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72화 (372/430)

제372화

귀곡자는 얼굴에 가면을 썼기에 표정을 알 수 없었다.

“운청휘, 건방지구나!”

“우리 여섯이 함께 운청휘를 잡읍시다!”

“본황도 마침 가르침을 받고 싶구나. 반절 인왕이 무엇으로 막형의 분신을 죽였는지 궁금하다!”

사토 겐야와 소진 모두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

말이 끝나고 그들 두 사람의 부하 및 막문천의 부하가 거의 동시에 운청휘를 공격했다.

운청휘는 한 손에 양양과 주명을 붙잡고 빈손으로 여섯 반절 인황과 대결을 펼쳤다.

“쿵——”

운청휘의 손바닥이 반절 인황 하나를 날려버렸다.

이어서 운청휘의 뒤에 다섯 반절 인황이 공격을 퍼부었다.

우르르르릉……

온 천지가 고막을 찢는 소리로 가득했다.

“5만 리!”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리더니 또 하나의 반절 인황을 때렸다.

상대를 날려버림과 동시에 자신도 몇 만 리 후퇴했다.

“8만 리!”

또 맹렬한 공격을 날리는데, 운청휘는 양양과 주명을 데리고 그림자는 후퇴했다.

“어? 운청휘가 설마 싸움을 틈타 도망치려는 것인가?”

난쟁이족의 천황은 비아냥거리는 말투였다.

“그가 인황의 속도를 갖추고 있지 않고서 우리에게 도망치는 것은 망상일 뿐!”

소진 소 어르신도 깔보며 말했다.

“너무 약해, 네놈 부하들 전부 덤비라구!”

10만 리 밖으로 날아간 운청휘의 허풍을 떠는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가라, 마음껏 뛰놀 거라.”

소진이 손을 휘두르더니 9명의 반절 인황이 그의 앞에 날아왔다.

“네, 어르신!”

반절 인황 아홉이 명령을 받아 운청휘 쪽으로 날아갔다.

9명의 반절 인황을 더하니 운청휘는 지금 동시에 15명의 반절 인황과 싸우고 있다.

운청휘의 손에 있는 양양과 주명은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그들은 그가 반절 인황을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반절 인황을 15명 상대한다면 그에게 승산이 있을까?

우르르릉……

전투는 격렬해졌다.

고공에서 구름버섯이 피어오르는데 전부 전투로 만들어진 것이다.

대지는 부서졌는데 면적이 수십만 평이었다.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귀곡자를 놀라게 하는 것은.

운청휘가 여섯 반절 인황과 상대해도 약간 우세하다는 것이다.

지금 단번에 15명의 반절 인황을 상대하는데 열세에 몰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도리어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본황은 이제야 그가 막형의 분신을 참살할 실력을 가졌다는 것을 믿겠네.”

소진이 말했다.

사토 겐야와 귀곡자는 말이 없었으나 소진의 말에 찬성했다.

그들은 운청휘가 실력을 숨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놀고 싶다면 우리가 같이 놀아주지.”

사토 겐야가 냉소했는데 손을 휘둘러 12명의 키 작은 반절 인황들이 그의 곁으로 날아갔다.

“천황폐하!”

12명의 키 작은 반절 인황은 모두 몸을 굽혔다.

“운청휘와 놀아주거라.”

사토 겐야가 말했다.

“존명, 천황폐하!”

곧, 12명의 반절 인황이 전투에 합류했다.

현재 운청휘는 27명의 반절 인황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다.

“막문천 선배, 막가의 사람들은 다 죽었나요? 고작 쓰레기 두 명만 보냈군요?”

운청휘가 이때 백만 리 밖에서 말했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막문천의 미간이 찌푸려졌고 13명의 반절 인황을 불러 운청휘를 상대하라고 했다.

백만 리 밖.

운청휘의 눈에 이채가 반짝였다.

“이제 반절 인황이 40명이 넘은 것 같군. 이자는 충분해.”

운청휘의 생에 가장 한스러운 것은 남에게 위협당하는 것이다!

특히나 그의 주변 사람들을 가지고 그를 위협하는 것이다!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귀곡자를 상대로 살기를 내뿜어도 그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자를 받는 것은 다음을 위해서다.

이자는 충분한데 무려 40여 명이 반절 인황이다.

운청휘에게 있어서 40여 명의 반절 인황은 곧 40여 개의 반절 인황의 마종이다.

“이상해. 어째서 본황은 갑자기 불안한 예감이 들까.”

소진 소 어르신이 갑자기 말했다.

“소형, 너무 몰두하는 것이 아니오. 무슨 이변이 생기겠소. 우리 넷 중 아무나 나서도 운청휘를 순식간에 죽일 수 있잖아요.”

사토 겐야가 말했다.

“만약 소형이 걱정이 된다면 내가 지금 가서……”

막문천도 입을 열었으나, 그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멈췄을 뿐.

그들 네 사람의 시선은 운청휘의 보관 반지에서 검은색 물체가 나오는 것을 봤다.

신경이 쓰일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갑자기 물체가 거대한 둔천사로 변했다.

운청휘와 운청휘 손에 있던 양양과 주명.

운청휘를 연합 공격하던 40여 명의 반절 인황.

단번에 둔천사가 덮어버렸다.

“둔천사잖아!”

막문천이 또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그는 정말로 무슨 변고가 생길 줄 알았다.

“운청휘의 비책이 고작 둔천사라고?”

사토 겐야와 소진도 깔보며 비웃었다.

유일하게 귀곡자는 아무 말 없이 그림자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귀곡자는 손을 뻗어 단번에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다.

애석하게도 물고기는 전광석화처럼 하늘로 사라져 귀곡자가 공격할 수 없었다.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는 운청휘가 명계에서 얻은 중요한 보물이다!

유영하는 속도가 인황경의 극에 달해 인황도 따돌릴 수 있을 정도다.

우르릉!

창공을 찢는 거대한 소리가 울렸다.

귀곡자가 잡은 구역에 거대한 창공이 생겼다.

버섯구름이 치솟았고, 대지가 떨리며 무수한 포연만 자욱했다.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라……. 저것은 ‘천보록(天宝录)’에 있던 명계의 보물 아닌가!”

귀곡자는 놀라 말했다.

그는 운청휘가 부리고 있는 물고기를 ‘천보록’에서 보아 알고 있었다.

‘천보록’이란, 제천만계의 거의 모든 보물이 기록되어있는 서적이다.

귀곡자는 운이 좋게도 ‘천보록’의 일부를 본 적 있었는데 마침 그 부분이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에 관한 것이었다.

귀곡자는 물고기가 떠난 방향을 서둘러 뒤쫓았다.

그리고 뒤이어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도 전속력으로 쫓아갔다.

우르르릉……

허공에 연달아 폭음이 들렸다.

귀곡자를 포함하여 인황 넷이 모두 극노했다.

그들의 극한 속도는 진공을 찢어 거대한 불빛을 만들었는데 멀리서 보면 마치 한 줄기 불빛의 궤도와 같았다.

“운청휘가 이런 중요한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단번에 죽였어야 했네!”

사토 겐야가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가 너무 방심했소. 땅강아지 따위에게 저런 중요한 보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탓일세!”

막문천의 안색도 어두워졌다.

“귀곡자가 운청휘가 부리는 둔천사를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라고 했어.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일이 어려워지겠군.”

소진의 안색도 좋지 않았다.

영흥제국의 어르신으로서 자연스레 소진도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들어봤다.

***

둔천사 위

운청휘가 양양과 주명에게 둔천사를 부리게 했다.

그는 밖에서 40여 명의 반절 인황을 유린했다.

“정말로 네놈들이 연합해서 나를 상대할 수 있다고 여겼나?”

운청휘가 냉소하더니 손바닥을 때렸다.

우르릉 소리와 함께 단번에 다섯 명의 반절 인황이 중상을 입고 피를 토했다.

이어서 운청휘가 마종 다섯 개를 그들에게 심었다.

운청휘는 멈추지 않고 크게 손을 뻗으니 또 단번에 여덟 명의 반절 인황이 사로잡혔다.

펑펑펑펑……

운청휘가 여덟 명을 타격했다. 그들은 모두 마종이 심어진채 중상을 입었다.

겨우 숨 두 번 만에 이미 열세명의 반절 인황이 제압당해 마종이 심어졌다.

나머지 스물일곱 명은 두려움에 떨었다.

그들은 도주를 택했다.

다만 물고기가 유영하는 속도는 인황의 극한 속도를 초과해 반절 인황인 그들은 빠져나갈 수 없었다.

고속으로 달리는 마차에서 뛰어 내리고자 한다면 보통 사람은 중상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반절 인황이라고 하더라도 중상을 입을 것이다.

또한 물고기로부터 벗어나고 싶어도 운청휘는 기회조차 주지 않을 것이다.

펑! 펑! 펑! 펑!

운청휘가 손뼉을 열두 번 쳤다.

반절 인황들은 저항할 능력을 잃었다.

단번에 열 명이 넘는 반절 인황이 중상을 입고 마종이 심어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모든 일이 벌어졌다.

운청휘가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를 부려 도주하는 동안 일어난 일이다.

운청휘는 40여 명의 반절 인황에게 중상을 입히고 마종을 심었다.

그들을 죽이지 않은 것은 단지 귀찮아서였다.

그는 마종을 모두 빼내어 둔천사에서 내보냈다.

그렇다. 그들을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에서 내보낸 것이다.

-그대들의 주인에게 오늘의 일은 끝나지 않았으니, 목을 깨끗이 씻고 나 운청휘를 기다리라고 전하라!

운청휘가 40여 명의 반절 인황의 귓가에 전음을 보냈다.

그는 물고기를 부리며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잠시 뒤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귀곡자가 이미 쫓아왔다.

“그들의 무위를 전부 폐하다니!”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셋은 눈빛이 음습한 기운이 서렸다.

이 40여 명은 모두 그들 셋의 부하였다.

“폐한 것이 아니라 운청휘가 빼앗은 것이라네!”

귀곡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눈에는 탐욕이 흘러넘쳤다.

막문천이 그에게 청했을 때 운청휘가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했다는 것을 숨겼다.

그는 운청휘가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본 것이 아니라 확신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데 운청휘가 반절 인황들의 무위를 빼앗은 것을 보고 그제 서야 운청휘가 정말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했다는 것을 믿게 된 것이다.

“운청휘가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한 게 맞았습니다. 그 때문에 무위를 빼앗겼어요!”

“그뿐 아닙니다. 우…… 운청휘가 저희에게 이 말을 어르신께 전하라고 했습니다. 오늘의 일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 몸을 정돈하고 기다리라고 말입니다!”

무위를 박탈당한 40여 명의 반절 인황이 운청휘의 말을 그들의 주인에게 전했다.

사토 겐야, 소진, 막문천은 말을 듣고 몸에서 갑자기 살기를 내뿜었다.

운청휘라는 땅강아지에게 격노했다.

인황경의 최강자들이 처음으로 위협을 받아본 것이다.

그것도 고작 반절 인왕 따위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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