이어 또 목소리가 들렸다.
운청휘는 이 목소리를 알았는데, 바로 막가 족장 막문천의 목소리다.
“운청휘, 본황을 기억하는가?”
갑자기 또 목소리가 하나 들리더니 황포를 입은 그림자가 운청휘의 만 리 밖 상공에 나타났다.
“난쟁이족 천황!”
운청휘는 영주에 있을 때 난쟁이족 천황의 분신에게 기습을 당했었다.
솨! 솨! 솨! 솨! 솨!
운청휘의 만 리 밖 상공에서 또 그림자가 하나 나타났다.
“마수(魔修)——”
운청휘의 시선이 굳었는데 그는 검은 옷과 검은 가면을 쓴 그림자를 발견했다.
그 그림자의 주변에 자욱한 검은 안개가 돌았고 사람의 혼을 사로잡는 느낌이었다.
“운청휘, 내가 소개하지!”
“이분은 사토 겐야, 그대와 마찬가지로 영주에서 왔지!”
“이분은 영흥제국의 황실에서 온 소진 소 어르신.”
“이분은 그곳에서 오셨고 우리는 그를 귀곡자 (鬼谷子)라고 존칭하지!”
막가 족장 막문천이 운청휘를 위해 소개했다.
의심할 여지없이 이 세 사람은 진짜 인황이다.
막문천, 사토 겐야, 소진 및 귀곡자의 뒤에 수백 명의 그림자가 있었다.
이 수백의 그림자는 모두가 반절 인황이었다.
양양과 주명은 이때 반절 인황에게 잡혀 있었다.
“인황 넷에 반절 인황 수백이 나 운청휘를 상대하기 위해 출동했다고?”
운청휘가 천천히 입을 열었는데, 말투는 이상하게 평온했고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