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74화 (374/430)

제374화

“그대들은 나로 인해 휘말렸으니, 이 마종을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주시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반절 인황의 마종을 양양과 주명의 몸에 심었다.

그들 두 사람은 모두 인왕경의 무위다.

인왕경 절정에 도달했기 때문에 반절 인황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그대들은 지금 폐관하면 두 달 안에 반절 인황에 도달할 수 있소.”

양양과 주명의 눈이 붉어졌다.

그들의 마음에 큰 감동이 몰려왔다.

반절 인황의 마종이 진귀한 것은 천지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운청휘가 망설임 없이 반절 인황의 마종을 선물한 것이다.

“운 형제. 오늘의 정은 반드시 기억하겠네. 그대가 우리를 필요로 할 때 모든 것을 제쳐두고 어디든 달려가겠네!”

양양과 주명은 모두 정중하게 말했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살려둔 두 명의 반절 인황을 바라봤다.

“그대들 둘은 둔천사를 부리라.”

운청휘가 명령을 내리고 방에 들어가 폐관했다.

운청휘가 영라 반지에서 모든 마종을 꺼냈다.

무려 107개의 반절 인황의 마종이다.

그중 4개는 이전에 얻은 것이요 나머지 103개는 오늘 얻은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지!”

“반절 인황의 마종 4개로 구천주선살진을 포진하면 인황경을 죽일 수 없으나…… 만약 40개라면 결과는 다르겠지!”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속으로 격동했다.

이어서 그는 끊임없이 마종에 부적을 새겼다.

눈 깜짝할 시간에 반나절이 지나갔다.

운청휘는 40개의 반절 인황의 마종에 부적을 새겼다.

운청휘는 ‘신의 시체’로 서둘러 돌아가지 않고 상고전장에서 좀 더 머물렀다.

시간을 끌어 귀곡자 무리의 인내심이 다할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할 때 계략에 잘 걸려들기 때문이다.

스무날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동안 운청휘는 둔천사를 타고 상고전장을 배회하고 있었다.

귀곡자 등은 운청휘를 끝까지 쫓을 것이다.

그러나 쌍방은 시종일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스무날이 지났는데, 그들의 인내심은 곧 폭발하겠지……”

운청휘가 중얼거렸다.

반절 인황의 마종을 100여 개나 얻었고.

운청휘는 도망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리어 귀곡자 일행을 참살할 생각이었다.

그가 보기에 반절 인황의 마종이 아무리 많아도 인황경의 마종 하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응? 양양과 주명이 곧 반절 인황이 되겠군.”

운청휘의 신식은 양양과 주명이 폐관한 곳까지 이어졌다.

“여드레 정도 있으면 그들은 반절 인황이 될 거야.”

“벌써 한 달이 지난 김에 여드레 정도 더 기다렸다가 양양과 주명이 반절 인황이 되면 계획을 실행하자…….”

눈 깜짝할 사이에 또 일주일이 지나갔다.

이날 점심에 운청휘의 신식은 갑자기 두 반절 인황의 기세를 느꼈다.

기습 돌파이기에 두 반절 인황의 기세는 맹렬했다.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였다.

둔천사를 몰고 있던 갈원(葛远) 과 막월(莫越)은 모두 두 기세를 느꼈다.

“누군가 반절 인황에 돌파했다!”

“양양과 주명이다!”

갈원과 막월이 서로를 보며 동시에 말했다.

갈원과 막월은 각각 소진과 막문천의 부하다.

운청휘가 청소, 둔천사 몰이 등 잡일을 시키려고 그들을 살려두었다.

“마침내 돌파했군!”

서로 다른 방에서 양양과 주명이 거의 동시에 눈을 떴다.

이들이 밖으로 나와 가장 먼저 운청휘를 찾았다.

“운 형제, 그대 덕분에 우리가 반절 인황에 도달했네.”

두 사람은 격동하는 어투로 말했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양양과 주명이 반절 인황에 다다랐으니 그도 계획을 실행할 때가 왔다.

운청휘는 갈원과 막월에게 전음을 보내 둔천사를 멈추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양양과 주명을 데리고 둔천사 갑판으로 향했다.

“양양, 주명. 그대들이 반절 인황에 도달했으니 우선 천찬학관으로 돌아가십시오.”

운청휘가 입을 열었다.

그가 지금에서야 양양과 주명을 돌려보내는 것은 반절 인황의 무위만이 상고전장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대답하지 않고 운청휘를 바라볼 뿐이었다.

운청휘는 말했다.

“그대들이 반절 인황에 도달했으나 이곳에 머물면 나를 도울 수 없소. 이제 상대해야 하는 것은 진짜 인황 넷이오.”

“그리고 백원대회가 곧 열리는데 내가 없는 상태에서 그대들마저 없으면 천찬학관은 이번에 고전을 면치 못할 거요.”

운청휘의 이 말을 듣고 양양과 주명은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알겠네, 우리가 지금 돌아가야 그대에게 걱정을 덜어주겠어!”

“백원대회에서 그대를 기다리겠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말게, 난 반드시 돌아갈 테니!”

운청휘가 또 갈원과 막월을 불러 양양과 주명의 명령을 따르라고 했다.

무슨 위험이 생기면 갈원과 막월이 나서야 한다.

갈원과 막월은 마종이 심어진 상태니 그들이 운청휘의 명령을 거역하진 못할 것이다.

운청휘가 친히 둔천사를 이끌고 그들을 배웅했다.

그리고 ‘신의 시체’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눈 깜짝할 사이 또 하루가 지났다.

운청휘는 마침내 ‘신의 시체’의 구역에 도착했다.

“혈제 추적과의 거리가 하루 남았는데…… 하루 안에 귀곡자 일행은 인내심이 폭발하겠지!”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둔천사를 거두고 지하 깊이 들어갔다.

‘신의 시체’ 앞에 도착하고.

운청휘는 단번에 40개의 부적이 새겨진 반절 인황의 마종을 꺼냈다.

운청휘가 ‘신의 시체’의 힘을 빌려 구천주선살진을 포진하기 시작했다.

반나절이 지났고 이미 9개의 ‘구천주선살진’이 있었다.

“두 시진 뒤에 귀곡자 등이 도착하면 되는데……”

운청휘가 중얼거렸다. 그는 귀곡자 일행이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속도가 단번에 빨라진 것을 느꼈다.

“두 시진이 곧 되는데……”

운청휘가 중얼거리는 동시에 계속 포진했다.

열 번째 ‘구천주선살진’ 이 완성되고 단번에 이전에 있던 아홉 개의 ‘구천주선살진’을 연결했다.

열 개를 하나로 합치자 진법의 위력이 순식간에 열 배나 상승했다.

게다가 ‘신의 시체’에 포진했기 때문에 이 초대형 ‘구천주선살진’은 인황경을 소멸할 수 있는 위력이 되었다.

운청휘로부터 백만 리 떨어진 곳

귀곡자, 막문천, 소진, 사토 겐야 네 사람이 그들의 정상 속도를 초월하는 속도로 비행하고 있었다.

“아아아, 이 죽일 놈의 땅강아지야 본황이 네놈을 잡아 갈기갈기 찢어 죽여주마!”

사토 겐야가 질주하는 동안 간간히 폭음을 내뱉었다.

“본황은 이번에 막가의 반절 인황 대부분을 데려왔는데 운청휘에게 전부 잃었다. 운청휘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막가 족장 막문천의 눈에 온통 분노로 가득했다.

“이번에 데려온 인마 중 일부만이 본황의 심복이고 나머지는 모두 폐하께 빌린 것인데…… 그들에게 이변이 생기면 폐하께서 용서치 않으실 거요!”

소진 또한 얼굴을 굳힌 채 말했다.

“운청휘를 사로잡아 폐하께 데려가야 폐하의 진노가 가라앉을 수 있소!”

귀곡자는 말이 없었다.

그러나 네 사람 중 가장 초조한 사람이 바로 그였다.

혈제 추적은 하루만 지나면 효과가 사라진다. 오늘 안에 운청휘를 사로잡지 못하면 운청휘를 찾기 어려워진다.

백만 리는 인황경의 강자에게 눈 깜빡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일 뿐.

잠시 후.

귀곡자 일행이 모두 ‘신의 시체’ 상공에 도착했다.

“운청휘의 기가 땅속에 있소!”

귀곡자는 공중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시선을 아래 지면으로 향했다.

“이 지역은 우리가 한 달 전에 왔던 곳이야.”

막문천이 갑자기 말했다.

소진과 사토 겐야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이곳이 익숙했는데 그들 또한 한 달 전에 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운청휘가 한 달 동안 우리를 엿 먹이고 있었군.”

막문천이 망설이는 얼굴로 재차 입을 열었다.

“지금 멈춘 것을 보니 일부러 우리를 기다린 것 같소.”

“고의면 어떠한가. 우리 인황 넷이 고작 반절 인왕의 함정이 두려울까.”

사토 겐야가 콧방귀를 뀌며 땅속으로 돌격했다.

소진은 아무 말도 없었으나, 가장 먼저 사토 겐야를 따라갔다.

운청휘의 전략으로 인해 그들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점에 다다랐다.

운청휘는 지하 5만 리 지점에 초대형 ‘구천주선살진’을 ‘신의 시체’에 의지하며 포진했다.

사토 겐야와 소진은 5만여 링 내려오자 대진에 휩싸였다.

“동영 난쟁이, 황실의 앞잡이 아닌가. 어째서 네놈들 둘만 온 것이냐? 막문천과 귀곡자는?”

운청휘가 진법 중앙에서 두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인간, 날뛰지 마라!”

“이 짐승같은 놈! 감히 본황의 부하들을 죽이다니, 본황이 네놈의 목숨을 반드시 취할 것이다!”

사토 겐야와 소진이 고함을 지르더니 운청휘를 잡으려고 했다.

그들 둘은 모두 인황경인데 손재주가 뛰어나서 두 큰 손이 순식간에 허공을 뚫고 운청휘의 미간으로 다가왔다.

운청휘는 손이 미간에 땋을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가 다가왔을 때 손가락으로 살짝 잡았다.

거대한 기를 담은 힘이 순식간에 운청휘를 공격하던 손을 휩쓸어 날려버렸다.

초대형 구천주선살진으로 운청휘는 40개의 반절 인황의 마종을 써서 포진한 것이다.

인황을 죽일 수는 없어도 대항할 정도의 위력이다.

게다가 운청휘는 진법을 ‘신의 시체’ 위에 포진했다.

그렇게 되면 위력은 배가 된다.

인황을 죽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본제 앞에서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것이더냐?”

운청휘가 또 두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목소리는 충분히 위엄이 있었는데 구천에서 내려오는 것 같았다.

사토 겐야와 소진은 살 떨리는 운청휘의 음성에 식은땀을 흘렸다.

운청휘의 기에 영혼까지 떨리는 게 느껴졌다.

“꿇어라!”

운청휘가 냉정하게 말했다.

털썩!

털썩!

사토 겐야와 소진은 몸을 통제하지 못하고 지면에 무릎을 꿇었다.

또한 두 사람은 모두 묵직한 압력을 느꼈다.

마치 끊임없이 이어진 산맥이 그들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들은 조심하고 있군.”

운청휘의 시선이 겹겹이 쌓인 대지를 가로질러 오만 리 위로 향했다.

귀곡자와 막문천은 이때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지하를 내려 봤다.

“도망쳐!”

귀곡자가 즉시 그림자를 단번에 광속으로 변화시켜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막문천은 늦었는데, 귀곡자를 따라 도망쳤으나, 귀곡자와는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날아갔다.

“모두 도망칠 때 네놈들에게도 도망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운청휘가 냉소를 지으며 깍지를 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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