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운청휘가 신식을 풀어 마찰녀를 감쌌다.
-연한, 내게 할 말이 있는 건가요?
운청휘가 신식으로 음을 전했다.
끝에 운청휘가 또 말했다.
-말할 것이 있다면 바로 말하세요. 누구도 내 신식을 탐지할 수 없으니까요.
마찰녀 류연한은 말을 잇지 못했지만, 결국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운제, 어떤 일은 제가 말씀드릴 수 없네요…… 제가 천성성지에 큰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죠!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단지…… 흙보살을 조심하시고 천성성지를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어?
운청휘가 말을 듣고 사색의 빛이 스쳤다.
마찰녀가 그에게 천성성지를 조심하라고 하는 것에 운청휘는 의혹이 없었다.
하필 그에게 흙보살마저 조심하라고 하니 운청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운청휘는 여태껏 흙보살의 몸에서 어떤 악의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흙보살이 그에게 악의를 품었다면 절대로 그의 감각을 속일 수 없는 것을 운청휘도 알고 있다.
게다가 운청휘와 흙보살의 전생인 복제는 매우 두터운 친분이 있었다!
-운제, 소인은 그저 흙보살을 조심하라고 한 것인데, 이…… 이것이 절대로 당신께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마찰녀가 저도 모르게 또 말했다.
그녀는 정말로 운청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싶었으나, 고충이 있기에 운청휘에게 직언할 수 없었다.
-알겠어요, 내 조심하죠!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행은 곧 식사 장소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 백택은 매우 조심스러웠는데, 그는 이미 운청휘에게 충성을 약속했고 지금 운청휘와 같은 식탁에서 식사를 하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위경륜은 마음대로 했다.
먹고 싶으면 집어가고 마시고 싶으면 백택에게 한 잔 권하고 때로는 운청휘에게 권했다.
마찰녀는 조심스럽지 않았고 마음대로도 아니었다.
흙보살이 말했다.
“운 동포, 오늘의 일은 내가 이미 사람을 통해 뒷처리를 끝냈소.”
“내일 기도 결승에서 만약 ‘탁발(拓跋)’성을 가진 상대를 만나면 전력을 다해주시오!”
탁발성?
운청휘는 속으로 의심을 했고,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 마세요. 나는 여태껏 어떤 상대를 상대해도 전력을 다했으니까요.”
운청휘의 이 말은 말 그대로 사실이었다.
제천만계에 그가 정중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열 손가락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정중하게 대하는 사람이 매우 적을 뿐.
“천성성지의 연기 대사는 대부분 ‘탁발’이라는 성을 쓰는데 만약 기도 시합에서 탁발성의 참가자가 나타나면 대부분은 천성성지에서 온 것이죠!”
마찰녀가 우아하게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룻밤이 금방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위경륜이 운청휘의 방문을 두드렸다.
“공자, 기도대회가 두 시진 후에 시작됩니다.”
덜컹 소리와 함께.
운청휘가 방문을 밀고 안에서 걸어왔다.
운청휘가 놀란 것은 백택도 이곳에 있었다.
백택은 운청휘를 보자 공손하게 말했다.
“공자 편안하게 주무셨는지요!”
“그러했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매우 웃겼다.
백택은 확실히 말주변이 없어서 자신에게 아부를 하려고 하는데 할 줄을 모르니…… 그저 이렇게 서툰 방식으로 대할 수밖에.
운청휘가 몸치장을 끝내고.
위경륜, 백택과 함께 기도 결승전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운청휘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식으로 전체를 덮었다.
“어제보다 인황의 숫자가 더 늘어났어……”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한 시진이 지났는데 그는 30여 명의 인왕의 기를 발견했다.
“경륜, 양양과 주명은요?”
운청휘가 갑자기 물었다.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길 양양과 주명이 비록 반절 인황이 되었으나 경계가 불안정하여 그들에게 폐관하여 경계를 공고히 하라고 하셨죠.”
위경륜이 말했다.
“뭐라, 양양과 주명도 반절 인황이 되었다고?”
백택이 위경륜의 말을 듣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백택이 이런 놀라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양양과 주명은 그의 생도이고 인왕경 무위였다.
“모르셨습니까?”
운청휘가 백택을 보더니 말했다.
“그들 둘도 내가 그들을 반절 인황으로 만들었죠.”
“그러나 흙보살 동포가 말한 것처럼 그들의 경계는 아직 불안정하죠.”
운청휘가 상고전장에 있을 때 양양과 주명의 몸에 반절 인황의 마종을 심었다.
그들은 모두 인왕경 절정에서 반절 인황이 되었다.
백택의 호흡이 무거워졌는데 만약 운청휘가 위경륜을 반절 인황으로 만들었다면 아마도 우연의 일치겠다.
그러나 양양과 주명도 반절 인황으로 만들었다면 더는 우연이 아니다.
백택은 속으로 어제 그가 무릎을 꿇고 운청휘에게 충성을 맹세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비행한 지 몇 분도 걸리지 않는 길을.
운청휘 일행은 두 시진을 걸어 도착했다.
“기도의 참가자는 전체적인 수준이 단도 참가자보다 높군요.”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천찬학관의 참가자를 제외하면 모두 반절 인왕의 무위다.
나머지 참가자는 최소 인왕경 무위거나 반절 인황도 몇 있었다.
기도를 전공하는 연기사에게 이런 무위는 이미 쉽지 않은 것이다.
“응?”
운청휘의 신식이 곧바로 적의를 품은 눈빛을 발견했다.
“인황경!”
운청휘는 상대를 봤는데 기가 낮은 80여 살의 노인이었다.
“공자, 저자는 소읍(萧泣)으로 인황경 무위를 가진 영흥제국의 왕 중 하나입니다!”
백택도 그 노인을 발견하고 운청휘에게 경고를 했다.
“어제 공자께서 죽인 소등이 바로 그의 조카죠.”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근심의 기색은 없었다.
그의 얼굴에 있는 가면이 인황을 죽일 공격을 뿜어낼 수 있고.
마찰녀 류연한도 은밀히 그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합에 참가하러 갈 테니, 이곳에서 지켜보세요.”
운청휘는 그림자 하나가 시합장중앙에 내려온 것을 보고 천찬학관 참가자의 구역으로 걸어갔다.
운청휘의 등장하자 이목이 쏠렸다.
“저기를 좀 봐. 저…… 저 사람, 설마 어제 단도 대회에서 신들린 활약을 보인 붉은 장포의 가면이 아닌가!”
“정말이네. 그…… 근데 단도 1위잖아? 어째서 또 기도 결승까지 온 거야?”
“맙소사 설마 단도 1위일 뿐 아니라 기도마저 섭렵한 것인가!”
무리들이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였다.
운청휘는 어제 단도 결승에서 그들에게 준 충격이 너무도 컸다.
현천급의 절정 품질의 인왕단을 두 개나 만들었다.
이어서 연달아 반절 인황 둘을 죽였다.
붉은 장포에 가면을 쓴 사내가 단도와 무도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것을 모두가 지켜보았다.
만약 지금 기도까지 섭렵하면……
붉은 장포에 가면을 쓴 사내가 단도와 무도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것을 모두가 지켜보았다.
만약 지금 기도까지 섭렵하면 정말로 무서울 것이다.
알아야 하는 것은 단, 기, 무 세 개를 섭렵한 괴물은 천성대륙에서도 극히 드문 인재다.
“노부 등승(邓嵊), 이번 백원대회 기도 결승의 심판일세.”
기도 결승의 심판이 자신을 소개했다.
그 후 장내를 훑어보니 모든 자리에 연기사들이 모두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선포했다.
“시합을 시작하기 전에 노부가 시합의 규칙을 설명하겠네.”
“이번 연기 시간은 모두 8시진이네, 연기의 재료는 노부가 제공할 것인데 누구든지 8시진 내에 노부가 제공하는 재료로 법보 등급이 제일 높은 것을 연제하면 그자가 바로 기도 대회 1등이네!”
“물론, 연제한 법보의 품급, 질량이 모두 같다면 법보의 시장 가치로 승부를 판단한다!”
등승의 말에 많은 참가자들이 흥미를 느꼈다.
“등승의 신분이 간단하지 않은데, 천성대륙전체에 내놓아도 이름난 연기사야. 그가 제공하는 연기 재료는 분명 대단하겠지!”
“정말로 등승 심판이 우리에게 어떤 재료를 제공할지 기대되는걸!”
“어…… 설마 등승 심판이 제공하는 재료가 저거야?”
참가자들이 계속 소곤거리는 사이 등승은 공간 반지에서 100개의…… 쇳덩어리들을 꺼냈다!
맞아, 바로 덩어리다!
한 덩어리 두 덩어리 할 때 바로 그 덩어리!
100여 개의 쇳덩어리는 모두 굵었는데, 속이 알차서 만근이 넘었다.
모두를 실망시킨 것은 이 100여 개의 쇳덩어리는 모주가 제일 평범한 쇳덩어리라는 것이다!
세속적인 대장장이가 부엌칼, 호미 등을 만들 때 쓰는 쇳덩어리다.
“등 심판, 이…… 이것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연기 재료인가요?”
대담한 연기사 하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렇다!”
심판 등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진정한 절정의 연기사는 쓸모없는 재질도 최고의 법보로 연제해야 한다!”
“하…… 하지만 이것은 보통의 쇳덩어리인데 어떻게 법보를 연제하나요!”
그 대담한 연기사가 또 말했다.
“그대가 하지 못한다고 다른 사람도 하지 못할 거라 생각하지 말게.”
심판 등승은 말을 꺼낸 연기사를 무시하며 시선을 또 모든 참가자에게로 돌렸다.
동승의 시선이 몇몇 참가자들에게 머물렀다.
예를 들어 운청휘.
예를 들어 누더기 마의를 입고 고행자로 분장한 청년.
예를 들어 두 손에 금색 장갑을 끼고 있으나, 생김새가 평범한 청년.
“그대들은 이 쇳덩이로 법보를 연제시킬 수 있나?”
등승이 물었다.
등승은 이미 시선을 거두었지만.
등승에게 눈길이 쏠린 청년들은 모두 등승이 그들에게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운청휘를 포함하여 다섯 청년이 한마디씩 말했다.
“가능하오!”
“아주 좋아. 그대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니, 시합을 시작하세!”
등승은 고개를 끄덕이고 경기 시작을 알렸다.
솨솨솨……
경기가 시작되자 주변에 무수한 화염이 나타났다.
연단사의 연단과 비슷하게 연기사들 또한 아궁이와 화염이 필요하다.
다른 것은 연기의 아궁이는 기로라고 부르고 연단의 아궁이는 단로라고 부른다.
연기의 화염을 기화라고 부르고 연단의 화염은 단화라고 부른다!
“응? 저 다섯 사람이 이상해. 어때서 불을 피워 연기하지 않는 거지?”
이전에 등승에게 질문을 받은 다섯 청년은 연제를 시작하지 않았다.
어떤 이는 그저 움직이지 않고 쇳덩어리를 보고 있다.
또 다른 이는 비록 움직이나 손은 쇳덩어리를 만지고 있었다.
붉은 장포를 입고 가면을 쓴 사내가 가장 특이했다. 그는 손도 움직이지 않고 시선도 두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서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