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86화 (386/430)

제386화

“저들의 연기 기예는 결코 간단하지 않아!”

“눈으로 쇳덩어리를 보는 사람은 쇳덩어리의 선 분포를 관찰하고 있어.”

“쇳덩어리를 만지는 사람은 쇳덩어리의 구조를 분석하고 있어!”

“그러나 가면 쓴 자는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어……”

구경하는 사람들 중 전문가들도 있었는데 한 눈에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운청휘에게 이목이 가장 집중됐다.

주로 운청휘가 남에게 주는 느낌은 너무 색다르기 때문이다……

그가 생화로 연기를 하지 않고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쇳덩이의 선 분포를 보든지 쇳덩이를 만져 구조를 보든지 해야 한다.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다니, 장난치나?

눈 깜짝할 사이에 일각이 지나갔다.

5명은 운청휘가 눈을 감고 서있는 것 외에 나머지 4명은 공간 반지에서 망치를 꺼냈다.

네 사람은 손에 망치를 들었는데, 위에서 위엄이 뿜어졌고 단번에 대단한 법보라는 것을 알았다.

“대단하군, 모두가 현천급의 망치야……”

이 망치들의 등급을 알아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연기사는 정말로 번질번질 하구나. 철을 때리는 망치도 현천급이라니……”

사람들은 연기사의 부유함에 대해 다시금 깊은 인식을 가졌다.

모두가 알듯 연단사, 연기사 및 진법대사는 모두 돈이 많은 직업이다.

문외한이 보기에 그들의 부유함에 대해서 들은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 직업이 얼마나 부유한지 실제로 직접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네 사람은 모두 현천급의 망치를 꺼냈고 내심의 울림은 짐작할 수 있었다.

쨍! 쨍! 쨍!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현천급 망치를 휘둘렀다.

각자의 앞에 놓인 쇳덩어리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 한 시진이 지났다. 네 사람 앞에 있던 쇳덩어리의 길이는 2척이 넘고 굵기는 상당했었는데 부피가 많이 줄어있었다.

심판 동승의 눈길이 계속 네 사람을 향했다. 감탄하는 시선이었다.

운청휘도 가끔 쳐다봤으나, 찬사의 눈빛이 아닌 의혹의 눈빛이었다.

“설마 이 자는 허세를 부리는 것인가?”

등승 심판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등승은 운청휘를 모른다.

그러나 그가 이곳에 도착하자 운청휘에 대한 무리들의 소리가 들렸다.

단도의 1위이며 동시에 반절 인황 두 명을 죽인 젊은이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

그가 이곳에 나타났으니, 그가 기도를 섭렵했다는 것이다.

“심판, 연제가 끝났어요.”

바로 이때 연기사 하나가 말했다.

“그대가 연제한 법보를 가져오게!”

등승이 말했다.

“네 심판!”

이 연기사는 바로 그가 연제한 법보를 들어 올렸다.

장검이었다. 검에는 아직 열기가 남아있었다.

등승이 장검을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대가 연제한 것은 인급 중품으로 하찮은 물건이구나.”

오죽하면 동승도 인급 중품의장검을 하찮다고 했을까.

영흥제국의 괜찮은 술집에서 사용하는 식칼의 품급은 인급 중품보다 뛰어나다.

“그대의 이름과 소속은?”

등승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한다.

“심판께 아뢰오. 저는 장웅(张雄), 동양학원(东洋学院)에서 왔습니다.”

그 연기사가 말했다.

안색은 좀 불쾌했다.

등승이 많은 사람 앞에서 그가 연제한 법보를 하찮다고 했다.

“동양학원의 장웅, 연제한 것은 인급 중품의 법보, 잠시…… 1위다!”

등승이 바로 선포했다.

‘1위’를 말할 때 이를 악물었다.

어쩔 수 없는 게, 장웅이 첫 번째로 법보를 만들었고, 아무리 인급이어도…… 그는 어쩔 수 없이 ‘1위’를 말해야 한다.

인급은 품급이 가장 낮은 법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급보다 낮은 것은 평상적인 병기일 뿐 ‘법보’라는 두 글자는 어울리지 않는다.

“심판, 저도 끝났는데……”

잠시 후 또 다른 연기사가 말했다.

그리고 그는 등승이 입을 열기도 전에 순순히 법보를 그에게 보여줬다.

“인급 상품, 역시나 형편없지만, 잠시 1위를……”

등승은 불쾌하게 말했다.

등승의 말투에 기분이 나쁠 수는 없다.

그의 신분은 백원대회 기도의 결승 심판으로서 존경을 받는다.

지금은 이런 수준의 참가자들을 봤으니…… 그가 미치지 않은 것은 대단하다.

뒤로 갈수록 참가자들이 연제한 법보들은 품급에서 조금 진보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시진이 지나갔다.

이때의 1위는 이미 지급 상품의 법보를 만든 둔갑학관의 한 생도였다.

2위부터 5위까지도 모두 지급 법보지만 품급이 모두 지급 중품과 하품이었고, 모두가 둔갑학관 생도들이다.

천찬학관의 참가자는 운청휘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각자의 법보를 만들었으나 50위 밖에 있었다.

여섯 시진 후.

100여 명의 참가자 중 9명은 아직 작품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 중에 운청휘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운청휘와 같이 관심을 많이 받은 다른 네 명의 참가자는 여전히 쇳덩어리를 망치로 두드리고 있었다.

쇳덩어리는 원래 2척의 길이에 나무통 굵기였으나, 여섯 시진 동안 두드리니 면적이 다섯 배 줄어들었다.

솨솨솨!

이 네 사람의 손에서 거의 동시에 화염이 나왔고 두드리던 쇳덩어리를 기로 안에 넣었다.

“마침내 좋은 장면이 나오는구나!”

구경꾼들이 전부 흥미가 생겼다.

“심판 등승이 제공한 쇳덩어리가 비록 보통 쇳덩어리지만 모두가 속이 꽉 찼어.”

“저 네 사람은 쇳덩이를 두드려서 면적이 크게 줄었는데……거의 모든 불순물을 제거했어!”

“그들의 무위가 범상치 않고 현천급 망치를 사용했기 때문이지. 만약 다른 사람이었으면 부피를 저 정도까지 줄이는 건 불가능해!”

“압축도 하면서 불순물도 제거하면 남은 쇳덩어리는 상층 연기의 재료가 되지.”

무리들이 귓속말을 주고받는다.

모든 사람의 관심은 네 명의 연기사에게 쏠렸다.

운청휘에 대해서는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 운청휘는 연기를 할 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이 보기엔 정상인데…… 운청휘가 단도와 무도에서도 이미 범상치 않는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에 연기까지 할 수 있다면 그게 비정상이지.

눈 깜짝할 사이에 또 한 시진이 지났다.

현장에 남은 다섯 사람.

일찍이 동승에게 질문을 받은 다섯 사람.

“저 가면쓴 자는 아직도 요지부동이네. 보아하니 연기를 할 줄 모르는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말했다.

“응? 두 손에 황금 장갑을 낀 연기사의 작품이 완성된 것 같아!”

쾅 하고 황금 장갑을 낀 평범해보이는 청년이 맨손으로 기로에서 빨갛게 달아오른 곡도를 꺼냈다.

“물이어!”

청년이 손을 내밀자 진공에서 수룡이 나왔다.

쉭, 화화화……

수룡이 빨갛게 달아오른 곡도를 적셨다.

고온 때문에 발생한 엄청난 열기가 단숨에 멀리까지 퍼져나갔다.

“심판께서 판정을 해주시길!”

황금 장갑을 낀 청년이 곡도를 등승 심판에게 던졌다.

“천급 상품, 좋아, 아주 좋아!”

등승이 감탄사를 연발하며 ‘좋아’를 두 번 연이어 말했다.

“금비수(金碑手) 완찬(阮灿), 둔갑학관에서 왔습니다!”

황금 장갑을 낀 청년이 자신을 소개했다.

“둔갑학관은 역시나 영흥제국 제일의 연기학관이야. 역시 인재가 넘쳐나는구나!”

등승이 또 한 번 과장했다.

그리고 선포했다.

“둔갑학관의 금비수 원찬, 천급상품의 법보를 연제했으니, 현재 1위다!”

무리들이 들끓었다.

“이번에 둔갑학관의 활약이 대단하군. 10위권에 있는 사람 중 8명이 둔갑학관 출신인데다 1위부터 6위까지 다 둔갑학관 생도야!”

바로 이때 또 누군가 말했다.

“심판, 저도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이 청년은 말하면서 맨손으로 단로 안에서 새빨갛게 달아오른 장검을 잡았다.

그는 물로 열을 식히지 않았다.

폭풍을 환화시켜 장검의 고온을 흩어지게 했다.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청년은 장검을 등승 심판에게 던졌다.

“조극사(赵克斯), 영흥성원에서 왔습니다!”

청년이 자신을 소개했다.

“소천급에 무한 근접하는 천급 상품이구나……”

등승이 장검을 접하고 저도 모르게 놀랐다.

“영흥성원은 역시나 황실이 개설한 학관이구나. 인재가 넘쳐나네!”

등승이 즉시 칭찬을 했다.

“노부가 지금 선포한다. 영흥성원의 조극사는 둔천학관의 금비수 원찬을 누르고 잠시1위다!”

등승이 선포했다.

“영흥성원이 이렇게나 강했다니. 나서니까 둔갑학관의 1위를 뺏었어!”

“불가사의하구만. 조극사가 평범한 쇳덩어리를 소천급에 무한하게 근접한 법보를 연제시켰어!”

무리들의 놀라움은 이전의 금비수 원찬을 뛰어넘었다.

금비수 원찬이 강해도 그들은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어찌되든 원찬은 기도 1위인 둔갑학관에서 온 생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극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들이 놀랄 수밖에 없다.

영흥성원의 기도는 이류 학관이기 때문이다.

“둔갑학관의 종여의(钟如意), 소천급 하품의 법보를 만들었으니, 심판께서 판정하소서!”

바로 이때 또 다른 청년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직접 말할 뿐 아니라 소속도 말했다.

말을 마치자 그는 1척의 단검을 심판 등승에게 던졌다.

“역시나 소천급 하품이구나!”

등승은 의외였다.

“하하하, 대단해. 둔갑학관은 역시나 노부를 실망시키지 않아!”

심판 등승이 웃었는데, 둔갑학관의 종여의에게 만족했다.

“썩은 쇳덩어리로 소천급 하품의 법보를 연제시키다니, 그대는 앞으로…… 노부를 뛰어넘을 수 있겠어!”

“뭐라고, 종여의에 대한 등승의 평가가 이렇게나 높다니!”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랐는데, 등승은 천성대륙 전체에서도 최절정의 연기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가 지금 종여의가 미래에 그를 초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종여의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나 자신감이 넘치는군. 노부가 그대의 장래를 더 기대하지!”

등승은 한없이 만족한 시선으로 종여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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