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71화 (371/430)

제371화

“네놈을 상대한다고?”

막문천은 바로 냉소했다.

“건방지구나. 우리 네 사람 중 아무나 나와도 네놈을 만 번은 죽일 수 있어!”

“이곳에 모인 것은 단지 네놈 몸의 비밀을 알기 위해서일 뿐.”

이전에 천찬학관과 영흥성원은 각각 대열을 보내어 상고전장에서 ‘구련허영화’를 쟁탈했다.

천찬학관은 반절 인황인 백택이 인솔하였고 고등반의 생도들을 데려왔다.

영흥성원은 겉으로는 반절 인황의 왕무성이 대열을 인솔하는 척했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상이었고 사실은 영흥성원의 대열에는 숨은 반절 인황이 둘 있었다.

‘구련허영화’는 그저 인왕단을 연제하는 보약일 뿐.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세 명의 반절 인황이 출동하지 않게 된다.

영흥성원의 반절 인황 셋은 당시 상고전장에 ‘구련허영화’ 때문에 온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

사실은 신들의 무덤과 관련된 것을 조사하기 위함이었다.

이것은 운청휘도 그들의 영혼을 탐색하다가 알게 되었다.

운청휘는 당시에 영흥성원에서 온 반절 인황 셋의 기억에서 또 다른 소식도 얻었다.

소진, 소 어르신이 당시에 상고전장에서 신들의 무덤에 관련된 일을 조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본황은 줄곧 이상하게 느꼈소. 천찬학관이 당시에 데려온 대열을 이끄는 것은 반절 인황의 선생 백택뿐이었네.”

“그러나 당시의 대결에서 영흥성원이 전멸했는데, 왕무성을 비롯한 반절 인황 셋이 모두 죽었더군.”

소진, 소 어르신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네놈이 막형의 분신 하나를 죽였다는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본황은 영흥성원을 전멸시킨 것이 바로 네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곳에 온 것이 복수를 위해서인가?”

운청휘가 은은하게 물었다.

“복수?”

소진 소 어르신이 고개를 저었다.

“그런 조무래기들을 본황의 신분으로 어찌 친히 복수할 수 있겠나.”

“본황이 이곳에 온 것은 그저 순수하게 네놈의 몸에서 비밀을 얻기 위해서일세.”

운청휘의 시선이 사토 겐야에게로 이동했다.

“당신이 이곳에 온 것은 복수를 위함인가 아니면……”

“둘 다라네!”

사토 겐야는 운청휘가 말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살벌하게 말을 끊었다.

사토 겐야는 난쟁이족의 천황으로 인황경에 도달했으나 뛰어난 무위를 가졌다.

그러나 외형은 다른 난쟁이들과 같았다.

작은 키에 도적 눈썹에서 풍기는 사악한 냄새.

난쟁이족의 둘째 황자, 그러니까 사토 겐야의 둘째 아들 사노 타케루는 얼마 전 운청휘의 손에 죽었다.

“막문천이 이곳에 온 것은 근거 없는 비밀 때문이다.”

“소진이 이곳에 온 것도 근거 없는 비밀 때문이고!”

“난쟁이족 사토 겐야는 더불어 복수도 하기 위함이다.”

운청휘의 시선이 천천히 검은 옷에 검은 가면을 쓴 귀곡자에게로 향했다.

“그대는 또 무엇 때문에 온 것인가?”

인 황 네 사람 중 운청휘가 가장 꺼리는 것은 눈앞에 있는 귀곡자다.

귀곡자가 인황경의 무위를 가진 것 외에도 귀곡자가…… 마수이기 때문이다!

마수는 선계에서도 극히 드물었다. 모든 마수는 당대 최절정의 천부적 재능이 있었다.

이 당대라는 것은 선계를 말하는 것이지 결코 작은 천성대륙이 아니다.

“내 목적을 알고 있구나!”

귀곡자의 목소리가 서서히 들렸다. 그 목소리는 너무 괴이했다.

쉰 것도 날카로운 것도 아닌데 듣기 거북했다.

그가 말하는 모든 글자를 똑바로 들을 수 있으나, 또 그 글자들이 똑바로 들을 수 없었다.

“영음(灵音)!”

운청휘의 눈빛이 갑자기 또 굳어졌다.

소위 영음이란 입에서 나오는 것도 신식에서 나오는 말도 아니다.

체내의 힘으로 천지간의 영기를 마찰시켜 나오는 소리다.

오직 힘을 극치로 사용해야 ‘영음’의 수법으로 소리를 낼 수 있었다.

“역시나 근거 없는 비밀 때문이군?”

운청휘가 물었다.

“그것이 첫 번째 이유다!”

귀곡자가 재차 ‘영음’으로 말했다.

“첫 번째? 그렇다면 다른 목적이 있단 말인가?”

“도심종마대법!”

귀곡자가 또 말했다.

“역시나!”

운청휘의 눈은 또 굳어졌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 ‘도심종마대법’을 전수받더라도 수련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귀곡자는 다르다.

그는 마수다!

도심종마대법은 마수를 위해 만들어진 공법이다.

“근거 없는 비밀은 또 무엇이지?”

운청휘가 이번에는 동시에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귀곡자 네 사람에게 물었다.

-신들의 무덤!

네 사람은 거의 동시에 운청휘의 귓가에 전음을 보냈다.

“신들의 무덤, 그게 뭐지?”

운청휘는 모른 척했다.

원래 운청휘의 신분으로 신들의 무덤은 너무도 많은 것이 얽혀있었다.

그는 눈앞에 있는 이들을 진압할 실력이 없으니 일부러 얼빠진 척을 하는 것이다.

“운청휘, 우리는 네놈이 얼빠진 척을 하는 것을 알아. 그래서 특별히 이곳에 귀곡자를 청한 것이다!”

막가 족장 막문천이 냉소했다.

“운청휘, 귀곡자의 능력은 네놈의 상상을 초월한다. 그의 앞에서 네놈은 어떤 비밀도 없을 것이다.”

소진 소 어르신도 냉소했다.

“운청휘, 영혼 수색이라는 것을 들어봤나? 그것은 귀곡자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난쟁이족 천황도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영혼 수색’이라는 말을 듣자 운청휘는 놀랐다.

그는 막문천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준비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나 귀곡자가 ‘영혼 수색’ 능력을 가졌다니, 이것은 완전히 그의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영혼 수색은 평범한 인간의 힘에 속하는 것이 아니다.

“영혼 수색을 당하면 죽지 않아도 지력을 상실하여 정신 나간 백치가 된다고 들었다…….”

운청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선배님들께서는 무엇을 알고 싶은 건가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대답해드리죠!”

“어?”

소진 소 어르신과 난쟁이족 천황의 눈에는 의외라는 기색이었다.

“그대가 어째서 갑자기 이렇게 순조롭게 협조하려는 것인가?”

“헤헤, 당연히 순조롭게 협조해야죠. 인황 네 분이 앞에 계신데 제가 굳이 힘들게 저항할 필요 있겠습니까? 하물며 귀곡자 선배께서는 영혼 수색을 할 수 있고요.”

운청휘가 아부를 떨며 말했다.

잠시 후 운청휘가 또 말했다.

“다만 네 분 선배께서 제 부탁을 들어주시죠. 제가 여러분께 협조하면 제 동료 두 명을 풀어주시겠습니까?”

“보내 주거라.”

막문천은 운청휘가 속임수를 쓰지 않고 순순히 말을 듣자 양양과 주명을 풀어주었다.

양양과 주명이 허공에서 날아오고 있었다.

만 리는 그들에게 그리 먼 거리가 아니긴 하였으나, 정말 눈 깜짝할 새 운청휘 곁에 도착했다.

주위 기장이 너무 두려웠던 탓이다.

인황 넷에 반절 인황 백여 명, 그들이 기세를 방출하지 않아도 이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했다.

“둘을 풀어줬으니 이제 신들의 무덤 위치를 말하라.”

막문천이 운청휘를 내려다봤다.

“무엇이 그리 급하십니까. 저는 제 동료들이 다쳤는지도 아직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운청휘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무엇이 그리 급하십니까. 저는 제 동료들이 다쳤는지도 아직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운청휘는 섞인 말투로 말했다.

그의 말투에 막문천을 비롯한 여럿의 안색이 갑자기 굳어졌다.

“다행이야, 다치지 않았어.”

운청휘의 신식이 그들을 안팎으로 훑었다.

“운 형제, 미안하네. 자네를 연루시켰네.”

양양과 주명이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그대들을 연루시킨 것이오. 저들의 목표는 나였는데 그대들이 나를 알기 때문에 휘말린 것이죠.”

운청휘가 말했다.

운청휘가 또 고개를 돌리곤 말했다.

“선배님들, 신들의 무덤이라니 저는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용당하고 계신 게 아닐 런지요!”

운청휘의 말을 듣고 막문천 무리의 안색이 굳어졌다.

운청휘는 정보를 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들을 어리석고 남에게 이용이나 당하는 사람 취급을 하고 있었다.

“나의 주요 목적은 도심종마대법이다!”

귀곡자가 음침하게 말했다.

“도심종마대법은 제가 확실히 수련했죠, 다만……”

운청휘는 말을 잠시 멈추고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데 기억력이 좋지 못하여 도심종마대법의 구결을 다 까먹고 말았습니다.”

운청휘의 이 말에 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했다.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귀곡자의 몸에 인황경의 기세가 나타났다.

운청휘가 신들의 무덤을 모른다고 발뺌하는 것을 알지만, 그들은 믿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찌되든 그들은 그저 운청휘가 신들의 무덤을 발견했다고 추측만 할 뿐.

그러나 운청휘가 ‘도심종마대법’의 구결을 잊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명백히 거짓이다.

“잊은 것은 유감이다. 그러나 내가 이곳에 귀곡자를 데려온 것은 네놈의 망각을 치료해주기 위함이지.”

막문천이 냉소를 지었다.

“순순히 협조하는 것보다 본황은 네놈이 잊었길 바란다. 본황이 사후에 네놈을 단독으로 상대하면 그만이지. 타케루가 네놈 손에 죽었다! 비록 무능했으나 어쨌든 나 사토 겐야의 아들이다.”

사토 겐야가 또 말했다.

“토게루? 다게루? 뭐 어쩌라는 것입니까?”

운청휘가 은근히 물었다.

“입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 인간. 귀곡자가 네놈의 영혼을 수색하고 본황이 네놈을 맛있게 먹어주마!”

사토 겐야가 침착하게 말했다.

“천황 폐하, 소인이 운청휘를 죽이게 해주소서!”

사토 겐야의 뒤에 있던 100여 명의 반절 인황 중 갑자기 두 반절 인황이 날아왔다.

이들은 난쟁이족의 반절 인황인데 키는 사토 겐야와 같이 2척 남짓이었다.

“족장님, 소인도 운청휘를 죽이게 해주소서!”

또 두 반절 인황이 막문천 앞에 날아왔다.

“어르신, 저도 운청휘를 죽이게 해주소서!”

소진 소 어르신의 부하도 역시나 두 명의 반절 인황이다.

“귀곡자 선배님께서 데려오신 사람은 없나요?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는 모두 부하들을 데려왔는데, 선배님은 설마 부하조차 없으십니까?”

운청휘가 또 말했다.

어투는 충분히 비아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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